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후우......바깥 공기가 좋구만."


오랜만에 맛보는 바깥 공기

특별한 건 아니지만, 역시 폐쇄적인 장소와 비교하면 별격이다.


라고 해도──딱히 교도소에 들어가 있었다든가, 감옥에 갇혀 있었던 건 아니다.


클론 아사기와의 사투에서 입은 상처가 의외로 컸기에, 만약을 위해 입원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나 "그럼, 마중이 나오고 있을 텐데......"

토키코 "당주님!"



내가 주위를 둘러보려고 했을 때, 그렇게 말하며 달려온 것은 토키코였다.


토키코 "고생하셨습니다."

나 "어이 그만해.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다."

토키코 "후훗, 죄송합니다."


병문안을 왔을 때는 시종 걱정스러운 듯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던 토키코지만, 내가 퇴원하게 되어 안심했을 것이다.


전에 없던 높은 텐션으로 농담까지 하다니.


나 "고생하게 해서 미안."

토키코 "무슨 말씀을.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여하튼, 여기 계속 서서 이야기하는 것도 좀 그렇나.

얼른 아지트나 세이프하우스로 돌아가 푹 쉬자──.


나 "......응?"


──그렇게 생각하고 걸으려 했지만, 그 앞을 누군가가 가로막았다.


나 "너는──."

무라사키 "......정말이지, 언제까지 입원해 있는 거냐."



야츠 무라사키──물론, 젊은 쪽이다

이전에, 차원침략자에 의해 이차원에서 끌려온 적 있다.


그때는, 나와 무라사키가 함께 차원침략자를 토벌, 남겨진 차원 이동 장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그녀는 무사히, 원래의 차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요전의 클론 아사기와의 사투에서, 놀랍게도 그녀는 다시 모습을 드러내, 게다가 나를 구해준 것이다──.


나 (......그때는 나도 죽을 뻔 했고, 정신이 없어서 이야기도 못 나눴으니까.)


이야기를 차분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입원 치료를 마치고 상태가 안정됐을 때다.


같은 병원에 있던 사쿠라의 병문안 김에 나와도 면회한 무라사키는, 거기서 현재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나 (그러고보니......사쿠라를 데리러 왔다, 그런 말을 했던가.)


그렇다고는 해도, 어떠한 목적이든, 다른 차원에서 호이호이 찾아오는 등, 그 문어 녀석들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저쪽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지만, 여기에 오기 위해 무라사키는 저쪽 차원에서 문어 한 마리를 잡았다고 했다.


그 불쌍한 포로를 열심히 설득하고, 협조를 부탁해, 이 차원에 온 것 같다.


나 (......열심히 물리적 설득에, 열심히 물리적 협력 의뢰, 인가──.)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듣지 못했고, 아마 앞으로도 듣지 못할 것이다. 분명.


나 (뭐...어쨌든,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니까.)


그 후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퇴원하는 날 이렇게 찾아왔다는 것은 나름대로 걱정했던 거겠지.


무라사키 "곧 돌아올 줄 알았더니, 얼마나 기다리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거지?"


전언철회, 설교하러 온 것 같다.


나 "너무하는구만. 너도 알다시피, 이래 보여도 꽤 중상이었는데."

무라사키 "중상? 사쿠라는 보름 전에 퇴원했다."


그 말대로. 무라사키와 병원에서 이야기를 나눈 것은 퇴원하는 사쿠라를 데리러 온 바로 그때였다.


나 "......그 녀석은 바보니까. 그 덕에 회복도 빠른 거겠지."

무라사키 "그건 일리 있군."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사쿠라 "뭐야 그게, 너무하잖아!"


무라사키의 그림자에 숨어 있던 듯, 항의의 소리를 내며 모습을 드러낸 사쿠라는 뺨을 크게 부풀리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나 "사쿠라냐......"

사쿠라 "사쿠라냐......가 아니거든!"


그렇게 외치는 사쿠라도 생각하면, 무라사키와 마찬가지로, 차원침략자에게 납치되어 이 차원으로 끌려온 존재다.


무라사키가 데리러 온──즉, 차원침략자의 납치로부터 구하러 온 것은, 이 사쿠라가 틀림없겠지.


