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기사 잉그리드는 요미하라 변경 외연부에서의 휴가 중 미연병 일당에게 습격당했다.


그러나 그 일대에서는 적대세력끼리도 싸우지 않는다고 하는불문율이 있다.


잉그리드는 일단 싸움을 피하고 적으로부터 도망치기로 결정했지만,


잉그리드 "쯧....."


차례차례로 나타나는 새로운 적 집단에 잉그리드는 신음했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조직적으로 마을에 잠입했다고 생각되는 미연 병사들.


지금까지의 요마하라, 그리고 노마드와의 경위를 생각해 보면, 아마 특무기관 G의 무리일 것이다.


그 뿐이라면 몰라도 음마족이 그들과 행동을 같이하고 있다. 그리고 고위마족인 레이스까지.


마계라면 모를까 인간계에 나타난 레이스는 사령경의 부하가 틀림없다.


그리고 절정은 큰 낫을 들고 전신갑옷으로 몸을 감싸며 그 사이로 장기瘴気를 풀풀 흘리고 있는 한 여자.


어딜 어떻게 보아도 사령경을 섬기는 사령기사<레버넌트>다.


잉그리드 "역시 사령경의 부하들인가? 사령경이 인간 세력과 손잡았다는 소문은 정말이었던 모양이군."

잉그리드 "날 죽이고 싶으면 스스로 직접 올 것이지. 여전히 잔꾀 부리는 걸 좋아하는 남자야."


잉그리드는 진절머리 냈지만 특무기관 G에 음마족에 사령경의 부하.


묘한 조합이다. 역으로 적의 전모를 파악할 수 없다.


누가 이번 일의 주모자이냐를 떠나, 여기서 잉그리드를 막으며 노마드 본부를 습격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본부의 상황을 확인하려 해도, 이미 통신방해가 들어오고 있었다.


비록 테우타테스 본인이라도 지금의 리나를 비롯한 그녀의 부하들이라면 충분히 버틸 수 있겠지만,


잉그리드 "역시 전투는 피해가며, 한시라도 빨리 모두와 합류해야겠군."


잉그리드는 그렇게 결정하고 이 변경 외연부를 빠져나가기로 했다.


잉그리드 "그런데 왜 음마족까지......?"


그 점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잉그리드 "이슈타르나 환영의 마녀가 사령경과 손 잡은 건가?"

잉그리드 "곧장 믿기는 어려운데......"


음마족의 왕 환몽경 카마데바는 사령경 테우타테스와 라이벌 관계이며 적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자세한 건 모르지만 카마데바는 테우타테스와 상관없이 멋대로 죽은 것 같다.


그 후계를 둘러싸고 음마족 사이에서는 이슈타르와 환영의 마녀, 각각의 파벌이 서로 싸우고 있다.


그런 내분 상황에서 그 둘이 테우타테스와 손을 잡고 잉그리드를 습격할 이유는 없을 텐데.


잉그리드 "흐음......정보가 너무 적군. 쓸데없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게 낫겠어."


라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이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또한 그녀의 이명이 "최강의 마계기사"인 건 단칼에 대군을 섬멸할 수 있어 은밀행동, 하물며 도망치는 짓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도 한 탓이다.


미연 병사

"찾았다!"

"잉그리드다!!

"여기 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잉그리드는 적의 탐색에 걸렸다.


무리들은 전후좌우에서 모여들어 그녀를 에워싸려 하고 있다.


게다가 전방, 즉 변경부의 출구에서 오는 적이 가장 많다.


아무래도 거기서 잉그리드를 맞아 싸울 생각이었던 것 같다.


잉그리드 "한 번은 싸워야 할까."


미연 병사, 음마족, 레이스, 사령기사, 통틀어 50명 정도다.


미연 병사

"적은 단 한 명이다."

"여기서 죽인다!"

"놓치지 마!"


어둠의 시녀

"우후후후."

"그 목, 받아가겠습니다."

"이제 놓치지 않을 거예요."


레이스

「............」

「............」


엘비라 "......나는......엘비라......시체의 왕께서 거둬주신 사령기사......너......놓치지 않는다......"

잉그리드 "나는 도망가고 있었던 게 아니다. 단지 전투를 피하고 있었을 뿐."


