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플레이어에 의해 파괴되고 황폐해진 미래세계.


카미무라 마이카 "......♪"


문명을 파괴당한 세계에도 아침햇살은 부드럽게 쏟아진다.


그런 빛을 받으며, 카미무라 마이카는 홀로 연못가에서 낚싯줄을 드리우고 있었다.


곁에는 야채와 과일이 든 바구니.

이곳은 마이카의 집에서 마을까지 내려가는 길목에 있는 이름 없는 작은 연못이다.


마이카는 요즘 마을로 내려가는 김에 이곳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마이카의 휴식처인 동시에 낚시질의 성과는 그녀의 수입원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카 "안 되겠구만, 이거. 오늘은 전혀 낚이지 않네."


미끼가 달린 낚싯줄을 끌어올리며 마이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키라라의 얼음이 녹은 영향으로 이 근처까지 기후가 바뀌었는지, 최근에는 특히 성과가 좋고, 여태껏 본 적도 없는 물고기까지 어롱 가득 잡혔는데.


오늘은 여태까지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연못은 잠든 듯 고요했다.


마이카 "어쩔 수 없지, 끌어올릴까......"

마이카 "어이, 보이는대로다. 오늘은 아무것도 낚지 못할 것 같아."


마이카는 낚싯줄을 거두며 누군가에게 말을 건넨다.


레이더 "젠장, 어떻게 눈치챘지? 이 광학위장, 망가진 거 아냐?"


그에 화답하듯 레이더 10여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이카의 채소와 과일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마이카 "너희들은 냄새 나니까 금방 알 수 있거든. 공기 좋은 곳으로 온다면 그 더러운 체취 정도는 빼고 와라."


레이더

"뭐, 뭐라고!"

"이 계집이!!"


레이더들이 펄쩍 뛰며 총을 겨누고 혹은 때리려 한다.


그러나 마이카의 적은 될 수 없다.


마이카 "────."


마이카는 화염 에너지의 검, 「플레임 블레이드」를 일섬.


레이더들은 몸통이, 목이 불타며 잘려, 허망하게 땅에 무너져 내렸다.


마이카 "핫. 상대를 잘못 잡았거든."

레이더 "히이이!!!"


살아남은 자들은 꽁지 빠지게 기어다니듯 도망간다.


마이카 "이런이런......"


호숫가에 정적이 돌아온다.


그러나 마이카는 플레임 블레이드를 거두려 하지 않고 다시 허공에 말을 걸었다.


마이카 "너는 조금 전 녀석들의 동료냐?"


그러자 이번에는 덤불의 그늘에서, 한 여성이 소리 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 "......역시, 화신(火神)의 대마인."

마이카 "......누구냐?"


대마인 같은 차림이나, 본 적이 없는 얼굴이다. 마이카는 의아한 듯 눈썹을 찡그렸다.


샤쿠지이 키사미 "실례. 나는 샤쿠지이 키사미, 당신과 같은 화둔술사야."

마이카 "화둔술사......대마인인가? 그렇다면 오차 시절 얼굴 한 번 봤을 텐데......"

샤오미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미연으로 망명했기 때문에. 후우마 단조의 반란에 휘말려서......라고 들었어."

마이카 "아아, 미연에서 자랐나. 그래서 안드로이드 암을 달고 있나 보군."


마이카는 다소 경계를 낮췄다.

적의는 느껴지지 않고, 아무래도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마이카 "그래서, 그 사이보그 화둔술사가 내겐 무슨 용무지?"

키사미 "당신에게 가르침을 구하고 싶어. 화둔의 제어에 대해."


키사미는 깊이 고개를 숙인다.


마이카 "화둔의 제어? 할 줄 모르는 거야?"

키사미 "자력으로는요. 처음 화둔에 각성했을 때, 폭주해서 팔을 잃었어."

키사미 "그 이후, 이 안드로이드 암으로 너무 강한 화둔을 제어하고 있지."

키사미 "물론 암에 큰 부하가 걸려. 미연에 있을 때만 해도, 전문 기술자들이 부지런히 관리해 줬는데."

