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의 차원표류기~



도쿄의 지하 300미터.


마계에 가장 가까운 곳.


수많은 사람들의 욕망이 소용돌이치며 늘 불씨를 지피는 위험한 마을.


어둠의 프런티어, 요미하라.


그 큰길에 남자가 있었다.


이상한 남자였다.


검은색의 닌자복, 등의 닌자도.


한 눈에 보아도 닌자임을 알 수 있는 모습을 하면서, 남자는 혼잡한 거리 속에 완전히 녹아 있었다.


먹잇감을 찾는 요미하라 주민들은 그 수상한 모습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몸을 숨기는 것과 사라지는 것과도 다른, 남자는 당연한 듯이 길가의 돌이 되어 있었다.



수수께끼의 남자 "후후후, 여기가 요미하라인가. 느껴진다, 너의 기색이. 드디어 여기까지 왔어."


그 중얼거림 또한 누구의 귀에도 들어오지 않는다.


거리를 거니는 남자에게 위화감을 느낀 것은 요미하라에서도 손꼽히는 오크 용병 알폰스 뿐이었다.


알폰스 (낯선 놈이로군. 대마인 같지만, 이 얼마나 섬뜩한 기운인지.)

알폰스 (휘르스트 나리가 없어지고, 또 위험한 녀석들이 늘어나고 있는 모양이군.)

알폰스 (저런 거랑 엮이면 목숨이 몇 개라도 모자라. 무시하자.)


마족 용병(여) "뭐야, 왜 그래. 오늘은 나랑 즐기는 거잖아?"


일행인 여자가 알폰스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가 경계하는 것은 알면서도, 역시 저 남자에 대한 건 깨닫지 못하고 있다.


알폰스 "크하하하하. 물론 그럴 생각이지. 잔뜩 예뻐해 줄 테니까!"


알폰스는 과장스레 웃고, 자못 호색한 오크답게(실제로도 그렇지만) 근처의 호텔로 들어갔다.


수상쩍은 것에는 최대한 관여하지 않는다.


그것이 수많은 전장을 돌파해 온 그의 신조였다.


마을의 상황이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바로 얼마 전 잉그리드 암살 미수 사건이 일단락됐다.


주모자는 노마드의 대간부 휘르스트. 그가 마침내 죽은 것이다.


노마드 대간부끼리의 결전이 아닌, 표면적으로는 휘르스트와 니샤 가이자 사이에 벌어진 사투의 결과로서.


암살 계획은 좌절되었지만, 대간부가 같은 대간부의 목숨을 노리는 사태에 요미하라가 들썩였지만, 주모자로 지목된 휘르스트가 쓰러짐으로써 노마드는 분열되지 않고 그 결속은 한층 강해진 것으로 보여졌다.


어쨌든 사령경이나 특무기관 G 등 요미하라를 노리는 자는 아직 남아 있다.


다음 큰 싸움이 임박했음을 느끼며, 범죄도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런 마을 상황과는 별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애를 먹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클론 아사기 탐정 사무소 일행이다.


클론 아사기 "하아......이번 달도 위기야. 정말 어째야 하나."


오늘도 우리의 클론 아사기는 우울한 얼굴로 장부를 보고 있었다.


장마철의 데빌웜 퇴치에, 여름의 카토브레파스 사냥, 그 외 이것저것.


꽤 열심히 벌고 있을 텐데, 왜 항상 이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기 때문이다.


프랜시스 "또야? 매달 똑같은 소리를 하네."


소파에서 총을 손질하던 식객 오니 프랜시스가 웃으며 말했다.


클론 아사기 "......"


클론 아사기는 지그시 그녀를 응시한다.


프랜시스 "어? 그 눈은 뭐야? 설마 나 때문이란 거야? 요즘 술값 잘 벌어오잖아."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는 자신의 술값을 벌기 위해 프랜시스는 탐정의 지원과는 별개로 현상금 사냥꾼 흉내를 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클론 아사기 "술값은 말이야. 그만큼 식비가 치솟고 있는데. 일하던 날이라든가 특히."

