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크......역시 남국, 햇빛부터 달라."


쨍쨍 내리쬐는 태양에 눈을 가늘게 뜨면서 나는 해변으로 나갔다.


어둠의 거리에서의 임무 다음 날이다.


레비 씨와 유키카제의 활약으로 우리들은 순조롭게 말대가리 마족을 붙잡아 슬럼가에서 탈출하고, 놈을 이 나라의 치안당국에 인도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으로 임무 완료──이후 일본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렇다고는 해도, 돌아가기까지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래서 모처럼이니 휴식이라도 취하려 묵고 있는 호텔 근처의 리조트 해변에 온 것이었다.


나 "ㄱ, 거기다.......이 모래사장, 햇빛 뿐만 아니라 수영복 입은 누님들도 엄청 위험해......"


나는 꿀꺽 목을 울린다.


유명 휴양지라 해변에는 아슬아슬한 수영복을 입은 누님들이 많이 서성거린다.


산속의 빌어먹을 시골에서 온 나에게는 꽤 자극이 강한 광경이라......


레비 "──어이어이? 뭐하고 있는 거야 너, 개처럼 헥헥 거리지 말라고!"

나 "앗!?"



레비 "여어, 늦었잖아 후우마. 바캉스를 즐기기에는 절호의 바캉스 날씨인데 말야."

나 "앗. 레비 씨──."


내가 돌아보니 비치 체어에 몸을 맡긴 채 우아하게 쉬고 있는 레비 씨가 있었다.


나 "아니, 조금 멍하니 있었어요. 임무가 계속되어 피곤했나 봐요 ──유키카제네는요?"


유키카제나 다른 오차 동료들도 레비 씨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있었을 것이다.


레비 "아아. 곧 오겠지. 하긴 걔들도 잠이 부족한 얼굴로 갈아입곤 했지."

나 "하하. 역시."


익숙하지 않은 해외에서의 임무라, 유키카제네도 꽤 피로가 쌓여있던 것 같다.


나 "그래도, 감사합니다 레비 씨. 이렇게 끝까지 저희와 동행해주어서."


나는 레비 씨에게 웃음을 보였다.


우리는 내일 아침편으로 일본에 돌아간다.


레비 씨와도 헤어져──그런 이유에서인지, 그녀는 이렇게 우리의 바캉스에도 함께해 주고 있다.


화나면 굉장히 무섭지만, 의외로 여장부 기질이 있어, 어울리기 좋은 점도 있는 사람이다.


레비 "뭐어? 딱히 감사의 말을 들을 건 아니야."

레비 "나도 로아나프라의 똥냄새 나는 바다에는 좀 진절머리 났거든."

레비 "가끔은, 이렇게 들뜨는 곳에서 바캉스를 거드름을 누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그렇게 생각했을 뿐."


뭐, 그냥──하고 선글라스를 벗은 레비 씨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나를 본다.


레비 "그렇다고 해도, 너에 대해서는 감사를 받아야 할지도? 아까부터 나를 힐끗 쳐다보면서 말이야──"

레비 "왜 그래, 이 레비 누나의 수영복 차림이 신경 쓰여?"

나 "ㅇ, 아니, 그건......!?"


놀리듯이 말해서 나는 무심코 웅얼거린다.


정곡을 찔렸다.


오늘의 레비 씨는 대담한 수영복 차림.


야성미 넘치는 햇볕에 탄 피부를 자랑스럽게 드러내고, 탱탱한 가슴과 허리를 도발적인 붉은 비키니로 장식했다.


그 모습은 지금 이 해변에 있는 수영복 누님 중에서도 틀림없이 넘버원이라 할 만큼 자극적이라──.


아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나 "ㅈ, 죄송합니다! 무심코 눈이 가버려서......!"

나 "하지만, 결코 음흉한 생각을 하지는......아니, 조금 밖에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황급히 사과하자 레비는 즐거운 듯이 웃는다.


레비 "하하! 사과할 건 아니야. 꼬마가 헥헥 거리는 건 자연의 섭리라는 거지. 신경 쓸 것 없어."

레비 "뭐, 여기서 세우기라도 했다면 역시 한 방 세게 때리겠지만서도?"

나 "ㄴ, 네......물론, 그런 일은 없습니다."


레비는 껄껄 웃으며 나의 시선을 용서해 주었다.


아이들을 상대로 일일이 화를 낼 생각은 없다는 얘기일 것이다.


이번 임무 동안에도 레비 씨는 우리를 계속 꼬마라고 불렀다.


사실 그건 그렇지만......그래도 난 거기에 조금만 반박하고 싶었다.


