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뒷골목의 번화가.


클럽을 습격했던 자들을 쫓아 해적오크가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다.


해적오크들: 젠장! 어디로 간거야!

해적오크들: 저쪽이다! 서둘러!


나: ...갔나. 일단은 녀석들을 따돌린 것 같네요


유키카제: 그런 것 같네


레비: 힘들구만


로베르타: ....


우리들은 어둑한 뒷골목에서 바깥의 상황을 엿보고 있었다.

이 곳에 있는 사람은 유키카제와 헤비코, 시카노스케 이렇게 오차대마인들과 현지협력자인 레비씨.

그리고 우리들을 쫓아온 "전투메이드" 로베르타씨도 있었다.


몇분 전.


로베르타씨는 [죽여서라도 뺏겠다] 라는 귀기어린 기세로 쫓아왔다.

그리고 마주한 레비씨가,


레비: 꽤 하잖아 빌어먹을 메이드!!


라고 하여 일촉즉발의 무서운 분위기가 되기도 했었지만.

나와 헤비코들이 [좀 참으세요!] 라고, 필사적인 노력으로 설득과 회유를 했다.

일단은 해적오크들의 추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함께 이 골목길을 헤메고 있는 상황이다.


나: 그 오크들... 이기지 못할 상대는 아니지만, 이상하게 장비가 충실하단말이죠


레비: 이상한 로보트같은 녀석들도 있었고 말이지. 아마추어처럼 긁어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어


레비씨가 어깨를 움츠리며 동의했다.


해적오크는 웃긴 녀석들이었지만 장비는 소규모의 군대급으로 갖추고 있었다.

이쪽의 멤버들이라면 이기지 못할리는 없지만, 무리를 할 필요도 없다.



레비: 그래서ㅡㅡ빌어먹을 메이드, 네놈은 어째서 거기서 전쟁을 시작하고 있었던거야?

레비: 덕분에 이쪽의 엉덩이에도 구멍이 더 생길뻔 했다고


로베르타: 당신은...여전히 입의 작동이 고장난 것 같네요. 귀가 썩을 것 같습니다.


레비: 뭐라고오!?


우리들: 자, 자자...!!


잠깐이라도 한눈을팔면 이런다.

맹수처럼 서로를 물어뜯는 두사람을 우리들은 필사적으로 말리고ㅡㅡ

다시금 그녀에게 질문했다.


나: 그러고보니 로베르타씨, 도대체 무슨 사정이 있으신건가요?

나: 좀 전에 싸울 때 [밀수품을 판매한 데이터] 라던가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나는 해적오크의 악행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USB를 그녀에게 건냈다.


나: 사정을 들어보니 로베르타씨가 찾고 있는 정보는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나: 그렇지만 저희들도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기에 곧장 드릴 순 없지만...


로베르타: ...알겠습니다. 그런 이야기라면, 이쪽의 사정도...


날카로운 눈을 좁히며 잠시 생각한 후, 그녀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로베르타: 제가 그 클럽에 접근한 것은, 도둑맞은 물건ㅡㅡ에렌디아 가의 가보인 보석을 되찾기 위해서입니다


며칠전의 일이다.


로베르타씨와 그녀의 주인인 가르시아 소년은, 휴가로 온 여행에서 선대당주와 연고가 있던 동남아시아의 부호 에렌디아 가를 방문했다.

그러나 거기서, 가보인 보석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고는ㅡㅡ

[무언가 도움이 되고싶다] 라며 스스로 말했다고 한다.



테러리스트 시절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그 죄를 짊어지고 있는 로베르타씨.

지금은 라브레스 가의 메이드로서 조용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그걸로 그녀의 죄가 사라질리는 없다.


거기서ㅡ


누군가를 돕는것으로, 조금이라도 속죄가 되지 않을까ㅡㅡ 라는 주인, 가르시아 소년의 상담.

보석을 되찾기 위해, 그 행방을 알기 위해 해적오크들의 아지트에 뛰어들었던 것이었다.