나 (가면의 대마인이나 사쿠라와 약혼한 내가 있는, 예의 다른 차원의 건도 생각하면 아마, 다른 차원은 무수히 있을 것 같지만......)


두 사람이 그 세계로부터의 방문자라면, 어쩌면 그녀들의 차원 세계에는 뭔가 특이점이 있는지도 모른다.


나 (──뭐,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지. 문어 놈들이 뭔가 꾸미고 있다면, 조만간 박살내러 가면 그만이야.)


사쿠라 "잠깐! 듣고 있어!?"


내가 잠시 생각하고 있던 동안에도, 사쿠라는 불만을 늘어놓고 있었던 것 같다.


나 "아니, 전혀."

사쿠라 "뭣......너, 너무하잖아!"

나 "농담이야. 나중에 제대로 들어줄게."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금세 흐뭇한 표정이 된 사쿠라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사쿠라 "그럼 좋아♪ 아, 퇴원 축하해, 후우마 군!"

무라사키 "속지 마라, 사쿠라. 나중에 들어준다는 건, 방금 건 못 들었다는 거야."

사쿠라 "후에──아、아앗! 그런 거구나!"


그걸 눈치챈 사쿠라가 다시 볼을 부풀리고, 그 옆에서 웃음을 참는 무라사키에게 괜한 말을 했다며 항의의 시선을 날리고 있으면──.


토키코 "크흠──슬슬 괜찮지 않을까요, 당주님?"

나 "음......그렇지."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토키코가 나무라는 듯한 눈길을 보내며 대화 중단을 촉구한다.


병원 앞에서 떠드는 것도 그렇지.

게다가 나도 빨리 쉬고 싶다.


나 "일단 가까운 세이프하우스로 돌아가자. 토키코, 그걸로 되겠지?"

토키코 "네. 주변에 있는 몇 세이프하우스는 당장이라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대화를 끊어준 토키코에게 감사하면서, 그렇게 말하고 나는 세 사람을 데리고 세이프하우스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모처럼 쉴 수 있는 장소에 온 것은 좋지만, 누워서 한숨 잘 수도 없다.


입원 중에 조금은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현재의 상황 확인은, 아직 끝나지 않았던 것이다.


토키코는 내 퇴원 축하라며 자리를 비워, 저녁 식사 준비에 착수했다.


나 (지금 두 사람과 이야기 해둬라──라는 건가......)


남은 무라사키와 사쿠라도 입을 열지 않고, 내가 먼저 말을 꺼내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나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무라사키. 사쿠라를 데리고 갈 생각이냐?"

무라사키 "흐음......그 건 말이다만──."

사쿠라 "나는, 이 세계에 남고 싶다 생각하고 있어."


무라사키를 제지하듯, 사쿠라가 몸을 내밀고,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나 "그건......돌아가지 않겠다고?"

사쿠라 "으응, 이미 다녀왔어."

나 "......뭐?"


순간, 말을 이해 못해, 사쿠라와 무라사키를 번갈아 돌아보았다.


무라사키 "사실이다."

나 "언제!"

사쿠라 "후우마 군이 입원해 있는 동안. 언니도 걱정하고 있는 듯 하고, 마침 좋은 기회라 생각해서."


차원 간의 이동이라는 터무니없는 행동을, 추석에 친정으로 향하는 것처럼 가볍게 말하는 등, 거물이라고 할까 속 편하다고나 할까──.


나 ".....가면의 대마인이 들으면 틀림없이 격노할 안건이겠지."

무라사키 "......가면......그 여자인가......"


무라사키가 뭐라고 중얼거렸지만, 그걸로 끝낸다는 것은, 특별히 화제로 삼을 만한 것도 아닐 것이다.


나 "그래서──왜, 그......여기에 남은 거야?"

사쿠라 "저쪽은 지금 딱 방학 기간이라서. 그러니, 당분간은 이쪽에 있어도 좋다고, 언니가 허락해 준거야."


아무래도 저쪽 차원의 아사기는 상당히 사쿠라에게 무르고 너그러운 성격인 것 같다.


하지만, 사쿠라의 발언에는 누락이 있는 듯, 무라사키가 눈살을 찌푸리며 나무라듯 덧붙인다.


무라사키 "잠깐. 그건 내가 사쿠라의 감시역으로 함께 있다면, 이라는 조건부일 텐데."

