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나게 됬네~ 그런 경험은 없미나 헤어진 연인을 만난 것 만 같은 기분이야."


아스카를 중심으로 바람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끓어오르는 투지를 나타내는 바람은 점점 커져갔다.


[아스카, 철수해! 지금은 블랙과 싸우지마!] 


통신기 너머로 들려온 코타니의 목소리가 절박했다.


"간단하게 퇴각 시켜 줄거 같진 않은 걸."


블랙의 굉장한 기압을 마주했음에도 아스카가 코타니에게 대답했다.


[어쨌든 지금은 싸우지 마!]


"그렇지만, 내 힘은 아사기 씨를 능가했잖아?"


[이론상은 그렇지만! 대마입자는 미지의 영역이 많아!]


[블랙의 불사성이 대마입자에 관련되어 있다고 알아냈지만, 아직은 데이터가 부족해! 지금은 철수야 아스카!]


이런 순간마저 아득바득 설득하려하는 코타니였다.


"알겠어~코타니 쨩의 의견은 충분히 참고가 되었어."


아스카는 쓴웃음을 지으며 통신을 종료했다.




"도망치는 건가?"


"도망치면 가만히 있어 줄거야?"


아스카의 얼굴엔 겁없는 미소가 걸려져 있었다.


강철의 수족에 대마의 힘이 고루 퍼져갔다.


"버텨다오, 나의 수족들아."


".....도망치지 않는 거냐? 계집."


블랙이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조소한다.


고오오오오오


장기가 폭발적으로 부풀어 오른다.


한 걸음이라도 움직인 다면, 그 송곳니가 등을 찢을 것이다.


아스카의 직감이 본능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호오, 이걸 버티다니."


"이런 장기로는 나를 죽일 수 없어."


아스카의 바람이 블랙의 장독을 완전히 차단 하고 있다.


"그 때의 계집아이가 강철의 사신이 되었다라... 그렇게 추악한 손발을 붙여서 사이보그가 되어 나를 쫒는다는 것은 기특한 일이지."


블랙은 아스카의 수족을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이 날이 오는 것을 줄곧 기다리고 있었다."


"괜찮겠나? 도주한 대마인들은 상처가 깊다. 원호하지 않으면 머지 않아 포획당하겠어."


"너를 죽이고 가도 늦지 않아."


"재미있군."


장기의 농도가 단번에 증가한다.


슈우우.


녀석의 의태가 풀려나간다.


은빛의 머리카락.


칼날과 같은 눈동자.


불사왕. 흡혈귀 에드윈 블랙.


"겨우 본 모습을 드러내셨군."


아스카는 퓌르스트로부터 강탈한 코스케를 안전할 것 같은 장소에 내려두었다.


"조금만 기다리고 있으렴."


"후후, 너도 그거에 집착하는 건가, 아사기와 똑같군."


"나는 그 사람과 달라."


아스카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졌다.


"그럼. 어디 한 번, 어떻게 다른지 구경해보실까."


블랙이 양손을 크게 펼쳤다.


"똑똑히 보도록해! 나의 힘을!"


의수에 바람이 휘어감긴다.


"풍신- 와선참!!"


돌풍이 일어났다.


쿠우우우웅.


거대한 바람이 소용돌이가 되어 무수한 진공의 칼날이 형성된다.


"흠, 시시하군."


블랙은 코웃음을 치며 신체를 검은 안개로 만들었다.


콰아앙.


진공의 칼날이 안개를 난도질 했지만 블랙은 경미한 피해조차 입질 않았다.


"그 때와 달라진게 없군."


"변한게 없는 건...."


"...아닛?!"


블랙의 안개가 경악으로 술렁거린다.


"네 녀석이겠지!!"


몸을 안개로 바꾸었다고 한들, 블랙이라고 하는 존재 그 자체가 바뀐 게 아니다.


안개의 중심에는 블랙의 본체가 있다.


아스카는 대마의 힘으로 그것을 잡고 달려들었다.


"하압!!"


바람을 휘감은 대마블레이드가 휘둘러졌다.


"으윽!!"


본체를 지키기 위해 안개가 순간적으로 뭉쳐졌다.


"어때? 제법 쓸만 하지?"


"계집...."


어느새 블랙은 외팔의 모습으로 변해졌다.


아스카의 일격에 왼팔이 밑으로 부터 절단 된 것이다.


