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G로부터 찾아온 자객 피오나를 뺑소니 쳐버린 탐정 일행은 폭주하는 카토브레파스 무리를 뒤쫓아, 수많은 거주자로 붐비는 요미하라 번화가로 나오고 있었다.


클론 아사기 (이런이런. 늘 그렇지만, 이 마을에서 사는 건 쉽지 않다니까.)


폭주 소를 쫓아가면서 탐정은 그런 생각을 한다.


애당초, 왜 이들이 폭주 소떼를 쫓고 있을까.


그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돈 부족이었다.


며칠 전.


나사라 "빗물 맛있어, 벌컥벌컥"

미리암 "우와아아아아악!? 크, 큰일났다 탐정!"

미리암 "허기진 나머지 드디어 나사라가 바깥의 웅덩이를 마시기 시작했다!"

시로&쿠로

"큐!"

"삐삐삐ㅡ!?"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는 자칭 '대마녀' 미리암.


그 시선 끝에는 사무실 창문으로 촉수를 뻗어 거리의 웅덩이를 섭취하고 있는 이계의 소녀 나사라가 있다.


요미하라는 도쿄 지하 300m에 위치한 지하 도시지만, 지상에 내린 비가 땅 속을 통과해 '비'로써 가끔 쏟아진다.


그렇게 고인 웅덩이를 나사라는 촉수를 통해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클론 아사기 "ㅈ, 잠깐, 멈춰 나사라. 땅 속에서 여과되었다고는 하지만, 미세한 세균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클론 아사기 "바깥의 웅덩이는 적어도 끓여서 뜨거운 물로 만든 뒤 마셔야지."

나사라 "양해. 삶아서 소독, 생활의 지혜."

미리암 "아니, 문제 삼는 게 거기인가......?"

미리암 "하지만 이건 본격적으로 위험해. 배고픈 나머지, 견실한 탐정마저 조금 이상해지고 있다."


후우마 아키 "음......확실히 위험한 사태네."

아키 "나라면, 약간의 허기나 갈증 정도, 나사라짱의 오줌만 받으면 이겨낼 수 있어."

아키 "그러나 모두는 그렇게까지 혹독한 수련을 쌓지 않았을 테니까......" 

프랜시스 "너 말이지......따지고 싶은 점은 여럿 있지만, 배가 고파서 이젠 아무래도 좋아......"


검객 대마인 후우마 아키의 변함없는 망언에, 전직 갱 두목인 오니갸루 프랜시스가 신음한다.


어느 식객의 얼굴도 초췌한 모습.


기본적으로 돈이 부족한 이들이지만 이번만큼은 본격적으로 위험한 듯했다.


말할 것도 없거니와──.


최근 요미하라의 생활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었다.


그 원인은 뭐니 해도 사령경과 노마드라는 양대 세력의 대립이다.


마계에 거대한 영토를 거느리고 있으며, 요미하라 침공을 노리는 사령경 테우타테스.


상대하는 것은 요미하라의 대부분을 세력권 아래 둔 광역범죄조직 노마드.


이전보다 은밀히 진행되던 이 두 세력 다툼은, 얼마 전 발생한 노마드의 마계기사 잉그리드 암살 미수 사건을 계기로 표면화 됐다.


어둠의 주민1 『젠장! 이대로라면 언제 전쟁이 시작될지 몰라! 이런 마을에서 살 수 있을까 보냐!』

어둠의 주민 2 『그에헤헤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럴 때'이기에, 더욱 돈을 많이 벌 수 있지 않겠어?』


거리에서 도망치는 자, 반대로 벌이로 보고 흘러드는 자.


판단은 제각각이지만 전쟁이 가깝다는 예감만큼은 공통이다.


거리는 따끔따끔할 정도로 살기가 감돌고, 곳곳에 불온한 분위기가 흐른다.


이렇게 되면 '비교적' 제대로 된 상인은 이 거리에 접근하지 않는다.


당연히, 경제도 정체되어 매일의 생활물자에도 곤란한 상황.


