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분 뒤.


아수라장인 술집에서 탈출한 우리들은 거리의 메인스트리트를 걷고 있었다.


레비: 헤에ㅡ? 좀 전의 그게 닌자의 술법이라는 녀석이야?

레비: 너희들, 꼬맹인데도 터무니없는 기술을 쓰네. 완전 대단한걸


헤비코: 에헤헤. 레비씨야 말로, 드라마처럼 무척 강하시네요! 헤비코 감격했어요!


시카노스케: 맞아맞아! 저도 흥분해버렸어요! 술집에서의 난투도 드라마의 [맞다 그장면~] 같은 느낌이었고요!


레비: 아? 그 얘긴 좀 봐주라. 그 드라마, 너희들도 봤어?

레비: 그건 거짓말투성이라고. 뭐어 확실히, 이상한 기자의 취재에 협력해주긴 했었다만.

레비: 그걸 가지고 멋대로 드라마까지 만들다니, 이쪽은 곤란했다고.


헤비코: 에ㅡ? 그랬었나요?



레비: 그래. 엉터리야 엉터리. 정말이지, 진짜 나는 드라마의 100배는 총을 더 잘쏜다고!


헤비코: 우와! 드라마의 100배!?


시카노스케: 쩔엇! 레비누나 대단해요!


레비: 와하하! 당연하지!


나: (뭔가 급격하게 사이가 좋아졌는걸)


내 앞에서는 레비씨와 헤비코들이 화기애애 하면서 걷고있다.

좀 전의 싸움판이 모두가 마음을 털어놓는 계기가 된 것일까.

임무직전의 트러블에 어떻게 되버리는 걸까 싶었지만, 이건 이것대로 결과 올라잇이 되었다.


유키카제: 저기 있지, 후우마! 지금 하는 이야기 진짜일까!?


나: 응?


옆에서 걷고있던 유키카제가 질문해왔다.


유키카제: 레비씨, 드라마에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솜씨를 보여줬는데, 그 100배라니ㅡㅡ

유키카제: 우우, 그치만 질 수 없어! 총 쏘는 실력은 반드시 내가 앞설거야!


나: 아. 너 그래서 좀 전부터 레비씨랑 싸우고 있었구나.


즉 라이벌의식이다.

똑같은 쌍권총 사용자로서, 유키카제는 레비씨에게 라이벌의식을 불태우느라 사사건건 덤벼들었다, 라는 것이다.


나: (그것보다, 이 녀석도 보고 있었던거냐, 그 드라마를...)


역시 초인기작품.

전세계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는 진짜인것같다ㅡㅡ

따위의 생각을 하면서, 우리들은 어두운 거리를 헤치며 목적지에 나아갔다.


ㅡㅡ애초에, 술집에서의 싸움 소동의 계기가 되기도 했었던 레비씨의 대마인 수츠 모습.

그녀가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것은, 이번 임무와도 관계가 있다.


현재, 우리들이 있는곳은 베남공화국 남쪽의 해역에 위치한 [코트라라 섬].

최근 몇년간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마족 갱이 진출, 밀수품 판매 신디케이트의 대형 근거지가 되어버린 섬이다.


우리들은 이 섬을 근거지로 삼고있는 마족 갱, [그랜드오크 해적단]의 아지트로 쓰이는 고급 클럽으로 잠입하여,

[정부의 전복] 의 계획에 관련된 정보나 증거를 수집하지 않으면 안된다. 레비씨가 대마인 수츠를 입은것도, 사실은 이 고급 클럽에 잠입하기 위함이다.

해적오크를 이끌고 있는 보스오크는 일본의 서브컬쳐를 매우 좋아하며, 특히 닌자·쿠노이치를 마음에 들어한다.

클럽의 호스티스한테도 현대의 쿠노이치라고 할 수 있는 대마인의 의상을 입히고 기뻐한다는 듯 하다.


그렇기에 유키카제, 헤비코, 그리고 레비씨가 대마인 수츠를 입은 호스티스로 가게에 잠입, 정보를 모으고 그 사이에 나와 시카노스케가 아지트 내부에 침입해서 정보를 찾는다, 라는 수순으로 정해져있었다.


코트라라 섬·고급 클럽 입구.


섬 내부에서도 유명한 인기 가게였기에, 가게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남자들로 북적였다.

게다가, 그런 손님들의 앞길을 막듯이 강력해보이는 시큐리티가 가게의 입구에서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레비: 보자, 저 시큐리티 녀석들에 대해선 내 보스ㅡㅡ더치가 사전에 얘기해줬었지

레비: 우리들은 얼굴만으로 들어갈 수 있겠지만ㅡㅡ정보에 의하면, 이 곳의 오크 녀석들은 머리는 나쁘지만 상당한 무투파인듯 해

레비: 안에서 정체가 들키면 우리 모두 끝장이야. 너희들, 서투른 짓은 하지 말라고?