잘린 단면으로부터 피가 아닌, 검은 안개가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팔 하나 잘린 기분은 어때? 별 거 아니지? 난 그거보다 4배는 아팠으니까!!"


아스카의 맹공은 쉴틈없이 이어졌다.


"기어오르는 것도 여기까지다!!"


블랙은 분노한 표정으로 오른 손을 검은 안개의 칼날로 바꾸어 휘두르기 시작했다.


상단으로부터 찍어내려지는 소탈한 일격.


"이 자식!!"


아스카는 대마블레이드를 내걸어 안개의 칼날을 받아 들이려 했다.


순간 블랙의 얼굴에 엷은 웃음이 떠올랐다.


안개의 칼날이 대마블레이드를 비집고 빠져나가 아스카의 신체에 닿으려 했다.


이전에는 이것으로 사지를 절단 했다.


하지만.


"얕보지 말란 말이야!!!!"


바람으로 휩싸인 아스카의 신체가 고속으로 회전했다.


초소형의 진공 회오리가 달라 붙으려는 검은 안개를 모두 날려버렸다.


"아닛?!"


블랙의 표정이 또 다시 바뀌었다.


아스카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레그- 스파이럴 킥!!!"   (기족 -회축)


초고속의 돌려차기가 작렬한다.


대마블레이드와 진공 칼날로 이루어진 선풍 참격에 블랙의 오른 팔이 갈기갈기 찢어졌다.


"으윽!!"


양팔이 절단된 블랙이 아스카로부터 거리를 벌렸다.


그 최강의 흡혈귀가 몸을 사리고 있다.


아스카의 공격은 확실히 블랙에게 통한다.  (닿았다, 도달했다.)


왜냐하면 절단 된 좌우의 팔이 재생되고 있지 않다.


아스카의 대마능력이 흡혈귀의 불사 능력을 웃돌고 있는 증거였다.


"추례한 몰골이네, 블랙. 인간을 얕보고 있으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


아스카의 발언에 블랙이 히죽하고 웃는다.


"사과하지, 너를 얕보고 있었다. 이름을 재차 묻도록 하지."


"나의 이름은 코우카와 아스카! 그게 너를 멸하는 자의 이름이야!"


"아스카.... 훌륭하다. 아스카.....!!!"


블랙의 장기가 한 층 더 부풀어 오르며 주위 일대를 감싸는 형태가 되었다.


굉장한 압박감이다.


마계가 이 곳에 출현하려는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우려는 없었다.


아스카는 양손의 대마블레이드를 들어 올렸다.


"와라, 블랙!!"


"아스카!! 나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마!!"


블랙의 모습이 한층더 변모하기 시작했다.


검은 안개가 구름떼처럼 우뚝 솟아 올랐다.


안개 속에서 거대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촤아악.


안개가 겉히자 블랙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이미 흡혈귀 따위가 아니었다.


이마에는 제3의 눈이 빛나고 있었고.


팔도 아수라처럼 4개로 늘어나 있었다.


마인.


그것이 블랙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순한 광소일 뿐인데 땅이 울리는 것만 같은 느낌.


"크윽!"


단순한 소리 자체에도 마력이 깃들은 것만 같다.


아스카는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이를 악물었다.


"코우카와 아스카. 이 세계에서 이 모습을 보인 것은 네가 처음이다. 영광으로 생각하도록!"


"변신 직후의 광소라니, 수준이 딱 삼류 악역이잖아, 블랙!"


심장을 움켜 잡아 악의의 압박감을 물리친 아스카가 자세를 바로 잡았다.


"어리석은 년."


마인이 움직였다.


4개의 팔중 하나가 옆에 떨어졌다.


쿠쿵!!


아스카의 키만한 크기의 마검이 휘둘러졌다.


"크윽!"


막아내는 것 따위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아스카는 바람으로 몸을 가속 시킴으로서 굉장한 기세의 참격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빨라!'


거체에 어울리지 않는 속도감.


"흥, 피했나."


설마 피할줄은 몰랐다는 듯이 말하는 블랙.


이번에는 마극이었다.


번개와 같은 찌르기가 가슴을 향했다.


"치잇!"


아스카는 바람을 일으켜 찌르기를 피한 다음, 단 번에 도약해서 창대에 뛰어 올랐다.


"하압!"


블랙의 미간에 있는 제 3의 눈을 향해 대마블레이드를 휘두른다.


"음."


3번째 손에 들린 마검이 아스카의 체중을 실은 일격을 막아낸다.