잉그리드는 마검 다크 플레임을 뽑아내며 휘둘렀다.


잉그리드 "하아아아앗!!"


고오오오오오옷!!


마검에서 뿜어진 검은 불꽃이 적의 3분의 2 정도를 순식간에 휘감아 탄화시켰다.


미연 병사

"뭣!?"

"ㅆ, 쏴라 쏴!!!!"


운 좋게 살아남은 적이 사격을 가해 오지만, 그녀가 망토를 가볍게 펄럭이는 것만으로 모두 튕겨진다.


설령 맞더라도 마력이 깃들지 않은 총알은 먹히지 않는다.


잉그리드 "테야앗!!"


이어진 일검으로 미연 병사의 잔당들과 뭔가 하려던 어둠의 시녀들을 모조리 처치한다.


어둠의 시녀 """꺄아아아아악!!"""


순식간에 숯이 된 인간과 달리 음마들은 자신이 타들어가는 소리를 낼 수 있었지만, 그저 그 뿐이었다.


잉그리드 "나머지는──."


레이스

「............」

「............」


2체의 레이스가 그녀를 좌우에서 끼고 손에 든 향로를 흔들거리며 뭔가 마술을 부리려 하고 있다


잉그리드 "느려."


잉그리드는 재빨리 일체에게 다가가 마술을 발동하는 것보다 빠르게 베어버린다.


레이스 "......!"


남은 레이스가 드디어 마술을 쏘았다.


향로에서 파괴의 에너지가 날아온다.


잉그리드 "이것도 느리다."


잉그리드는 그것을 검으로 가볍게 치더니, 이어진 흑염의 일격으로 그 레이스를 소멸시켰다.


잉그리드 "......"


보이던 적은 없어졌다.


하지만 경계는 늦추지 않는다.


가장 강해 보이던 사령기사의 모습이 안 보인다.


잉그리드 "몸을 숨긴 채 공격할 건가. 그럼 처음부터 숨어있으면 되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면서 어디서 올지 모르는 공격에 대비해 자세를 취하면,


노마드 전사 "잉그리드 님!!!"

노마드 전사 "무사하십니까!"


노마드의 전사들이었다. 남녀 합해서 다섯 명이다.


잉그리드 "너희구나. 잘도 내 상황을 알고 있었군."

노마드 전사 "잉그리드 님이 노려지고 있다고 리나 님이 연락해 왔습니다."

노마드 전사 "이 지역에서 가장 가까웠던 저희가 급파된 것입니다."

노마드 전사 "리나 님이 이끄는 본대는 곧 도착합니다."

잉그리드 "그렇군. 적의 일군은 쓰러뜨렸지만 아직 사령기사가 남아있다. 방심하지 마라."

노마드 전사 ""옛.""


선발대는 그녀의 방패를 자처하며 잉그리드 주위를 에워싼다.


그리고──.


맹렬한 살기가 다가왔다.


믿을 수 없는 속도다.


그것도 사라진 사령기사와는 별개다.


잉그리드 "뭔가 온다!!!"


잉그리드는 경고하지만,


촤아아아아악!!


노마드 전사

"크아악!!"

"꺄악!!"


바람을 가르며 달려든 무수한 촉수들이 그녀 주위의 노마드병을 차례로 쓰러뜨린다.


잉그리드 "칫!!"


키이이잉!!


잉그리드는 혀를 차며 자신에게도 다가온 강철 촉수를 검으로 튕긴다.


쓰러진 노마드병들은 모두 죽었다.


이들은 잉그리드의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런데, 노마드의 정예 5명을 단숨에 해치우다니.


잉그리드 "너......"

레저렉션 "......♪"


등에서 촉수를 기른 분홍색 여성형 사이보그다.


잉그리드가 촉수 공격을 막아낸 것이 기쁜지 밋밋한 얼굴을 반짝반짝 빛내며 촉수를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다.


『빨리 나랑 놀자』


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잉그리드 "기계인형 따위가."


잉그리드는 다크 플레임을 쥐었다.


부하를 살해당한 분노로 칼날에서 검은 불꽃이 세차게 피어올랐다.


***


레저렉션 "......♪"


촤아아아아악!!


