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7 『“소화전의 요정” ~그런 별명의 원인~』


"......선생님."

"......뭐냐."

"이거......실명하면......책임 못져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책상에 놓인 밀폐식 실험용 고글을 무라사키 선생에게 전하러 간다. 아무리 나의 과거를 폭로한 교사라 해도 나의 싱글벙글 오차학원 라이프를 망가뜨린 악인이라도 내가 실명시켜도 좋은 이유는 되지 않는다.


 


"......이건 너를 위해 준비한 거다. 남 걱정할 시간에, 앞으로 엉망진창이 될 네가 써야 할 거다."


 


 앗, 저 지금부터 엉망진창이 되는 것은 확정이군요.


 그렇지만 이것은 최저한의 도덕의 문제다. 나도 아, 그렇습니까─하고 두말없이 물러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

"......"

"......"

"......알았다."


 


 10분간의 침묵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체념했는지 선생님은 내 손에서 고글을 받고 착용한다......이걸로 선생님이 실명할 위험성은, 거의 없다.


 준비된 무라사키 선생에게 거리를 두면서도 육척봉을 들어 충격에 대비한다.


 ......선생님이 공격을 대충 하거나, 《응전》이 시간에 맞으면 반격의 가능성이 있지만......


 


──빠가악!!!


 


 그건 순식간이었다.


 내가 무기를 든 순간이 시작의 신호였을 것이다.


 일순간에 다가와, 도끼로 베어온다. 기분 탓인지 선생님의 눈이 묘지에 어른거리는 루멘[오니불]처럼 잔상을 남긴 듯하다.


 공격에 대응(응전)하려 해도, 상대의 공격이 몇 배나 빨라, 본능에 의한 방어로 무기를 이용해 《받아넘기기》가 고작이었다.


 육척봉은 교사가 휘두른 원심력이 담긴 전투 도끼의 파괴적인 위력을 이기지 못하고 하늘 높이 치솟는다. 충격으로 팔이 찡하고 저려, 순간 두 팔이 없어진 것 같은 느낌에 심장이 덜컹하는 것을 느꼈다.


 선생님은 그대로 두 번째 공격으로 넘어가려고 크게 휘둘러 올린다. 이런 건 기초 능력 시험이 아니야! 일방적인 유린이야!!! 유린!!!


 나도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고 2격째를 《회피》한다. 지금의 일격에 땅이 파였다. 땅이 갈라졌다......! 주, 죽일 생각이다....! 이 녀석, 나를 죽일 작정이라고!!! 젠장! 이쪽도 고글 따위를 건네주며 페어플레이라는 등 점잔빼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하지만 실명시키는 것만은 싫었던 것도 사실이다! 전생해서 전보다 평화롭고 나은 인생을 보내고 싶을 뿐인데! 엿 같은 인생이 건너편에서 쫓아온다!


 


"히에......!!!"

"......!"


 


 다음에 내가 취한 행동......그것은 도주였다.


 무방비한 아이가, 무기를 쥐고 진심으로 살의를 드러내는 어른을 이길 수 없는 것이다. 그야 도망가지. 그것도 전력으로. 하지만, 뒤를 돌아보면 무표정한 얼굴로 표정에 살의를 담고 있는 무라사키 선생이 바짝 등 뒤에 붙어 달려오는 모습이 시야에 비친다. 이제 저건 선생 따위가 아니야. 오니다.


 치켜 올려진 무기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맞추어, 정글짐 안에 굴러 들어가 《회피》를 시도한다.


 자전일섬, 모의 전투 도끼가 정글짐을 직격해 금속이 찌그러진다.


 즉석에서 등에 휴대하고 있던 전동건을 손에 들어, 반사적으로 혈기 넘치는 오니의 안면을 노려 발포한다. 고글은 쓰게 한 것이다. 관용은 필요없다. 이런 공격으로 이 오니가 멈출 거라고 생각되지도 않지만......여기서 머리에 총격이 직격해, 선생님이 항복선언해 주지 않으면 그 밖에 이 전투가 끝날 기회라고는 내가 죽는 것 밖에 없었다.


 


찰싹찰싹!


 


 피격 따위는 여유입니다, 라고 말하는 듯 BB탄을 안면에 맞으면서 다가온다


 저기......이거 모의전입니다만......사람이 심장이나 머리에 총을 맞으면 죽습니다만. 뭐......저 같은 경우 맞는 곳에 따라서는 죽지 않을 것 같긴 하지만요?