유키카제: 알겠어요! 아 그치만, 이 정도라면 완전 여유만만이지만요. 무엇보다 저, 이런 종류의 잠입은 특기이기도 하고!


레비: 진짜냐. 그치만, 이번에는 호스티스로 위장 잠입이라고?

레비: 너, 이상한 곳을 만져지거나해도 갑자기 폭발하지 않을 수 있겠어?


유키카제: 에에... 그건, 뭐어, 그때는 아마도 후려갈길 것 같지만요


레비: 그렇겠지


유키카제: 그러면! 레비씨는 어떤데요? 때리지 않고 참을 수 있어요?


레비: 뭐ㅡ 나도 당연히 후려갈기겠지


유키카제: 그렇겠죠



나: 어이어이. 괜찮은거냐고, 둘 다...


유키카제와 레비씨는 끈끈하게 의기투합 하듯이 서로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잠입임무를 수행할 인원을 선발한다면 이 이상으로 불합격인 사람들이 없을지도 모른다.


레비: 크큭. No problem 이야. 나도 멍청한 돼지들에게 엉덩이를 구워지고 싶지는 않거든.

레비: 되도록이면 참을 생각이야. 그럼 가자고, 꼬맹아.


유키카제: 자, 잠깐만요, 그러니까 꼬맹이가 아니라니까요! 레비씨, 정말 입이 거치시네요


헤비코: 우후후. 정말이지 유키카제쨩. 그럼 후우마쨩, 헤비코들도 다녀올게~


나: 그래. 부탁할게, 다들


그런 말들을 하면서 3명은 가게 안으로 사라졌다.

약간의 불안은 남아있지만, 레비씨는 백전연마의 운송업자이고 헤비코와 유키카제도 우수한 학생대마인이다.

이래저래 말해봤자 훌륭하게 해낼것이다...아마도.


나: 좋아, 시카노스케. 우리들도 슬슬 시작해볼까


시카노스케: 그래 후우마. 알겠어!


전투 후


고급 클럽 내부·데이터 실


시카노스케: 좋아, 간다! 전휘의 술법 "스파크" !


경비 드론:ㅡㅡㅡㅡ!?


빠지지지지지직!!!


시카노스케의 팔에서 방출된 전격이 경비 드론을 습격하자 무력화되었다.


경비병: 무, 뭐냐 너희들은ㅡㅡ큭!?


빠악!!


나: 일하는 중에 시끄럽네. 잠깐 자고 있도록 해


그리고 동시에, 드론과 함께 순찰을 돌던 경비병을 덮쳐 제압했다.


나도 시카노스케도 반쪽이지만 성가신 임무를 몇개씩이나 극복해왔다.

그렇기에, 이 정도의 적들을 제압하는건 무척이나 쉬운 일이다.


나: 그럼 일단 경비를 제압했으니 조사를 계속해야겠네.


나는 데이터 실 안을 둘러보았다.

고급 클럽의 지하ㅡㅡ 해적 오크들의 아지트 중 한개의 방.

해적오크의 일부는 이 해역 일대에서 밀수품을 팔고, 그 거래에 관한 정보는 전부 이 데이터 실에 모여있는 듯 하다.


나: (...하지만, 우리들의 이번 목표는 그게 아니야.)


우리들이 노리고 있는 것은 녀석들이 꽁꽁 숨겨둔 계획ㅡㅡ [국가의 전복] 에 관한 정보다.


시카노스케: 그치만 후우마, 이제부턴 어쩌면 좋지?

시카노스케: 우리들, 이런 컴퓨터쪽은 잼병이잖아?


즐비하게 세워져있는 비싸보이는 기계를 앞에 두고 시카노스케가 쩔쩔대며 어찌할바를 모르는 듯이 말했다.


나: 그렇네. 물론 나도 무리야. 그러니까, 그 준비도 해 왔어.


나는 웃으며 작은 USB를 꺼내들었다.


나: 데이터 수집용 프로그램이야. 출발전에 미코토에게 부탁해서 만들어뒀지.


시카노스케: 헤에~ 그 녀석말이지



츠즈루키 미코토는 우리들과 동급생인 학생대마인이다. 나와 같이 인법을 쓰지 못하는 글러먹은 학생이지만, 해킹 기술은 달인급이다.

최근에는 용병 오크 해커인 루이스 "The shaman" 으로부터 지도를 받아 더욱 실력이 올랐다는 듯 하다.

덧붙여 루이스는 오차결전에서 붙잡힌 후, 깊은 반성과 선처를 바랬기에 오차학원의 직원으로서 일하는 것으로 죄를 반성하고 있다는 듯 하다.


시카노스케: 과연ㅡ 역시 미코토, 도움이 됐는걸!


나: 도와주는 대신, 키라라 선배한테 같이 놀자고 권유하는걸 협력해달라는 요구를 받았지만ㅡㅡ뭐어, 그건 어쨌든


나는 단말을 잡고 수집용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나: 그럼 시작해볼까. 녀석들의 나쁜짓을 전부 털어주지


한편.