프랜시스 "ㄱ, 그건 한바탕 하고 나면 배가 고프니까. 어? 그렇게 많아? 정말?"

클론 아사기 "전보다 30% 증가했어. 그러니 다음 달부터 자신의 몫은 더 많이 지불해."

프랜시스 "잠깐, 그건 좀!!!"

클론 아사기 "문답무용. 아니면 지금까지의 것도 지불할래?"

프랜시스 "오니냐──!!"


프랜시스가 절규할 때, 식객 마녀 미리암이 찾아왔다.


미리암 "시끄러워, 오니."


마녀의 제자 밀렌과 기네비어도 마찬가지다.


클론 아사기 "오늘 수업은 끝?"

미리암 "음, 둘 다 상당한 향상세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아 스승으로서 나도 기쁘다."

밀렌&기네비어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미리암에게 칭찬을 받고 학생 두 명은 기쁜 것 같다.


미리암 "탐정. 이번 달 몫이다."


미리암은 두 사람에게 받은 등록금, 그 일부를 클론 아사기에게 건넸다.


클론 아사기 "고마워. 기네비어, 밀렌."

클론 아사기 "너희들이 이렇게 매달 꼬박꼬박 돈을 내주는 것이 얼마나 우리 가계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클론 아사기는 자신도 모르게 두 사람에게 달려가 그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미리암 "어이 탐정. 나에 대한 감사는 없는 거냐. 두 사람에게 마술을 가르치는 사람은 나야."


불평하는 미리암에게 클론 아사기는 차갑게 내뱉는다.


클론 아사기 "알고 있겠지만, 너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

미리암 "그누누......어쩔 수 없잖아. 초일류 마녀에게는 그만큼의 돈이 필요하다. 애초에 마녀라는 것은──."


뭔가 변명하려는 미리암을 클론 아사기는 무시하고,


클론 아사기 "기네비어, 밀렌, 너희들은 이런 식충이 같은 초일류 마녀가 되지 말아주렴."

미리암 "으음......너무하는구만."

기네비어 "항상 이런 대화네."

밀렌 "그러게."


미리암이 실망하고, 학생 두 명이 쓴웃음을 짓는데, 대마인 식객 아키와 이세계 생물 식객 나사라가 들어왔다.


지금의 이야기를 중간부터 듣고 있었던 듯 아키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후우마 아키 "그렇게 따지면, 나는 가계에 상냥하지. 이 슈트도 지금까지의 재활용이고. 그렇지, 나사라짱."

나사라 "재활용, 폐물 이용, 흥미롭다."

클론 아사기 "뭐, 그렇지......"


클론 아사기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새로운 대마인 슈트는 낡은 두 종류의 슈트를 이어 만든 것이다.


게다가 죽은 휘르스트의 저택에 나뒹굴던 보호구 등을 몰래 주워 재사용하거나 미리암의 마술로 마개조를 하여 오차에서 지급받는 통상적인 대마인 슈트로는 얻을 수 없는 효과를 지니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미리암 "그 재활용 슈트에 마술을 걸어준 것은 나다. 게다가 나 정도 마녀가 공짜러 해준 거야."

프랜시스 "나도 아키와 함께 쓰레기 줍는 거 도와줬잖아. 그 어깨 파츠, 내가 찾은 거 아니야."

아키 "내가 좋은 친구들을 사귀긴 했지. 둘 다 정말 고마워."

프랜시스 "아키는 언제나 능글맞구만."

미리암 "이러니까 대마인은."


미리암과 프랜시스가 투덜거리지만 아키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아키도 프랜시스의 현상금 사냥에 동행하고, 미리암의 마술 소재 모으기를 돕고 있으니 쌤쌤이라 할 수 있다.


나사라 "우정, 돈으로 바꿀 수 없는 모두의 유대, 끈적끈적, 아주 소중해."

아키 "응응. 나사라짱은 귀여울 뿐만 아니라, 정말 좋은 말을 하는구나."

