퓌르스트 "이런이런. 당신들이라면 좀 더 할 줄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요."


시무루그 "죄송합니다! 오로바스가 그 도끼녀에게만 지지 않았다면."

오로바스 "뭐라고?! 시무루그!! 너, 날 놔두고, 도망치려 했겠다!"

시무루그 "네놈이 꾸물거려서 그래! 물러날 때를 모르는 짐승 같으니!"

오로바스 "나, 난 아직 지지 않았어......!"



퓌르스트 "호호호. 이 마당에 와서 동료 탓을 하다니, 결국 축생이란 거군요."

퓌르스트 "오로바스는 제가 모처럼 강화해줬는데, 맨몸의 여자 하나 힘으로 못 당해, 무기를 가볍게 날려버리는 대실태."

오로바스 "우......"

퓌르스트 시무루그는 간단히 기습을 간파당하고, 제대로 도망가지도 못했다. 호호, 비참해라."

시무루그 "면목 없습니다......"


퓌르스트 (뭐, 그때는, 어느 쪽이라도 철퇴할 예정이었으니까, 그다지 실수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요)

퓌르스트 (처음부터 이 녀석들에게 야츠 무라사키와 이가와 사쿠라를 쓰러뜨릴 거란 기대는 안 했지만.)


퓌르스트 "호호호. 뭐 저는 관대하니까, 만회의 기회를 드리지요."

오로바스 "가, 감사합니다......!"

시무루그 "이번에야말로 사천왕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래서, 그 기회란......?!"

퓌르스트 "그것 말이죠......"




도쿄 지하 깊숙히 존재하는, 마계에 가장 가까운 마을 요미하라.


이제는 익숙해진 이 거리를 걸으며, 나는 어느 장소로 향하고 있었다.


나 (이런이런, 이번 달에 벌써 3번째야. 뭐 임시수입이라고 생각하면 좋지만......)


나는 루리라는 남자의 부탁으로, 책을 어떤 장소에 배달하는 참이다.


루리는 마계의 문을 감시하는 파수꾼으로, 책을 각별히 사랑하는 수집가이기도 하다.


나는 왠지 그 루리의 마음에 들어, 요미하라를 방문할 때마다, 시즈루 선생님 경유로 여러가지 심부름을 부탁받게 되었다.


( 시즈루 선생은 자신의 일이 줄어 도움이 되고, 심부름값을 주므로 나쁘지 않은 아르바이트가 되고 있다)


심부름의 대부분은 인간계의 책을 루리에게 전달하는 것이지만, 오늘은 반대로 루리의 장서 한 권을 어떤 사람에게 건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나 (제발 비만 오지 마라. 오늘 것은 특히 귀중하다고.)


나는 아득히 멀리 있는 머리 위 암반을 올려다보고 가방 안에 있는 꾸러미를 손으로 확인했다.


꾸러미 속에는 오래된 점술서가 들어 있다.


중세의 마술사가 저술한 점성술에 대한 해설서로, 인간계에서는 없어졌다고 전해지고 있었지만, 어떤 경위인지 마계에 보존되고 있었던 것 같다.


오컬트계라면 세기의 대발견 레벨의 물건이지만, 루리는 그런 귀중한 책이라도 의외로 간단하게 사람에게 빌려 준다.



루리 "어떤 명저(名著)도 읽는 사람이 없으면 그냥 종이다. 가치를 아는 자가 읽어야만 비로소 책일 수 있다."


......그 의견에는 일언일구 동의하지만 귀중한 책을 들고 범죄도시를 돌아다니는 심부름꾼의 입장이 되길 바란다.


나 "어디보자, 송달처는......점쟁이 판타즈마, 본명은 안나 씨인가."


나는 수중의 메모를 다시 보았다.

송달처의 이름과 간단한 지도가 그려져 있다.


나 "요 앞 골목이네. 빨리빨리 배달해서 문자 그대로 무거운 짐을 내려놓자."


나 "오, 찾았다! 여기인가."


요미하라 변두리의 낡은 상가.

그 앞에는 커다란 『점』이라는 간판이 있다.


나 "실례합니다. 책 배달하러 왔는데요."


나는 문을 두드리며 말했지만 반응이 없다.


나 "부재중인가......실례합니다."


