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까지 상승시킨 드론의 모니터를 통해 목표가 되는 건물을 담아낸다.
하얀 벽돌로 만들어진 벽에, 커다란 유리창. 오랫동안 손질되지 않아 잡초가 우거진 정원이 있으며, 풀장도 있다.
분명 창밖으로 보이는 광경도 아름다울 것이다. 입지조건으로 추측하자니, 큰 길가의 활기찬 모습이나 관광지의 항구──뿐만 아니라 수평선까지 보일 것이다.
나 "경계병은 없고, 빈틈투성이. 창문에는 커튼이 쳐져 있어서, 안쪽 상황은 보이질 않네."
이래서야, 안에 마족이 몇이나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건물의 주변에는 수는 적지만 좀비들이 배회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요마 닌자── 모모치의 부하였던 자도.
그렇더라도, 일은 해내야만 한다. 필요한 데이터를 픽업하고, 검색, 다운로드.
나 "건물의 겨냥도를 입수했다. 만약 집주인이 있다면, 가장 넓고, 안쪽에 있는 2층의 방을 거처로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겠지."
우리들은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 있는 수풀에 몸을 감추며, 우선 할 수 있는 한 정보수집에 임하고 있었다.
적의 규모도 정확한 목적도 모르는 상태인 것이다. 이 상황에서 쳐들어가면, 불필요한 피해도 늘어날 테지.
아사기 "그렇지. 다소 지혜가 있는 자라면, 편의성만이 아닌 겉치레에도 신경을 쓰게 되는 법이야."
스우 "연기와 뭐는 높은 곳을 좋아한다고 하니 말이다."
린코 "그것과는 또 조금 다른 것 같은 기분도 든다만, 뭐어 어느 정도 넓이가 확보되어 있는 편이, 습격당했을 때에 대응하기 쉬워지니 말이다."
무라사키 "도망친다 하더라도, 시간을 벌기 쉽다는 이점도 있지. 저 호화 저택을 친다면 뒷문에도 인원을 배치할지, 정면에서 전격전을 벌일지……."
에밀리 "그것보다, 빨리 하지 않으면 도망쳐버리고 말거에요."
지하 터널을 탈출하고, 이미 30분이 경과했다. 에밀리가 초조해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가능하면 돌입 전에 내부의 정보를 좀 더 얻고 싶은 참이지만, 은밀 행동을 계속하면서 이 이상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유키카제 "좀비가 오고 있어. 어떡해?"
나 "그대로 통과시키자. 쓸데없는 체력 소비는 자제해야 해."
유키카제 "오ー케이. 2시 방향에서 오니까 조심해."
세 마리의 좀비와, 요마 닌자가 다가온다. 모두는 그늘에 몸을 숨기고, 나는 드론을 상승시켜 그 일당을 넘겨보낸다.
유키카제 "……그래서, 어쩔 셈이야. 다함께 돌격하는 거야, 뒷문에도 인원을 배치할 거야."
<선택지>
[정면돌파]
[기습한다]
정면돌파 <선택>
나 "정면에서 가자. 어차피 어떤 식으로든 함정이든 매복이든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이지. 그렇다면 가장 특기로 삼는 스타일로 가는 편이, 모두가 움직이기 편할거야."
아사기 "그렇지. 허를 찌를 준비를 할 시간도 없으니까, 나도 그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해."
방침이 정해졌기 때문이겠지. 등에 매고 있던 닌자도의 상태를 확인하듯 손잡이에 손을 뻗으며, 아사기 선생님이 동의해 주셨다.
무라사키 선생님네도 각자 자신의 무기의 상태를 확인하며, 싸움의 준비를 해간다.
나 "후우. 에밀리, 미안하지만 호위는 배치해줄 수 없어. 만만치 않은 마족과 전투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 말야."
나 "이곳이나── 좀 더 떨어진 장소에서 몸을 숨기고 있어줄 수 있겠어?"
에밀리 "아뇨. 여기까지 왔으니까, 저도 마지막까지……."
나 "그건 안 돼. 임무에는 에밀리의 보호도 포함돼 있어. 이 이상 전투에 휘말리게 할 수는 없어."
에밀리 "아, 아뇨. 그게 아니구요, 그 만만찮은 아가씨랑 아사기 씨의 전투를 봐두고 싶다, 싶어서."
사쿠라 "와ー, 한결같구나……."