아키 "그러니까, 나와의 우정의 증거로, 그 미니 나사라짱을 부디, 부디 하나만으로도 좋으니까 나에게 주지 않을래?"


아키가 탐욕스러운 눈으로 말했다.


미니 나사라란 이름처럼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나사라다.


그녀가 자신의 몸을 분할해서 만들어낸 것으로 방사선이나 독을 중화시켜 주거나, 음마의 꿈 속으로 데려가 주거나, 작은데도 공격이나 방어를 해주는 등 큰 도움이 되는 존재이긴 하지만, 엄연한 나사라의 일부로 주거나 받는 게 아니다.


나사라 "......"


갑자기 이상한 말을 꺼낸 아키를 나사라는 평소의 흥미로운 것이 아닌, 이상한 생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바라본다.


대신 다른 일행이 일제히 욕한다.


미리암 "이 멍청이가! 말할 것도 없이 그걸 왜 주냐!"

프랜시스 "그 조그만 나사라를 인형이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클론 아사기 "아키의 나쁜 버릇이 또 도졌네. 나사라, 주면 안돼."

나사라 "응, 안줘."


나사라의 대답도 심플하다.


아키 "에──! 나사라짱 기다려. 그렇게 즉답하지 말고."

아키 "대신, 이것저것 맛있는 디저트를 사줄게, 어때?"

나사라 "필요없어."

아키 "뭐어? 스위츠야! 나사라짱이 좋아하는 단 음식이라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아키에 일동, 눈살을 찌푸린다.


프랜시스 "우와......드디어 나사라를 물건으로 유혹하기 시작했어."

클론 아사기 "도저히 대마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언동이네."

미리암 "기가 막히는군. 밀렌, 기네비어, 이 바보에게 한 방 먹여라!"

밀렌 "네?"

기네비어 "ㄱ, 괜찮나요?"

미리암 "스승인 내가 용서한다. 해라!"

기네비어 "그, 그럼......나, 천공에서 응징의 빛을 소환한다. 한 줄기 화살이 되어 사악한 사냥꾼에게──."

밀렌 "으음......어둠의 밑바닥에서 허우적대며 괴로워하는 영혼들이여. 너희에게 제물을 주니. 내 명에 따라──."

아키 "우왓!! 뭔가 대단한 주문을 외우고 있잖아!"


두 사람이 당황하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자 아키는 황급히 달아났다.


클론 아사기 "하아......아키도 곤란하다니까."

프랜시스 "하지만 나사라, 맛있는 디저트에 연연하지 않았어."

나사라 "나사라, 아사기가 만드는 과자가 제일 좋아."

클론 아사기 "어머 고마워. 그 정도 것을 만들지는 않았는데."

미리암 "나는 지금 나사라의 대답을 그 바보에게 들려주고 싶다."

나사라 "아키, 저런 사람, 그게 좋아."


나사라는 그렇게 말하고 종종걸음으로 나가려 한다.


프랜시스 "아키를 쫓는 거야?"

나사라 "쫓지 않아. 나사라 산책."

클론 아사기 "조심히 다녀와. 여기, 오늘의 과자."


클론 아사기는 가장 좋아한다는 수제과자를 포셰트에 채워줬다.


오늘은 구운 머랭.

달걀 흰자 하나로 30개는 만들 수 있어 지갑에 매우 친절하다.


나사라 "고마워."


나사라는 껑충껑충 뛰어 나갔다.


미리암 "이 타이밍에 산책이라니. 여전히 잘 모를 녀석이라니까."

프랜시스 "부끄러워 하는 게 아니라, 정말 평범하게 산책하는 거지."

클론 아사기 "아까 나사라가 말한대만, 쟤는 그게 좋은 거야."




아키 "아ㅡ아, 쫓겨났다. 또 귀여운 아이라도 찾아볼까?


전혀 반성하지 않고, 아키는 기분전환 삼아 이 마을의 작고 귀여운 아이를 보러 가기로 했다.


우선 사무실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싸구려 여인숙이다.


최근 요미하라의 주민이 된 아이가 그곳에 살고 있다.


