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23 『"탐구자"로서의 관찰안』


혈안이 되어 이쪽을 찾아내, "스네이크 레이디(헤비코짱)"에게 데려가려는 오크 추격자를 따돌리며, 나는 가구 판매점 『니트로』와 식료품 슈퍼 『나가토』를 연결하는 통로에 있었다.


우에하라 군의 마지막 전화에서는 사람의 목소리나 바깥 공기의 환경음이 들리지 않는 데다, 니트로의 정원 호출 안내방송만이 희미하게 들렸었다. 아마도 그 통화를 하던 장소가 이곳이 아닐까 추측하면서, 전체적으로 하얗게 도장된 통로 안쪽으로 나아간다.


우에하라 군을 납치한 인물은 마지막으로 힘차게 스마트폰을 짓밟고 있었다. 〈물리학〉의 관점으로, 그때 들려 온 소리, 짓밟힌 각도, 위력으로 상황을 정리하면, 스마트폰의 글라스가 통상보다 다량으로 비산했을 것이다. 그래서 현재 바닥을 핥듯이, 밟았을 곳을 찾기는 했지만 그럴듯한 비산물은 아쉽게도 발견되지 않았다.


도중에 손님용 화장실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만약을 위해 남녀 관계없이 내부를 확인했지만 우에하라 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후우마 군도 헤비코짱의 모습도 없었다.


대신 세면대에 비치된 거울 속에는 끔찍한 모습의 여자가 서 있었다. 안면에 선혈이 흐르고, 머리에 국수니 어묵이니 구토물이 달라붙어 있다. 하얗던 이너는 갈색 간장과 붉은색으로 물들고, 바지 사타구니에서는, 대퇴부에 민달팽이가 기어들어간 뒤 같은 점액이 말라 희미한 빛을 발한다. 부츠 안에는 노란색의 투명한 액체가 가득 담겨 있었다.


고양이 세수 정도 겠지만, 이래저래 자신의 체액에 의해 오염된 바지를 벗어 던지거나, 라면 국물에 물든 옷을 대충 씻는 등 세면대 거울을 마주하며 처참한 내 모습을 조금은 나은 상태로 돌린다. 적어도 머리카락에 묻은 라면의 찌꺼기나 얼굴에 달라붙어 있던 유혈의 흔적을 씻어낼 수는 있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그 스네이크 레이디(헤비코짱)에 대해 〈박치기〉에 의한 기습 이외에는 유효타를 가하지 못한 자신에게, 초조함과 분함이 끓어오른다. 확실히 정신적으로는 이쪽이 결국 이겼지만, 그래도 뱃속 깊은 곳의 검붉은 내장의 혈류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화산의 분화구처럼 새빨갛게 물들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었다.


"두고 보라지......이번에는 나의 완전 승리로 네년의 한심한 모습을 오크들에게 보여줄 테니......"


이쪽의 목이 졸려 의식이 떨어질 때. 분명히 그 여자는 『카오스 아레나』 라는 곳에서 이 다음을 즐기자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는 역으로 그 마족이 드나들었을 활동 거점 중 하나의 정보를 빼낼 수 있었던 셈이다. 우에하라 군을 데리고 돌아갈 수 있다면, 그쪽 방면의 정보를 조사하는 것도 향후 뭔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욕지거리를 퍼붓고, 초조한 충동에 휘둘려 옆에 놓인 쓰레기통을 걷어찬다. 굴러간 내용물이 모종의 생물의 내장이 튀어나온 듯한 광경에 울분도 풀린다.


하지만 통로 끝의 조사를 하려 했을 때. 굴러간 쓰레기통 속에서 낯익은 스마트폰이 모습을 드러낸 것을 놓치지 않았다.


"──윽! 이 스마트폰은......!"


달려들 듯이 스마트폰을 집어든다.


휴지통 내용물을 세면대 위에 뒤집어, 남아있는 것도 확인한다.


짓밟혔을 때 비산했을 글라스의 조각도 이 안에 한꺼번에 파기됐다. 이래서야 통로에서 이걸 찾을 수 없던 것이다. 스마트폰을 파괴한 범인이 깨끗이 청소해 버렸으니. 통로에서 찾을 수 있을리가.


이것은 휴게소에서 본 스마트폰 커버나 기종으로 보아, 우에하라 군의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짓밟힌 그때 파손돼, 화면은 거미줄 모양으로 갈라지고, 분쇄된 화면 일부는 빠져 없어졌다. 휴지통 내에 있는 파편과 대조하는데 대략 맞는다.