나: 과연. 그런 사정이 있으셨네요


가르시아: 네. 죄송합니다, 여러분의 임무를 방해해버린 모양이네요


로베르타씨가 가진 단말에서 나오는 한창 성장하고 있는듯한 소년의 목소리.

가르시아 소년은 안전을 위해서 암흑가로부터 떨어진 호텔의 한 방에서 대기,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한다.


가르시아: 로베르타도 그러면 못 써. 또 그런식으로 폭주를 하다니

가르시아: 우리들은 더 이상 사람을 상처입히지 않기로 결심했잖아


로베르타: 네, 네에. 가능한 한, 손속에 사정을 두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죄송합니다...


가르시아: 아ㅡㅡ! 나야말로 미안해, 로베르타. 너를 꾸짖어버리고 말았어

가르시아: 다만, 네가 상처입지 않을까 걱정되서... 왜냐하면, 너는 우리들의 소중한 가족이니까...


로베르타: 읏! 가르시아 님...


나: ....

나: (뭐, 뭔가... 좀 전과는 엄청 다른걸)


주인인 가르시아 소년을 상당히 경애하고 있는 듯 하다.

좀 전까지의 냉랭한 무표정의 살인전투 사이보그와는 전혀 달랐다.

로베르타씨는 꽤나 표정이 풍부한 귀여운 느낌으로 바뀌어있었다.


레비: 켁. 그런 점도 소름돋는다고


나: 자, 자자... ㅡㅡ그건 어찌됐든, 두 사람의 사정은 알겠습니다


나는 로베르타씨, 그리고 단말 너머에 있는 가르시아 소년에게 말했다.


나: 이 밀수 데이터는 드리겠습니다. 다만, 내용물을 전부 체크할 필요가 있으니ㅡㅡ

나: 이번 임무가 끝날때까지, 조금 기다려주실 수 있을까요?


가르시아: 알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후우마 씨. 로베르타도 그걸로 괜찮지?


로베르타: 네. 잘 알겠습니다, 가르시아 님


가르시아 소년이 흔쾌히 수락하고, 로베르타 씨도 받아들였다.

좋아. 이걸로 그녀에게 쫓기는 공포는 맛보지 않아도 되겠어.


레비: ...그나저나 후우마, "임무가 끝날때까지" 라는 건, 무슨 말이야?


레비씨가 납득할 수 없다는듯한 얼굴을 하며 물어왔다.


레비: 나랑 접대 팀은, 뭐어, 그런 중요한 얘기는 듣지 못했는데 말야

레비: 너희들, 녀석들의 기밀 데이터 라는 걸 입수했다는거지? 그러면 임무는 이제 끝내도 괜찮잖아


유키카제: 그렇네? 이제 해야 할 일은 이 섬에서 무사히 탈출하는 것 정도밖에 없는걸


나: 아니, 그건 아니야

나: 우리들에게는, 아직 여기서 해야 할 일이 남아있어


레비들: ....?


궁금해하는 얼굴을 한 일동에게 나는 생각을 정리하며 말했다.


나: 녀석들의 데이터를 보니, 여러가지 예상외의 정보가 나왔어

나: 아마도 이 건은, 우리들이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를거야. 좀 더 중대하고, 위험한 음모야


레비: 뭐라고...?


전투 후


번화가로부터 몇 블록 떨어져있는 코트라라 섬 중심부.

해외로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있는 고층빌딩이 늘어서있는, 가장 고급스러운 지역이다.


그 어딘가에 있는 고급 호텔.

이 나라 안팎의 신사숙녀들이 모여있는 호화스러운 파티에서, "표면상으론" 즐겁게 잡담을 나누는 일련의 남녀가 있었다.


발랄라이카: 초대에 감사드려요, 데이비드·달. 하지만 무슨 바람이 불으신것일까요

발랄라이카: 저와 "당신네" 는 영원히 싸우는걸로 신으로부터 정해져있는데 말이죠. 그것도 이 세계가 계속해서 존재하는 한.



