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8 『그래서, 이런 상황이 된 겁니다』


 ...그렇게 되어, 이미 눈도 마주칠 수 없는 상황에서 눈을 똑바로 뜰 수 있을 리 없다.


 두 눈을 양손으로 눌러, 떨고 있는 들고양이와 같은 상태가 된다.


 


"......"


"""......"""


 


 침묵만이 방안을 감싼다.


 


"......알았어.그럼, 그대로라도 좋으니까 이야기를 계속해도 될까?"


"ㄴ, 네......"


"......이번에 묻고 싶은 것은 두 가지. 우선, 왜 비상벨을 누르고 학원 안에 『불이야』라고 방송해 대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거짓말을 한 거지? 다음은 어째서 무라사키를......무라사키 선생님을 소화전의 약액으로 날려버렸지?"


 


 어째서냐니......생명의 위협을 느껴, 살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 이외에는 없는데....


 


"그건......"


"괜찮아. 응? 침착해. 난 화내고 싶은 게 아니야. 어째서, 네가 그런 일을 했는지, 천천히라도 좋으니까, 사정을 이야기해 주었으면 할 뿐......그뿐이니까......알겠지?"


 


 교장선생님의 따뜻한 말씀과 부드러운 음색을 들으며 나는 눈을 꼭 감으며 한 손을 관자놀이에 대고 심호흡을 한다. 분명 떨고 있어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거야.


 ......어떻게든, 침착해졌다.


 


"......무라사키 선생님이 갑자기 체육 수업에서 기초 능력을 평가한다면서, 저에게 무기를 반강제적으로 선택하게 한 뒤 명확한 살의를 품고 공격 해왔기 때문입니다......그 명확한 살의에 관해서는, 다른 학생들에게라도 청취해 주시면 전말을 알 수 있을 것이므로 제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증명이 될 것입니다. 확실히 선생님의 소중한 보물인 츄리닝 상의를 무기로 바꾼 것은 사과드립니다......죄송합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다른 대용할 만한 것이 없어서......펴, 평범한 여고생이 잘 싸울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때! 무라사키 선생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건가요!? ......죄송합니다. 잠깐 탈선했네요......그래서, 그래서......가장 다루기 쉬운 선생님의 츄리닝을 골라서......무라사키 선생님이 「마음에 드는 무기를 고르라」고 말씀하셨고, 저의 질문에도 대답해 주실 것 같지 않았기에......그 츄리닝을 무기로 바꾸었습니다......"


"......그래, 그렇구나. 이야기해줘서 정말 고마워. 츄리닝에 관한 건 그걸로 충분해. 하지만 나는......비상벨을 사용하게 된 경위를 알고 싶은데."


"네. 그래서 비상벨을 누르고 무라사키 선생님을 소화전으로 날려버린 건......이 학교에서 산 채로 돌아가려면, 제3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요......실제로 선생님들은 불이 났다는 체육관에 오셨죠?"


"그렇지. 하스마 선생이 도착했을 때에, 거기에 불씨는 없고......미친 듯이 머리를 흔들며 절규하는 너와, 그리고 기절한 무라사키가 하얗게 물들어, 체육관과 하나 되어 있었지만 말야......과연, 그러한 경위인가......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게......그렇다면, 왜 직접 교무실에 도움을 청하지 않았던 거야?"


"그건......무라사키 선생님이......이상한 이야기......그, 불사의 귀신? 같은 존재? ......로 보여서. 생각이 지나쳤을 수도 있고, 아마 착란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이상한 말을 하고 있네요. 죄송해요."


"......아니, 괜찮아. 계속해 주련?"


"......다른 선생님에 대해서, 저는 아직 잘 모르고......멈출 수 있을지도 모르기에,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지 몰라서, 모르는 탓에. 모르는 것 투성이였던지라......일단 제3자인 경찰이 개입해서 보호받는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흐음. 그렇네. 그렇지, 오늘 막 입학해서 모르는 것 투성이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야......고마워. 내가 묻고 싶은 것은 이것으로 끝이야. 이제 돌아가도 괜찮아."


 


 교장선생님도 되도록 나를 겁먹게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음색만으로도 타인을 속일 수 있다고. '나야 나' 사기가 바로 그 전형적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인간의 목소리 흉내를 낼 수 있는 괴물이 있는 것이다. 인간이 못 할 리 없다.


 그렇다 치더라도......뭔가 이 학원장. 아니 교장으로부터는......뭔가......엄청나게 불길한 예감을......절절히......라고 느끼는 듯한......그런 기분이 들었다.


