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저건 날 감시하고 있는 거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엉뚱한 드레스 차림으로 나타난 이슈타르는, 이후 찾아온 암브로스에게 끌려가 수영복 차림이 되어 돌아왔다.


암브로스는 그것으로 만족했는지 내게 손을 흔들고 떠났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바다의 집이 이 비치에 있다지만, 갈 마음은 없다.


남은 이슈타르는 어떤가 하면 가만히 이쪽을 보고 있다.


녀석에게는 꿈의 세계에서 살해당할 뻔한 만큼 아무래도 불편하다.


리림 "두목, 이제 저 녀석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리림이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물론 나를 이 비치로 데려온 각성 리림 쪽이다.


나 "아니, 그래도 신경 쓰인다고."

리림 "괜찮아. 저 녀석이 두목에게 뭔가 할 일은 이제 절대 없으니까."

리림 "뭣보다 신경 쓰인다면 나를 신경 써줘♪"

리림 "모처럼 두목을 위해 이런 섹시 수영복을 입고 왔으니까. 더 빤히 쳐다봐도 돼."

릴림 "목욕탕에서 알몸으로 있는 것보다 이런 느낌의 보일 듯 안 보이는 게 좋지? 두목은 무뚝뚝한 척 하는 변태니까."

나 "시끄러워."


나는 반사적으로 딴죽을 걸었지만, 확실히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느낌의 훌륭하고 섹시한 수영복이다.


뿔과 꼬리는 남겼지만 박쥐 같은 거대한 날개는 가려, 아주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다.


눈부신 태양 아래, 그 리림의 본성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거북함 없는 미소가 분하게도 매력적.


──라는 말을 하면, 분명 까불어 댈 테니 말하지 않는다.


리림 "아핫. 삐진 두목 귀여워."

리림 "무뚝뚝한 변태라고 싫은 건 아니야. 나 그런 두목을 좋아해."

리림 "야한 시선으로 보이면 두근두근 거려. 그럴것이, 나 음마인걸~♪"

나 "그건 알아."


난감하군.


전에 이나게야에서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느꼈지만 평소의 건방진 리림에 비해 애정표현이 굉장히 직설적이다.


이런 리림과 함께 있으면 역시 당황하게 된다.


리림 "그러니까 불끈불끈 하면, 언제 어디서든 자빠뜨려도 돼."


그리고 평범하게 음마인 탓에 이런 식으로 남심을 교묘하게 부추긴다.


나 "또 그거냐. 이런 데서 그럴 수 있겠냐."

리림 "그럴 수 있거든. 음마의 힘을 조~금 쓰면."

리림 "주변 모두에게 나와 두목을 인식시키지 않게 하는 것도 간단하고"


리림은 가벼운 투로 말했다.


그렇게 라이브러리나 토키코나 츠루, 아무의 눈을 피해 목욕탕에 침입할 수 있었나?


무서운 녀석.


리림 "왜, AV에도 그런 거 있잖아. 이쪽에서는 보이지만 저쪽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 같은──."

리림 "그, 뭐라고 했지?"

나 "매직 미러?"


내가 무심코 대답하자 리림은 자못 기쁜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릴림 "아───! 역시 그런 거 좋아하는구나. 두목은 변태───!!"

리림 "그럼 지금 당장 할래? 저기저기저기? 모두에게 보이지 않게 해버릴까?"

나 "안해도 돼."

리림 "정말, 무리하기는~♪"


리림은 내 몸에 달라붙어, 수영복으로 가려지지 않은 생가슴을 노골적으로 들이밀어온다.


나 "ㅇ, 야, 떨어져."

리림 "싫어~♪ 내 가슴에 부끄러워 하는 두목, 귀여워♪"


에이잇, 부끄러워 하는 게 아니라, 너의 유혹을 참는 거야.


여기서 이성을 잃으면 진다. 힘내라 나.




그렇게 는실난실 거리는 두 사람을 조금 떨어진 곳에 숨어서 감시하는 여자가 있었다.