나 "하지만 레비 씨는 그렇게 늘, 꼬마 취급을 하지만 저희도 그렇게 미숙한 건 아니에요."

레비 "아앙?"

나 "아니, 저는 아직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꼬마일지도 모르지만."

나 "어제, 유키카제는 레비 씨만큼 적을 쓰러뜨렸죠."


어젯밤 임무 때의 일이다.


유키카제와 레비는 적의 격파수를 다투고 있었던 것 같지만 결국 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력으로서는 충분 이상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레비 "그렇지? 너희들 닌자는 묘한 기술을 사용하니까. 싸움은 1인분이라고 인정해도 좋아."

나 "그렇죠."


레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다가──거기서 문득 생각났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레비 "다만, 꼬마 운운을 떠나서......나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말이야, 너희들에 관해서."

나 "네......?"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레비 씨는 살짝 눈을 돌려.



레비 "너희들은 '정의'라든가 '사람 돕기' 같은 것들을 위해 싸우고 있지?"

레비 "난 그런 건 잘 모르겠더군."

레비 "그런 건──나에게는 아무래도 물러터진 것처럼 들려서 말이야."


레비 씨는 담담하게 말을 잇는다.


나 "우리의......싸우는 이유를 묻는 건가요?"

레비 "아아. 너희와는 오늘로 이별──그러니까 들어두려고."

레비 "나에게 있어서 싸움은 단지 일이며 밥벌이──게다가, 단지 기분이 좋다는 이유도 있어."

레비 "마음껏 총질하다 보면 모든 게 성가시다는 걸 잊을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타인을 위해서 싸운다는 것은 하찮다──그렇게도 생각하고 있다, 라고 그녀는 쓴웃음을 짓는다.


레비 "뭐, 우리 쪽에도 너희들과 비슷한 말을 하는 놈이 있지."

레비 "일본이란 나라에서 태어난 녀석은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나 "그건──."


나는 생각하면서 입을 연다.


아마도 비슷한 말을 하는 놈은 그녀의 파트너인 일본인 록 씨다.


그도, 순수한 사람 돕기는 아니지만, 때로는 득실을 넘어선 행동을 하고, 그 소동에 레비가 휘말리는 일도 흔하다고 한다.


나 "......아니, 그렇게 훌륭한 건 아니지만요."


나는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나 "오차의 모든 사람은 모르지만, 저는 제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정의로운지는 관심 없다.


단지 자신들이 일함으로써 살아나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그런 행동을 하는데 이유는 필요 없다.


그리고, 또 하나.


나 "이전의 저는, 『짝눈이』라 불리며, 인법을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무시당해 왔습니다만......지금은 아니에요."


할 일을 함으로써, 나는 많은 사람들의 신뢰를 얻었다.


덕분에 있을 곳이 생겼다.


그런 지금의 자신을 버리고 싶지 않다──그렇게 강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레비 "『있을 곳』인가. 그 녀석도 비슷한 말을 했었지."


레비 씨가 뺨을 느슨하게 하고 중얼거린다.


나 "역시 조금 꼬마 같으려나요......스스로 말하면서 그렇게 생각했어요."


내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자 레비 씨가 쓴웃음을 지으며 이쪽을 본다.


레비 "아니. 괜찮잖아. 그게 네 방식이란 거고──그걸 관철한다면 불평은 없지."

레비 "뭐, 역시 나는 너희들의 생각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하지만──."

레비 "너나, 그 놈 같은 녀석이 있어야, 세상은 재밌어, 그렇게 생각해."

나 "레비 씨──."


찌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격려하는 것 같기도 한 레비 씨의 말.


입장도 생활방식도 모두 다르지만.


이 순간, 나는 이 사람에게 조금은 인정받은 것 같았다.


나 (뭐, 그것도 단순한 착각일지도 모르지만......어?)


유키카제 "어ㅡ이 후우마! 레비 씨! 준비가 늦어서 미안해! 자, 다 같이 비치 발리볼이나 하자~♪"


겨우 환복이 끝났을 것이다.


붕붕 힘차게 손을 흔들고, 유키카제와 헤비코 등 오차의 동료들이 해변에 다가온다.


나 "오우, 한껏 놀자구 유키카제! 그럼 갈까요, 레비 씨."

나 "오늘은 끝까지 동행해 줄 거죠?"

레비 "이 내가 비치 발리볼을? ......크크, 뭐 어쩔 수 없지."


이런이런 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레비 씨는 비치 체어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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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언급된 록


안경 치워 씨발!!!!!


카가미한테 로베르타 넘긴 것도 그렇고


히로에 이 새끼 캐릭터 어떻게 그리는지 다 까먹은 거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