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작]
아사기 "방해가 줄었어── 지금이라면 할 수 있어."
무라사키 "아사기 님, 함께!!"
아사기 "그래. 무라사키, 엄호할게. 전력으로 날뛰렴."
사쿠라 "우리들도 간다ー앗."
유키카제 "그래. 후우마, 너는 방해되지 않게 물러나있어."
나 "아아, 다들 조심해줘."
린코 "그러마. ──전력으로 간다."
[게임 종료]
아사기 "잡았다!!"
난전이 한창인 가운데, 아사기 선생님의 닌자도가 소녀를 완전히 포착했다.
아사기 선생님의 일태도가 여자 마족의 몸통을 비스듬히 내려베고, 서재로 이어지는 통로에 선혈이 튀고, 벽에 피보라가 흩뿌려진다.
치명상이다. 확실하게 심장까지 도달한 일격에, 쐐기를 박듯 닌자도가 심장을 꿰뚫는다.
상처에서는 새로이 피가 흐르며, 소녀의 옷을, 바닥을, 지금도 피로 붉게 물들여간다.
무라사키 "물러나주세요, 아사기 님."
움직이지 않는 소녀를 노리고, 무라사키 선생님이 마무리라는 듯이 전투도끼를 휘둘러, 여자 마족의 자그마한 몸을 벽에 때려박았다.
목제의 벽에 금이 가고, 군데군데 부서져, 파편이 바닥에 떨어진다.
전투도끼의 날은 살을 가르고, 뼈를 부수어, 상처에서 신선한 분홍빛 살점과 부서진 늑골이 하얗게 들여다보였다.
완전한 치명상. 웬만한 마족이라면 절명했을 터인 깊은 상처.
소녀 "응."
하지만, 보고 있는 사이에 그 상처는 닫히고, 회복하여, 뿐만 아니라 바닥이나 옷을 더럽힌 혈액마저 모여들어, 몇 초가 지나자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은 상태로 돌아가버린다.
마치 영상을 되감는 것 같은, 비현실적인 광경이다.
이를 확인하고 나서, 심장을 포착했던 닌자도를 뽑아내고, 아사기 선생님이 거리를 벌렸다.
소녀 "괜찮은, 데? 오기 전에, 잔뜩 먹고 왔으니, 까?"
스우 "그 이상 떠들지 마라!!"
뭘 먹었다는 건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스우가 공격을 가한다.
여자 마족은 저항하지 않고 맞고 있지만, 역시 상처는 생기지 않는다.
스우 "큭!?"
소녀 "……앗."
몇 번이고 두들기던 스우가 뒤로 튀어오르자, 소녀가 아쉽다는 듯 한 소리를 낸다. 보아하니, 그 다리가 변화해 있었다.
소녀답지 않은, 굵은 다리. 색은 녹색. 몇 번인가 본 적이 있는, 오거의 다리다.
육체의 변화. 그것이 소녀의 무기였다.
오거만이 아니다. 수많은 종족, 형상── 그것이 사지만이 아닌 전신을 써서 발휘된다.
소녀 "상처입히지 않, 아? 아플 거잖, 아?"
아사기 "이만한 치유력, 상급 마족에도 그리 많지 않을거야. 하지만, 나는 너에 대해 모르겠는걸……."
소녀 "응…… 아니, 려나? 나는 좀 더, 훨씬, 약한, 데?"
유키카제 "어쩐지 대하기 껄끄럽네, 정말."
살기가 없다. 해의도 없다. 질문에도 엉망진창이긴 해도 대답을 해준다. 마족답지 않은 태도에, 우리는 도저히 싸우기에 껄끄럽다고 느끼고 만다.
아사기 "여기는 나와 린코가 막아낼게. 후우마 군, 알고 있겠지?"
나 "네── 다들, 여기는 아사기와 린코에게 맡기고, 먼저 간다. 목표의 달성을 우선한다."
싸우기 껄끄럽고 죽일 수 없는 상대라면, 무시하는 수밖에 없다.
시체의 회수를 우선할 것을 선언하자, 소녀가 다시 나를── 드론을 보았다.
[영상]
소녀 "그 쪽은 위험한, 데?"
나 "……뭐야?"
사쿠라 "뭐, 뭐야 이게!?"
스우 "너무 더워── 뭐냐 이것은!?"
나 "모르겠어. 전원 거리를 벌려."
??? "나, 지금부터 잘 거라고 말했잖니?"
??? "예정을 방해당하는 걸 가장 싫어하거든, 노아."
노아 "장난감이 잔뜩 왔는, 데?"
??? "그건 네 장난감이잖니?"
??? "나는 지금, 자고 싶단 말야. 편하게. 방해를 한다면──"
??? "어머?"
아사기 "네 녀석은, 아스타로트!!"
아스타로트 "이런 곳에 대마인? 마지막으로 봤던 게 며칠 전이었더라? 몇 년인가?"
아스타로트 "인간계의 시간 감각이란, 영 알 수가 없단 말이지."
아스타로트 "정말이지…… 방해되니까 어서 죽도록 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