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지났다.


그 파티에서의 저격으로 인해 거리의 정세는 크게 달라졌다.


총애하는 '측근'이 살해된 것을 두고 발랄라이카는 격분, 진행되고 있던 '정리'의 절차도 단숨에 뒤집었다.


'보복'을 명목으로 호텔・모스크바는 침공을 재개했고 암살 실패로 유력자의 지원을 잃은 지역 갱들에게 이를 물리칠 힘은 없었다.


이윽고 항쟁은 종결──.


발랄라이카가 이끄는 호텔・모스크바는 이번에야말로 거리의 권익 대부분을 그 수중에 넣은 것이었다.



나 ".......그래서 저는 좀 더 화를 내도 괜찮을까요? 이런 경우."

발랄라이카 "후후, 글쎄? 네 마음대로 해."

발랄라이카 "하지만 나도 나빴다고 생각하기에 이토록 고분고분하게, 그쪽의 요청에 따르고 있는 거야?"

나 "아니, 뭐, 그렇지만......"


이곳은 거리의 리조트 구획에 있는 프라이빗 비치.


여신 같은 몸을 선명한 수영복으로 감싼 발랄라이카 씨가 편안한 표정으로 누워 있고, 그 옆에는 선 오일병을 든 내가 있다.


일주일 전 파티 날──.


암살자에 의해 가슴을 꿰뚫린 나는, 당연하게도 살아 있었다.


나 "발랄라이카 씨는 알고 있었군요. 저의......이 묘한 능력을."

발랄라이카 "그래. 아사기로부터 조금. 그리고 물론 '수행인'으로 두면서 이쪽에서도 이래저래 조사를 했지."

발랄라이카 "너의 그 기묘한 힘.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이는 인간인가ㅡ하는 것도."

나 "그건......아니, 정말, 당해낼 수가 없네요."


발랄라이카의 말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가슴을 꿰뚫린 내가, 이렇게 팔팔한 것은, 나의 열리지 않는 오른쪽 눈 깊숙이 잠들어 있는 '마(魔)'의 힘 때문이다.


이 힘 덕분에 나는 불사에 가까운 비정상적인 재생 능력을 가져, 총에 맞은 정도로 치명상을 입지는 않는다.


발랄라이카 씨는, 그것을 항쟁을 재개시키는 '불씨'로서 이용했다.


즉, 그 파티의 저격 사건은 호텔・모스크바에 의한 자작극.


발랄라이카 씨는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총애하는 젊은 측근'이라는 인상을 주위에 심어주었고, 그것이 암살의 방패가 되어 죽은 것을 항쟁 재개의 빌미로 삼았다.


처음부터 다 계획대로였던 것이다.


재차 벌어진 항쟁은 호텔・모스크바의 승리로 종결되고, 문자 그대로 '목숨을 건' 공헌자인 나는, 그 사과와 포상이라고 해서, 이렇게 발랄라이카 씨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발랄라이카 "자, 코타로. 오일을 발라주지 않으련?"

발랄라이카 "네가 꺼낸 말이야. 이 나와, 『연인처럼 해변에서 지내고 싶다』고."

나 "그, 그건 그렇지만......"


나는 선 오일병을 들고 쓴웃음을 짓는다.


어쩐지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나 "아뇨, 원래는 발랄라이카 씨가 곤란해 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러면 보복이 안 된다고나 할까."

발랄라이카 "어머? 『보복』?"


시트에 누운 발랄라이카 씨가 유쾌한 듯이 나를 본다.


나 "네. 그래서야 보복 하나 정도는 하고 싶어지잖아요."

나 "적을 속이려거든 우선 아군부터──라고 하는 것은 압니다만."

나 "하지만, 이쪽도 나름대로 아팠으니까."


반쯤 불사신인 몸이라지만 아픈 건 아픈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단순히 무섭고도 아름다운 이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아무것도 모른은 채 항쟁의 '불씨'로 이용된 보복으로 이 해변에서의 시간을 요구했다.


『마치 연인처럼』이라는 엉뚱한 주문도 세트로.


그러나, 이건 예상 밖.