 역시 눈앞의 오니는 나를 죽이려는 것 같다. 오니에게는 불리한 지형인 정글짐에서 농성하는 나를 끌어내려고 팔을 뻗는 오니에게, 못써먹을 총을 《투척》하고, 허둥지둥 도망친다. 흙투성이가 되면서, 그대로 모래밭에 묻었던 선생님의 츄리닝에 손을 뻗는다.


 그대로 모래투성이인 그걸 제3의 무기로서 ∞의 문자를 그리듯 휘두르기 시작한다.


 주변에 모래가 흩어져, 나와 오니의 시야를 가리지만......상정대로다. 소매에는 모래가 들어가 있고 원심력에 의해 기세가 오른 덩어리는 소매를 거리낌 없이 늘린다.


 그 모습은 눈앞의 오니에게 효과적인 것 같다......소금이라도 담아서 할 걸 그랬다. 그녀는 늘어나는 츄리닝 소매를 눈앞에 두고 분노와 초조가 뒤섞인 잘 모를 형상이 돼 있다.


 블랙잭이 된 흉기는 초보자도 다루기 쉬운데도 엄청난 위력을 쏟아낸다. 전생에는 만들기만 하면, 즉석에서 최종무기가 된다. 그런 무기였다. 이번에는 1소매 뿐만 아니라 2소매 분을 무기로 휘두르고 있다. 오니가 모의 전투 도끼로 뿌리치는 건 쉽겠지만 어차피 소재는 오니의 보물. 무턱대고 베어 넘기면 지금보다 더 심한 꼴이 될 게 분명하다.


 


"이 자식......"

"흐......하하하하하하!!!"


 


......붕붕......붕붕붕붕붕!!!


 


"자아, 자아자아! 괜찮겠어요!? 선생님이 그런 어마어마한 힘으로 무기를 내리치면, 보물이 망가져버릴 거에요?!"

"큿......!"

 



 내 말에 눈앞의 오니는 여기사가 보여주는 듯한 분한 표정을 짓는다. 오니 주제에 건방져!


 일단은 전세역전!


 이대로 상대가 졸도하거나 항복할 때까지 블랙잭으로 변한 선생의 저지[보물]를 거리낌없이 휘두른다.


 대사가 이미 악역의 그것이지만, 입학 첫날 학생의 비밀을 폭로해, 죽이러 오는 교사가 정의의 아군이냐고 물으면......그것은 아닐 것이다. 흔히들 성공하면 허물이 없다고 하지만......이겨도 이제 나의 밝은 학원 라이프는 돌아오지 않는다. 이 오니 때문에!!!(피눈물)


 


붕붕붕붕붕!!! 탁......


 


"......보였다."

"......!"


 


 ......찌지지지직......!


 


""......!?""


 


 항복하기 전에 오니가 나의 블랙잭을 간파하고, 붙잡아, 그대로 완력을 발휘해 되찾으려 한다. 끌어당겨지는 츄리닝. 울리는 실이 찢어지는 소리. 아마추어도 알 수 있는 무라사키 선생의 절망과 경악과 비애가 섞인 얼굴.


 ......나는 도망쳤다. 저건, 이제 여러가지 의미로 안 된다. 다행히 네 번째 무기는 눈앞에 있다. 오니가 또 뒤에 따라붙는 걸 공포에 떨며 확인해──가깝다. 아까보다 훨씬 가까워 뒤에. 바로 뒤......제로 거리[바로 뒤]에 있었다. 얼굴에 여유가 없다. 복수귀 같은 얼굴이 돼 있다. 팔이 쭉 펴진다......잡힌다......!


 ──간발의 차. 이쪽이 더 빨랐다. 그대로 속도와 도움닫기를 해, 멀리뛰기 요령으로 축구 골대를 향해 천장 틀에 매달려 《도약》으로 덤빈다. 골대는 나의 체중과 기세에 의해 넘어지고.......


 


"소잇!"

"호우욱!!!"


 


 등뒤에 바싹 다가온 오니를 깔아뭉갰다.


 ......역시 첫 수업으로 전투 훈련을 시작해 버리는 무서운 교사. 타고난 반사신경으로 나의 기습을 막아보였다......하지만 이 교사. 오니처럼 무섭기는 하나, 어차피 사람의 아이. 지금의 불의의 일격은 확실히 먹혔을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110㎏은 족히 돼 보이는 축구 골대의 틀이다. 거기에 약 60kg인 내 체중도 가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걸 태연하게 받아낼 리 없다.