데이비드·달: 그건 오래된 가치관이다, 레이디

달: 이쪽이 원하는 것은 평화롭고 조용한 세계다. 그걸 위해서라면 "당신들" 과 같은 이들과도 손을 잡지


발랄라이카: 어머? 전쟁으로 장사하는 사람이 말하는 평화만큼 역겨운 게 없네요. 그걸 제가 믿을것 같나요?


달: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이야기다. 당신이라면 승낙할거라는 확신이 있고.


발랄라이카: 과연. "상응하는 대가" 를 제공할 생각이 있다ㅡㅡ 그렇게 받아들여도 되겠지요?


화려해보이는 드레스 차림의 여자가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동구권 여성 특유의 속이 비칠듯한 새하얀 피부와 고전예술처럼 가지런히 정돈된 아름다운 외모.

얼굴과 몸의 곳곳에 덮힌 처참한 화상자국도, 그녀라는 "존재" 가 가진 차가운 아름다움을 조금도 가리지 못했다.


그녀의 이름은 발랄라이카.

타이의 로아나프라에서 일대세력을 구축한 러시아마피아 [호텔·모스크바] 의 대간부.

일찍이 군인으로서 부대를 이끌고, 가혹한 사막의 전장에서 살아남은 과거가 있다.


반대편의 남자는, 데이비드·달.

미연중앙정보국·기술담당차관.

뒷세계에서는 "특무기관G" 를 이끄는 최고책임자로서 이름이 알려져있다.


달은 각국의 요인과 유명인사를 모은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여기 코트라라 섬을 방문했고,

그 국제회의의 스케쥴 중에 여유를내서, 발랄라이카를 사적으로 파티에 초대한 것이었다.


발랄라이카: (그리고, 그의 목적은ㅡㅡ)


발랄라이카가 차갑게 일그러진 미소를 보였다.

그건 무척이나 예상밖의 제안이었다.

달은 발랄라이카에게, "협정을 맺자" 고 말한 것이었다.


즉 미연의 특무기관G와 호텔·모스크바간의 밀약이다.

전통적으로 중화연합의 강한 영향력 아래에 있는 베남공화국에서는, 미연의 첩보기관인 G가 자유롭게 활동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현지의 협력조직을 구하기 위해서 비밀리에 호텔·모스크바와 접촉한것이 현재 상황이었다.


달: 나는 앞으로 며칠 뒤...국제회의가 끝날때까지는 이 섬에 묵을 예정이다. 대답은 그 사이에해도 상관없어.

달: 좋은 답변을 기대하고 있지, 발랄라이카 양.


발랄라이카: ...네. 마음 깊이 감사드려요, 각하.


어디까지나 "표면상으론" 평온하게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났다.


.......

파티가 끝난 후.

파티회장을 벗어난 발랄라이카는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라탔다.


부하: 대위, 녀석은?

발랄라이카: 글쎄. 뭐라 말할수가 없네. 어처구니 없는 액수의 보상을 제시받긴 했지만,


차 내부에서, 애용하는 시가를 피우기 시작한 발랄라이카가 빈정거리며 웃었다.

첩보기관이 현지의 비합법조직과 관계를 맺는것은 특이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곤 하나ㅡㅡ


미연의 첩보기관이 러시아 마피아에게 손을 내밀고 대답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나도 구린내가 심하다.

믿을 수 있을리가 없다.


미연과 러시아.

양국의 첨예한 대립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우습다" 고도 말할 수 있는 제안이다.

틀림없이 뭔가 다른 속셈이 있다.

하지만, 지금에서는 그 속셈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판명될 때 까지 지켜보고, 은밀하게 조사를 진행하는 수 밖에 없다ㅡㅡ 는게 현재 상황이다.


발랄라이카: 다만, 조사를 진행한다고 해도 이쪽에 남아있는 시간은 그다지 없으려나


데이비드·달은 대답의 기한을 "앞으로 며칠" 이라고 정해놓았다.

즉, 녀석의 진짜 속셈을 호텔·모스크바와의 동맹이 아니라고 한다면,

앞으로의 며칠 간, 혹은 오늘 밤에라도 이 코트라라 섬에서 그녀와 그녀의 조직에 관련된 "무언가" 가 발생할 터였다.