아사기 "눈으로 본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그리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에밀리 "아니요. 지금은 드론을 쓸 수 없어서 정보를 낼 수 없지만, 이 안경에 있는 카메라로 영상은 제대로 보존하고 있거든요."
사쿠라 "……그거, 말해버려도 되는 거야?"
나 "보통, 몰카 찍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에게 알려주거나 하진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무라사키 "나중에 녹화해서 주지 않겠나?"
사쿠라 "네 거기 뭇 쨩, 스토─옵. 워어 워어. 진정하자. 콧김이 거칠어요─? 보통은, 이거 화내든가 어이없어 할 장면이거든요?"
에밀리 "기지로 돌아간 다음이라면 상관없어요."
사쿠라 "에밀리 씨도 평범하게 대답하지 말지!? 잠깐 후우마 군, 태클담당이 부족해~."
나 "……긴장감이 오래 못 가는구만."
무라사키 "무슨 소리냐, 후우마. 이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란 말이다?"
유키카제 "장난아니게 변태적인 대화였던 것 기분밖에 안 드는데요, 저는."
무라사키 "알겠나, 후우마, 유키카제. 우리들의 임무는 뭐냐?"
나 "정체불명의 마족으로부터, 강화 좀비의 원인일지도 모르는 시체를 회수하는 것…… 입니까?"
무라사키 "바로 그거다. 우리들은 지금부터, 정체불명의 마족과 싸우게 된다. 쉽게 풀리지 않을 상대다. 강적, 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무라사키 "그만한 상대와 싸우게 된다면, 어쩌면 무사히 오차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때에, 생사를 가르는 건 뭐라고 생각하지?"
유키카제 "살아갈 의지. 삶에 대한 집착일까요?"
무라사키 "그렇다. 살고 싶다. 죽고 싶지 않다. 그런 마음들──후우마, 유키카제, 너희들에겐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만 하는 이유는 있나?"
나 "저는……."
그런 말을 들으니, 말문이 막히고 만다. 유키카제도 그렇다.
죽고싶지 않다고는 생각하지만, 살아서 돌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말이 안 나온다.
나도 유키카제도, 막연하게 「죽고 싶지 않다」, 「살고 싶다」고 생각은 하고 있어도 반드시 살아서 돌아간다는 강한 의지는 없었다.
무라사키 "너희들은 나를 한심하다 웃고 있다만, 내게 있어선 타인에게 한심하다며 웃음을 사는 일일지라도 『반드시 살아서 돌아갈』 이유인 거다."
무라사키 "너희들도 찾아내거라.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품을 수 있는 이유를."
무라사키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곤, 망연해있는 유키카제와 교대해 경계 임무를 맡아 주었다.
어쩐지 그 뒷모습이 커다랗게 느껴져 버린다. 착각이지만.
유키카제 "이유가 저 모양인데도, 조금 감동해버리고 마는 내가 있네……."
나 "분하지만, 나도 그래……."
스우 "바보냐, 너희들."
그런 우리들을 보면서, 스우가 툭 한마디를 던졌다.
스우허나, 뭐어…… 쓸데없이 긴장해서 딱딱해지는 것 보다야 나은 게 아닌가? 저래보여도, 우리들보다도 경험은 풍부한 자다. 할 때는 하는── 그렇지?
나 "그렇다보니, 세게 말하질 못한다니까. 일단 대장인데도."
스우 "일단이어선 곤란하다. 너는 우리들의 대장이다. 부하에게 이끌리지 마라, 부하를 이끌 수 있게 돼라."
나 "알고 있어. 그냥, 부하에게도 배울 수 있는 대장으로 있고 싶다……고는 생각해."
그래도 무라사키 선생님은, 우리 특무중대 안에서는 아사기 선생님 다음 가는, 나로선 발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의 실력자다.
지하 터널의 건으로 거칠어진 숨도 이미 진정되었고, 이 단시간에 만전에 가까운 상태까지 돌아왔다는 것이 좋은 증거다.
나 "……뭐야?"
스우 "후후.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시선이 느껴져 물어보자, 스우가 이쪽을 보며 웃고 있었다.
뭐 이상한 소리라도 했던가……? 문득 신경 쓰였지만, 지금은 작전 중이다. 불필요한 일은 사고 밖에 버려두기로 한다.
에밀리 "하지만, 아사기 씨 말고 다른 여러분도 훌륭한 신체능력의 소유자들이시네요~."