키사미 "기술도 설비도 거의 상실된 지금, 메인테넌스는 거금을 지불하고 어둠의 기술자에게 의뢰할 수 밖에 없어......"

마이카 "과연. 그건 돈이 많이 들겠구만."


키사미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의 기계팔을 바라보았다.


키사미 "지금은 용병 같은 일을 하며, 어떻게든 메인테넌스 비용을 벌고 있지만......그래도 빠듯해."

키사미 "돈을 위해서라면 본의 아닌 일이라도 맡지 않을 수 없고, 일을 하며 또 암에 부담이 걸리는 악순환."

키사미 "자력으로 화둔을 제어할 수 있으면 메인테넌스 횟수도 줄일 수 있고,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어."

키사미 "당신도 과거에는 '명도 바주카'라는 무기로, 너무 강한 화둔을 제어했다고 들었어."

키사미 "그런데, 지금은 자신의 힘만으로, 「화신의 대마인」이라 불릴 정도의 화둔술사가 되기까지."

키사미 "어떻게 그 기술을 몸에 익혔는가. 부디 가르쳐 주겠어?"


키사미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마이카 "음......그런 말을 들어도 말이야. 명도 바주카를 사용한 것은 꽤 옛날 이야기고......"


마이카는 약간 쑥스러운 듯 눈썹을 모은 채 머리를 긁적였다.


마이카 "대마인의 인술은 1인 1파, 화둔이라 한들 여러 타입이 있고, 기본적으로는 스스로 갈고 닦는 거야."

마이카 "그러니까, 우선은 스스로 해 봐. 그 다음 벽에 부딪히면, 다시 찾아오도록 해."

키사미 "그런 말 말고......!"

마이카 "미안하지만, 나는 지금부터 감과 무를 팔러 갈 거라서."


마이카는 매정하게 그리 말하고는 바구니를 짊어지고서 일어선다.


키사미 "......"


키사미는 그것을 잠자코 지켜보았다.




마이카는 산길을 내려가, 마을 시장을 찾았다.


시장에는 수많은 가게가 늘어서 있고, 낯익은 상인들이 마이카에게 말을 걸어온다.


음식점 주인 "여어, 마이카 아가씨, 오늘은 감인가. 네 것은 달고 평판이 좋아. 5개만 줘."

술을 파는 상인 "마이카, 소주는 어때? 오늘 건 특히 좋아."


마이카 "아ㅡ, 나중에. 오늘은 좀 먼저 갈 데가 있어서."


마이카는 그런 상인들을 뒤로 하고 시장 안쪽으로 걸어간다.


이 시장은 상품에 따라 영역이 나뉘어져 있으며, 입구 근처에는 식품, 중심부에는 잡화와 의류, 그리고 안쪽에는 무기 등을 장사하는 가게가 모여 있다.


마이카는 더 안쪽, 인적이 드문 곳까지 들어서, 한 가게 앞에 멈춰선다.


마이카 "여어, 예의 그거 나왔어?"

점주 "어서와 아가씨. 나왔고 말고. 상상 이상으로 잘 됐다, 봐봐."


자신을 검사라고 생각하는 점주는, 마이카의 얼굴을 보자마자 서둘러 가게 안쪽에서 길쭉한 상자를 꺼내왔다.


마이카가 상자를 열면, 나타난 것은 아름다운 칼집을 두른, 한 자루의 일본도.


마이카 "오오~, 좋은데!"


마이카는 눈을 반짝였다.


이 칼은 마이카가 주문하여 장인에게 만들게 한 것으로, 도신은 언뜻 보면 평범한 칼로 보이지만, 플레임 블레이드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한 내열가공이 되어 있다.


점주 "마음에 들었어?"

마이카 "엄청. 예를 들자면......응?"


마이카는 문득 가게 안쪽에 눈을 돌린다.


거기에는 불꽃무늬가 장식된 붉은 기모노와 검은 하카마가 걸쳐져 있었다.


마이카 "어이, 저 기모노는?"

점주 "좋지, 이거. 남자 거지만. 관심 있으면 입어볼래?"