후우마 가문 전 당주 후우마 단조의 집사로서 「노려라! 현 당주 후우마 코타로의 집사」의 후우마 아마네였다.



후우마 아마네 "ㅈ, 저 여자......내 도련님에게 무슨 짓을."

아마네 "도련님도 저렇게나 인중이 늘어나고......큿. 저렇게 되는 건 나만으로 충분한데."

아마네 "대체 어디서 저런 여자와? 내가 모르는 사이에 알게 된 거지? 설마 오늘 여기서 헌팅!?"

아마네 "그누누눗~~~~~!"


아마네는 후우마에게 달라붙어 있는 여자가 리림이 각성한 모습인 줄은 모른다.


고로 본 적 없는 파렴치한 여자가 도련님과 가깝게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


안달복달 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 도련님 절찬 감시 중인 아마네에게는 일행이 두 명 있었다.



도쿄 킹덤의 갱, "수왕회"에 소속된 수인 토라지로와 아미다하라, 나카노시마 갱단의 간부, 사람들이 부르길 '인외의 오료'였다.


오늘은 아마네의 권유로 이 바다에 왔는데, 


토라지로 "아마네, 난 이제 질린 거다. 모처럼 바다에 왔으니 빨리 헤엄치고 싶다."


이름표가 달린 흰색 스쿨 수영복이라는 묘하게 매니악한 모습의 토라지로가 짜증내며 말했다.


아마네 "안돼. 수영할 때가 아니야."

인외의 오료 "하아......누님. 설마 저희들에게 권유한 건 이렇게 도련님를 감시하기 위해서인가요?"


서퍼와 같은 스포티한 수영복 차림이지만 트레이드 마크인 금속 배트를 잊지 않은 오료가 어이없다는 듯이 확인한다.


아마네 "당연하지. 도련님의 소중한 정조는 이 내가 지킨다."


아마네는 두 사람을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굉장한 얼굴로 도련님를 응시하고 있다.


그녀는 알 길이 없지만 그 표정 역시 다른 곳에서 보고 있는 이슈타르와 같았다.


인외의 오료 "이 내가 지킨다 해도, 도련님도 그 나이대의 남자인데."

인외의 오료 "후우마의 당주라면 여자를 대하는데 나름대로 익숙해지지 않으면 곤란할 것 같은데요?"


이전에, 미연으로부터 후우마를 구출하는데 협력해, 그 성질을 조금 알고 있는 오료가 중재하듯 말했다.


조금 무르기는 했지만 오료의 진면목을 보고도 태연한 얼굴을 한, 상당한 도량의 소유자였다.


과연 누님이 심취하고 강한 여자가 자연스레 모여든다고 오료도 납득한 것이다.


아마네 "으......그, 그건 그렇지만......"


오료의 정론에 아마네는 약간 입을 다물었지만,


아마네 "아니, 그렇기에 더욱 이런 곳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경험하게 하고 싶지는 않은 거다."

인외의 오료 "그럼 얼른 누님이 자빠뜨리면 되지 않을까요?"

아마네 "뭣!?"


아마네는 과장스럽게 고개를 젖히고,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얼굴로 여러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네 "그건 안돼!"


결국 그렇게 말했다.


인외의 오료 "어째서요?"

아마네 "그, 그야 그러면 네 말대로 그냥 자빠뜨려질 거야!"

아마네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도련님이 스스로 나를 찾기 바란다!"

아마네 "그때는 한껏 보답하겠다. 그러기 위해 날마다 몸을 단련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도련님!"


아마네는 그 도련님이 눈 앞에 있는 것처럼, 팡하고 가슴을 쳤다.


인외의 오료는 "네, 그런가요......(귀찮은 성격이구만, 누님)"


이런 좋은 날씨의 바다에서 수영복 차림을 하지 않는 것도 『도련님 외에는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란다.


토라지로 "가르르르.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거ㅏ다. 혼자 헤엄치러 가는 거다!"

인외의 오료 "토라지로, 다녀와. 누님은 내가 보고 있을 테니까."