발랄라이카: 제길, 당했네. 미연의 늙은 너구리가 무슨 볼일이 있는지 재밌어보여서 와 봤더니ㅡㅡ

발랄라이카: 이건 조금 악취미스러운 퍼즐을 맞추게됐어


부하: 대위. 그 건에 대해서입니다만ㅡㅡ


부하가 그녀에게 차에 달려있는 통화단말을 건넸다.


부하: 방금 전, 어디선가 컨택이 있었습니다

부하: 어쩌면 자신들이 가진 정보가 그 위험한 퍼즐을 푸는 열쇠가 될 지도 모른다며...


발랄라이카: 호오?


입술을 비틀며 단말을 받자ㅡㅡ 거기서 그녀가 잘 알고있는 거친 여성의 목소리가 들여왔다.


레비: 여어, 누님! 갑자기 미안한데, 이쪽의 닌자보이가 당신에게 할 말이 있는듯해서 말야

레비: 뭔가 당신의 엉덩이에 불을 붙이려는 빌어먹을 바보가 있는 것 같다는데?


발랄라이카: 후우마 코타로? 그래, 당신이 아사기의 학생이구나. 잘 부탁해.

발랄라이카: 곧바로 본론이다만ㅡㅡ 내가 함정에 빠졌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일까나?


나: 그건 말이죠ㅡㅡ


나는 레비씨에게 단말을 건네받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통화의 상대는 발랄라이카씨.


무투파로 알려진 러시아 마피아 [호텔·모스크바]의 대간부.

그 드라마의 팬으로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 만으로도 흥분을 감출 수 없는 엄청난 상대이지만ㅡㅡ

지금은 급한 용무가 있다. 그녀에게 위기를 알리는 것이 급선무다.


나: 실은 저희들, 조금 전 까지 이 섬을 거점으로 삼고 있는 해적오크의 아지트에 잠입해있었습니다.


발랄라이카: 그런 것 같네. 그에 대한 협조를 아사기한테 부탁받아서, 라군상회ㅡㅡ

발랄라이카: 거기 있는 레비를 소개해준것이 나니까.


나: 네. 저도 그렇게 들었습니다.


나는 발랄라이카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금부터가 핵심이었다.


나: 그 아지트에서 저희들은, 어떤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발랄라이카: ....?


그건, 우리들이 녀석들의 데이터를 남김없이 뽑아냈을 때 발견한 정보였다.


나: 해적오크는 정체불명의 [지원자] 로 부터 대량의 병기를 제공받아 소규모 군대급의 장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클럽에서 전투하던 모습.

녀석들이 가지고 나온것은 최신 드론병기와 강화외골격 다수.

그것들도 정체불명의 [지원자] 로 부터 제공받았던 것이다.


나: 그렇게 병기를 모은 해적오크와 그 [지원자] 가 무언가를 있었습니다ㅡㅡ

나: 그게 바로 무장봉기에 의한 [정부의 붕괴] 입니다.


발랄라이카: .....


요 며칠간, 코트라라 섬에서는 국내외의 요인이 모이는 국제회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해적오크들은, 제공받은 최신병기와 강력한 [AI전차] 를 사용해서,

국제회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빌딩을 습격, 요인살해를 계획하고 있었다.


나: 녀석들의 데이터 안에는, 교묘하게 감추어진 형태로 그 계획에 관련된 자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ㅡㅡ

나: 그 데이터에는ㅡㅡ발랄라이카 씨. 당신의 이름도 있습니다.

나: 녀석들에게 병기를 제공하고, 무장봉기 계획을 세우게 한 [지원자] 로 말이죠ㅡㅡ


발랄라이카: 호오...?


내 말을 듣고있던 그녀가 진심으로 유쾌한 듯한 목소리로 내뱉었다.


발랄라이카: 그래서, 대마인 꼬마야. 너는 그 거짓말을 믿은거니?


나: ㅡㅡ아뇨, 믿지 않습니다. 이건 이상해요. 계획이 너무나도 난폭합니다


게다가 뭔가 맞지 않는다.