아키 "치알짱, 오늘도 잘 지내고 있어─? 나야!"

치알 "잠깐, 또 아키야. 실황 중에는 말 걸지 말라고 했잖아."



치알이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요미하라 실황 이래 이곳을 본거지로 삼아 방송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이제는 탐정 팀과도 친숙해져 오늘도 카메라와 마이크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치알 "네, 너희들 주목. 또 아키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왔어."

아키 "아키입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몇 번째인 참견에 아키도 익숙해진 것으로, 청취자들에게 소탈하게 인사한다.


곧바로 『가슴, 가슴』이라고 코멘트가 달렸다.


치알 "너희들 가슴가슴 시끄러워. 치알도 금방 이만큼 커질 테니까."


치알이 절벽 가슴을 치자 부정하는 코멘이 엄청난 기세로 쏟아졌고 아키도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키가 "그러면 안돼! 치알짱은 지금 이대로가 제일 귀여워. 난 언제까지나 이대로 있었으면 좋겠어!"

아키 "치알짱, 나랑 손가락 걸고 약속하자! 더 이상 커지지 않고, 가슴도 커지지 않는다고."

아키 "자, 언니랑 약속♪"

치알 "죽어버려! 이 로리콘! 나가!"


치알에게 걷어차여 아키는 웃으며 도망쳤다.


아키 "아하하, 그럼──."


어느새 이것도 약속된 전개가 되었다.


아키 "치알짱은 오늘도 귀여웠어. 자, 다음은──."


아키가 기분 좋게 큰길을 걷고 있는데 저쪽에서 또 다른 귀여운 아이가 다가왔다.


작은 몸에 커다란 고깔모자, 그리고 큰 지팡이, 그래 저것은,


아키 "앗, 마법소녀!"

인티라이미 "누가 마법소녀입니까!! 저는 마녀에요!



노마드의 대간부, 오보로를 섬기는 마녀, 겉으로 보기에는 마법소녀지만 그렇게 말하면 화를 내는 인티라이미였다.


아키 "인티짱은 오늘도 귀엽네. 응 귀여워♪"

인티라이미 "뭐에요 항상! 귀엽다 귀엽다. 여러 번 말하지만 제 쪽이 더 나이가 많아요."

아키 "사람은 외관이 9할이라고 하지. 인티짱은 작고 귀엽다. 난 그걸로 충분해."

인티라이미 "대마인은 이상한 사람 뿐이네요. 무슨 용건인가요? 리나 씨한테 가는 길이었는데."


인티라이미는 멈추지 않고 리나의 단골 여관을 향해 걸으며 말했다.


아키는 그녀를 따라 나란히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며 대답한다.


아키 "작고 귀여운 인티짱을 계속 귀여워하고 싶다면이라는 걸로 안 될까?"

인티라이미 "안돼요. 대마녀의 마법을 먹일 거에요."

아키 "그건 좀 봐주라. 아까도 그럴 뻔했으니까."


인티라이미가 커다란 지팡이를 들자 아키는 과장스레 무서워하는 시늉을 하고 나서 문득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아키 "그럼 요미하라에 상주하고 있는 대마인으로서 너의 주인님에 대해 들을까?"

인티라이미 "......!"

아키 "잉그리드 암살 미수 혐의로 유폐되었다던데 정말이야?"

인티라이미 "그걸 들어서 어떻게 할 건데요? 대마인은 이번 기회에 노마드로 쳐들어갈 생각인가요?"


인티라이미의 얼굴도 귀여운 마법소녀가 아닌 노마드의 일원, 오보로의 마녀로서의 그것이 된다.


아키 "안해안해, 그런 거. 나도 요미하라의 주민이고, 이 마을이 좋은걸."

아키 "다만 노마드가 분열해버리면 방관할 수 없으니까."

인티라이미 "그렇지 않아요. 그렇기에 저와 로젠이 잉그리드 님을 따르고 있는 거랍니다."

인티라이미 "그리고 오보로 님의 현황에 대해서는 대마인인 당신에게 할 말 없어요."

