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의 모국.


그 한켠에 있는 고급 호텔에서, 이날, 거리의 거물급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파티가 열리고 있다.


장내에는 유럽에서 불러왔다는 악단의 본격적인 클래식이 펼쳐져, 손님들이 우아하게 춤을 추고 있다.


이 거리의 앞도 뒤도 다 알고, 부와 명성을 충분히 쥔 신사숙녀들의 화려한 모임.


하지만, 그 중에서 한층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이 거리에 있어서 '이물질'인 한 미녀와, 곁에 딸린 청년의 조합이다.


손님들 (그래, 저 여자가......예의 러시안 마피아들의 두목......)

손님들 (『호텔 모스크바』의 대간부, 튀겨진 얼굴의 발랄라이카......)


나 ".......어째 주목받고 있군요, 발랄라이카 씨."


이런 자리의 시선이란 물리적인 압력이 되어 꽂히는 것이다.


나는 엉뚱한 상황에 얼굴이 굳어지면서 눈 앞에서 우아하게 스텝을 밟는 그녀에게 속삭였다.


발랄라이카 "아아. 내버려 둬, 코타로. 내가 애인으로 젊은 제비 하나 잡은 줄 아는군."

발랄라이카 "이런 모임에서는 흔한 일이야."

나 "ㅇ, 아뇨, 저한테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파티의 방문객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녀' 쪽이다.


요염한 파티 드레스를 몸에 두른 장신의 미녀.


그 차갑고 귀족적인 미모를 지닌 얼굴 한쪽에는, 과거 전장에서 입었다는 장절한 화상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그녀는, 무법의 거리 로아나프라에서 러시안 마피아 『호텔·모스크바』를 이끌는 있는 여자 보스·발라라이카.


이 거리를 갑자기 침공해, 피와 공포를 퍼뜨린 여성.


나에 대한 주위의 시선은, 결국 그녀의 '덤' 정도의 주목도일 뿐이다.


발랄라이카 "어머, 그랬나?"

발랄라이카 "뭐, 그런 것보다 내 발을 밟지 않도록 주의해."

발랄라이카 "이런 자리에서 행동하는 것도, 우리 악당들에게 필요한 일."

발랄라이카 "넌 그걸 배우러 온 거지?"

나, "네......"


그렇게 그녀에게 상냥하게 타일러져, 나는 표정을 다잡고 긍정했다.


나 (조금 익숙해지긴 했지만......역시 이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긴장되네......)


이렇게 온화하게 미소짓고 있는데, 끝 모를 박력에 등골이 오싹해진다고나 할까......


나──후우마 코타로는 일본 정부의 명을 받아 정의를 위해 '마(魔)'와 싸우는 대마인이다.


그런 내가 그녀──동남아 해역에서 온갖 위법행위에 손을 대는 진짜 대악당 러시안 마피아의 대간부 발랄라이카 씨와 함께 있는 것은 약간의 사정이 있다.




이가와 아사기 "그녀는 지금은 뒷사회의 사람이지만, 내가 아는 한 가장 뛰어난 지휘관 중 한 명이야."

아사기 "그녀는 이 세계의 앞면과 뒷면을 알고, 그리고 어설픈 '정의'의 무력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아사기 "그러니까 후우마 군, 그녀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배우면 당신도 얻을 것이 크다고 생각해."




라는 것이, 오차학원 교장이자 대마인 총대장이기도 한 아사기 선생님의 말.


지난 번 임무 때도 들었지만, 아사기 선생님과 발랄라이카 씨는 구면인 것 같다.


과거, 아사기 선생님은 정부의 명으로 중동 분쟁지대에 파견되어 임무를 수행했다.


그곳에서 당시 군의 지휘관이었던 발랄라이카 씨와 만나 함께 투쟁하며 우의를 맺었다는 것.


그리고 현재 발라라이카 씨는 거대 마피아의 최고 간부──.


한편 아사기 선생님은 정부 직속의 에이전트──라고 하는 입장 차이가 있지만, 그 흔들림 없는 강함과 대담함을 서로 높이 사고 있다고 한다.


그런 관계로 나는 아사기 선생님으로부터 발랄라이카 씨를 소개받고, 단기 『견습』 수행인으로 그녀 곁에서 지휘관으로서의 행동이나 뒷사회의 규칙에 대해 배우고 있다.


나 (단지, 갑자기 이런 아수라장에 휘말리는 것은 예상 밖이었달까......)


나는 은근히 주위에 시선을 보내면서 생각한다.


나와 발랄라이카 씨가 참가하고 있는 파티는, 언뜻 보면 높으신 분들의 사교의 장이라는 평화롭고 온화한 것이다.


하지만, 그 실체는 다르다.


이것은 그녀가 이끄는 호텔・모스크바의 부대가 일으킨 항쟁에 관한, '정리'를 위한 자리였다.


이 거리는 최근 해외 자본이 유입되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신흥 무역 도시이다.


나라도 근래의 정변으로 민주화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의 정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거리의 권익을 둘러싸고 복수의 갱 조직이 항쟁을 실시──.


거기에 호텔・모스크바 대간부인 발랄라이카 씨가 눈을 들였다.


호텔・모스크바는 풍부한 병력과 무자비할 만큼 냉철한 싸움으로 지역 갱들을 압도, 불과 몇 주 만에 거리의 밀무역 관련 이권을 절반이나 챙기기까지 했다.


이 날의 파티는, 그 항쟁을 일단 '정리'하기 위한 모임이다.


파티는 거리 앞면과 뒷면까지 포함해, 다수의 유력인사들이 모여 화려한 분위기다.