발랄라이카 씨는 싫어하기는 커녕 이 해변에서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


발랄라이카 "후후, 기대에 못 미쳐 미안해. 하지만 곤란하지 않아."

발랄라이카 "작전을 위해 진력한 용자를 환대하는 것은 당연하지. 나도 그 정도는 해."

나 "저 같은 애송이를 상대하는 것은 시간 낭비──그런 생각은 들지 않습니까?"

발랄라이카 "생각 안 해. 애당초, 코타로──."

발랄라이카 "나는 너같은 청년이 싫지 않아."

나 "예......?"


내가 되묻자 발랄라이카 씨는 부드럽게 웃으며 속삭인다.


발랄라이카 "바보 같을 정도로 고상한 이상을 품고, 자신을 버려 국가나 조직에 힘쓴다──."

발랄라이카 "과거에는 나도 그런 사람이었어. 모든 것을 잃고 이런 모습이 되기 전에는."

나 "그건......칭찬을 받고 있는 걸까요."

발랄라이카 "어머? 그렇게 들리지 않았나?"


발랄라이카 "어쨌든, 이 정도의 놀이로 괜찮으면, 얼마든지 어울려준다──그런거야?"

나 "가, 감사합니다."


나의 유치한 장난을 간파한 듯 유쾌하게 웃는다.


모두 그녀의 손바닥 위──당해낼 수 없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발랄라이카 "그것보다──너야말로 달라졌구나."

나 "발랄라이카 씨?"


문득 발랄라이카 씨가 그런 말을 했다.


발랄라이카 "너는 불사에 가까운 몸이지만, 부상이라는 디메리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발랄라이카 "그런데도 그 작전을 세운 나를 원망하는 것 같지도 않아."

발랄라이카 "왜? 나는 걸쩍지근하게 매도당할 것도 각오하고 있었다만."

나 "그것은......그 작전이, 당신에게도 리스크가 있었다고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발랄라이카 "어머──."


발랄라이카 씨가 즐거운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나 "발사된 총알은, 미연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표준 사용하는 대구경 탄약──."

나 "방탄복을 장비하지 않은 인간의 몸은 가볍게 뚫어요."


즉, 그때, 나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그녀도 총에 맞을 가능성이 있었다.


내가 그녀를 감싸고 탄도에서 벗어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발랄라이카 "뭐, 이 거리의 유력자들은 만만치 않으니까. 그만큼 박진감 넘치는 '연기'를 하지 않으면 이쪽의 의도가 간파될거야."


적을 속이기 위해서는 아군부터──.


나에게 저격을 알리지 않은 것과 같은 이유다.


그만큼 진정성 있는 위기를 연출했기에, 그녀는 항쟁 재개의 '불씨'를 얻을 수 있었다.


나 "그게 발랄라이카 씨의 방식이군요."

나 "자신의 생명을 포함한 모든 것을, 평등하게, 목적 달성을 위한 말로 취급한다."


나의 능력과 성격, 거리의 정세를 모두 고려한 후에 위험을 감수하고, 승리를 거두었다.


나 "강철 같은 의지, 냉철함. 저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발랄라이카 "과대평가야, 코타로. 난 그저, 전쟁을 하고 싶어 견딜 수 없는 전쟁꾼일 뿐."

발랄라이카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돌아버린 악인이라고. 칭찬 받을 건 아무것도 없어."

나 "그래도 저는 발랄라이카 씨를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발랄라이카 "이런이런──."


할 말이 없다, 라는 듯이 발랄라이카 씨가 어깨를 으쓱하며 웃는다.


발랄라이카 "정말, 재미있네. 아사기가 네게 눈독을 들이는 이유도 잘 알겠어──."

발랄라이카 "자, 그것보다 빨리 오일을 발라주지 않을래? 이 나라의 햇빛은 내 피부에 조금 강하거든."

나 "ㄴ, 네......!"


잔잔하게 웃는 발랄라이카 씨의 등에 오일에 젖은 내 손이 살며시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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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인데 떡씬이 없다니......!


오랜만에 영계로 몸 보신 하는 발랄라이카 정도는 괜찮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