보스 오크: 구헤헷. 이 반질반질한 질감과 쿠노이치풍의 망사타이츠의 에로함이 사랑스러워! 역시 대마인 수츠는 최고야!


레비: 어이. 역시 이 녀석, 패버리면 안될까


유키카제: 패버릴까요


헤비코: 와아앗!? 두 사람, 잠깐만 진정해 진정!


갑작스러운 성추행에 발끈하며 손이 뻗어나가던 유키카제와 레비를 헤비코가 어찌저찌 만류했다.

여기는 해적오크들의 아지트인 고급 클러브이 메인플로어.

대마인 호스티스로서 가게에 잠입한 3명은, 타겟인 해적오크의 보스와 접촉했으나 성추행을 당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보스 오크: 응ㅡ? 뭐야, 오늘 여자들은 상당히 성깔이 있구만. 뭐어 얼굴이 밝아보이니 나님에게도 만사 OK 지만!


해적오크1: 헤에 보스. 이 녀석들, 오늘 막 들어온 신입 호스티스인데 확실히 얼굴이 밝아보여서 데려왔습니다

해적오크1: 하지만 얼마나 난폭하던지 우리들도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몰라요


해적오크2: 그러니까요. 이쪽이 술을 권해도 전혀 마시지도 않고, 이 녀석들 일을 얕보고 있다고요


유키카제: 뭐라고!? 이쪽은 아직 학생이니까ㅡㅡ가 아니라

유키카제: 술은 잘 못하니까, 안마셔도 별로 상관없잖아!?


해적오크2: 하아? 한 사람의 호스티스라면 술 정도는 꿀꺽꿀꺽 마시는게 당연하잖아! 가게의 돈벌이가 안된다고!


유키카제: 그런거 알까보냐!


레비: 뭐어, 확실히 일리있네. 호스티스라면 술을 마셔야지


헤비코: 에엑, 레비씨?


보스 오크: 그만둬!! 네놈들, 그만 좀 떠들어대!!


술을 마시냐 마시지않는냐로 다투던 일동에게 보스가 일갈했다.

이래뵈도 한개의 조직을 이끄는 수령, 꽤나 관록이 있었다.

일동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고ㅡㅡ거기에 보스 오크가 타이르듯이 말했다.


보스 오크: 술을 못마시겠다? ㅡㅡ상관없잖나!! 그런 호스티스가 있어도 좋지

보스 오크: 이 몸들은 바다의 사나이다. 그런 암퇘지의 제멋대로인 투정따위,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여주마

보스 오크: 앞으로 악당들에게도, 이런 퓨어한 부분이 필요할지도 모르잖나...?


해적오크들: 하아...

해적오크들: 그럴까요?


독기가 빠진 듯이 고개를 떨구는 부하들.

과 그걸 보는 유키카제들이 소곤소곤 거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유키카제: (어라....? 이 보스 오크, 의외로 괜찮은 녀석 아냐?)


헤비코: (그, 그런게 아닌거같은데... 봐봐, 뭔가 좀 전부터 힐끔힐끔 이쪽을 보고 있잖아)


보스 오크: 구헤헷


확실히 보스 오크는 열심히 말하면서도 곁눈으로 힐끔힐끔 헤비코들의 모습을 훔쳐보고 있었다.

진심으로 관대한것이 아니라, [생생한 호스티스] 들에게 단지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어필인 것 같았다.


레비: (그, 뭐다냐. 이 녀석이 좋은가 아닌가는 제쳐두고, 머리가 나쁜건 확실한 것 같네)


헤비코: (아하하...)


3명이 머리를 맞대고 씁쓸한듯이 웃었다.

그 순간, 느껴지는 위화감.


유키카제: (근데말야 이 오크들, 들었던 이야기랑 다르지않아?)


헤비코: (음ㅡ 그렇지...?)


오차가 습득했던 정보에 의하면, 이 해적오크들은 밀수품을 팔면서 얻은 금액을 바탕으로 대량의 병기를 수집.

그것으로 무장봉기를 일으켜 동남아시아의 해적에 의한 어둠의 제국을 세우는 계획을 가진 대악당일 터였다.

하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진 않는다.


레비: (악당인건 틀림없는데, 뭔가 거대한 계획을 세울만한 녀석들로는 보이지 않는걸)

레비: (말해 뭣하지만, 이 오크들은 너무 소인배들이야)


유키카제: (동감이에요.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이죠...?)


3명이 조용히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 순간이었다.


호스티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유키카제들: !!?


보스 오크: 아앙? 네놈들, 이건 도대체 무슨 소동이냐!?


돌연 울려퍼진 비명과 총성.

화려한 신사숙녀들로 북적이던 클럽의 플로어가 시끄러워지더니ㅡㅡ

안색이 변한 부하 오크가 유키카제들에게 있는 보스 오크에게로 뛰어들었다.


해적오크3: 보, 보스!? 습격입니다! 이상한 [메이드]가 쳐들어왔습니다!


보스 오크: 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