마이카 "그래도 돼!?"

점주 "아가씨에게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안은 비어 있으니, 써도 돼."

마이카 "오, 오우! 빌리겠어."


마이카는 가게 주인으로부터 옷을 받아 들고는, 가게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들썩들썩......들썩들썩



마이카 "ㅇ, 어때? 방에 있던 갓도 빌려봤는데."

점주 "오오~! 상상 이상으로 잘 어울리는데."

마이카 "헤헤, 생각보다 괜찮나......참고로, 이 옷은 얼마지?"

점주 "그건 좀 비싼데......"


상인은 주판을 튕기고, 양손 손가락을 세웠다.


이 물물교환의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물건 가치의 지표로서 구세계의 화폐가격으로 나타내곤 한다.


점주 "마이카 아가씨는 특별히 단골고객 가격으로......응, 이 정도네."

마이카 "오, 오우, 진짜냐. 음......"


면사조차 제대로 구할 수 없는 이 세계에서 옷은 대부분 구세계의 유물이거나 고쳐 만든 것이다.


진귀한 일본옷이 고가인 것은, 마이카도 각오하고 있었지만──.


마이카 "음......확실히 비싸군. 이 칼의 값도 포함한 셈이겠지."


마이카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번에는 입어본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하자.


그러자──.


키사미 "그거, 내가 낼게."


말을 걸어온 것은 어느새 가게 앞에 있던 키사미였다.


마이카 "키사미!? 설마 너, 따라온 거냐?"

점주 "ㅇ, 아가씨의 지인이야? 이 옷값에 해당하는 걸 갖고 있단 말이지?"

키사미 "그래. 이건 어때?"


키사미는 그렇게 말하고 책 한 권을 꺼낸다.


마이카와 점주는 그것을 보고 눈을 부릅떴다.


점주 "이, 이건......에......!!"

마이카 "에로책이잖아!!!"


책 표지에는 반라의 남녀가 뒤엉켜, 꽃잎에 둘러싸인 소녀만화풍의 일러스트.


거기에 『그이를 빠져들게 하는 마루비 테크』 『두근두근☆첫 체험 특집』등의 글자가 춤추고 있다.


키사미 "에로책이 아니야!!! 틴즈 잡지야!!"

마이카 "그게 그거잖아. 그렇지만, 헤에......꽤 야하고, 새것처럼 예쁘장한 책이구만."


책을 술술 넘기며 마이카와 점주는 눈을 반짝였다.


점주 "정말이야. 페이지의 누락도 없고, 찢어졌다거나 얼룩도 없어......이런 걸 어디서 구했지?"

키사미 "아, 주웠어. 일하는 도중에 우연히. 어때? 대가로는 충분하겠지?"


문명이 파괴된 이 세계에서 구시대의 책은 귀중한 오락.


그 중 에로책은 수요가 높아 전문으로 취급하는 상인들도 있을 정도였다.


키사미가 내놓은 것은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출판된 것인 듯 과격함은 절제되었지만, 그만큼 희소성이 높고 보존 상태가 좋은 점에서도 높은 가치가 있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


점주 "좋아, 팔지! 그 갓도 가져가. 그리고 버선도 서비스로 줄게."

마이카 "정말?! 그거 고맙긴 한데, 괜찮은 거냐 키사미, 이런 귀중한 책을 선뜻 내놓고."

키사미 "상관없어. 화둔의 제어를 배울 수 있다면 싼편이지."

마이카 "이런이런, 그런 건가. 알았다, 내가 졌어."

마이카 "하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가르친다고 그렇게 간단하게 풀리는 건 아니야......"


그때, 갑자기.


카앙!!

큰 소리와 진동이 울렸고 갑자기 밖이 시끄러워졌다.


마이카 "뭐야?"


돌아보면 시장 외벽, 상인들의 집이 즐비한 구역에서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키사미 "확인하러 가보자."

마이카 "아아."




주민 "용어(龍魚)가 왔다!"

주민 "도망가! 빨리 도망가!"


흙먼지가 피어오른 쪽으로 찾아가 보니 사람들이 안색을 바꾸어 도망치고 있다.


