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블랙과 가면의 대마인.


대치하는 두 명 사이로 이상한 정적이 흘러내렸다.


정적을 깨트린건 블랙이었다.


"그런가. 영혼이 발하는 냄새가 난다. 누구인지 알았다, 재미있군!!"


아스카의 가슴을 관통한 마극이 가면의 대마인에게 쇄도한다.


"합!"


가면의 대마인은 예상했다는 듯이 몸을 피하며 블랙의 간격으로 들어왔다.


"대마살법. 귀참리!!"


양손의 너클 블레이드가 참격의 궤도를 그린다.


"흠."


그렇지만 화려한 연속 공격은 모두 블랙의 중력 장벽에 막히고 만다.


"소용없다."


날벌레를 쫓아내는 것처럼 손에 들린 마륜을 대마인에게 내던진다.


"크윽!"


격렬한 불꽃이 흩날렸다.


2자루의 너클 블레이드로 공격을 받아낸 탓에 충격의 여파로 바람에 날아간 가면의 대마인.


"합!"


가면의 대마인은 공중에서 두바퀴 회전하며 사뿐히 지면에 착지한다.


데미지가 없다고 생각한 순간, 가면이 두동강나며 지면에 떨어졌다.


"역시.."


"그 계집아이를 돕는 것은 두번째인가? 무슨 가치가 있는 거지? 오보로."


"너는 평생 알 수 없겠지, 불사자."


"그 때, 너는 몸을 바쳐 그 계집아이를 도왔다. 그리고 퓌르스트의 손에 의해 어둠에 물들었을터, 실제로 우리 부하인 오보로는 건재하지... 크크 사람은 실로 재미있군."


"그따위의 가짜는 한 떄 나의 신체였던 것에 사악한 영혼은 넣었을 뿐인 존재에 불과해."


"하하하! 그런 가면을 쓰고 있는 너야말로 오보로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아."


"그 오만!"


"그런 그림자 같은 몸으로 아직 이 에드윈 블랙에게 거역하는 거냐, 오보로!"


블랙의 거체가 돌진한다.


4개의 무기를 휘두르자 오보로는 단번에 열세에 몰린다.


4개의 무기가 내지르는 다채로운 공격을 근소한 차이로 피하고 있지만, 반격할 수 없었다.


"어떻게 된 거냐, 오보로. 도망밖에 치지 않는 구나. 아스카가 너의 배는 만만치 않았다!"


"확실히 나는 아스카를 이길 수 없지만... 너를 쓰러트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렇다면 해보시지!!"


굉장한 충격음이 대기를 흔들었다.


꾸중과 함께 내질러진 마검이 오보로를 머리부터 일도양단 한 것이다.


"흥. 시시하기 그지 없군."


그러나 다음 순간 블랙의 눈이 크게 젖혀졌다.


"아니?!"


죽어있는 것은 칸다 여단의 병사였다.


"하아아아앗!!"


오보로가 블랙의 배후로부터 너클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그것이 너의 힘인가!"


블랙의 마극이 오보로를 일순간에 찔러 죽였다.


그렇지만 또 다른 칸다 여단의 병사가 죽었다.


"이야아압!!!"


이번에는 땅 속으로부터 출현한 오보로가 일격을 먹인다.


"크하하하하하!!"


블랙이 크게 웃으며 회피한다.


"과연, 사람의 정신에 이동하여 영혼을 이동시킨다. 그것이 너의 힘인가? 과연 납득이 되는군 그래. 너의 흔들리는 퇴색하는 영혼이 사라져 가고 있구나?"


"오랫동안 스스로의 육체에 떨어지면 한계가 있겠지."


"감이 좋은 남자는 좋아하는 편이야."


코트를 벋은 오보로의 쌍안엔 결의가 차올랐다.


"남은 영혼을 전부 걸은 건가?"


"그렇기에 나의 일격은 필살이지. 반드시 당신의 불사에 다다른다. 저승의 통행 증거로는 당신의 목으로 충분하지?"


"너의 영혼이 나에게 닿는지 지켜봐 주지."


블랙이 히죽 웃자 오보로도 처절한 미소를 띄었다.


촤아아악!!


피물보라가 터지며 4 개의 팔이 모두 베어 날아갔다.


"이럴수가?!"


"그 목!! 받아 가겠어!!"


승부는 정해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


단말마의 절규조차 희미했다.


4개의 팔의 단면으로부터 검은 안개의 칼날이 출현해 오보로의 신체를 꿰뚫은 것이다.


오보로의 단말마와 함께 그녀의 무기가 모두 부서졌다.


"유감이다! 너의 영혼은 중력인 내게 닿지 않는다!! 만물의 근원인 바다에 닿을 힘이 없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만전의 몸이 아니었지, 실로 아깝다, 희미했어!!"


"아스카와...아사기가...너를 ... 멸할 거다..."


"그렇다면 지켜봐주지, 그럴 가치가 있었는지를."


"아...스...카..."


"작별이다, 오보로!"


안개의 칼날이 오보로의 신체를 찢어발겼다.


그 시체가 바뀌는 일은 없었다.


코우카와 오보로의 생명이 완전하게 다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