에밀리 "전문 기재를 쓰진 않았지만, 얼추 조사해본 바로도 인간의 한계를 한참 넘어서 있어요."
에밀리 "특히 훌륭한 건, 역시 대마입자의 운용이네요. 최소한의 사용으로, 육체를 최대한까지 강화해내고 있어요."
에밀리 "제 강화외골격이나 미연 기준의 병기도 몇 세대에 걸쳐 강화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렇게 실전 데이터와 비교하자니, 새로운 발견이 잔뜩 있는 게 재미있네요."
유키카제 "미연의 기술과 대마인의 능력만 신경 쓰고 있는 거구나, 당신은."
에밀리 "네. 오늘은 멋진 날이네요. 살짝 목숨의 위험이 있긴 해도, 새로운 발견 투성이니까요."
유키카제 "이 정도로 심하면, 살짝 매드 하네……."
에밀리 "특히, 여러분이 전투 시에 쓰는 인법. 인법의 발동 시에 일어날 대마입자의 변동은, 데이터와 실제로 보는 것은 전혀 다르구요."
유키카제 "아─알았어, 알았다니까!? 어려운 이야기는 후우마한테 해줘. 이쪽은 육체노동이 메인이니까."
에밀리 "으─응. 좀 더 실전 데이터가 갖고 싶으니, 꼭 좀 따라가고 싶은데요……."
유키카제 "전혀 안 듣네……."
린코 "어떻게 할까, 대장? 본인의 의사를 우선하고 싶은 건 아니다만, 건물 안의 상황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린코 "손은 많으면 많을수록 도움이 되고, 에밀리의 실력은 지하터널에서 보았다."
린코 "드론의 호위를 맡기는 정도라면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만."
무라사키 "보호대상을 전투에 데려가는 것은 반대한다만, 손이 많은 편이 좋다는 의견에는 나도 찬성이다."
무라사키 "……결코, 전투 중인 아사기 님을 영상에 담아달라 하려는 마음에서 하는 말은 아니다?"
사쿠라 "마지막 말만 아니었으면 멋있었을 텐데 말이지."
사쿠라 "좋아, 준비 완료. 언제든지 갈 수 있어, 대장!"
이야기를 하는 사이, 모두의 준비가 마쳐져 있었다.
다음은, 내 결단을 기다릴 뿐이다.
나 "…………."
나 "알겠어. 그럼, 같이 가자."
에밀리 "네. 그리고, 여기까지 와서 저만 따돌림을 당하는 건 외롭기도 하니까요."
에밀리 "폐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할 테니까, 여러분, 잘 부탁드립니다."
기습한다 <선택>
나 "기습하자. 2층의 창문으로 돌입하면, 최단거리에서 목적의 물건을 회수할 수 있어. 쓸데없는 전투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데……."
딱히, 정면이나 뒷문으로 돌입할 필요는 없다. 적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장소는, 바다가 잘 보이는 벽 쪽 방이다. 기습은 가능한 위치다.
다시 한 번, 돌입방법을 재고해본다. 이웃 건물을 이용하면 높이도 충분하고, 창문으로 충분히 돌입할 수 있을 것이다.
아사기 "문제는, 출구에서 가장 먼 방에서 전투를 한다는 점이네. 만약 대상이 엉뚱한 방에 있었다면, 놓치게 되고 말 가능성이 높아지고 말아."
나 "……건물 내부의 정보가 없는 이상, 모 아니면 도에 걸기엔 너무 위험한가."
나 "그렇다면, 역시 정공법이 제일인가. 정면에서 돌입해 단숨에 건물을 제압한다."
스우 "이 인원이라면, 그것이 가장 좋겠지. 뒷문을 제압해 퇴로를 막고 싶지만, 부대를 둘로 나누는 것은 위험할 테지."
유키카제 "……요마 정도가 상대라면, 괜찮을 것 같은데."
스우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하 터널의 여자와 동등한 수준의 마족이 여럿, 있지 않을 거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만약 그랬다간 최악의 경우, 우리들은 각개격파당할 거다."
사쿠라 "그렇게 되면 그냥, 철수하는 수밖에 없게 될거고 말야."
스우 "게다가, 마족에게 있어서 그 시체에 어느정도 가치가 있는건지를 모르겠다. 어째서 마족이 인간의 시체를 회수하지?"
스우 "그 이유도 불명이기에, 섣불리 전력을 나누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아야 할거다."
