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 시시하군. 자랑스러운 사령기사인 내게 심부름꾼 같은 일을 시키다니."

프랜시스 "!!?"


완전히 사각지대에서의 기습이었다.


노란 장기를 두르고 나타난 여자의 거대한 고기망치가 맹렬한 기세로 프랜시스에게 내리쳤다.


프랜시스 "크으으으으으읏!!?"


카차────앙!!


가게 유리문을 요란하게 깨부수며 프랜시스의 몸이 거리로 나뒹굴었다.


여자가 내리친 고기망치를 순간적으로 막았다.


그러나 그 엄청난 기세는 멈추지 못한 채 거리로 내동댕이쳐진 것이다.


프랜시스 "아각!? 크으으으으으......"


프랜시스 (ㅈ, 잠깐, 위험하잖아......? 지금 건, 뭐야......!?)


입에서 쏟아진 선혈이 뚝뚝 땅을 더럽힌다.


강렬한 일격이었다.


거대한 고기망치는 가드 째 프랜시스의 몸을 내리쳐 엄청난 데미지를 입히고 있었다.


프랜시스 (ㅇ, 이거......혹시 내장 하나둘 정도는 찌그러졌나......?)


??? "어머어머. 아직도 살아 있다니. 오니족은 끈질겨서 싫다니까."

프랜시스 "......!!"


흩어진 유리 조각을 밟으며 고기망치를 든 여자가 나타났다.


여자는 사령기사 와이트. 통칭 황야차(黄夜叉).


망자에게 일시적으로 생명을 주고 조종하는 힘을 지닌 레이스라 불리는 고위마족으로, 현재 마계에서 판도를 넓히는 사령경 테우타테스의 부하.


접촉한 자의 존재를 기억까지 포함해 복사하는 황색의 장기를 다루고, 또 스스로의 마력의 구현인 골렘을 사역한다.


마계에서도 손 꼽히는 실력자로 여겨지는 전사였다.


프랜시스 "ㅎ, 헤헷......이 정도는,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거든......!"


그런 사령기사 와이트를 앞에 두고 끈적한 피를 토하며 프랜시스가 대담하게 웃으며 일어섰다.


똑바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의 격통.


음마족의 '독'도 급속히 몸에 돌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친구의 위기에 비하면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


프랜시스 "너를 두들겨 패 날려주겠다!! 오라아아아아아앗!!!"


전투에 능한 오니족 다운 터프함과 순발력이었다.


혼신의 힘으로 땅을 박 찬 프랜시스가 눈 앞의 여자에게 육박한다.


하지만──.


와이트 "그래. 그럼, 그런 건방진 소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히 죽여줄게."

프랜시스 "!!?"


차갑게 웃던 와이트가 슬쩍 프랜시스의 공격을 피했다.


일전에 와이트는 노마드의 대간부 오보로에게 밀렸지만, 그것은 상대가 나빴을 뿐이다.


마계 굴지의 실력자임에는 변함이 없고, 음마의 '독'에 절어 피폐해진 상대에게 밀릴 일도 없다.


와이트 "그럼 다진 고기로 만들어줄게."

프랜시스 "ㅁ, 뭣──."


콰직!! 콰직!! 콰직!!


프랜시스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양손, 양발, 복부, 흉부.


거대한 고기망치가 떨어져, 프랜시스의 몸 곳곳을 무자비하게 때려 부숴간다.


프랜시스 "크으으으윽!!! 이, 이런 건 하나도 안 아프──읏!"

와이트 "──잘 가렴. 멍청한 오니 아가씨."


콰직!!!


프랜시스 "캇!!? 가아아아아아앗!!?"


필사적으로 총을 겨눈 프랜시스의 안면에 사령기사의 망치가 내리쳤다.


뼈와 살이 찌부러지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


안면을 맞은 프랜시스는 거리 반대편까지 날아가 벽에 내동댕이쳐, 선혈을 흩뿌리며 땅바닥에 구르고 경련한다.


프랜시스 "아악, 아아......"


막강한 생명력을 지닌 오니족이라 한들, 이렇게까지 몸이 파괴당하고도 무사할 리 없다.


핏덩이가 되어 경련하던 프랜시스는 이윽고 완전히 그 움직임을 멈췄다.


거리의 사람들

"ㅇ, 어이, 저것 봐!"

"뭐하는 거야, 저 녀석......!"


주변은 나름대로 인적이 있는 어둠의 거리 번화가다.


갑작스러운 참극을 행인들이 아연한 얼굴로 바라보며 대화를 주고받는다.


와이트 "흥. 별 거 아니군. ──뭘 보고 있는 거야, 너희도 이렇게 되고 싶어!?"

거리의 사람들 "히잇!?"


와이트의 일갈에 행인들이 겁먹은 듯 입을 다문다.


그때였다.


하데스 시스터 "끝났나, 사령기사."


해골처럼 기괴한 얼굴을 한 음마족의 여자가 의식을 잃은 레피타를 안고 광석업소에서 나타났다.


이 여자는 하데스 시스터.