나 "아아, 과연......그래서 너도 같이 돌아온 건가."

무라사키 "에?"


어째선지 의외라는 듯한 얼굴로 되물어, 반대로 이쪽이 당황해 버린다.


나 "사쿠라가 다녀왔다는 건, 당연히 너도 그때 함께 돌아갔던 거잖아?"


그렇다면 되돌아 올 이유가 있는 사쿠라와 달리, 무라사키가 되돌아 올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무라사키 "아──그, 그렇지! 음......아무튼, 이야기를 돌려서."


당황한 모습으로 무라사키가 재차 입을 연다.


무라사키 "즉, 내가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사쿠라를 데리고 돌아간다. 그게 이곳에 머무는 조건이다."

사쿠라 "정`말, 뭇짱!! 또 심술궂은 소리를! 여기 있어도 괜찮잖아!"

무라사키 "음......뭐어 그렇지. 이 남자는 일단 믿을 만한 상대니까."


흘끗 나를 바라본 무라사키는 그렇게 말하면서 작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사쿠라 "와ㅡ이! 고마워, 뭇짱♪ 아─......그런데, 생각해 보니──."

사쿠라 "뭇짱은 왜......후우마 군을, 야레오(やれ男)라고 부르는 거야? 어쩐지 이전부터, 알고 있던 듯한 태도인데......?"

나&무라사키 "엣."


그 목소리에 반응이 뒤섞여, 튕기듯 서로를 쳐다봐, 동시에 시선이 마주쳤다.


사쿠라 "에, 그 반응은 뭐야......"

나 "아, 아니......이건, 그거다......네가 이상한 말을 하니까, 응......"

무라사키 "그, 그렇지 이상한 소리 하지 마라, 사쿠라. 나랑 야레......이 남자는 사실상 초면이다. 그 싸움에서, 처음 만났잖아?"


사쿠라의 미심쩍은 시선은 변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 "그, 그렇지. 처음 뵙겠습니다, 지......음."

무라사키 "그리고, 야레오라는 건 말이야......에에......아, 그래! 이 녀석이 약해 보이는데, 꽤 밝히는지라, 그렇게 부르고 있어."


그렇다, 라고 말한 시점에서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사쿠라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대마인으로서 그 둔함은 어떨까 하고 생각하지만, 사쿠라는 그걸로 됐다. 이럴 땐 도움이 된다.


무라사키 "저질스런(야라시) 남자──그래서야 야레오다. 어때?"

나 "너무하네......좀 더 뭔가 그럴 듯한 거 없나......"


소근소근 작은 소리로 대화를 나누었지만, 그럴싸한 설명에 사쿠라는 나름대로 납득한 것 같다.


사쿠라 "흐응, 그렇구나......둘 다 심술궂고, 그래서 마음이 맞는건가~."


갑자기 별명을 짓는다니, 하며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다. 환한 미소에 없는 양심이 아프다.


무라사키 "그런가?"

나 "그렇다구!"


아마도──지만.

어쨌든, 사쿠라가 바보──아니, 순진한 성격이라 다행이다.


무라사키 "뭐 우리에 대한 얘기는 이쯤하면 되겠지. 그런 이유로 나는 사쿠라와 함께, 2주 정도 이곳에 남아 있을 예정이다!"

사쿠라 "그런 건데 말인지......어때? 후우마 군, 그래도 돼?"

나 "아, 아아, 환영하지. 실력자가 늘어나는 건 바람직하니까."


무라사키가 내민 손을 다시 쥐면, 그 모습을 보고, 사쿠라도 안도한 듯, 휴우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사쿠라 "다행이다......아! 나 토키코 씨한테 도와달란 부탁을 받아서 잠깐 나갔다 올게!"


조금이라도 나와 무라사키가 대화를 나눠, 친분을 쌓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건가.


사쿠라가 부엌으로 향하자, 우리 둘만이 남겨졌다.


나 "......아─, 그 뭐시냐......오랜만, 이네."

무라사키 "병원에서도 말했지만......뭐, 그......침착하게 이야기하는 건, 오랜만인가"


불편한 듯이 머뭇거리는 무라사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무료한 듯이 몸을 움직여, 뺨을 긁거나 한다.


무라사키 "......다시 만나서 기뻤다, 야레오."


뜻밖의 말에 놀라자,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인 무라사키가, 입술을 살짝 풀고 계속했다.