마이카 "뭐?"

샹미 "용어라고요?"


그러자 조금 전의 점주가 쫓아와 두 사람에게 소리쳤다.


주인 "위험해, 용어다! 아가씨들도 빨리 도망쳐──온다!!!"



올려다보면, 거대한 물고기 괴물이 하늘을 날아 이쪽으로 다가온다.


마이카 "뭐야 저 물고기!? 큰데!?"

키사미 "위험해, 이쪽으로 온다!"


물고기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집 한 채를 노려보며 입에서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용어 "!!!"


콰아아앙!!!


지붕에 물대포를 맞은 민가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벽째 떨어져 나갔다.


용어 "──!!!"


용어는 그 민가에 얼굴을 들이밀고, 놓여 있던 과일과 고기를 먹어치우자, 다시 급상승했다.


이번에는 다른 집에 구멍을 내고, 식량을 한 입에 먹고는 하늘로 날아오른다──그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마이카 "그 덩치......먹이를 찾는 건가!?"

점주 "그, 그래. 저 녀석은 올 때마다 저렇게 지붕에서 돌진해 식량을 마구 먹어치워."

점주 "덕분에 마을이 엉망이야! 우리 집도 얼마 전에 당해서 최근에야 겨우 복원했지."

마이카 "진짜냐. 어이 물고기!! 공짜 밥이라니 배짱 한 번 두둑한데!!"


마이카는 양손에 한 아름 화구를 만들어, 하늘로 날아오르는 용어를 향해 던졌다.


용어 "──!!"

마이카 "뭣!?"


화구는 물고기에게 명중하였으나, 용어가 두른 물에 막혀, 촤악 소멸하고 말았다.


마이카 "내 불을 껐다고!? 그냥 물이 아니라, 마력이 담긴 물인가?!"

용어 "......"


용어는 이쪽을 힐끗 내려다보다가 문득 뭔가를 알아차린 듯 마이카 쪽으로 돌진해 온다.


마이카 "큿!?"


마이카는 방어 태세를 취했지만, 그 목적은 마이카가 아니었던 듯 하다.


용어 "!!!"


용어는 마이카가 발밑에 놓은 감과 무를 바구니째 통째로 삼킨다.

재차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마이카 "아악!! 저 녀석!! 내 사랑스러운 야채를!!"

키사미 "저도 공격해 볼게요!"


키사미는 안드로이드 암의 손가락 끝을 용어에게 향하고,


키사미 "출력상승──『Super focus laser』!"


가느다란 레이저를 용어의 눈을 향해 쏘아대기 시작했다.


용어 "......"


그러나 그 또한 덧없이 물에 지워지고, 용어는 그대로 하늘 높이 날아가 버렸다.


남은 것은 너덜너덜한 마을과 잔해의 산.


마이카 "젠장......"


마이카는 발밑에 구르는 감을 주워들더니 분노에 떨린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마이카 "어이 점주, 뭐야? 저 괴물은. 저런 거, 전부터 있었어?"

점주 "ㅁ, 모르겠어. 최근 갑자기 나타났지. 용어란 것도 누군가 붙인 호칭이다."

점주 '마이카 아가씨 부탁해! 녀석을 퇴치해 줄 수 없겠어? 이대로라면 이 마을은......"

마이카 "말할 것도 없어. 내가 정성껏 기른 야채를 저렇게 먹어치웠는데 용서할 수 있을까 보냐."


키사미 "저 물고기는 어디에 사나요?"

점주 "모르겠어. 하지만 언제나 저쪽 하늘에서 와......"

마이카 "애매하군. 뭐, 일단 가볼까?"

키사미 "나도 동행할게. 당신의 싸움을 옆에서 보게 해줘."

마이카 "괜찮지만, 동행하는 이상 도움은 확실히 받겠다고."

키사미 "물론."

점주 "고마워, 부디 조심해!"

마이카 "아아. 장비도 일신했고, 어디 물고기 퇴치하러 가볼까!"


두 사람은 점주로부터 식량과 물을 받아 동쪽으로 출발했다.




