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그런 쿠레나이와 코타로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고급 클럽 『흑장미』 VIP석.


도바시 곤자 "오야오야. 소꿉놀이 같아, 마냥 보고만 있을 수 없겠군."


정장 차림의 남자가 쓴웃음을 지으며 잔을 기울였다.


그의 시선 끝에는 고급 클럽 시트에서 풋풋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젊은 남녀의 모습.


신간지 쿠레나이, 그리고 후우마 코타로다.


그들 니샤 주종 모두 인연이 깊은 「종가의 도련님」이 이토록 가까운 거리에 있다──.


그것은 상당한 중대사이지만.


니샤 가이자 "왜 그러지, 곤자. 뭔가 신경 쓰이는 거라도?"

곤자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당주님. 잠깐 미인 호스티스에게 넋을 놓았을 뿐."

곤자 "아시다시피, 저는 여자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가이자 "크크, 그런가. 적당히 해 둬. 뭐, 너한테는 필요 없는 잔소리겠지만."

곤자 "송구스럽습니다, 당주님."


남자──도바시 곤자가 가볍게 웃으며 젊은 주인 쪽으로 돌아섰다.


확실히 『종가의 도련님』──후우마 코타로가 근처에 있는 것은 꽤 중대사다.


하지만 보아하니 코타로는 화려한 고급 클럽의 분위기에 들떠 있는 것 같고, 쿠레나이 쪽도 지금은 감시만 할 뿐 크게 움직일 생각이 없다는 건 알고 있다.


애당초 이쪽은 중요한 회합을 직전에 둔 몸.


그쪽에서 얽혀오지 않는 한, 굳이 이쪽에서 먼저 손을 댈 필요는 없을 것이다──라고 하는 곤자의 판단이었다.


곤자 (뭐, 쓸데없는 말을 해서 당주님의 집중을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으니깐요.)


그렇게 곤자는 쓴웃음을 짓는다.


이번 회동 상대에게는 그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계에서 독립세력으로 우뚝 선 도적 길드의 장 로로네.


그가 오늘 가이자가 회합을 가질 예정인 상대였다.


로로네는 한 마계 귀족의 사생아로, 타고난 지략과 잔인함으로 순식간에 신흥 세력을 만들었다.


현재 요미하라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그 점에서 가이자와 이해가 일치한다.


신흥조직이 요미하라에 진출할 때 가장 먼저 걸림돌이 되는 것은 범죄조직 노마드다.


로로네와 가이자는, 이 요미하라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거대한 어둠의 조직에 대항하기 위해, 손을 잡으려고 획책──.


이날 밤의 회합도 이를 위한 것이었다.


곤자 "그러나 당주님, 그 로로네라는 녀석은 믿을 수 있을까요?"


조용히 회동 상대를 기다리는 주인에게 곤자가 말을 걸었다.


현재 '니샤 닌군'의 두령을 자처하는 가이자는 이전 도쿄킹덤 전투에서 대립하는 게 분명해진 노마드 대간부, 마과의사 퓌르스트를 겨냥해 이를 위한 교두보를 요미하라에 쌓으려 움직이고 있다.


가이자 "아니, 신용할 수 없겠지. 녀석은 결국 야적일 뿐──."

가이자 "이쪽에 대한 신의 따위는 한 조각도 갖고 있지 않다."

곤자 "과연. 우리와 같은 들개인 셈이군요."

가이자 "그래."


가이자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이용하고 배신하는 것이 어둠의 세계다.


설령 손을 잡는다 해도, 전혀 믿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곤자 (흠──.)


그런 주인의 모습에 곤자는 감회에 젖는다.


회합을 기다리는 가이자에게 예전의 날카로운 모습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과거에는 여의치 않은 현실에 초조함과 분노를 더해 과잉적으로 공격적이었던 가이자.


그러나 지금은 그럭저럭 조직과 세력권을 얻어, 예전의 그에겐 없는 침착함을 보이고 있다.


곤자 (저쪽 도련님도 꽤 늠름해진 것 같고......)

곤자 (남자는 3일 정도면 괄목상대한다──라는 건 사실인 것 같군. 이거 참, 젊다는 건 부럽네.)


방심 없이 가게 안을 경계하며 유쾌한 듯 입술을 일그러뜨리는 곤자.


그때.


호스티스 "──손님, 기다리시던 분이 오셨습니다."

로로네 "여어! 댁이 니샤 가이자인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가이자 "도적 길드의 장 로로네인가."


가게의 호스티스에게 안내받아, 다수의 부하를 거느린 깡패 풍의 남자가 이쪽으로 온다.


로로네 "그 말대로! 내가 어둠의 거리에서 소문난 로로네 님이다! 오늘은 많이 늦었으니까."

로로네 "사과로 선물을 가져왔지! 받아줘, 전 대마인 도련님──오랏!!!"

가이자 "윽!!!"


아무렇지 않게 다가온 로로네의 검이 가이자의 목을 노리고 휘둘러졌다.


***


나 "──!? 가이자가 지금 이 가게에......!?"

쿠레나이 "그래. 어둠의 조직의 남자와 회합을 가지는 모양이야."

쿠레나이 "그래서......회합 장소로서 이 가게를 제공한 카오루 씨가, 쓸데없이 참견해──."