탐정 일행이 그 어느 때보다 곤궁한 데는 그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클론 아사기 "정말 귀찮은 얘기지. 일부 사람들의 의도에 거리에 사는 모두가 휘둘리다니."

미리암 "그렇지. 하지만 지금은 푸념만 하고 있을 수 없다."

미리암 "잘못하면 우리 모두 창관에 팔려갈지 모르니까."

클론 아사기 "그래......"


두 사람이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이것도 요미하라 긴박의 여파일 것이다.


곤궁한 술집이나 식료점이, 쌓일대로 쌓인 탐정 일행의 '외상'을 악덕업자에게 팔아치운 것이다.


하나하나의 외상은 작지만, 정리하면 상당한 액수가 된다.


아무래도 예전부터 『잘 팔릴 것 같다』며 탐정 일행을 노렸던 악덕업자는 이 외상값을 들고 사무실을 찾아와,


악덕 오크 『......후후후후. 여러분도 이 거리의 룰은 아시죠?』

악덕 오크 『무슨 일이 있어도 빌린 돈은 갚는다. 그래, 설령 당신들의 '몸'을 사용해서라도 말이지......?"


그렇게 몰아붙였다.


무법지대라는 인상의 어둠의 세계지만, 돈의 대출에 한해서는 표면사회보다 엄격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사무소가 시작된 이래 최대의 위기이다.


이제 이렇게 되면 이러쿵저러쿵 따질 겨를이 없다.


탐정 일행은 하루하루 생활비를 깎아서 지불로 돌리고, 그리고──.


클론 아사기 "어쨌든......지금은 조금이라도 일자리를 구해서 돈을 벌자. 설령, 어떤 묘한 일이라도."


클론 아사기 (그런 사정으로 찾아낸 일의 하나가, 이 마소魔牛의 회수라는 거지.)


카토브레파스 무리

"모────!!"

"모────!!"

"모────!!"


도도도도도도!!!


거리를 폭주하는 마소떼를 추적하며 클론 아사기가 쓴웃음을 짓는다.


이들이 쫓고 있는 것은 강철의 피부를 지닌 소 마수 카토브레파스.


이 소 마수의 피부가 마술의 좋은 촉매가 된다고 해, 요미하라 오지에 있는 '귀무중'의 마수목장에서 사육되고 있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 사육사의 착오로 대량 탈주해 버린 것이다.


이 시기의 카토브레파스는 번식이 가까워 예민하고 매우 흉포하다.


더욱이 타이밍 나쁘게도, 마수목장을 관리하고 있는 귀무중 간부들은 요미하라 긴박의 대응을 협의하기 위해 여호도(女護島)로 돌아가 부재.


현지의 사육원만으로는 대응 불가능, 게다가 이대로라면 거리에 피해도 나온다──.


그래서 마소의 회수에 많은 포상금을 걸고, 『보수가 나온다』면 가만히 있지 않는 것이 요미하라의 주민들이다.


요미하라 주민1 "후에엣!? ㅁ, 무섭지만, 내일의 밥을 위해서는!"

요미하라 주민1 "소 씨 각오하시길! 에잇, 금박의 부적!"

카토브레파스 "모───!!!!!?"

요미하라 주민2 "자, 힘내서 잡아요ㅡ! 내 환혹은 마수에게도 효과가 있으니까!"


카토브레파스 (두 마리) "모모───!!!!!?"


요미하라 주민3 "크크크......이런 소 정도, 우리 '서리의 귀신'에 걸리면 별 것도 아니지."

카토브레파스(다수) "모모모모───!!!!!?"


경제 침체로 굶주리던 주민들이 줄줄이 소몰이에 동참한다.


미리암 "큿!? 곤란한데 탐정, 점점 소를 가로채이고 있어! 이대로라면 우리의 빚 변제가!?"

미리암 "──어쩔 수 없지, 거리의 놈들과 한판 붙어볼까!?"

시로&쿠로

"큐!"

"삐삣!"


창관행에 비하면 다소의 싸움 정도는 아무것도 없다.


초조해진 얼굴로 사역마 시로와 쿠로를 스탠바이 시키는 미리암.