시장이 있는 거리에서 한 시간 정도 걷자, 광활한 습지가 펼쳐져 있다.


마이카 "들은대로 와봤는데. 너무 넓어서 잘 모르겠구만."

키사미 "이만큼 전망이 좋다면 찾기도 쉬울 것 같은데......"

키사미 "!! 잠깐, 저기. 레이더들이 있어."


키사미는 얼른 목소리를 낮춰 바위와 나무 그늘을 가리켰다.


마이카 "정말이네. 저런 곳에서 뭐하는 거지?"

키사미 "괜히 내버려둬도 나중에 귀찮아져. 먼저 공격해 쓰러뜨리자."

마이카 "오, 꽤 호전적이잖아. 좋지, 용어잡기 전 준비운동이랄까."


두 사람은 곧 전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발소리를 죽여 그쪽으로 나아갔다.


다가가 보니 레이더는 3명 정도. 둥글게 모여서 뭔가 이야기하고 있었다.


레이더1 "히히히, 맛있어 보이는구만. 좋은 허벅지인데."

레이더2 "나는 가슴 쪽이."

레이더3 "너희들 뭘 모르는구만. 여자는 뇌장이 특히 좋다니까."


그들의 발밑에는 젊은 여자가 쓰러져 있다.


아무래도 레이더들은 그 여자를 어떻게 먹을지 떠들고 있는 것 같다.


똑같이 인육을 먹더라도 무턱대고 덤비는 감염자와 달리, 레이더는 인육을 손질한 뒤 원하는 방식으로 먹는다.


그런 대화를 머리 위에서 주고받으면서, 여자는 축 늘어져 있었다.


레이더1 "결정했다. 그럼 당장 해체부터......"

마이카 "어이."

레이더1 "뭐야, 우리는 이제부터 진수성찬을......앗."

레이더1 "이 녀석은, 오늘 아침의 그 여자!!"


레이더는 마이카의 얼굴을 보고 흠칫 놀랐다.


마이카 "너는 본 기억이 있구만. 그것도 아까 전에. 낚시를 방해한 놈들 중 하나인가?"

레이더1 "ㅇ, 위험해. 이 여자는 위험해. 도망쳐!!!"


레이더 중 한 명은 연못가에서 덮친 패거리들 중 생존자인 듯 마이카를 보자 안색을 바꿔 달아났다.


레이더3 "ㅈ,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도망가자!"

레이더2 "잠깐, 자세히 보니 이쪽 여자는 바로네스 씨의......"

레이더3 "됐으니까 도망가자고!"


한 사람은 키사미를 보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반쯤 끌려가듯 그대로 도망간다.


마이카 "뭐야, 간단히 도망갔구만. 널 보고 뭐라 하던데, 지인이야?"

키사미 "글쎄. 레이더와 동업할 때도 있으니까. 어디선가 만났을지도 모르겠네."


키사미는 꺼림칙하게 말하고 쓰러진 여자에게 눈길을 돌린다.


키사미 "그보다 얘, 아직 숨이 붙어있는 것 같아."

마이카 "뭐라고!? ......정말이야, 아직 혈색이 있어. 야 너, 괜찮냐?"


여자의 뺨은 아직 분홍빛을 띠고 있었고, 가슴은 희미하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마이카는 그 옆에 앉아 뺨을 툭툭 친다.



??? "......음~......으음, 뭐에요......"


그러자 여자는 천천히 눈을 뜨고 크게 꾸벅꾸벅하며 일어났다.


??? "후아암......아ㅡ, 잘 잤다.`"

키사미 "잠......자고 있었다고!?"

아메타니 시이나 "네에~. 시이나, 일하느라 피곤해서. 귀갓길에 깜빡 잠이 들어버린 것 같아......"

시이나 "안돼안돼, 전에도 돌아가는 길에 잠이 들어서 레이더한테 먹힐 뻔했어~."

시이나 "언니들이 깨워줬어~? 감사합니다."

키사미 "마침 먹히기 직전이었던 것 같았지만......그 상황에서 자고 있다니, 대단한 배짱이네."