무라사키 "실은, 조금 기대하고 있었다......사쿠라를 데리러 가기 위해 차원을 넘어가면, 아레오를 다시 만날 수 없을까 하고......후훗."


뺨이 살짝 상기된 사랑스러운 미소가, 힘차게 뛰어올라, 나를 응시한다.


무라사키 "너는, 나에게 있어 특별한 남자다!"

무라사키 "그......무슨 의미인지 알겠지!?"


──아니 잠깐, 침착해지자.

상대는 무라사키다, 냉정해져야 한다.


나 (사쿠라의 감시역으로 와 있다, 그런 상대가 이렇게나 시원시원하게 나한테 편리한 전개를?)


현관 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는 게 아니라 나가는 소리 같다.


나 (......응? 나갔다고?)


기색를 따라가면, 과연.

주방 쪽에 있던 토키코와 사쿠라의 기색, 그것들이 사라져 있다.


나(즉──지금은 무라사키와 단 둘 뿐인 것.)


당황해서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차분히 생각하면 결론은 금방 나왔다.


나 (좋아──차려진 밥상 확정인 거로군.)


고지식하고 늦깎이인 줄 알았던 무라사키가 처녀를 바친 상대를 들떠서 찾아와, 체류를 결정한 시점에서 이상 사태다.


그렇다, 노골적일 정도의 이상 사태다.

그걸 보여줘, 내가 경계하지 않으면, 실력자인 무라사키는 어떤 생각을 할까.


나 (당연히, 나는 경계하지 않──경계하며, 응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겠지.)


그렇다면 그것은, 눈썰미에 관한, 나의 이성에 대한 시험이 될 수 없다.


──이는 함정이 아니라, 밥상 그 자체다.


나 (즉──처녀를 바친 나에게 다시 안아달라고, 그걸 말하러 온 거로군?)


어쨌든 특별한 남자라고 말하며, 이런 표정을 짓고 있다.


살짝 뺨을 붉히고 나를 바라보며, 수줍어하면서도 마음을 정한 각오의 표정.


토키코와 사쿠라도 없다면, 할 일은 하나 밖에 없다.


나 "아아......물론, 그 의미는 알고 있지."

무라사키 "그래......알아줘서 고맙다......"


진심으로 안도한 표정, 말하길 잘했다는 흐뭇한 미소다.


나 "뭐, 모르는 게 좀 이상하지."

무라사키 "후후, 그렇지. 아사기 님을 꼭 닮은 상대라고는 하지만 가짜, 그런 것에 지면 안 된다고, 야레오."

나 "그래. 나는 그러면 안──에?"


뭔가 이상한 이야기의 흐름을 느끼고, 침실로 향하던 주의를 무라사키에게 되돌리며,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무라사키 "그래서 준비해왔지. 너를 위한 특별 훈련 프로그램이다."


어디서 꺼냈는지, 종이 뭉치를 책상 위에 늘어놓으며, 어떠냐! 라는 표정을 보인다.


무라사키 "내가 있는 동안이지만......안심해라! 2주 동안 훌륭한 남자로 단련시켜 주겠어, 이 특별 훈련 프로그램은 완벽하니까!"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 발그레한 볼

특별한 남자에 대한, 애정표현을 느낀다.


안타깝게도 그녀의 애정, 특별한 남자에 대한 그것의 표현은 단련으로 바쳐지는 것 같다.


나 "......있잖, 아......그、나는──."


병상에서 갓 일어난, 아니, 병은 아니지만.

그래도 갓 퇴원한 섬세한 몸이라 무리하지 말아야 할 건 분명하다.


그렇게 변명하고 싶은 참이었지만, 무라사키의 표정은 이미 의욕에 넘쳐, 움직이기 시작할 준비가 된 것 같다.


무라사키 "죽을 만큼 혹독한 특훈이 될 테지. 또 병원 신세 지는 게 본의가 아니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줘, 응."

나 "이, 아니, 잠깐. 냉정해지자. 퇴원 당일이라고 하는 것은, 누구나가 휴식을 취하는──."


정신을 차려보니 그곳은 집이 아니라 세이프 하우스에 마련해 둔 도장이었다.



나 "......어이 잠깐."

무라사키 "자, 먼저 기본기를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