토라지로 "그렇게 하는 거다!"


토라지로는 곁눈질도 하지 않고 바다로 뛰어들어, 굉장한 기세로 헤엄치기 시작했다.


아마네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도련님를 물끄러미 바라본 채 중얼거리고 있다.


아마네 "그건 그렇고 토키코 녀석. 도련님을 혼자 이런 곳에 오게 하다니."

아마네 "그래서 녀석은 믿을 수 없는 것이다. 그 파렴치 집사."

인외의 오료 "아, 누님, 그 파렴치 집사 말입니다만, 저기 있는 거 아닐까요?"


말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오료는 문득 본 그것을 말한다.


아마네 "뭐!?"


아마네가 돌아본 그 끝에는──.





후우마 토키코 "잠깐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현 후우마 가문 집사, 아마네에게 그 지위를 날마다 노려지고 있는 후우마 토키코가 있었다.


게다가 이쪽은 눈에 확 들어오는 초미니 비키니 차림이다.


여름 해변의 옷차림으로는 이쪽이 맞다.


물론 토키코도 후우마 코타로를 감시하러 왔었지만, 그런 그녀를 세 명의 헌팅남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헌팅 오크 켄지 "누나! 그런 말 하지 말고 우리랑 같이 놀자구."

헌팅 트롤 준야 "여기서 누나를 다시 만나다니 이런 행운은 또 없을 거야."

헌팅 닌자곰 쿠마오 "봐줘, 누나. 또 이렇게 자랐다구. 쥐어뜯은 보람이 있어!"

토키코 "당신들 끈질기네요. 계속 방해한다면 가만두지 않을 거에요."


헌팅 오크 켄지 "그 말인즉슨, 또 그 빡센 한 방을 날려준다고?"

헌팅 트롤 준야 "효───. 또 누나에게 때려눕혀지다니 천국에 갈 것 같아."

헌팅 닌쿠마 쿠마오 "장난 아닌데!! 털이 완전히 자랄 것 같아!!"

토키코 "아아 정말, 성가시게. 당신들은 대체 뭐에요."


헌팅남들

"""누나, 기억해 줘. 우리는 펑키 비스트!!!"""


토키코 "하아......"


토키코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헌팅남들 사실 아는 사이다.


예전에 다른 해안에서 똑같이 얽히고, 거기에 어째선지 고양이 집단까지 나타나 매우 성가시게 된 것이다.


그때의 일이 떠올라, 토키코가 진절머리 내고 있는데, 오늘은 고양이 아닌 아마네가 나타났다.


아마네 "토키코! 이런 곳에서 그런 꼴을 하고 남자와 놀고 있다니 뭐하는 거냐!"

아마네 "지금 이 바다에서 도련님의 정조가 위기이거늘. 네 녀석, 그러고도 집사냐!"

토키코 "아마네? 딱히 놀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저도 도련님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토키코 "그런데 이 사람들이 자꾸 얽혀들고, 왜 당신까지 여기에. 정말 귀찮게......"

아마네 "귀찮다고! 이 남자를 밝히는 파렴치 집사가! 용케도 그런 음란한 꼴을 할 수 있군!"

토키코 "갑자기 튀어나와서 뭔 소리에요!? 게다가 이건 그냥 수영복이에요! 트집 잡는 것도 적당히하세요."


일촉즉발의 두 사람 사이로 인외의 오료가 끼어들다.


인외의 오료 "네네, 누님도 토키코 씨도 목적은 같으니까 사이좋게 지내요."

인외의 오료 "어이, 방해는 적당히 해. 우리는 바빠. 놀이 상대가 필요하면 딴데로 가라고."


오료는 휙휙 손을 흔들며 헌팅남들을 쫓아내려 했지만 무리는 오히려 기를 쓰고 있다.


펑키 비스트 

"뭐야 누님"

"갑자기 나와서 큰소리치고."

"그렇다면 누님이 놀아줄래?"


오료는 히죽 웃었다.