마이카 "어? 시이나라면 혹시 Bandit의 시이나야?"

신기하다 "네에~. '화신' 마이카 언니인 거지. 소문은 진작부터 들었는데~."

키사미 "지인이야?"

마이카 "직접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지만, 마리로부터 이야기는 들은 적 있어."

마이카 "브레인플레이어의 연구시설에 잡혀있던 여자아이를 구해냈다. 그게, 바로 이 시이나야."

시이나 "그래그래~. 연구소에서는 실험체가 되어, 그것 참 지독~한 일을 당했다니까."

시이나 "하지만 두령 일행이 도와줘, 지금은 Bandit에서 살며 일을 돕고 있어."

시이나 "실험으로 심어진 텔레파시 능력으로, 미력하나마, 정보 수집 등에 쓸 수 있지만......"

시이나 "타고난 힘이 아니니까, 많이 쓰면 금방 피곤해져."

시이나 "후아~~암, 이야기 하고 있으니 또 졸음이......저기, 뭔가 단 거 없어?"

키사미 "그 사탕은?"

신기하다 아 이건 더미거든요~. 진짜 사탕은 구할 수 없으니까, 여기에 설탕 묻혀서 핥는 거에요~"

키사미 "과연. 그럼 금방 맛도 없어지겠네......"

마이카 "감이라도 좋다면야."


마이카는 단 하나 남은 감을 소매에서 꺼냈다.


시이나 "와이, 감사합니다! (오물오물) 달고 맛있다~~♪"

시이나 "(오물오물) ......후우, 잘 먹었습니다. 먹었더니 힘이 났어요. 마이카 언니는 왜 여기에~?"

마이카 "커다란 물고기를 잡으러 왔지."


마이카가 사정을 설명하자 시이나는 흥미가 생긴 듯, 흔들흔들 몸을 흔들었다.


시이나 "그렇다면, 시이나도 함께 갈게요. 맛있는 감을 받은 답례에요~."

마이카 "그건 좋지만, 너 싸울 수는 있어?"

시이나 "싸움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요, 정신 공격적인 녀석이라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마이카 "물고기에게 정신공격이란 게 효과가 있을까?"

키사미 "또 길에 쓰러져도 위험하고, 데리고 가는 게 좋지 않아? 수상한 사람은 아니잖아."

마이카 "뭐 그렇지. 좋아, 시이나, 자기 몸은 스스로 잘 챙기라고."

좋겠다 "와~이, 감사합니다."


완전히 마이카를 따르게 되었는지, 기쁜 듯 두 사람을 따라 가볍게 걷기 시작했다.




습지의 한쪽에는 다 무너진 돌담이 있었다.


옛 성곽인가, 아니면 공원인가 뭔가의 흔적인가.


거기에 다다르려 할 때, 시이나가 갑자기 멈추어 섰다.


시이나 "두 사람 모두 숨어요. 누군가 있는 것 같아요."


세 사람은 기척을 누르고 돌담 뒤에 몸을 숨긴다.


마이카 "......확실히 뭔가 있네. 이 소리......인간이 아니군."

키사미 "쉿, 이쪽으로 온다."


아사그 「――」

사무라이 「――、――」


나타난 것은, '아사그', '사무라이'라고 불리는, 기계생명체의 한 무리였다.


브레인플레이어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들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존재다.


그 수, 10체 정도일까.

연신 주변을 수색하면서도 서로 보고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이카 "브레인플레이어의 기계들이 이런 곳에서 뭐하는 거야?"

시이나 "시이나, 조금 엿들어 볼게요~."

키사미 "엿듣는다니, 그들의 말을 알아?"

시이나 "텔레파시예요~ 마음의 소리를 듣는 거죠."


시이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자리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시이나 "......"

신기하다 "......들렸어요. 확실히는 모르겠만......그러니까, 물고기......"

시이나 "『서둘러라, 빨리 물고기를 찾아라』......같은? 왠지 초조해하는 것 같아요."


사무라이 「――! ――!!」

아사그 「――」


사무라이들이 아사그에게 무언가 명령을 내리자, 일행은 분주히 어디론가 떠났다.