기계 인형의 촉수가 덮쳐왔다.


문어가 다리를 벌리듯 촉수 여섯 개가 상하좌우로 쫙 퍼지며, 비집듯이 다가온다.


빠르고, 날카롭고, 다각적인 공격이다.

칼 하나로는 그 모든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계산인가.


잉그리드 "멍청하긴."


그 정도로는 잉그리드에겐 별 거 아니다.


잉그리드는 굳이 받아내거나 흘려내지 않고, 다가오는 촉수에 발을 디뎌,


키이잉, 캉!!


몇 개는 검으로 튕기고, 몇 개는 망토로 흘리며,


레저렉션 "......!"


그 정도로 놀라는 기계 인형에게 다크 플레임을 내리쳤다.


고오오오오오!!


분홍색 몸이 검은 불꽃에 휩싸인다.


보통이라면 이것으로 승부가 난다.


잉그리드 "......!"


조금 전 든 묘한 느낌.


뭐지!?


촤아아아아악!!


검은 불꽃에 감싸인 인형에서 강철 촉수가 다시금 잉그리드를 덮쳤다.


잉그리드 "윽!!"


잉그리드는 크게 물러나면서 그것을 재차 튕겨내는데, 그것까지 계산했는지 촉수 하나가 그녀의 몸을 살짝 스쳤다


잉그리드 "호오......제법이군."


물론 큰 상처는 아니다.


하지만 상처를 입은 것은 틀림없다.


레저렉션 "......♪"


기계 인형은 도발하는 듯한 포즈로 촉수를 꿈틀거렸다.


잉그리드의 불꽃은 자신에게는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것 같다.


저 눈에 띄는 핑크색의 보디에 뭔가 특수한 방어책이 탑재된 거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다크 플레임의 일격을 견뎌낼 리 없다.


잉그리드 "흐음......다크 플레임에 내성이 있는 것 같군."

레저렉션 "......♪"


기계 인형은 『그래그래』라고 말하고 싶은 듯이 촉수를 다시 떨고,


레저렉션 "......!"


이번엔 자기 차례라는 듯 팔에서 뭔가를 발사해 왔다.


잉그리드 "흐음......"


검으로 쳐내는 것은 간단하나, 만약을 위해 몸을 돌려 피한다.


발사된 탄은 후방의 건물에 명중했고 화려한 폭발과 함께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 낸다.


초고열에 녹은 듯한 구멍이다. 아마 성형작약탄과 비슷할 테지.


잉그리드 "지금 공격도 만만치 않다. 인간의 과학이라는 것도 얕잡아 볼 수 없는 것 같군."

레저렉션 "......♪ ......♪"


인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기계 머리를 마구 번뜩이고 있었다.


잉그리드의 공격은 자신에게는 먹히지 않고, 자신의 공격은 (지금 잉그리드가 피했으므로) 분명 유효하다.


그러니까 자신의 승리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 태도였다.


잉그리드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꽤 낙관적인 머리를 하고 있군."

레저렉션 "......! ......!"


『뭐가 어째!』 라는 듯이 촉수가 꼿꼿이 섰다.


참으로 성가신 움직임이다.


잉그리드 "본의 아니게지만, 보여주지. 불멸의 사염을."


다크 플레임을 고쳐 쥐고 소환하다.


잉그리드 "오너라, 사룡 그니엘!"


고오오오오오오!!


마계의 업화가 구현된 흑룡이 무시무시한 포효와 함께 마계에서 호출되었다.


레저렉션 "......!!"


그 불길한 모습에 적은 경계하지만, 그니엘은 자신을 불러낸 잉그리드를 먼저 덮친다.


그녀를 제물로 먹어 치우는 것. 그것이 사룡의 소망이기 때문이다.


잉그리드 "하아아아아아앗!!"


다크 플레임을 휘둘러, 그니엘을 자신의 지배 아래 두었을 때, 그녀의 모습은 마치 사염의 화신처럼 불길하게 변하고 있었다.


레저렉션 "......♪ ......♪"


기계 인형은 『굉장하다』는 듯 얼굴을 깜빡인다.



잉그리드 "자, 오너라."


잉그리드는 냉철하게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