"으윽!!"


무게의 차이로 인해, 아스카의 몸이 바람에 날아간다.


'위험...!'


"이만 죽어라."


4번째 손의 마륜이 공중에 떠있는 아스카에게 쇄도한다.


"치잇!! 안드로이드 암 - 마하 펀치!!"


아스카는 바람의 방벽을 전개해, 고속으로 회전하는 마륜의 옆구리를 후려갈겼다.


거슬리는 소리를 울린 마륜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흐읍! 위험했어.."


재빠르게 자세를 전돈한 아스카가 블랙으로부터 거리를 벌렸다.


"그 정도는 해주지 않으면 재미없지."


블랙은 자신의 손으로 돌아온 마륜을 손가락으로 낚아챘다.


블랙의 손에 들려 있는 4개의 무기.


마검, 마륜, 마극, 마겸(낫).


하나 하나가 아스카를 일격으로 죽이는데 충분한 위력이다.


도저히 저런 물건과 서로 부딪히며 싸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접근전은 불리.


'그렇다면!!'


"안드로이드 암 - 몰살의 미사일!!!"


내밀어진 양팔에서 4개의 소형 미사일이 발사 된다.


"시시하구나."


블랙은 우뚝 선 상태로 피하려 하지도 않았다.


콰아아아앙.


굉장한 폭발이 마인을 감쌌다.


"?!"


아스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것만으로 넘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설마 저런 일을 하리라고는


블랙의 주위에 장벽이 형성되었다.


아스카와 같은 바람의 결계는 아니다.


미사일의 폭발 에너지가 바닥 없는 늪에 빠지는 것처럼 장벽에 빨려 들어갔다.


"재미있는 일을 하잖아."


"과연 나의 <중력 장벽>을 깰 수 있을까?"


"중력 장벽?"


"이 에드윈 블랙의 진정한 힘, 그 몸으로 체감해라, 코우카와 아스카!"


블랙의 신형이 흐려졌다.


다음 순간, 블랙은 아스카의 눈앞에 있었다.


"....!!"


아스카의 눈으로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도약한 것 이었다.


번개 그 자체의 참격이 덮쳐졌다.


"크윽!"


기적적으로 회피하는데 성공한 아스카.


어떻게 피할 수 있었는지는 스스로도 모르다.


지금은 원래의 수족 이상으로 익숙해진 안드로이드 다리가 뇌에서 피하라고 명령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문자 그대로의 절박함.


밤색의 머리카락이 절단되어 공중에 흩날렸다.


"여자의 머리카락을!!"


무심코 머리에 피가 쏠렸지만, 그 분노를 표출할 여유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4개의 팔이 각각 다른 생물과 같이 움직이며 각각의 무기를 내지른다.


마검이 섬광이 되어 찍어내려진다.


마겸이 대기를 찢는다.


마극이 번개처럼 쑥 찔러온다.


마륜이 사각으로부터 날아온다.


마치 4명의 적과 동시에 싸우고 있는 느낌이다.


"아까 전의 기세는 어디로 간 거지? 피하기만 해서는 싸움에 이길 수 없다."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거든!!"


적의 간단한 공격을 필사적으로 피하는 아스카.


어떻게든 피할 수 있는 이유는 공격을 상정하지 않고 오로지 방어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 피하기만 하는 것은 무리.


언젠가는 직격 당할 것이다.


아스카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인 일격.


'할 수 밖에 없어!'


아스카가 대마의 힘을 집중했다.


안드로이드 암 & 레그. 리미터 해제.


대마입자 풀 차지.


가속모드 (악셀모드) 겟트 레이디.


"간다!"


전신이 대마입자로 하얗게 빛난다.


1000배의 초고속 기동.


그 순간 아스카는 바람을 넘어, 소리를 넘었다.


정수리에 찍어내려진 마검을 잔상이 되어 피한다.


"?!"


블랙의 얼굴이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초속의 움직임은 마인의 시각으로도 환상으로 보였을 것이다.


"하아아아앗!!!"


슈와아아아악!!


아스카는 자신을 방해하는 4개의 무기를 향해 대마블레이드로 연속해서 쳐낸다.


가속모드의 시간은 단 5초.


자신의 몸통보다 굵은 팔을 하나 하나 절단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다만 길을 만들기 위해 옆으로 치울 뿐.


"!!"


블랙에 있어서는 그저 일 순간.


무기를 가진 4개의 손이 크게 벌어졌다.