하지만 그 뒤로는 위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현지 갱들이 이번 '정리'를 납득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 (뭐, 평화롭게 끝날 리 없지, 그토록 억지로 일을 진행한다면......)


호텔・모스크바의 압도적인 병력에 지역 갱들은 후퇴했고, 그 세력과 권익의 많은 부분을 빼앗겼다.


거리의 유력자의 중개로 항쟁은 일단 '정리'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물러날 리 없다.


궁지에 몰린 자의 상투 수단──호텔・모스크바를 이끄는 발랄라이카 씨를 암살해 단숨에 형세의 역전을 노리고 있다......그런 불온한 소문이 흐르고 있었다.



나 "그래도 발랄라이카 씨, 아무 일 없이 파티가 끝날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서툰 나를 이끌듯이 댄스를 계속하는 발랄라이카 씨에게 속삭였다.


이날 파티에서는 지역 갱들이 몰래 그녀의 암살을 노리고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


호텔・모스크바의 대간부인 그녀가 겉으로 나서는 일은 적어, 오늘 같은 파티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이 자리에 왔다.


위험에 겁을 먹었다──고 얕보이면 향후의 권익 확대에도 지장이 생긴다.


거리의 권익을 잠식하려고 하는 신참에게 있어 그것은 치명적인 실점이며, 지금은, 어떠한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다고 증명하는 것이 중요──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알고 있어도 실행하기는 어렵다.


감히 만용이라고도 할 수 있는 행위였다.


그리고.


그런 지뢰밭 같은 행사도 지금은 종반.


내 우려를 뒤로한 채 파티는 평온하게 끝날 것 같은 분위기다.


발랄라이카 "후후, 그렇네......전장에서나 침대 위에서나 일방적으로 당하는 건 취미가 아니야."

발랄라이카 "이쪽도 나름대로 손을 뻗고 있었어──너도 보고 있었겠지, 코타로. 어떻게, 얻을 게 있었나?"


『견습』인 나를 시험하듯이 발랄라이카 씨가 속삭인다.


나 "네. 하나하나 다 보았습니다."


발랄라이카 씨는 지역 갱들의 움직임에 맞서기 위해 다양한 대항책을 쓰고 있었다.


우선은 파티장 내, 그리고 주변의 저격 지점이나 폭발물, 복병을 숨길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내, 그곳을 호텔・모스크바의 조직원이 철저하게 파괴했다.


이어서 파티 때는 지역 갱에게도 영향력을 미치는 유력인사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가볍게 그녀와 호텔・모스크바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견제하기도 했다.


이러한 대응책으로 지역 갱들은 꼼짝 못하게 되어 암살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을 것이다.


나 "지금 상황에서 발랄라이카 씨를 암살하지 못하면 보복이 뒤따른다. 그들도 그런 위험한 도박은 하지 않을 겁니다."

나 "호텔・모스크바에 깎였다고는 하지만, 그들도 많은 권익을 확보하고 있다."

나 "이번에는 그것으로 족하다고 물러나지 않을까요?"

나 "......정말 감복했어요. 훌륭한 수완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력과 책모로 발라라이카 씨는 극히 짧은 기간에 거리의 이권을 빼앗았다.


지역 갱들이 서로 다투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순식간에 일정한 질서를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의 옳고 그름을 떠나 대단한 수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발랄라이카 "어머, 영광인걸. 아사기의 제자에게 그렇게까지 말을 듣다니. 하지만──."


그때 내 눈 앞의 그녀의 미소가 차갑게 일그러졌다.



발랄라이카 "안목은 좋은데──몇 개 빠뜨렸어. 그것도 아주 중대한 걸."

발랄라이카 "우리는 항상 어린애들처럼 욕심이 많아. '절반' 정도로는 도저히 만족할 수 없지."

나 "예......?"


간과──?


내가 고개를 갸웃거렸을 때, 시야 가장자리에 수상쩍은 것이 스쳐 지나갔다.


파티장에 인접한 빌딩 상부의 한 방에서, 반짝거리는 작은 빛의 반사.


나 (저격!? 설마!!?)


등줄기에 오싹오싹 오한이 돋는다.


다음 순간 생각보다 빨리 내 몸이 움직이고 있었다.


나 "앗!! 발랄라이카 씨!!!"


총성──.


손님들

"꺄아아아아아아악!"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


떨어지는 유리조각과 뒤이어 터져 나오는 노호와 비명소리.


저격이 행해진 것이다.


빌딩 상부에서 발사된 총알이 발랄라이카 씨를 감싸려 움직였던 내 가슴에 깊숙이 박혀 있었다.


나 "그우욱!?"


가슴을 관통하는 통증과 열──그 충격으로 나는 튕기듯 쓰러진다.


발랄라이카의 부하 "──대위, 즉시 대응을! 저격당하고 있습니다!"

경비병 "여러분 진정하세요! 퇴로는 확보되어 있습니다!"


회의장은 혼란이 가득했다.


손님들이 안색을 바꿔 달아나고, 경비병이나 발랄라이카 씨의 부하가 사태를 수습하려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그런 회장의 혼란을 뒤로 한 채 나의 뇌리에는 의문이 가득 차 있었다.


인접한 빌딩 상부의 한 방.


그 저격 포인트는 그녀의 지시에 의해 이미 박살났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거기에서 저격이 행해졌는가?


그리고, 그런 나의 의문에 답하듯이──.


발랄라이카 "후후. 미안해, 코타로......'불씨'를 원했던 것은 사실 우리 쪽이야."


출혈로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내 귀에, 그녀의 영리한 속삭임이 들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