쿠레나이 "녀석과 너를 만나게 하려고 여기로 불러들였어."

나 "......"


나는 조금 말문이 막혔다.


가이자가 바로 근처에 있다──그것이 쿠레나이가 나에게 전하려 한 것.


쿠레나이 "......어떻게 할 거지, 후우마. 이후는 네게 달렸다. 나는 네가 바라는대로 따르겠다."

쿠레나이 "네 안에 아직 망설임이 있다면......"

나 "──아니, 괜찮아, 쿠레나이. 난 그 바보와 만나겠어."


나는 쿠레나이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애당초 계기는 녀석이었던 것이다.


오차에 무모한 반란을 일으킨 가이자.


그런 그 녀석을 붙잡고 데려오기 위해 나는 아사기 선생님으로부터 독립유격대 대장을 맡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 자신에게도 망설임이 있고, 또 오차와 내조의 싸움에 휘말려, 뚜렷한 움직임을 취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그런 가이자가 바로 근처에 있다.


나 "......확실히 급하긴 하지만, 좋은 기회야."

나 "가자 쿠레나이. 저 바보를 데리고 돌아간다, 그게 내──."


그렇게 말하고 내가 일어서려 했을 때.


??? "꺄아아아아아아아아!!!"


나&쿠레나이

"!!?"

"뭐, 뭐야......!?"


비명과 혼란이 『흑장미』 안에 쏟아졌다.


키이이이잉!!!


곤자 "......곤란한데요, 로로네 공. 지각한 사과로 칼을 빼드는 게 이 거리의 예의입니까?"

로로네 "핫!!! 반응이 빠른데 근육 고릴라!"

로로네 "과연 도련님이야, 쓸 만한 부하를 거느리고 왔어."

가이자 "......"


조용히 로로네를 올려다보는 가이자.


그 목에 휘둘린 대검은 종이 한 장 차이로 곤자의 창이 받아내고 있었다.


가이자 "무슨 생각이지 로로네?"

가이자 "너는 퓌르스트의 목을 노려 위로 올라가는 것 아니었나?"


담담히 묻는 가이자를 향해 로로네가 크게 웃는다.


로로네 "크크크크, 위로 올라가는 것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지."

로로네 "큰 놈을 잡아먹든가, 큰 놈을 발판 삼아 올라가든가──나는 합리주의자라서."

로로네 "네 목을 선물로 바치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깨달은 거야."

로로네 "뭐, 너도 비슷한 일을 한 적 있으니. 불평할 처지는 아니지?"

가이자 "과연. 알기 쉽군."


가이자가 웃으며 칼을 뽑았다.


로로네는 퓌르스트 편에 섰다.


서로 이용하고 배신하는 것이 어둠의 세계다.


"그때"가 조금 일찍 왔을 뿐인 것.


호스티스 "ㅁ, 멈추세요 당신들! 여기가 누구 가게인 줄 알고──!"


로로네를 안내해 온 호스티스가 꿋꿋히 목소리를 높인다.


로로네의 부하 "빽빽거리지 말라고 계집!? 꺄꺄 떠들어대는 네년부터 죽여줄──."


촤악!!


호스티스 "꺄아아아아!!"


선혈을 끼얹어진 호스티스가 절규했다.


호스티스에게 손을 대려던 로로네의 부하들이 땅에서 출현한 거대한 창에 꿰뚫린 것이었다.


곤자 "아가씨 이건 우리 쪽의 트러블이다. 댁은 뒤로 물러나 있어. ──당주님!!"

가지아 "그래. 곤자, 너는 송사리들 상대를 부탁하마."

곤자 "예!!"


순식간에 대마인 슈트 차림으로 변한 가이자와 곤자가 각자의 적과 대치한다.


곤자가 로로네의 부하들에 맞서고, 가이자는 로로네를 향해──.


로로네 "어이어이!? 이 유귀(幽鬼) 로로네 님을 상대로 너 혼자 괜찮겠어 도련님!?"


키이잉!!!


가이자 "윽!!?"


강렬한 참격을 가이자는 바로 앞에서 되받아친다.



로로네 "크크, 아무튼 이쪽은 '셋'이라고. 너 같은 애송이에겐 짐이 무겁다니까?"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좁혀오는 로로네.


그 몸이 기묘한 장기(瘴気)를 휘감아, 로로네 자신과 똑같은 형태의 기묘한 '무엇가'를 형성하고 있다.


'유귀'의 로로네.


그것이 어둠의 세계에서의 그의 이명이다.


로로네는 자신과 꼭 닮은 유귀──『불사의 유체(幽体)』를 2체 출현시켜 함께 싸울 수 있다.


전장에서, 유귀는 독립된 별개의 로로네로서 자유롭고 교묘한 연계를 펼친다.


모두 '본인'이니 의사소통이 필요없는 완벽한 연계다.


이 기묘한 기술로 로로네는 무명의 도적 길드를 마계에서도 유수의 신흥 세력으로 끌어올렸다.


밤낮으로 단련을 거듭해 성장하고 있는 가이자라고는 하지만, 단독으로 이기는 것은 어려운 상대.


하지만 가이자는 웃으며 칼을 쥔다.


가이자 "재미있군! 해볼까!!"


키이이잉!!!


덤벼드는 로로네의 대검과 가이자의 애도가 격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