아키 "OK. 그 표정을 보면 인티짱이 매우 열심이란 것을 알 수 있어."

아키 "혹시 곤란한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나에게 말해."

아키 "대마인으로는 무리라도 나 개인으로서 몰래 인티짱에게 힘이 될 수는 있으니까."

인티라이미 "......기억해 두겠습니다."


인티라이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재빨리 떠났다.


아키도 그녀를 쫓아가지 않는다. 그 뒷모습을 그저 귀여워 하고 있었다.


아키 "작고 귀여운 아이가 열심인 것은 정말 마음이 치유된다니가."


그리고 아키가 향한 곳은 슬럼 지구에 있는 고아원이다.


그곳에서는 오니족 빌바가 요미하라의 고아들을 보호하고 있다.


물론 그 뒤에 있는 것은 슬럼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오보로다.


아키 "빌바, 모두들─! 또 왔어─!!"

빌바 "어머어머, 아키 씨 또 오셨어요?"



아이들

"아, 언니다!"

"언니!"


아이들이 와락 다가왔다. 여기서 아키는 인기인이다.


조금 위험하게 아이를 좋아하는 본성이 아직 드러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빌바 선생님과 막상막하로 싸울 줄 아는 대단한 언니이기 때문이다.


아키 "다들 잘 지냈어? 자, 선물───!"


아키는 오는 길에 사온 자루 속의 과자를 아이들에게 건넸다.


말할 것도 없이 그 과자값은 탐정 사무소의 경비에서 나온 것이다.


아이들

"맛있──어!!

"언니 고마워──!"


아키 "싸우지 말고 제대로 한 명씩 나눠먹기. 언니와의 약속이다."

아이들 """네~에!!"""

빌바 "항상 감사합니다."


빌바는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오니족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온후한 성격으로, 아이들은 물론 슬럼의 무뢰배들에게도 마치 가족처럼 다정하게 대해 성모라 불릴 정도의 빌바지만, 그녀도 고아로 어린 시절 무장조직에 팔려 소모품인 전투요원으로 키워졌던 과거가 있다.


오니족 중에서도 뛰어난 그 힘과 가혹한 전장에서 키운 전투력은 매우 커, 조직 하나를 혼자 궤멸시키기도 했다.


평소가 평소인 만큼, 절대 화나게 해서는 안 될 상대로 슬럼에 알려져 있었다.


아이에게는 무심코 물러지는 것과 그것을 해치려는 자에 대한 용서없는 것 등 아키와 많이 닮았다.


선물인 과자를 먹고 있는 아이들을 귀여워 하면서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눈다.


아키 "요즘 어때? 점점 요미하라가 뒤숭숭 해지는데, 아이들은 불안해 하지 않아?"

빌바 "네. 마을이 소란스러운 것은 언제나 있는 일이고, 아이들도 익숙하니까요."

아키 "여기 아이들은 강하구나. 다행이네."

아키 "하지만 잉그리드 암살 미수 건으로, 휘르스트가 쓰러지고, 오보로 쪽도 뭔가 위기라, 뒤를 봐주는 사람이 없어졌는데 괜찮아?"

빌바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오보로 님은 혹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라도 이 고아원은 무사하기를 바래."

빌바 "미리 잉그리드 님께 말해주셨어요. 감사할 따름이죠."

아키 "그렇구나~ 역시 슬럼의 지배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네."

빌바 "아키 씨야말로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키 "그야 뭐. 아이의 웃는 얼굴이 내 힘의 원천이니까."

빌바 "우후후, 저도 그래요"


아이들

"빌바 선생님, 누나, 또 싸워 봐─!"

아이들

"싸움 싸움!"

"이미 싸우고 있는 것 같아!"


아키 "아하하, 어쩔 수 없네. 그럼 할까?

빌바 "그럴까요."


두 사람은 서로의 무기를 쥐었다.


아이들 """시작──!!"""


아이들의 신호로 싸움을 개시한다.


아키 "하앗!!"


아키의 칼이 번뜩인다.


빌바 "야아아아아아아앗!!!"


빌바의 대도가 붕붕 거린다.