오료 "헤에, 너희들 나랑 놀고 싶은 거냐. 이 모습을 보고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으랴아아아아아아!!"


기합 한 방.



오료는 그 참된 모습, 태어난 고향에서도 '꺼림칙한 아이'라 불리던 이형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인외의 오료 "자, 어느 쪽부터 놀아줄 거야?"


오리하르콘 금속 배트를 들이대자 헌팅남들은 쏜살같이 달아났다.


인외의 오료 "바로 도망쳐버리는 구만. 뭐, 이런 나에게도 태연한 그 도련님이 괴짜인 거지만 말이야."


오료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아마네와 토키코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인외의 오료 "토키코 씨, 성가신 것들은 쫓아냈어요."

인외의 오료 "누님도 이런 데서 싸울 때가 아니잖아요. 도련님을 지켜보는 거 아니에요?"

아마네 "그, 그렇지......"

토키코 "감사합니다."


독기가 빠진 아마네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 토키코도 꾸벅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둘이서 후우마의 도련님을 돌아보면,


토키코 "아마네! 저거!!"

아마네 "도련님과 여자가 바다의 집으로 들어간다!"

토키코 "설마 저기서 나쁜 짓을!?"

아마네 "놔둘까 보냐!"

토키코 "당연합니다!"


두 사람은 사이좋게 뛰기 시작한다.


인외의 오료 "유유상종이라더니."


오료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어깨를 으쓱하며 두 사람을 따라갔다.




한바탕 바다에서 놀고(물론 건전하게), 나와 리림은 바다의 집에서 쉬기로 했다.


암브로스의 가게가 아니라 아주 평범한 바다의 집이다.


이슈타르의 시선은 여전히 느끼지만 신경 쓰지 않도록 한다.


리림 "있지, 두목은 뭐 먹을래?"

나 "그렇네. 역시 바다고, 카레나 먹을까."

리림 "정말. 두목, 진짜 모르겠어?"


리림은 감질난다는 듯이 내 팔뚝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른다.


나 "뭘."

리림 "그럴 땐 내 눈을 빤히 쳐다보고, 『널 먹고 싶어』라고 말해야지."

나 "그런 말 하지 마라."

리림 "쳇──."


이런 선동에도 익숙해졌다. 가볍게 흘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키리하라 준코 "어머, 후우마 군?"

시미즈 칸나 "안녕, 우연이네."


아는 얼굴이 두 명 있었다.


나 "준코 선배? 칸나 선배?"


오차학원 졸업생으로 뇌둔술사인 키리하라 준코 선배와 다른 한 명은 상급생으로 빙둔술사인 시미즈 칸나 선배다.


준코 선배는 파고드는 게 굉장한 하이레그, 칸나 선배는 대담한 하이넥 비키니, 둘 다 가슴 한가운데를 활짝 열고 있다.


리림 "한순간에 수영복 체크. 두목은 변태♪"


리림이 나한테만 들리도록 중얼거린다.


그것을 추격하듯이,


준코 "후우마 군, 멋진 사람과 함께네요."

칸나 "데이트?"

나 "아, 아니, 이건......!"


이 리림과 함께 있는 걸 아는 사람이 없길 바래서, 오차마을에서 조금 먼 이 해변으로 왔는데.


순간적으로 내가 대답이 궁해지자, 리림이 멋대로 대답했다.


리림 "두목의 연인 리림입니다♪"

나 "아, 아니야!!"

준코 "리림?"

칸나 "평소와 모습이 다른데?"


어리둥절해 하는 두 사람에게 리림은 함박웃음으로 가슴을 쳤다.


리림 "무후후. 그건 세상으로부터 숨기 위한 임시 모습."

리림 "리림은 두목 앞에서만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리림 "두목, 곤란한 걸 보여버렸는데. 어떻게 하지?"


하고 짐짓 팔짱을 껴 온다.


틀린 말은 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에게 전해지는 뉘앙스는 크게 달랐다.


준코 "어머나."

칸나 "뜨겁네."