 


"ㄴ, 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네 성격에 관한 서류도 봤는데, 오늘의 사건은 네가 신경쓸 필요는 없어. 그러니까 만약, 퇴학을 두려워한다거나......전학을 생각하고 있다면, 곤란할지도 모르지만......'신경쓸 필요 없어'......너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어. 너 같은 사람은, 이 학원을 총괄하는 교장으로서 꼭, 이 학원에 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해."


"......"


 


 나는 눈을 감은 채 일어나 세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는 쪽으로 고개를 숙이고, 실눈을 떠 좀비처럼 팔을 정면으로 내밀고 바닥과 장애물, 문을 살피며 방을 나선다.


 방을 나서려는 나에게 교장선생님의 관대한 말이 들리지만 당연히 겁에 질려 있던 나는 돌아볼 여유가 없었고, 겁에 질려 작은 소리로 인사를 하고 방을 나서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


......


...


 


"하아......"


 


 교장실을 나오자마자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온다. 아직 눈을 다 뜨지 못해, 시야가 떨리는 것처럼 보인다. 시야에 비치는 것은 눈에 좋은 색을 한 복도 뿐이다. 뒤를 돌아봐도 교장실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여, 여어......그, 괜찮아?"


"......앗!"


 


 느닷없이 말을 걸려와 고양이처럼 그 자리에서 《도약》해 버린다. 앗차 하고 천장에 머리를 부딪칠 뻔했지만, 벽에 손을 대고 버티는 것으로 머리를 스치는 것만으로 끝났다. 눈을 크게 뜨고, 언제라도 도주할 수 있는 자세로 배후를 돌아보면......우에하라 씨가 서 있었다. 눈썹을 八자로 그리며 몹시 걱정하면서도 놀란 모습으로, 교실에 두고 왔던 내 짐을 안고 있다.


 또 그 외에도 선명한 푸른 머리와 좀 노는 분위기에, 오른쪽 눈을 감은 남학생과 연한 황록색 머리를 묶은 황금색 홍채가 빛나는 폭유 여학생이 함께 서 있었다.


 


"아, 소개할게! 얘네들은 내 절친인 후우마와 헤비코야! 후우마! 헤비코! 이 애가 오늘 우리 반에 편입되어 온 아오소라 히마리 씨! 오늘 막 와서 아직 학원을 잘 모른다니까! 두 사람도 이것저것 가르쳐 줘!"


"후우마 코타로다. 시카노스케로부터 이야기는 들었어. 뭐, 그, 뭐냐......그 정도의 끈기가 있는 편이, 이 학원에서는 지내기 쉽다고 생각해......"


"히마리짱이라고 하는구나! 예쁜 이름이네! 아이슈 헤비코야~. 앞으로 잘 부탁해♪"


"쿠기......아, 『아오소라 히마리』입니다......처음 뵙겠습니다, 앞으로......신세를 좀 지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위험해. 순간 본명이 나오려 했어


 어라? ......후우마? 어라......지금 후우마라고 했지?


 ......근데 뭐였지? 기억이 안 나네.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것 같은데......


 


"어이어이어이~! 뭐야~! 그렇게 정색 하지 않아도 얘네들은 그렇게 무섭지 않다고!"


"알지. 알아~. 아직 떨고 있지? 첫날이잖아~. 맞다! 저기! 시간적으로도 그렇게 늦지 않은데 이나게야 들렀다 가지 않을래? 거기 소프트 아이스크림 엄청 맛있어! 히마리짱도 올 거지? 물론 사줄게! 같이 가자~!"


"나도 찬성! 거기의 도라야키도 쫄깃쫄깃하고 맛있어!"


"오늘 처음 학교에 와서 이래저래 피곤할 테니 다음에 해도 되잖아. 그런데, 어떻게 할래? 아오소라 씨."


 


 모처럼, 우에하라 씨가 나를 위해 신경써서 친구를 데리고 와 권유해 주고 있다. 여기서 거절하는 건 예의없는 짓이겠지. 내 답은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이나게야인가요......관심, 있습니다......! 가고 싶습니다!"


"오, 기세 좋네~! 그럼, 옷 갈아입고 갈까!"


"네!"


"맞다. 이거 교실에 두고 있어서, 가져왔는데......꽤 무겁네. 뭐가 들었어?"


"아! 계속 들고 있게 해서 미안해요. 별 건 아니에요. 심심풀이로 읽는 책으로......『新 크툴루 신화 TRPG』라는 책인데......"


"아아, 그거 나도 읽어봤어. 도서관에 그 책이 있어서 빌린 적 있지."


"그런가요!? 그럼, 후우마 씨도 TRPG에 관심이 있으시다던가?!"


 


 뭐, 됐나. 머지않아 생각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