키사미 "왠지 필사적인 모습이었지."

시이나 "『설렁설렁 하지 마라, 아직 찾지 못한 곳으로 가겠다』고 했어요~."

키사미 "그들도 용어를 찾고 있어, 그것도 빨리......?"

마이카 "물고기 놈은, 브레인플레이어의 권속이려나."

키사미 "왜 그리 생각해?"

마이카 "그런 영문 모를 생물은 대체로 브레인플레이어가 어딘가에서 소환해 오는 게 패턴이잖아?"

마이카 "그래서 녀석도 그런가 싶은데."


시이나 "녀석들 머리에 있던 정보로 보면 아마 다르지 않을까나~."

키사미 "어떤 정보였어?"

시이나 "그러니까~. 일단 물고기, 용어에 관한 정보로는요......"

시이나 "『용어, 원래는 마계에 서식하는 물의 마수』."

시이나 "『어릴 때는 보통 물고기와 다르지 않고, 무리를 지어 물 속에서 사는데.』"

시이나 "『성장하면 저렇게 물의 마법을 써서 하늘을 난다』."

시이나 "『성체가 될 수 있는 것은 무리 중 가장 강한 개체, 그 외는 그 한 마리가 성체가 될 때 전부 잡아먹힌다.』"

시이나 "『바로네스도 조사에 나섰고, 큰일이 되기 전에 빨리 처치해 버려.』"

신기하다 "──라는 느낌이네요~."


마이카 "성체가 될 때 전부......?"


마이카 (그럼 설마, 그 연못의 물고기가 전혀 낚이지 않게 된 건......)


시이나 "마이카 언니~?"

마이카 "아, 아무것도 아니야. 여하튼 브레인플레이어가 부른 게 아니라면, 마수는 어디서 튀어나온 걸까."

키사미 "그렇네. 마계와의 왕래는 더 이상 할 수 없을 테고."

마이카 "음, 어딘가에 알려지지 않은 마계의 문이 남아 있다든가......? 아니면, 새로 열린 문이 있다든가."

마이카 "그리고, 물고기 놈은 그를 통해 마계로 돌아가 버렸다, 라던가."

키사미 "저런 강한 마력을 지닌 물고기가 돌아다닐 수 있는 문이 있다면, 다른 마족들도 줄줄이 찾아올 거야."

마이카 "응ㅡ, 그것도 그렇구나."

마이카 "그럼 어디 숨어있는 거 아닐까. 이대로 찾아 헤매다가는 날이 저물겠어."

키사미 "그렇게 말해도. 어떻게 불러낼 방법도 없는걸."

마이카 "아, 그런가. 그럼 한 번 해볼까."

키사미 "에?"


마이카는 땅바닥을 힘껏 밟고, 힘껏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 몸에서 작은 불꽃이 튄다.


마이카 "──어ㅡ이, 물고기 새끼!!!"

마이카 "살금살금 숨어있지 말고 나와라 짜샤아!!!!"


쩌렁쩌렁쩌렁......


시이나 "후오오......졸음도 날아갈 고함이네~~~."


그 목소리는 주위의 공기를 들썩이게 하고 대지를 떨게 할 정도로......


고고고......


아니, 정말 대지가 진동하고 있다.


그리고──.


용어 "콰아아아아!!!!!"


질퍽거리는 땅을 가르며 우렁찬 외침과 함께 용어가 튀어나왔다.


마이카 "오옷, 진짜 나왔다!"

시이나 "진흙 속에서 자는 중이었네요~."

키사미 "저기,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기계생명체들 "──!!"


아까 떠났던 기계생명체 사무라이와 아사그 무리도 목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가 하며 돌아왔다.


키사미 "봐, 돌아왔잖아......"

마이카 "핫. 한꺼번에 정리할 수 있어서 편하잖아."


하늘에는 용어, 땅에는 기계생명체


마이카는 대담하게 웃으며, 새로 만든 칼집의 덧대를 잘랐다.


마이카 "간다, 물고기 놈! 겸사겸사 기계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