......이것이 여기에 있다는 것은, 이 근처에 그가 있을 것이다.


주위를 분주히 둘러보고 청소도구함까지 꼼꼼히 조사한다.......여기에 그가 없는 것은 이해하고 있지만, 누군가에게 이 쓰레기통에서 다른 사람의 핸드폰을 집어 올리는 행위를 보이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곳에서 만난 것을 상상하며 우에하라 군을 데려간 그들이 결국 어디로 도망쳤는지 생각한다.


 


.........


......


...


 


——그의 키는 약 140㎝, 몸무게는 38㎏ 안팎.


그를 어떤 용도로 데려갔는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지만......납치범이 차분히 감금하고 야한 짓을 한다는 가정 아래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경우.


......거적데기......그보다도 꿇린 상태에서 묶으면, 전기톱으로 사지를 절단하지 않아도 여행 가방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사이즈는 된다. 하지만 아무리 여러 명이 그를 붙잡으려 해도 진심으로 저항하는 고교생을 간결하게 접을 수는 없을 것이고, 사지절단 등을 하려면 뒷처리를 미리 생각해둘 필요가 있다. 


애당초 이 수법은 감금 후에 해야 하는 수법이지, 이런 사람 많은 장소에서 해서는 안 된다. 소음 문제나 수고가 너무 많이 든다. 절단 시점에 실혈성 쇼크로 죽을 수도 있다. 인두로 상처를 지져버리는 멋진 방법을 취하면 단번에 장난감이 되어버릴 테지만......만약 그들이 이 수법을 취했다면, 이 화장실이나 복도에 사람이 타는......바베큐를 먹고 싶어지는 냄새가 남아 있을 것이다.


참고로 나는 우에하라 군을 납치하는데 사지절단 같은, 새로운 반응을 얻을 수 없게 되었을 때의 마지막 수단으로, 최고의 즐거움을 느닷없이 하는 바보짓은 하지 않는다. 심플하게 수면제려나......나도 피해자 행세를 하며 고용한 인간에게 함께 납치되는 방법을 택한다.


만일 내가 범인으로서 그를 감금한다면 어떤 짓을 할까......


우선 사지는 남길 것이다. 그리고 몇 번이고 다시 자라는 손톱을 변덕스럽게 떼어내거나, 힘차게 움켜쥐지 못하도록 '나쁜 짓'을 할 때마다 양손의 새끼 손가락을 각 관절마다와 발가락을 총 16회로 나눠 절단한다. 눈을 가린 상태에서 의자에 묶고, 기구로 입을 벌리게 해, 설사약을 복용시켜 존엄을 망가뜨린다. 수모를 당하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다물 수 없는 입에서 침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펜치로 이를 뽑고......왜 그런 짓을 하느냐고? 귀여운 반응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군요.


하지만 그는 이 세상에서의 첫 친구이고, 둘도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내가 실제로 그에게 그런 야한 짓을 하지는 않는다. 나는 지금 그를 돕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지, 이 상상은 범인이 그에게 무엇을 할지 이미지를 더 부풀리기 위한 일환일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타이른다.


......나는 아직 이성을 유지하는 사람이다.


......이야기를 되돌리자. 나는 빨리 그를 구해내야 한다.


우에하라 군은 함께 무라사키 선생님의 전투 훈련 지도를 받고 있는 학생이다. 어설픈 저항이 아니었음은 짐작할 수 있다.


......뭐,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 수 있을 정도의 여유와 날뛰는 정도의 유예를 주고 있는 시점에서 프로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프로의 범행이라면 선인이었을 때의 "헤비코짱"처럼 소리도 없이 다가와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거나......혹은 저항이 격화되기 전, 모습을 보이기 전에......나라면 머리에 자루를 씌우고, 끈으로 목을 졸라, 등에 칼을 들이대 저항도 비명도 내지 못하게 해 버린다.


......그는 귀여운 비명을 지르기 전, "갈색 동물귀"라고 말했었다. 거의 확정적으로 우리가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향하기 전에 본 녀석들이다. 그런 모습을 한 놈이 역앞이라고는 하지만, 주변에 공항도 없는 곳에서, 휴일 대낮에 소리나는 케이스를 끌고 다니는 것을 보면 밖에 있는 경찰관이나 경비원의 눈길을 끌게 된다. 그렇다고 밖에 주차된 자동차 트렁크에 무게 있는 것을 던지기엔 너무 크다......다른 사람의 눈길을 부주의하게 끌 수 있다.