목적은 이마에 있는 제 3의 눈.


거기를 관통한다.


"죽어라아아아!!!"


아스카는 날았다.


처절한 기합과 함께 대마블레이드가 번쩍였다.


블랙은 전혀 반응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


아스카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아니.


필살의 칼날이 블랙에 가까워 지는 것에 다라, 아스카가 늦어지고 있다.


1000배에 가속된 속도가 빼앗겨 간다.


"이런?!"


블랙의 중력 장벽이 아스카의 속도를 빨아 들이고 있다.


"구하하하하하하!!!"


블랙의 웃음소리가 가까워졌다.


아주 조금이었을 터.


딱 한 치 만큼 치고 들어가면 되는 간극에 아스카가 블랙에 따라 잡혔다.


가속모드 '종료'


"젠장!"


아스카가 이를 갈며 몸을 당겼다.


하면 할 수 있었을텐데, 블랙은 공격하지 않았다.


"놀랐다, 아스카. 그러한 수단으로 속력을 높히다니.... 사람의 기술도 경시할 수 없군.... 아사기와는 다르다인가... 확실히 그렇다."


"감탄하는 것은 아직 빨라."


"호오, 아직 그 밖에 재미있는 솜씨를 보여 줄 게 있나?"


"너에게 있어서는 재밌지 않을 거야, 내가 죽이기 때문에 말이지."


"잘도 말하는 구나."


"그것은 피차일반 아닌가?"


가속모드의 영향으로 사지가 비명 지르기 시작한다.


'중력 장벽을 깨트릴 후보는 대마초입자 밖에 없네..'


'그런데, 저녀석을 상대로 충전할 시간이 있나?'


강력한 대마초입자포, 하지만 발사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리는 점이 있다.


속력에서도 아스카에 필적하는 블랙을 상대로 그런 시간을 벌 수 있을까.


"잡담은 끝인가?"


블랙이 4개의 무기를 바로 잡았다.


또 접근전이 될 거 같다.


"안드로이드 암 - 몰살의 미사일!!"


아스카는 잔여 미사일을 전부 퍼붓기 시작했다.


"소용없는 짓이라는 걸 모르는 건가."


블랙은 또 다시 중력 장벽을 펼치며 조롱했다.


'그럴 거라고 예상했다고!'


콰아아앙.


폭발이 블랙을 덮쳤지만, 장벽이 그것을 빨아들인다.


'지금이다!'


대마입자포, 에너지 충전.


내밀어진 양손에서 선풍이 소용돌이 치며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아스카! 재미있는 걸 보여주마!"


"?!"


눈앞에 섬광이 펼쳐졌다.


블랙이 중력 장벽으로부터 광선을 발한 것이다.


광선은 검게 발광한 꼬리르 이어 아스카에게 다가왔다.


"크아아아아악!!!"


양팔을 교차한 아스카가 바람의 방벽을 최대치로 높혔다.


새빨갛게 달궈진 철판에 물을 털어 넣은 것 같은 소리가 공기를 흔들었다.


발사 직전까지 충전 중이던 대마초입자포의 에너지가 반대로 방어벽으로 작용했는지, 아스카는 블랙의 괴광선을 겨우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지의 피해는 막심했다.


'출력이 내려가고 있어..'


안드로이드 수족이 이상 경고를 발표하고 있었다.


'대마초입자포를 사용할 수 없어!! 어떻하지?!'


일순간의 마음의 공백이 생긴다.


"어떤가! 싸움은 이걸로 끝이냐!"


"크윽!!"


다음 순간 블랙의 마극이 아스카의 가슴에 꽃히고 말았다.


"크아아아아악!!"


"코우카와 아스카, 여기까지다."


블랙이 한 손으로 아스카의 신체를 가볍게 들어올렸다.


"크윽. 이런 것... 으극..."


마극은 아스카의 가슴을 완전히 관철했음에도 한 방울의 피도 흐르지 않았다.


피는 흐르지 않았지만 엄청난 격통이 아스카를 덮쳤다.


"으윽.. 블래애애애애액!!!"


꽃힌 부분이 아스카의 가슴과 융합하기 시작했다.


뿐만이 아니었다.


마극으로부터 거무칙칙한 장기가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아스카의 대마의 힘. 생명 에너지 그 자체를 빨아 들이고 있었다.


에너지 드레인 이라고 불리는 흡혈귀의 특수 능력이다.


"아아아아아악!!!"