다시 한 번 두드려 보려다, 나는 문득 문 옆에 붙어 있는 종이를 발견했다.


나 "『잠시 요미하라 밖으로 나갔다 오겠습니다』 ......진짜냐? 게다가 어제부터잖아."

나 "뭐, 부재중이면 어쩔 수 없지, 나중에 다시 올까......"


나는 무거운 가방을 안은 채 원래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모퉁이를 돌았을 때──.


??? "여기다......! 어, 어이, 나와!!!"


쿵! 쿵쿵!!!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노호.

그리고 거칠게 뭘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나 (뭐지?)


아까 점쟁이 가게 근처다.

나는 모퉁이에 몸을 숨기고 슬그머니 그쪽을 살펴본다.


그러면,


오로바스 "오오오오!! 대답해라!! 안 그럼 부순다!!"

마족 "잠시만요 오로바스 님, 벽에 종이가 붙어 있습니다. 부재중이라는데요."

오로바스 "뭐, 부재중......?"

오로바스 "거, 거짓말일지도 몰라!!! 나와라!!!!"


쿵!! 쾅쾅쾅!!


커다란 말 남자가 가게 문을 두드린다고 할까, 마구 때리고 있다.


나 (저건 퓌르스트의 부하......!? 왜 여기에?)


나는 순간적으로 모퉁이에 몸을 숨겼다.


틀림없이 저건 노마드 간부, 마계의사 퓌르스트의 부하 오로바스다.


오차결전 후, 습격자들의 데이터를 정리한 것을 보여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특이한 모습으로 인상에 남아 있다.


나 (나를 쫓는 건 아닌 듯 하고, 점쟁이 안나에게 볼일이라도 있는 건가?)


하지만 점을 보러 왔다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나는 다시 한번 슬며시 그들 쪽을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오로바스가 고개를 들어 주변의 기색을 살핀다.


오로바스 "응......?! 푸르르......"

마족 "왜 그러십니까, 오로바스 님."

오로바스 "누군가 있어......?! 이 냄새, 이 기척......"


오로바스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다 딱 이쪽을 향해 멈췄다.


오로바스 "너, 넌!!!"


나 (들켰다!?)


나는 아차 하고 황급히 숨지만 이미 늦었다.


오로바스 "대마인!! 나, 나와라, 비겁한 놈!!!!"


아차.

오로바스는 상당히 눈치가 빠른 것 같다.


도망치려고 했을 때, 나는 이미 부하처럼 보이는 마족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마족 "오로바스 님, 이놈, 오차에서 아사기 옆에 있던 놈입니다!"

오로바스 "뭐, 뭐......?! 이런 곳에서 뭘 하려 했던 거냐!?"

나 "젠장, 귀찮게 됐네!"


아무래도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나는 각오하고 뛰쳐나왔다.


그러나 상대는 퓌르스트 사천왕, 게다가 그 무라사키 선생님과 막상막하로 맞섰다는 오로바스와 그 부하들이다.


나 (배달하러 왔다가 이런 놈들에게 둘러싸이다니......그럼,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까?)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난 어떻게든 도망갈 방법을 생각하면서, 시간을 벌기로 결심했다.


***


오로바스 "오오오오오옷!!!!"


오로바스의 메이스가, 격렬하게 내리쳐──


투쾅!!!


그대로 지면에 격돌.

돌층계를 깨뜨렸다.


오로바스 "──오?! 사라졌어?! 대마인!? 어디갔지!?"


확실히 거기에 있던, 쳐부수었을 대마인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마족 "오로바스 님, 왜 그러십니까."

오로바스 "대마인......제대로 죽였나......?"

마족 무슨 소리신가요? 아까 그 기척은 그냥 들개였잖아요."

오로바스 "오, 오......그랬나......?"


오로바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납득이 가지 않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마족 "어쨌든 부재중인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녀석의 행선지를 찾도록 하죠."

오로바스 "그, 그렇지!!! 점쟁이를 찾는다!!!"


대마인이 그늘에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단지 들개를 잘못 본 것 뿐이었다.


그럴 터인데......


오로바스와 그의 부하들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디론가 떠났다.


한편, 요미하라의 중심에 펼쳐진 광장의 한 모퉁이에서.



??? "후─, 그럭저럭 무사히 넘겼네. 너, 괜찮아?"