나 "아니에요 아니에요. 리림의 진짜 모습이란 건 사실이지만, 딱히 연인 같은 건 아니니까요."

나 "너, 이상한 소리 하지마."

리림 "부──. 두목 정말 못써먹겠다니까."


리림은 삐친 듯 볼을 부풀렸다.


조금 귀엽지만 말하지 않는다.


준코 "그래도 커플끼리 즐거울 것 같네요. 저희는 쓸쓸하게도 여자 둘 뿐인데."

칸나 "그건 임무가 끝난 김이니까 어쩔 수 없죠."


이 근처에서 임무가 있었던 것 같다. 그 김에 해수욕인가.


그러다가 마주치다니 운이 나쁘다. 이제와서의 이야기지만.


나 "저기, 죄송합니다. 얘가 이것저것 귀찮은 걸 끌어안고 있으니, 모두에게는 비밀로 해주세요."


내가 두 사람에게 그렇게 부탁하면,


준코 "우후후, 알겠습니다. 후우마 군에게는 알려지면 곤란할 사람이 많을 것 같고요."

칸나 "별로 말할 생각은 없지만 언젠가 크게 혼날 거야. 하지만 자업자득이겠지."


준코 선배는 쿡쿡 웃고, 칸나 선배에게는 차가운 눈으로 보이고 말았지만, 어떻게든 그 자리를 피한다.


그리고 두 사람의 눈을 피해 안쪽으로 가자 점원이 두 명, 파닥파닥 쿵쾅쿵쾅 다가왔다.


나 "!?"


어이, 잠깐──.



시무루그 "어서오세요──쿠게엣!"

오로바스 "오오오오오오오!! 너, 너희들은!!"


시무루그&오로바스 ""모든 음마의 대두목에 그 여자!""


주문을 받으러 온 것은 올빼미 수인 시무루그와 반인반수의 갑옷마인 오로바스.


노마드의 대간부 퓌르스트를 섬기는 사천왕 두 사람이었다.


얼마 전 요미하라의 점쟁이 안나, 동시에 음마 판타즈마이기도 했던 이심동체인 그녀의 건으로 적대하고, 두 사람을 꿈의 세계로 끌어 들여, 거기에 각성한 리림까지 나타나 격퇴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모든 음마의 대두목』이라는 것은 리림과 판타즈마가 들떠, 내가 그렇다고 생각하게 한 탓인데, 아무래도 아직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리림 "아──, 지난번의 녀석들. 헤에, 살아 있었구나."

나 "너희들 이런 곳에서 뭐하는 거야!?"


리림은 매우 태평한 얼굴로, 나는 역시 경계하며 물었지만, 둘 다 겁에 질린 모습으로,


오로바스 "우, 우리들을, 끝장내러 온 건가!"

시무루그 "주, 죽일 거면 오로바스부터 해라. 전부 이 녀석이 나쁘다구! 나는 이 녀석의 덤이야!"

오로바스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 너 때문에, 나, 버림받았다 .시무루그, 항상 입만 살아있고, 쓸모없어."

시무루그 "언제나 나를 방해하는 네가 할 말이냐!! 너만 없었다면 난 이런 곳으로 날아오지 않았을 거야!"

오로바스 "아니야, 나쁜 건 너!"

시무루그 "쿠게에에에에에!!"

오로바스 "부오오오오오오오!!"


시무루그와 오로바스는 우리 앞에서 싸우기 시작했다.


사이가 좋은 것 같으면서도 나쁜 것 같은. 일단 좋은 콤비이긴 하다.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사쿠라 "어이 거기!! 주문도 안 받고 뭘 떠드는 거야──!!"


시무루그&오로바스 ""헉!!!""


날카로운 질책에 둘은 순식간에 싸움을 멈추고 찌그러졌다.


누군가 하면, 우리 집의 사쿠라다.


올해도 바다의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더니 설마 여기였을 줄이야.


우리를 알아보고, 사쿠라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쿠라 "후우마 군? 과, 어레레? 혹시 같이 있는 건 예의 각성 리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순식간에 그것을 간파하고 확인해 온다.