지옥의 불길에 안 쪽부터 구워지고 있는 것만 같은 고통이었다.


아스카는 생명을 쥐어짜, 고통으로부터 저항하기 시작했다.


"이런 걸로.. 질까보냐아아!!"


안드로이드 수족을 움직여 마극을 가슴에서 뽑아내려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제까지 아스카를 도와준 수족이 그녀의 의사를 배반하고 있다.


"우으으으으!! 움직여라! 움직여어어어어!!!"


"크크크, 결국 기술의 산물인가? 아스카야, 너로는 아사기가 될 수 없는 것 같다."


"웃기지마!! 나는 아사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어!! 나는 아스카, 코우카와 아스카다!!"


"하하하하!!! 그렇다면 그 생명, 이 에드윈 블랙에게 바치거라!"


"제엔자아앙!!!"


아스카의 생명 에너지가 모두 흡수되려 하는 순간.


그림자로부터 무음의 참격이 블랙에게 쇄도했다.


"뭣?!"


블랙은 결정타를 찌르기 직전이었던 아스카를 마극으로부터 던져낸 후, 가까스로 참격을 회피한다.


그정도로 날카로운 일격이었다.


"누구냐?!"


블랙이 급습한 사람의 그림자를 노려보았다.


달빛에 여자의 모습이 비춰졌다.


여인의 정체는 가면의 대마인.


"아스카, 도망치세요!"


가면의 대마인은 주저없이 블랙을 베기 시작했다.


2자루의 너클 블레이드가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휘둘러졌다.


"흠, 재미있군."


블랙은 새로운 적의 출현에 미소를 띄었다.


챙! 챙! 챙!


무수한 스파크가 둘 사이에 흩날렸다.


물러나고 있는 것은 블랙.


가면의 대마인이 압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블랙은 4개나 있는 무기중 마검 밖에 사용하지 않은채 가면의 대마인의 양손 공격을 모두 막아내고 있었다


"아스카! 일어서세요! 아스카!"


"크으으.. 소장...?"


고물 조각처럼 던져진 아스카가 비틀비틀 일어난다.


"어...어떻게..?"


"도망치는 거야, 아스카!"


"그런가, 네가.."


방어만 하던 블랙이 마검을 크게 휘둘렀다.


가면의 대마인이 그림자가 사라지듯, 불가사의한 움직임으로 그것을 피한다.


하지만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었다.


참풍의 여파가 대마복의 일부를 크게 찢어버렸다.


"네가 미연에서 나의 조직을 망치고 있던 <가면의 대마인> 이냐?"


블랙은 그녀의 존재를 확인 하듯 물었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블랙을 응시한채 외쳤다.


"아스카, 여기는 내게 맡기고 당신은 도망치세요!"


몽롱한 상태에서도 아스카는 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생기를 빨려서 서있기는 커녕, 눈을 뜨고 있는 것도 버거웠다.


설상가상으로 안드로이드 수족의 상태는 최악이다.


후퇴하는 것 이외에 판단은 있을 수 없다.


그렇지만...


"아스카!! 빨리!!"


그 사람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버리려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러면 그때와 똑같잖아...."


"남동생을 돕기로 한거 아니었니?!"


"그, 그렇지만!!"


"아스카! 대마인이라면 당신의 목적을 완수하세요!"


"그치만.... 소장... 그런 건...."


"아스카!!!"


"크으윽!!"


아스카가 입술을 깨물었다.


삐걱거리는 손발을 움직이며, 놓여져 있던 코우스케의 고기를 주웠다.


후우웅.


평소의 반의 힘도 안 되는 한심한 바람을 발생시킨다.


"크크크크."


블랙은 그 모습을 비웃으며 바라 보았다.


아스카에겐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이미 죽일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복수하러 오는 것을 기대하는 건지는 모른다.


"아스카, 빨리 가세요!! 나도 이제 시간이 없어! 가는 거야, 아스카!"


"그, 그런?!"


"아사기와 함께 싸우는 거야! 마음에 안드는 여자지만, 이 괴물을 쓰러트리려면 그 방법 밖에 없어."


".....소장.."


"코우카와 일족의 미래를 당신에게 맡깁니다!! 어서 가세요 아스카!... 가서.. 아사기를 찾아!!"


"....풍신....비상!"


아스카는 휘청거리며 공주에 들떴다.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끝없이 흘러내렸다.


눈물은 허약한 바람으로 가라 앉혀져 곧바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