신격의 서큐버스 에레시키갈의 부하인 명계의 상급 음마.


들이마신 자의 정기를 빼앗고, 자신의 괴뢰로 바꾸는 '독'의 장기를 다룬다.


또한 권속인 하데스리링을 이끌고 외적을 물리치는 뛰어난 전투 지휘관이기도 하다.


와이트 "그래. 끝났어. 오니족 시체는 저쪽에 나뒹굴고 있어."

하데스 시스터 "흐음──."


와이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하데스 시스터가 거리를 들여다 본다.


그곳에 있는 것은 핏덩이에 잠긴 덩치 큰 오니 여자의 몸.


꿈틀꿈틀 움직이지 않는다.


확실히 숨이 끊긴 것 같다.


와이트 "크크. 그나저나──우습네. 저 정도의 상대에게 고전하다니, 결국 음마란 거야?"

와이트 "그 에레시키갈이라는 여자도 일부러 테우타테스 님이 봉인을 풀어줄 가치가 있었나?"

하데스 시스터 "네년, 뭐라고......?"


비웃음을 보인 사령기사에게 명계의 음마가 살의의 시선을 돌린다.


이들──사령경의 부하와 명계의 서큐버스들은 현재 공통의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그 관계는, 빈말로도 양호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와이트 "뭐야. 한 판 붙어볼 생각? 나는 상관없는데."

하데스리링들 "하데스 시스터 님! 이 무례한 자에게 죽음을!!!"


광기에 몸을 물들인 음마들이 사령기사에게 송곳니를 드러낸다.


하지만 그것을 이끄는 여자는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하데스 시스터 "......멈춰라. 어쨌든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다."

하데스 시스터 "저 자의 힘도, 일단은 도움이 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아지트로 돌아간다."

하데스리링들 "알겠습니다......"

와이트 "어머, 의외로 침착하네? 재미없지만, 그게 현명할지도 몰라."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그렇게 창을 거둔 하데스 시스터의 말에 와이트가 비꼬듯 웃으며 긍정한다.


그리고 사령기사와 음마의 일단이 그 자리에서 떠나갈 때.


하데스 시스터 "오야......?"


문득 위화감을 느끼며 하데스 시스터가 돌아보았다.


프랜시스 "────."


그곳에는 피범벅으로 거리를 나뒹구는 덩치 큰 오니 여자의 몸.


저 출혈로 살아있을 리 없다.


와이트의 말처럼 분명히 그녀는 죽었을 터이다.


하지만, 뭔가가......?


와이트 "왜 그래? 아지트로 돌아가는 거 아니었나."

하데스 시스터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


***


요미하라 지하도.


그 안쪽에 있는 폐기된 이교의 예배시설.


지금은 찾는 이가 아무도 없는 이곳이 바로 명계의 서큐버스 하데스 시스터의 아지트였다.


레피타 "흐극!? 크으으으으으윽!"


시설 가장 안쪽의 제단방에 소녀가 괴로워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하데스 시스터 "오야오야. 겉보기와 달리 꽤 버티는군. 그래봐야 더 괴로울 뿐인데."

와이트 "흥. 빨리 끝냈으면 좋겠는데."

레피타 "으으으으으......ㅈ, 젠장, 이 개년들이......윽!! 내 몸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격통으로 신음하는 레피타가 눈 앞에 선 두 여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양손 양발이 견고한 구속기구로 묶여 꼼짝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링거 같은 기구로 뭔가 이상한 것을 혈관에 흘려보내고 있다.


그것이 레피타의 몸에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다.


하데스 시스터 "크크. 뭐냐고 말해도. 머지않아 『자신』이라는 의식이 소멸할 자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레피타 "......윽!!"


레피타를 깔보는 하데스 시스터가 차갑게 웃었다.


지금, 레피타의 몸에 흘러들어 가고 있는 것은, 하데스 시스터가 사용하는 '독'의 장기다.


들이마신 자의 정기를 빼앗고,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성의 독.


하데스 시스터는 이것을 사용해 레피타를 자기 뜻대로 움직이는 괴뢰로 만들려 한다.


레피타 (목적은......당연히 우리 집안의 광석이겠지......)


괴로움에 몸을 비틀면서 레피타가 생각한다.


레피타의 본가인 리치스타 가문은 강력한 무구 생산에 필요한 희귀광석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요미하라는 전쟁 직전의 긴장 상태.


어느 한 세력이 광석을 노리고 레피타를 이용하려 해도 이상할 건 없다.


하데스 시스터 "크크크......"


하데스 시스터가 괴로워 하는 레피타를 내려다보며 웃는다.


레피타의 추측은 거의 옳았다.


신격의 서큐버스 에레시키갈과 사령경 테우타테스는 협력관계에 있다.


따라서 사령경의 요구에 응해 에레시키갈은 휘하의 음마를 파견하였다.


그 목적은 마계기사 잉그리드 암살 실패로 곤경에 처한 내통자 휴르스트의 지원.