나 "잘도 눈치챘는데."

리림 "사쿠라, 굉장해."

사쿠라 "그야 뭐."


사쿠라는 자랑스러운 표정을 짓고 나서, 못마땅한 듯 입을 삐죽 내밀었다.


사쿠라 "뭐야뭐야? 나는 여기서 혼자 외롭게 아르바이트 하는데."

사쿠라 "후우마 군은 나 몰래 또 하나의 리림과 데이트? 에──! 그건 아니지 않아?"

나 "아니, 그런 게 아니거든. 그런 것보다 이 녀석들은 뭐야?"

사쿠라 "시무루그와 오로바스? 알바야 알바"

나 "알바?"


갈수록 의미를 알 수 없다.


사쿠라 "뭐라나. 퓌르스트에게 쫓겨났대."

사쿠라 "그렇게 둘이서 이 근처를 헤매다가 굶어죽을 뻔해, 일단 여기서 일 하기로 했어."

사쿠라 "나, 동물은 좋아하고, 뭔가 저버릴 수 없어서."

나 "뭐, 동물은 동물이지만......너희들 노마드에서 잘렸냐?"


내가 조금 동정하는 눈으로 둘을 보자, 사이좋게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오로바스 "퓌르스트 님, 나, 이제 필요없대."

시무루그 "그렇게나 헌신해 왔는데 이런 놈과 함께 버려졌다."

나 "그럼 이제 대마인과 싸울 생각은 없는 거야?"


둘은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오로바스 "이제 싸울 이유가 없다."

시무루그 "그 둘은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사쿠라 "뭇짱 선생님과 커다란 나. 둘에게 연패 중이래."


사쿠라가 그렇게 보충한다.


나 "그건 무리겠지."

시무루그 "너희에게도 졌다."

오로바스 "갈 곳, 이제 없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어쩐지 불쌍해졌군.


뭐, 그런 거라면.


나 "그럼, 아르바이트 열심히 해. 아사기 선생님에게는 보고했어?"

사쿠라 "음──아직. 역시 하는 편이 좋을까?"

나 "그게 낫지. 이 녀석들의 처우도 아사기 선생님이라면 생각해 줄 테고."

사쿠라 "그래. 돌아가면 얘기해볼게. 그래서 둘 다 뭘로 할래?"


바다의 집 점원으로 돌아와, 사쿠라가 물어본다.


나 "여긴 뭐가 맛있지?"

사쿠라 "카레 어때? 전에 알바했던 곳과 달리, 이쪽은 본격적이고 맛있어."

나 "그럼 그걸로 부탁해. 곱빼기로. 그리고 콜라."

리림 "나도──."

사쿠라 "네. 곱빼기 카레와 콜라 2인분. 거기 둘, 얼른 움직여!"


시무루그 "쿠게에──."

오로바스 "브로로로──."


별로 잘 해나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둘은 알바로 돌아갔다.


나 "설마 녀석들이 이런 곳에 있을 줄이야."

리림 "굉장히 비참한 처지네."

나 "그러게."




한편, 그 무렵 둘을 비참한 처지에 빠뜨린 장본인 퓌르스트가 에드시마 해안에 출현하고 있었다.



퓌르스트 "훗훗훗. 이제야 찾았군요, 음마왕의 후계자. 설마 이런 곳에 숨어 있었을 줄이야."

퓌르스트 "그 쓸모없는 놈들에게 추적 마법을 걸어 내팽개친 보람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 추적 마법을 믿고 전이 마법으로 여기까지 날아온 것이다.


수영복 등은 입지 않고 평소와 같은 주름이 있는 법의 차림이다.


당연히 바다에서는 눈에 띄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퓌르스트 "그건 그렇고 덥네요"


그건 신경 쓰이는 듯 하다.


퓌르스트 "그럼 저 짐승들에게도 다시 한 번 도움을 받아볼까요"

퓌르스트 "두 마리 있어도 소용없으니 차라리 한 마리가 되어 버려요. 내친 김에 덤도 달아 드리죠."