발랄라이카 씨는 아사기 선생님의 협력의뢰에 응해서 레비씨를 협력자로서 소개시켜주었다.

즉 우리들이 해적오크의 아지트에 잠입하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을테고,

나아가 악행을 파헤칠 협력을 해주었다는 것이 된다.


만약 그녀가 정말로 해적오크와 결탁했다면, 이건 너무나도 부주의한 행동이다.

고로 그녀가 사건의 흑막ㅡㅡ [지원자] 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나: 아마 이건ㅡㅡ 사건이 발생하고 난 후 발견되도록 예측해서 만든 가짜 정보겠죠


그게 나의 결론이다.

누군가가 우리들보다 먼저 해적오크의 아지트에 잠입해서 가짜 정보를 남겨두었다.

그 목적은 [증거] 의 날조.

발랄라이카 씨와 해적오크라는 "누가봐도" 흉악한 범행을 일으킬법한 범죄조직을,

그리고 이 섬에서 일어나는 무장봉기의 주범으로서 내세우려고 했다.


발랄라이카: 흐음...?


나: 애초에, 이 사건에는 몇가지 이상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건, 유키카제들과 접촉했을때 느꼈던 위화감.


유키카제: (근데, 이 오크들, 들었던 이야기랑 다르지않아?)


헤비코: (음ㅡ 그렇네...?)


레비: (악당인건 틀림없는데, 뭔가 거대한 계획을 세울만한 녀석들로는 보이지 않는걸)

레비: (말해 뭣하지만, 이 오크들은 너무 소인배들이야)


해적오크는 결국 밀매를 전문으로 하는 잡범들이고, 

요인살해 같은 거대한 음모를 꾸밀것 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애초에 내가 봤던 자료들에 의하면, 무장봉기의 결행예정일은 오늘 밤이었다.

그런 엄청난 작전을 앞에 두고 [대마인 호스티스] 를 희롱하며 즐거워하다니,

긴장감이 없는 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틀림없이 해적오크는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장기말이다.


발랄라이카: ....그러면, 그 흑막은? 너는 짐작가는 곳이 있으려나?


나: 아뇨...제가 입수한 정보는 여기까지입니다. 하지만, 추측은 할 수 있죠


이 계획을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범인] 으로서 제물이 될 사람ㅡㅡ

발랄라이카 씨를 사전에 이 섬으로 불러들일 필요가 있다.


나: 즉, 당신을 코트라라 섬으로 불러들인 사람ㅡㅡ 그 사람이, 이 사건의 흑막입니다


발랄라이카: ㅡㅡㅡ데이비드·달

발랄라이카: 미연중앙정보국·기술담당차관 이자, 특무기관G를 이끄는 최고책임자

발랄라이카: 그가, 나를 이 섬으로 초대한 인물이야


차가운 모멸과 증오를 내비치며, 단말 너머에서 그녀가 미소지었다.


나: ....!


역시ㅡㅡ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비드·달 이라면 뒷세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거물중의 거물이다.

그정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정도로 대규모의 음모는 짤 수 없다.


발랄라이카: 아마도 나나 그 해적오크로 가장한 누군가가 전쟁을 일으키면 미연군이 개입하여

발랄라이카: 이 섬, 그리고 베남공화국에서의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속셈인거네

발랄라이카: 이전부터 미연은 이 섬에 군사기지건설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거든.


베남공화국은 전통적으로 중화연합의 세력권에 있었다만,

여기에 미연이 군사기지를 건설한다면, 남태평양지역에서의 두 대국의 파워밸런스는 크게 바뀐다.


발랄라이카: 그래서ㅡㅡ후우마 코타로,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발랄라이카: 녀석들이 속셈이 확실해진 이상, 나는 호텔·모스크바가 해야할 일을 할 예정이다만


나: 네. 거기에 대해서ㅡㅡ


시험하듯이 물어오는 그녀에게, 나는 내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


나: 저에게 작전이 있습니다. 해적오크의 아지트에서, 한가지 더 재밌는 데이터를 발견했습니다

나: ㅡㅡ협력을 부탁드립니다, 발랄라이카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