아이들

"빌바 선생님, 해치워~!!!"

"언니, 지지마~!"


보여주기 위한 화려한 격돌에 아이들은 야단법석이다.


그 미소에 두 사람은 행복한 마음으로 가득 찼지만,


아키 "!?"


아키는 문득 차가운 시선을 등으로 느꼈다.


이건 진짜 살의다. 누군가가 아키를 노리고 있어?


빌바도 곧 그것을 깨닫는다.


빌바 "아키 씨!?"

아키 "아무래도 목표는 나인 것 같아. 오늘은 이쯤 해둘게."


아키는 칼을 거두며 말했다.


빌바 "혼자 괜찮겠어요?"

아키 "괜찮아. 빌바는 아이들을 부탁해."

빌바 "네. 아키 씨 조심해요."

아키 "고마워."


아키는 힘겨루기에서 진 척하며 후닥닥 달아났다.


아키 "우와, 당했다~~~! 빌바 선생님 너무 강해~~!! 오늘은 이만 퇴각이다~~~~!!"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며 아키는 재빨리 고아원을 떠났다.


살기는 아키를 쫓아온다. 역시 목표는 그녀 같다.


아키 "여기면 괜찮으려나."


싸우기 쉬워 보이는 막다른 골목길에 들어선다.


그곳에 들어가 기다리고 있으면 갱, 오크, 마족 용병 등 이 마을에서 보기 드물지도 않은 무리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들 너머에 다른 기색이 있다. 아키는 그를 향해 말했다.


아키 "누군지 모르겠지만, 나를 노리고 있지? 빨리 나와주면 안될까?"


검은색 투성이의 남자가 어둠에서 벗어나듯 흔들흔들 모습을 드러냈다.


수수께끼의 남자 "후후후, 드디어 찾았다."


부모의 원수를 만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외견으로 보아 대마인 같지만 아키에게는 전혀 기억이 없다.


아키 "음, 사람 잘못 본 거 아냐?"

수수께끼의 남자 "나를 잊었다는 건가? 그럼 기억나게 해주지."

아키 "문답무용인가. 뭐, 상관없긴 한데."


영문을 모르겠으나 갑자기 노려지는 것은 이 마을에서 흔한 일이다.


아키가 지금까지 해치워 온 상대의 친인척일지도 모른다.


아키는 망설임 없이 칼을 뽑았다.


***


수수께끼의 남자 "괴뢰들이여, 가라."


복면 아래 눈이 번쩍 빛난다.


발밑에서 바람이라도 일었는지 모래나 쓰레기가 붕 떠오른다.


아키 "사안(邪眼)!?"


아키가 놀라서 자세를 취하자 괴뢰라고 불린 남자들이 일제히 달려왔다.


꽤 빠르다. 하지만 육체의 구조를 무시한 무리한 움직임이다.


어떤 사안인지 알 수 없지만 남자에게 조종당하고 있다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자세히 보면 안면이 있다.


대부분은 의식을 빼앗겼지만, 어떤 사람들은 남자의 속박에 저항했다.


모두들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아키를 공격하고 있는 것 같다.


아키 "이 마을의 관습에 따르면 죽여버려도 되지만, 그건 내 취향이 아니니까!"


아키는 조종당하고 있는 남자들을 칼등치기로 차례차례 쓰러뜨려 갔다.


뼈 한두 대는 부러졌을지 모르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


수수께끼의 남자 "후후후후 아키. 너도 사안을 쓰는 게 어떤가?"

아키 "너, 누구야?"


아키는 남자를 강하게 경계한다.


자신은 상대방을 전혀 모르는데 상대방은 이쪽의 이름 뿐만 아니라 능력까지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후우마 기렌 "아직도 생각나지 않는가. 아니면 모습만 같을 뿐인가? 내 이름은 후우마 기렌이다."

아키 "후우마!?"


이름을 들어도 기억이 없다.


남자가 메고 있던 두 자루의 닌자도가 손도 닿지 않았는데 스르르 빠져나온다.