즉, 그는 아직 건물 내에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고 보니......그때. 전화 너머로 안쪽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


 


...


......


.........


 


내 방침은 정해졌다.


화장실에서 나와 통로 더 안쪽. 막다른 곳에 「종업원 이외 출입금지」라고 쓰여진 곳에 도달한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살며시 실내로 들어가 주위를 둘러본다.


통로는 매우 어두워 불이 켜져있지 않았다. 오히려 이 통로에 존재하는 모든 통로의 형광등이 떼어내져 있었다. 통로에 있는 손수레에는 찌그러진 대량의 골판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얼마 안 되는 광원은 희미하게 빛을 발하는 비상구를 가리키는 비상등이 벌벌 깜박이고 있다.


 


.........


......


...


 


기척과 발소리를 죽이고, 조심스럽게 주위를 탐색한다.


현재 통로는 종업원 전용 통로 같은 곳이고, 앞에는 창고 같은 방. 게다가 그 안쪽에는 종업원 전용 휴게소가 있는 것 같았다.


이러한 탐색은 사람이 없는 것 같은 방에 〈표적〉을 붙여 조사하는 것에 한한다. 지금 나는 정보를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 최소한이라도 이 시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종업원 전용 통로에는, 딱 <표적>을 붙여 조사를 마쳤지만......특별히 신경 쓰이는 것은 없었다. 찌그러진 골판지로 채워진 손수레는 오랫동안 사용된 듯, 움직이려 하면 바퀴가 지면에 접하면서 빙글빙글 회전해 버려 다루기 매우 어렵다. 골판지도 대충 조립해 보지만 이 정도 크기로는 사람을 숨길 만한 크기에 못 미쳐, 일시적으로 감춘다고 해도 어떻게 쓸지 용도불명인 물건들이다.


그 외에 신경이 쓰이는 것이라고 하면, 일정한 간격으로 소화기가 몇 개 나열되어 있는 것, 비상벨의 배선이 누군가에 의해 절단되어 있는 것 정도인가.


 


.........


......


...


 


일단, 창고 같은 방으로 들어가 수색을 시작한다. 손전등 같은 빛을 발해, 이쪽의 위치를 발신하는 것은 사용하지 않고, 〈듣기〉와 잡다한 도구가 즐비한 공구 거치대에 〈표적〉을 붙여, 우에하라 군의 모습이나, 들키면 귀찮은 존재의 색적을 실시한다.


 


.........


......


...


 


......사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업무용 더스트 슈트 부근의 쓰레기통에서, 우에하라 군이 나와 헤어졌을 때에 착용하고 있던 신품 남성복을 발견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더스트 슈트를 여는 순간 음식물 쓰레기가 밀봉돼 썩어가는 듯한, 달콤하면서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악취. 손으로 쳐내야 할 정도의 파리가 튀어나왔다. 근처에 놓여 있던 살충제로 즉살해도, 내가 어느 정도 면역이 있는 광경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안면에 20게이지 샷건 산탄처럼 부딪혀온 파리 집합체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의 옷은 예리한 칼로 잘려 있었다. 이건 본인 눈 앞에서 『너는 도망갈 수 없다』 혹은 『가축에게 옷 따위는 필요 없다』고 보여준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도 파악된다. 팬티도 확실히......오호! ......이, 이건 그냥 팬티가 아니야. 팬티다. 팬티! 그것도 여자아이용 팬티야!!! 여자아이용 팬티이지만, 시카노스케 군의......냄새가 나는 것으로 보아, 그의 것이 틀림없다는 것은, 나의 오감에 통하는 〈듣기(6판 판정, 77페이지)〉와 〈표적(7판 판정, 198페이지 "지각 룰")〉로 지금, 증명, 확정되었다. 제정신도가 회복된다. 햣호!


고동치는 심장을 누르면서 창고 같은 방의 조사를 마친다.


그 밖에 찾아낸 <표적>은, 식료품 슈퍼 『나가토』의 종업원용 작업복. 그 옆에, 우리가 이 쇼핑몰에 들어갈 때 본, 그 동물귀 후드가 달린 로브였다. 일단 뿔뿔이 흩어져 착용할 수 없게 된 우에하라 군의 팬티와 옷은 아쉽지만, 그 누구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쓰레기통 속에 던져넣으며 다른 2종의 옷을 들고 방을 떠났다.


 


.........


......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거 어느새 100화를 넘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