대머리에 맺힌 땀을 닦고 퓌르스트는 기이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시무루그 "ㄱ, 곱빼기 카레와 콜라, 2인분"

오로바스 "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시무루그와 오로바스의 콤비가 위태로운 손길로 카레와 콜라를 날라왔다.


나 "오, 왔다왔어."


부랴부랴 그것을 받으려 하자 리림이 오늘 처음으로 긴장된 목소리를 냈다.


리림 "두목 기다려! 누가 얘들한테 마법을 걸고 있어!"

나 "!?"


카레와 콜라가 바닥에 떨어진다. 그리고 둘이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시무루그 "크아아아아아아!"

오로바스 "가아아아아아아!"


나 "어, 어이!?"

리림 "두목! 가까이 가면 안돼!"


리림이 말할 것도 없이, 나는 둘로부터 재빨리 거리를 벌렸다.


오로바스와 시무루그의 몸이 융합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무루그&오로바스

"크기이이이이이잇!"

"아가아아아아아악!!"


고기와 고기가 억지로 섞여, 각각의 특징을 곳곳에 남기면서 다른 것으로 변해간다.


둘이 원하는 게 아니다.


이 고통으로 미루어 보아, 억지로 융합시키고 있다.



??? "우그그그그그그......"


이윽고 시무루그도 오로바스도 아닌 네발 마수가 형상을 이루었다.


온몸은 부르르 떨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벽에 이마를 내리치듯 머리를 세차게 휘두르고 있다.


??? "그그......그그......ㄴ......나......나는......누구......?"


자기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모습이다.


좌우의 눈 색깔이 다른 것부터가, 두 사람 몫의 사고가 섞여 있는지도 모른다.


나 "시무루그, 오로바스 괜찮아? 나를 알아보겠어?"

??? "으으으......그그그......우그그......"


느리지만 신음만 내뱉을 뿐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다.


사쿠라 "우와, 둘이 합체했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나 "몰라. 갑자기 합체했어."

리림 "그러니까 누군가 마법을 걸었대도. 강제적인 융합 마법이야. 엉망진창으로 나쁜 놈."

나 "누구? 퓌르스트?"

리림 "분명 그럴거야!"


그때였다.


몬스터

"GRUUUUUUUU!!!"

"GRUUUUUUUU!!!"

"GRUUUUUUUU!!!"


관광객

"꺄아아아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괴물이다!!!"


해안 쪽에서 몬스터들의 포효와 수많은 사람들의 비명이 들렸다.



비치웜

"GRUUUUUUUU!!!"

"GRUUUUUUUU!!!"

"GRUUUUUUUU!!!"


허겁지겁 그곳을 찾아가 보니 데빌웜의 아종 비치웜이 모래사장에서 줄줄이 기어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런 곳에 자연스럽게 나타날 만한 몬스터는 아니다.


나 "저쪽도 퓌르스트의 짓인가!

준코 "후우마 군, 이쪽은 부탁해요!"

칸나 "나중에 제대로 설명해 줘!"


준코 선배와 칸나 선배가 비치웜을 요격하기 위해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시무루그와 오로바스가 억지로 융합되어 태어난 놈은 어떻게든 의식을 통합한 것 같다.


시무바스 "우그그그......그그그......ㄴ, 나는......시무바스......"

사쿠라 "이름도 합쳐졌어."

리림 "알기 쉽네."

나 "그런 말을 하고 있을 때냐."

시무바스 "......!!"


심하게 일그러진 얼굴 좌우에서 색깔이 다른 눈이 나를 뚫어지게 보았다.


어디까지 원래의 인격이 있는지 불분명하지만 거기에 담긴 의도는 분명하다.


즉, 살의.


시무바스 "모, 모든 음마의......두두두목......나......죽인다!"

나 "또 나야!"


심지어 저런 모습이 되어도 착각하고 있다.


둘 다 그랬으니 당연한가.


어쨌든 어떻게든 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