그러나 클론 아사기는 그런 마녀에게 침착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클론 아사기 "아니, 미리암. 작은 걸 두고 서로 다투며 힘을 뺄 필요는 없어."

클론 아사기 "우리들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제일의 거물──「무리의 보스」야."


그렇게 조용히 웃으며 폭주 소떼의 중심을 가리켰다.



무리의 보스 "모모, 모모모모모모오오오오오오오오오......!!"


거기에 있는 것은 소이면서 굉장한 투쟁의 아우라를 두른 초거대 사이즈의 「무리의 보스」.


마수목장에서 탈주한 카토브레파스는 그 크기와 무리 내에서의 지위에 따라 보상이 다르다.


지금 요미하라 주민들이 잡은 것 같은 일반 크기의 소는 대개 사무실 식비 3일치 정도의 보수.


그럭저럭 큰 액수지만 현재의 궁핍을 감안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클론 아사기 "하지만, 저 녀석을 포획했을 때의 보수는, 대략 사무실의 식비 1년치──."

클론 아사기 "그 정도면 쌓인 '외상'의 상환도 여유롭고, 당분간은 다 같이 놀고 먹을 수 있을 거야."

미리암 "흠......?"

나사라 "식비 1년치, 꿈같은 울림. 과자도 가능?"

클론 아사기 "그래, 물론이지 나사라♪"

클론 아사기 "그러니까──보스를 노린다고 하면, 주위를 둘러싼 소는 오히려 방해야."

클론 아사기 "차라리 지금 저렇게 줄여달라고 하는 게 나아."


미리암 "아니, 그래도 말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보스를 노리는 자가 있다면?"

미리암 "그만큼 보수가 크면 당연히 다른 놈들도 노려 올 거야."

클론 아사기 "그때는......어쩔 수 없지"

클론 아사기 "쓸데없는 싸움은 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은 그렇게 말할 수 없어."

미리암 "그렇지."

나살라 "약육강식, 그것이 야생의 규칙?"


탐정의 말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암 "뭐, 그때는 그때구나! 아무튼 우리는 보스를 노리는 거야."

미리암 "이대로 놈을 잡기 쉬운 탁 트인 곳까지 몰아가자!"


***


카토브레파스

"모────!!"

"모────!!"

"모────!!"


요미하라 주민 4 "ㅇ, 위험해!? 치인다, 소가 이쪽으로 온다아아아앗!?"

요미하라 주민 5 "겁 먹을 때가 아니야! 집에 굶주린 아이가 기다리고 있어, 얼른 잡아서 보수를 받을 거야!"


도도도도도도!!!


폭주하는 마소와 그를 쫓는 요미하라 주민이 네온이 깜빡이는 번화가를 달려간다.


그런 어둠의 거리를 내려다보는, 싸구려 호텔의 한 방.


토라지로 "......? 뭐야 저건. 이웃에 폐를 끼치는 녀석들인 것이다."


달려가는 폭주 집단을 앞치마 차림의 여자아이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돌아본다.


호랑이 수인 토라지로.


원래 도쿄 킹덤의 수인 갱 조직 '수왕회'의 간부이지만, 현재, 형님인 워울프에게로의 선물과 사회공부를 위해 요미하라에서 아르바이트 중.


지금도 『미룡』의 맛있는 요리를 단골손님에게 전해주러 온 참이었다.



샐리 로버츠 "아아? 어차피 또 요미하라의 머저리들이 날뛰는 거겠지, 정말 어쩔 수 없는 거리라니깐 여긴."


가련한 소녀 그 자체인 여자아이가 외모에 전혀 맞지 않는 난폭한 어조로 말했다.


샐리 로버츠.


미연 DSO 소속의 베테랑 특수 전투원이다.


잠입 임무 때는 겉모습 그대로의 귀여운 척 적을 속이지만, 본연의 성격은 상당히 노회하고 빈정대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토라지로 "음, 확실히. 여기는 쓰레기나 깡패 밖에 없는 거리인 거다."