나 "아아, 고마워. 덕분에 살았다......너는?"

아레키 "후후후, 지나가는 몽마야. ──랄까나, 나는 아레키."

아레키 "안나──저 가게를 운영하는 점쟁이의 친구야."


오로바스와 그의 부하에게둘러싸여 절체절명이었던 나였지만, 지나가던 몽마 소녀가, 그들에게 꿈을 보여주며 놓쳐준 것이다.


아레키 "너는 시즈루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대마인 군이지."

나 "잘 아네. 사소한 심부름으로 안나 씨에게 배달을 하러 가는 길이었어."

아레키 "너는 꽤 유명인이니까. 아까 그 말 남자는 아는 사람?"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확실히 말해서 적이네. 저건 노마드의 녀석이야."

아레키 "노마드? 그거 귀찮네. 어딘가 안전한 곳에서 자세히 듣도록 할까."

나 "그렇네. 다시 녀석들에게 들키지 않는다고 할 수 없으니. 우선 시즈루의 가게로 갈까?"


우리들은 붐비는 사람들 틈에 살짝 섞여 광장을 떠나, 시즈루 선생님의 가게를 목표로 했다.


코우사카 시즈루 "그거 힘들었겠네."

시즈루 "뭐 루리의 의뢰는 보통이 아닌 경우가 많지만."


시즈루 선생님의 가게로 이동해, 사정을 이야기하자 선생님은 태연하게 웃으면서, 따뜻한 음료를 내 주었다.


아레키 "루리는 노마드의 간부지? 덮쳐온 것도 노마드라면, 그 녀석의 함정일 가능성은 없어?"

나 "아니, 그럴 리는 없어. 오로바스는 노마드라기보다는, 퓌르스트의 사병이야."

시즈루 "그래. 그리고 루리는 마계의 문과 책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움직이지 않아."

나 "그렇지."


쓴웃음을 머금은 시즈루 선생님의 말에 나는 깊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레키 "그런가. 안나가 걱정되네. 어디로 간 걸까."

시즈루 "아아, 안나라면 조금 전에 여기와서 마에사키 시에 간다고 했었어."

나 "어? 마에사키?"


마에사키 시는 오차에서 가깝고, 우리에게도 친숙한 지방도시다.


요즘은 기업 유치 정책 덕분에 번창하고 있지만 도쿄나 아미다하라 같은 대도시에 비하면 아직도 촌구석이다.


시즈루 "출장 점이라도 보는 거 아니야? 마에사키에도 일단 어둠의 거리가 있고."

시즈루 "마족이라도 머물 만한 숙소를 몇 군데 알려줬는데, 습격이 있었다니 걱정이네."

시즈루 "후우마 군, 마에사키는 잘 알지? 그녀를 보호하러 가 주면 안 될까?"

시즈루 "내가 의뢰하는 걸로. 아르바이트비는 제대로 내어줄게."

나 "물론 오케이죠. 책도 가져다줘야 하고요."

시즈루 "어머, 직접 전해주겠다고?"

나 "귀중한 책이라 제대로 전달하지 않으면 안정되지 않는다고나 할까."

시즈루 "하아, 그래. 루리가 너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겠네."


시즈루 선생님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카운터에서 메모 한 장을 내주었다.


시즈루 "이게 안나에게 알려준 숙소야. 이 중 어느 한 곳에 머물고 있을 거야."


메모에는 간단한 지도와 숙소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모두 마에사키의 번화가 지구다.


나 "과연......치안이 별로 좋지 않은 곳이네요. 얼른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책을 넣은 가방을 짊어지고, 카운터에서 일어났다.


아레키 "잠깐만, 나도 같이 가도 돼? 안나가 걱정되고."

나 "그럼 든든하지만......"


구해준 은인이라지만, 아레키는 방금 만난 몽마다.


시즈루 "괜찮아, 후우마 군. 아레키는 몽마지만, 인간보다 더 이성적인 애야."

아레키 "후후, 그건 어떨까? 그래도 널 덮치진 않을 테니 안심해."

나 "오, 오우......."


아레키의 초록색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난다.

나는 안심한 것 같은, 조금 유감스러운 기분을 가슴에 안고, 아레키와 함께 시즈루 선생님의 가게를 뜨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