그리고 현재 요미하라를 거점으로 하는 '이슈타르 파' 음마족에 대한 공격.


그 작전의 일환으로, 이렇게 방대한 마력을 지닌 희귀광석의 탈취를 획책하고, 또 이슈타르 파의 음마족 암살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하데스 시스터 (자, 슬슬 마무리인가. 나의 '독'이 온 몸에 퍼진다──.)


레피타 "아극!? 크으으으으윽!"


격통에 신음하는 레피타를 내려다보며 하데스 시스터가 조심스럽게 기구를 조작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장기를 흘려보내면, 완성되는 괴뢰들은 흐물흐물 외모가 무너진 망자가 되고 만다.


이번처럼 외모를 유지한 채 탈취할 때는 이렇게 소량을, 시간을 들여 흘려보낼 필요가 있었다.


와이트 "흥. 지루해라. 지금 당장 이 녀석을 죽이고, 내가 변하면 되는 거 아니야."


와이트가 지루한 얼굴로 말했다.


와이트가 사용하는 노란 장기는 접촉한 자의 존재와 기억 모두를 복사하는 강력한 힘을 지녔다.


하데스 시스터 "멍청하긴. 그걸로 끝날 리 없잖아."

하데스 시스터 "이 계집과 교체한다 해도 그 집안의 광석, 마석을 손에 넣으려면 주도면밀한 준비와 협상이 필요해."

하데스 시스터 "네가 그동안 계속 이 계집으로 둔갑하고 있을 건가? 조금은 생각을 해라."

와이트 "욱!? 이 음마, 뚫린 입이라고 막 지껄이는데......"


말문이 막히는 와이트.


확실히 그 말이 맞아서 반론은 할 수 없었다.


하데스 시스터 "자, 계집, 슬슬 『너』라는 존재는 사라진다. 남길 말은 없나?"

레피타 "크으으으으으......우, 웃기지 마!"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레피타가 외친다.


레피타 "너희들이 그렇게 잘난 척하는 것도 지금 뿐이야!! 반드시 죽여주겠어!"

레피타 "왜냐하면, 곧 나의 『경호봉』이 도우러 올 거니까아아아악!」

하데스 시스터 "호오......?"


하데스 시스터가 유쾌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하데스 시스터 "과연. 왜 그렇게까지 견디고 있나 했는데, 그 경호원을 기다리고 있었나? 크크, 무지라는 건 딱한 것이야."

와이트 "그래. 이제 그 녀석은 도와주러 오지 못할 텐데."

레피타 "에......? ㅁ, 무슨 소리야....?"


불길한 예감에 레피타의 얼굴이 얼어붙는다.


레피타 자신도, 희미하게 '그 가능성'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리고 와이트는 그런 소녀를 즐겁게 내려다보며.


와이트 "아하하하하하하하!! 그야, 내가 아까 머리를 으깨서 죽였으니까♪"

와이트 "망자가 구하러 올 리 없잖아. 좋은 반응이었어. 콰직, 콰직 하고♪"

레피타 "너어어어어어어어!!?"


버키이잉!!


하데스 시스터&와이트 "!!?"


순간 레피타의 작은 몸에 무시무시한 투기가 소용돌이를 쳤다.


대형 마수조차 구속하는 강철의 족쇄가 산산조각 나면서 레피타의 몸이 자유로워졌다.


하데스 시스터 "바, 바보야!? 네가 괜한 도발을 하니까!"

와이트 "ㅅ, 시끄러워!? 그러니까 내가, 우선 죽이고 교체하자고 했잖아!"


경악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시작하는 와이트와 하데스 시스터.


레피타는 겉모습은 어려도 유서 깊은 상급마족의 후예다.


그 막강한 잠재력이 『프랜시스의 죽음』이라는 말을 계기로 폭발했다.


레피타 "웃기지 마!!! 너희들 따위에게 프랜시스가 죽을 리 없어!"

레피타 "그 녀석은 내 경호봉──친구니까!! 분명 날 구하러 올 거야!"

레피타 "하지만──만약 정말로 너희들이 프랜시스를 죽였다면──!"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분노에 몸을 실은 레피타의 몸에서 엄청난 투기가 쏟아진다.


하데스 시스터 "ㅈ, 젠장! 녀석을 잡아라, 팔 한두 개는 잘라내도 좋다!"

하데스리링 「キャハハハハハ!!」


광기에 물든 명계의 음마들이 레피타를 둘러싸고 덤벼든다.


그때였다.


쿠우우우우우우웅!!!


레피타 "앗!?"

하데스 시스터&와이트 "뭣!!?"


화려한 폭발음과 함께 제단 사이의 문이 날아갔다.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연기.


그것을 헤치고 두 그림자가 제단 사이로 들어온다.



프랜시스 "여~ 기다렸지 레피타! 아직 제대로 살아있어~~!?"

프랜시스 "콜록, 콜록. 그건 그렇고, 화약의 양이 좀 많았나 봐, 사이카 씨."

후우마 사이카 "후훗. 그럴지도♪"

레피타 "──프랜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