스우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 그 시체를 써서 우리들을 함정에 빠트릴 셈이라면, 전력을 분단시키는 것이야말로 마족이 바라던 바겠지."
나 "그럼, 자연히 쓸 수 있는 수단이 한정되는걸──지금 있는 최대 전력으로 일점돌파. 단시간에 시체를 회수하고, 즉시 철수한다."
나 "우리의 임무는 시체를 회수하는 것이지 마족의 섬멸은 아니니까 말이지."
나 "게다가, 에밀리도 동행하고 있잖아. 전력을 분산시키면, 그녀를 지킬 수 없게 될 가능성도 높아지지."
유키카제 "아, 그랬었지."
에밀리 "잊어버리지 말아주세요~"
유키카제 "아, 안 잊어버렸거든!? 그냥 살짝, 평범하게 전력의 일원으로 세고 있었을 뿐이야."
에밀리=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어쩐지 복잡한 기분인데요……이거 칭찬받는거죠?"
린코 "예상 이상으로 훌륭하게 움직이고 있으니 말이다. 나로선, 혼전이 예상되기도 하니, 드론의 호위를 부탁하고 싶다만……."
무라사키 "나도 같은 의견이다. 아사기 님, 후우마, 두 사람의 의견은?"
아사기 "문제없어."
나 "가능하면 호위대상에게 일을 시키고 싶진 않지만……."
에밀리 "아니요. 오히려, 이런 와중에 저 혼자 두고 가시면 그게 더 곤란해서……."
나 "그런가. 그럼, 잘 부탁해, 에밀리."
<동일>
나 "좋아, 그럼 다들, 작전은 정해졌어. 준비도 마쳤지. 여기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야. 전투는 최소한으로, 목적지인 저택으로 쳐들어간다."
나 "선두는 무라사키다. 그 괴력으로 길을 터줘."
무라사키 "알겠다, 대장."
더 이상 몸을 숨길 필요는 없다. 건물의 그늘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좀비들이 이쪽을 눈치챘다.
나 "전투 준비."
아사기 "확인. 이쪽은 준비 오케이야."
스우 "이쪽도 문제없다. 그런데 괜찮겠나? 이대로는 우리들이 아닌, 무라사키의 부담이 너무 크다만."
아사기 "어머, 괜찮단다. 무라사키라면 이 정도 임무 따윈 문제없어. 그렇지, 무라사키?"
무라사키 "네, 아사기 님! 이 정도 임무 따위── 숨쉬기나 다를 바 없죠."
사쿠라 "와~오. 뭇 쨩, 진지함 모드인걸."
유키카제 "엄호는 맡겨줘. 그것보다 후우마, 진짜로 괜찮은 거지?"
나 "겁나서 그러냐?"
유키카제 "……별로. 그냥, 원래 일반인을 상대로, 네가 주저하는 건 아닌지 걱정될 뿐이야."
나는 전선에 나서진 않았다. 정신적인 중압감이라는 의미에선 유키카제 일행보다 훨씬 가볍다.
이 손을 더럽히는 일 없이, 말 한마디로 코트라라 섬의 주민을──주민이던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니까.
주위를 둘러본다. 미연의 연구시설에서 지휘를 하는 장소로 제공받은 것은 청결감이 드는 하얀 상자를 연상시키는, 아무것도 없는 방이다.
거기서 지시를 내리고 있을 뿐.
그 정도도 하지 못해선, 내겐 아무런 가치도 없다. 아무런 존재이유도 없다.
나 "문제없어."
냉정하게, 냉담하게, 부조리하게, 불합리하게…… 잔혹하게. 사람이었던 좀비를 죽이기 위한 명령을 내린다.
나 "작전개시. 지금부터, 시체의 회수작전을 개시한다."
[게임 시작]
무라사키 "단숨에 뚫고 나간다! 다들, 따라와라!"
아사기 "알겠어! 미처 못 해치운 적은 우리에게 맡기고, 전력으로 치고 들어가렴, 무라사키!!"
무라사키 "맡겨주세요 아사기 님! 오늘의 저는 평소와 다를 겁니다!!"
사쿠라 "무라사키 선생님 등짝에 불꽃이 보이네……."
스우 "그런 근성론 적인 이야기는 그다지 믿지 않는 편이다만, 확실히 보이는 기분이 드는군."
에밀리 "믿음직하시네요. 잘 부탁드려요, 미스 무라사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