재빨리 몸을 틀고 살짝 벌어진 틈을 포복전진으로, 골문 밖에 기어나온다. 저 오니가 나를 따라오려면 축구 골대를 쓰러뜨려 우회하든지, 원래대로 돌려 우회하든지, 축구 골대를 들고, 그물을 나처럼 고속 포복무브로 피하는 수밖에 없다.


 ......결착은 되지 않겠지만, 시간은 벌 수 있겠지.


 이쪽은 체육관 내부에 몸을 숨기고, "준비"를 한 후에 조금 열린 문으로 상태를 살핀다.


 그녀가 항복해 주는 것을 기대한다! 기대한다고~ 우!!! 언니 용서해줘! 라고 기대해.


 


"......"


 


 선생님은 사람의 아이가 아닐지도 몰라.


 크리스 레드필드......아니, 괴물의 자식이었구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우뚝 서, 한 손으로 110kg이나 되는 쓰러진 골대를 도로 세워놓는다. 그리고 지금의 충격으로 간신히 부러진 나무 전투 도끼도 내팽개치고 체육관 문틈으로 조용히 상태를 살피는 나를 돌아보며 손톱을 콕콕 찌르는 손모양과 안구와 잇몸이 드러나는 광기어린 형상으로 들이받았다.


 


 ......이제 나에게는 최후의 수단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재빨리 목을 오므리고 체육관의 철문과 자물쇠를 잠근다.


 ......철문을 완전히 봉쇄했을 테지만, 오니는 문이 닫히지 않은 맹장지를 걷어찬 것처럼 사정없이 날려버린다. ......뭐야, 저 여교사.


 ......내 기억의 착오가 아니라면, 이 세계는 하드 능욕 포르노 게임의 세계였을텐데......? 이런 개그 같은 전개가, 눈앞에서 발생하는 것 같은 세계였어?


 


 ──어쩔 수 없지......!


 


 허공을 흩날리는 철문을 시야에 비추며 거리낌없이. 닥치는 대로. 체육관에 설치된 비상벨을 "모두 작동시켜 간다". 이제 살 길은 이것 밖에 없어. 이것밖에 없구나 하고 생각하며 모든 버튼을 마구 때리고 부수면서 난폭하게 작동시켜 나간다. 울려 퍼지는 비상벨. 활짝 열릴 준비가 된 실내용 소화전과 호스. 더 나아가, 이쪽의 기행에 조금 정신이 든 모습으로 당황하는 귀신 교사.


 


 


 그리고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불이에요! 불이야!" 우→우↑! 우→우↑!!! 화재가 발생했습니다아아아악! 우→우↑! 우→우↑!!! 불이다! 불이야! 불이 났습니다아아아아악! 장소는 체육관입니다! 체 육 관!!! 피신해주세요! 급히, 피신해주기 바랍니다아아아아아! 애애애애애애앵!!!!!"


 


 


 


 


 

                                                                                                            헤드뱅잉

 미친 듯이 소리지르고,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정신나간 앵무새처럼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며, 비상벨과 소화전에 부착된 무전기로 관내방송을 부르짖는다.


 최후의 수단[나의 결단]에 아연실색하던 오니의 얼굴이, 순식간에 사태의 상황파악과 함께......파랗게. 초조하게 변해간다.


 


"알겠어! 알겠어! 이 승부, 네가 이겼어! 이젠 충분──."


 


 ......하지만 이미 늦었다. 이미 갈 때까지 가버렸다.......


 


 ──지 옥 까 지 함 께 하 게 해 주 마


 


 


"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소화전에 비치된 호스를 손에 들고 불꽃을 이미지한 프라이 그로울스러운 데스보이스를 울리면서, 노즐에서 탁류처럼 뿜어져 나오는 하얀 약액은 움직임을 멈춘 오니를 날려버려 결판이 났다.


 


 ......물론, 그 후 내가 일으킨 행동에 의해 경찰 관계자나, 구급차, 대량의 소방차, 오차학원 전교생이 교정에 집결하게 되고......


 


 ──그날은 눈 같은 약액이 내리던 날이었다.


 


 나는 눈사람으로 변한 귀신 교사와 함께 소란을 듣고 군모를 쓰고 전체적으로 그럴싸해 보이는 블루베리색의 복장을 입은....SM계 채찍 소지 여선생에게 붙잡혀 학원장(교장)실로 함께 강제연행[납치] 되었다는 사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