토라지로 "뭐, 그건 어쨌든──주문하신 라면 세트다. 식기 전에 먹는 게 좋아."


라며, 배달통을 열어 3인분의 요리를 늘어놓는 토라지로.


미쉐어 실키스 "앗!? 토라지로짱 고마워ㅡ!"

미쉐어 "미룡의 라면, 엄청 맛있지ㅡ!"

아르카 "네, 저도 엄청 좋아해요."



발랄한 여자아이와 사이보그답게 고지식한 어조의 여성이 기쁜 듯이 말하며 젓가락을 들었다.


초능력 소녀 미쉐어와 전신을 기계화한 사이보그 병사 아르카다.


이 둘도 미연방 DSO에 속해 있는 공작원으로, 샐리와 함께 이곳 요미하라에 잠입해 있다.


토라지로와 미쉐어는 앞서 요미하라에서 일어났던 어떤 사건으로 알게 됐고, 그 관계로 지금은 단골 손님으로서 몇 번이나 미룡의 요리를 시켰다.


미쉐어 "아, 하지만 토라지로짱. 그 만두는 뭐야? 우리 라면 밖에 안 시켰는데."

토라지로 "아아, 이건 가게에서 주는 서비스다."

트러지로 "주문을 바꾸게 되어 미안하다며 슌타오가 추가한 거다."

미쉐어 "아ㅡ. 그렇구나."


가게에 전화를 했을 때 세 사람은 『미룡』의 명물인 센쥬 스페셜 세트를 주문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매진되어 주문 변경을 부탁하게 되었다.


원인은 재료 부족이다.


스페셜 세트에는 요루의 마초라는 희귀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요미하라는 상인들의 출입이 극도로 적다.


마초의 구입량도 줄어, 하루 몇 끼 정도 밖에 만들 수 없게 된 것이다.


샐리 "뭐, 어쩔 수 없지. 이런 때에 가게를 열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아르카 "네. 저는 이런 심플한 라면도 좋아해요. 만두도 아주 맛있어요."

미쉐어 "아앗!? 아르카짱 먹는 거 빨라ㅡ! 나도 만두 먹을래ㅡ!"


한발 앞서 후루룩 라면을 들이키기 시작한 아르카에게 미쉐어도 뒤따른다.


무표정하고 담담하지만 아무래도 아르카는 대식가인 것 같다.


샐리 "야!? 내 만두도 남겨두라고 너희들!? ......뭐 그건 어쨌든."


샐리가 토라지로 쪽으로 돌아섰다.


샐리 "그럼 토라스케, 서비스 잘 받았으니까 가게 주인에게도 고맙다 전해줘."

샐리 "그리고 이래저래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해."

토라지로 "? 무슨 말이지?


토라지로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샐리가 비꼬듯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말한다.


샐리 "앞으로 요미하라는 더 거칠어질 거야."

샐리 "뭐, 지금은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이 거리에서 바보들이 뭔가를 시작하려고 해."

샐리 "요미하라 주민에게는, 재앙이 계속될 거라는 거야."

토라지로 "......?"


샐리가 말하는 「바보들」은, 미연합 특무기관 G를 말한다.


G는 사령경과 결탁해 마계와 요미하라에서 어떤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샐리 일행이 요미하라에 잠입해 있는 것도, 그 움직임을 감시하고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다.


토라지로 "그건......거리의 모두가 말하고 있는, '전쟁이 가깝다'는 건가?"

샐리 "뭐, 그런 느낌이지. 무서우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이 거리에 나오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고?"


샐리가 놀리듯 말하자 토라지로는 흥 하고 코웃음치며,


토라지로 "무서울 리가. 나는 긍지 높은 수인, 싸움과 축제는 아주 좋아한다!"

토라지로 "게다가──."

샐리 "게다가?"

토라지로 "앗. 아니, 이건 이쪽 얘기다."


토라지로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토라지로 (게다가──니샤의 쓰레기도 요미하라를 노리고 있다 들었어.)

토라지로 (이런저런 구린내가 풍기기 시작했고, 형님에게도 알려둘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르카, 드디어 메인 스토리 데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