그리고 생물처럼 공중을 날아 아키에게 쇄도한다.


아키 "칼도 조종할 수 있는 건가!"


아키는 그것을 쳐내려 했지만,


아키 "!?"


칼이 움직이지 않는다.


뭔가 보이지 않는 힘에 붙들려 있다.


아키 "이건? 자력(磁力)?"

기렌 "사안 '가우스(我鵜主)'. 철은 모두 내 뜻대로 움직인다."

아키 "그런 거냐!"


아까 그 무리들은 혈액에 흐르는 철분을 자력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의 칼을 허공에 띄우고, 아키가 칼을 휘두르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기렌 "상대방에게 찰과상을 입히고 나서 사안을 쓰는 것이 네 장기였지."

기렌 "그 칼로 내게 상처를 줄 수 있다면 해봐라."

아키 "ㅇ, 이 녀석!"


찰과상을 입히기는 커녕 금방이라도 칼을 뺏길 것 같다.


날아온 두 자루의 칼은 언제든 아키를 죽일 수 있다는 듯이 그녀에게 칼끝을 돌려 부유하고 있다.


기렌 "후후후후!! 너도 내 괴뢰로 만들어 주마!!!"

아키 "크악!!"


강렬한 자성이 아키를 덮쳤다.


손발이 홱 잡아당겨진다. 몸이 제멋대로 떠오르다.


아키는 공중에 매달린 것처럼 거기에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아키 "젠장!"


말 그대로 옴짝달싹 할 수 없다.


아키는 저도 모르게 사안을 발동시키고 있었지만 그녀의 사안 '사열'은 강렬한 암시에 의해 육체가 아닌 정신에 상처를 주고, 찰과상을 치명상으로 바꾸는 능력이다.


먼저 상처를 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어째서인지 적도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


기렌 "누읏!"


그러나 지금은 무의미한 아키의 사열을 보고 기렌은 이상하게도 신음을 흘렸다.


기렌 "그 눈을 도려내겠다."


자신의 사안을 번뜩이며 아키에게 다가온다.


아키 "망할!!"


이대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오른쪽 눈을 도려내져, 살해당하고 만다.


아키는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었지만 강력한 자력에 어쩔 방법이 없다.


그때였다.


나사라 "나사라, 필드, 전개."


누구보다 귀엽고 누구보다 의지가 되는 그 목소리가 들렸다.


아키 "나사라짱!!"


떠 있던 몸이 뚝 떨어지다.


몸이 움직이다.


나사라 "나사라, 산책 중. 아키 핀치, 돕겠다."


갑자기 나타난 나사라가 수수께끼의 역장을 펼쳐 기렌의 자력을 중화시켜 주고 있었다.


빠르게 뒤로 물러서며 감사를 표하다.


아키 "고마워 나사라짱!! 오늘은 평소의 100배 귀여워!"

나사라 "100배 귀여워"

기렌 "너는 그때의!"


나사라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것 같다.


저런 기분 나쁜 남자가. 어떻게 된 거지.


기렌 "방해받을 수는 없지!! 가우스!!"


기렌은 두 손을 내밀었다. 자기장을 더욱 전개시킨 것 같다.


나사라 "역장, 간섭."


끼기기기기긱!!


금속인가 뭔가가 억지로 비틀어지는 듯한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간에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기렌 "누으으으읏!! 저건!!!"

나사라 "위험. 아키, 경계 요망."

아키 "ㄱ, 경계!? 우와아앗!?"


아키의 몸이 또 떠올랐다.


이번에는 기렌의 자력이 아니다. 공간의 갈라진 틈으로 빨려 들어간다.


아키 "잠깐! 이거 위험하잖아!"

나사라 "굉장히 위험, 아키, 위험해."


나사라가 작고 귀여운 손을 뻗는다.


아키 "나사라짱!! 우와아아아아아아악!!"


아키도 손을 쭉 뻗었지만 나사라에게는 닿지 않는다.


아키는 속수무책으로 공간의 갈라진 틈에 삼켜졌고,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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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메인 스토리 제목은 최상단에 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