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명종>
[딸랑딸랑딸랑!!]

<자명종>
[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

<나>
[시끄러!]

<자명종>
[철컥--]

............
........................
....................................

<나>
[............!! 위험해! 지각이다!]
[젠장, 토키코. 어째서 일으켜주지 않은 거냐]
늦잠자 버린 나는 고샤학원으로 서둘러 달려가고 있다.

평소라면 지각뿐이랴, 수업 땡땡이도 아무렇지 않은 나다.

하지만, 그런 우아한 생활태도를 어떻게든 고치려는 토키코로부터
[다음에 그러시면 저녁밥 없습니다]라고 선고되었다.

<나>
[그래서냐! 그래서 나를 냅두고 나가 버린거냐! 토키코!]
이미 아침도 거르고 전력질주다.

시계를 보니 시간은 빠듯하다. 곧 예령이 울린다.
이렇게 달려나가면, 어떻게든 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참이다.
좋아. 저 모퉁이를 돌면 이후에는 일직선--


<미즈키 유키카제>
[우와--- 지각지각지각----!!]

<나>
[뭣!?]
내가 모퉁이를 도는 타이밍에, 길가의 담을 뛰어넘어, 여자가 갑작스레 나타났다.

<유키카제>
[잠ㄲ!? 비켜비켜비켜!!]
여자는 나를 향해 뛰어내린다.

<나>
[무리한 소리 말아!]
쾅!

제대로 된 기습이다. 피할 수 있을 리 없다.

<나>
[오왓!!]
<유키카제>
[훙갸앗!!]

그 녀석과 제대로 부딪혀, 두 사람 모두 콰당 하고 지면에 엉덩방아를 찧는다.



<유키카제>
[아야야야야야.... 저기! 비키라고 말했잖아. 어째서 비켜주지 않은 거야!]
나보다 운동신경이 좋은지, 여자는 곧 일어나 욕지거리를 했다.
어째서인지 거기에 파직파직하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섞여 있다.

<유키카제>
[뭐야, 후우마잖아. 저런 것도 못 피해서야, 독립유격대의 대장은 역시나 편애(お情け; *능력도 없으면서 혈통빨로 되었다는 의미)인 거 아니야?]
비꼬는 말에 고개를 들면, 눈에 익은 검은 피부의 대마인이 있다.

<나>
[뭐야 네녀석이냐고. 저런 데서 갑자기 튀어나오는데 피할 수 있겠냐]
미즈키 유키카제. 차기 대마인의 에이스로 지목되는 소녀다.
시카노스케의 전둔(電遁)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대한 전기를 다루는 뇌둔술사이다.
하지만 임무에서는 화려함이 지나쳐, 휘말려서 파괴된 물건이나 시설은 부지기수.

그 성격이나 가슴에는 결함이 있지만, 얼굴만큼은 특출나게 귀여운 '전격의 대마인'이다.

<유키카제>
[네녀석이라니 뭐야. 당신한테 네녀석이라고 불릴 이유는 없는데]
<나>
[이쪽이야말로, 당신이라고 부르게 한 기억은 없다]
[학교에 가던 도중에 여자애하고 부딪힌다든가, 무슨 운명의 만남일까 생각하면, 하필 이거냐고....]

<유키카제>
[하아? 뭔가 말했어!?]
나의 불평에, 유키카제는 빠직빠직하고 요란스레 신체에 전기를 띄게 하며 쏘아본다.

<나>
[아무 말 안했다구. 아침부터 얽혀오지 마라. 우울하게]
<유키카제>
[뭐야 그게! 얽혀 온 건 그쪽--]

딩동댕동♪

<나>
[핫!!]
<유키카제>
[위험햇!]

예령이 무정하게 울려퍼진다. 지각할 참이었다는 걸 잊고 있었다.
우리는 얼굴을 마주보고, 정문을 향해 대쉬해 갔다.




<나>
[젠장, 안되었는가]
정문에는 이미 학생회의 문지기들이 지키고 서서, 지각자에게 딱지(チケツト)를 끊어줄 채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다.

나와 유키카제는 그것을 그늘에 숨어 엿본다.

<유키카제>
[정말, 후우마가 저런 데서 우물쭈물하니까]
<나>
[어이, 내 탓이냐고]
<유키카제>
[내 탓이라고 말하는 거?]
<나>
[네녀석이 저런 데서 날아들어오지만 않았어도]
<유키카제>
[그건 이쪽이 할 말]
하고 또 말싸움이 될 뻔한 차에,





<우에하라 시카노스케>
[후우마, 어이, 후우마]
<아이슈 헤비코>
[후우마쨩, 여기여기]

다른 그늘 속에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
누구인까 했더니 시카노스케와 헤비코다. 두 사람은 문지기로부터 발견되지 않도록, 살금살금 다가온다.

<나>
[네녀석들도 지각이냐고]
<시카노스케>
[조금 너무 늦게 자버려서 말이야]
<헤비코>
[에헤헤, 헤비코도. 후우마쨩도야?]
<나>
[그런 참이다. 한 사람 더 있지만 말야]

<유키카제>
[..........]
<헤비코>
[유키카제쨩?]
<시카노스케>
[미, 미즈키 유키카제!]

<유키카제>
[뭐야?]
<시카노스케>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헤비코>
[뭐야뭐야? 후우마쨩하고 유키카제쨩, 같이 통학하는거야?]
헤비코는 뭔가 호기심이 자극된 듯이, 눈을 빛내며 물어 온다.

<유키카제>
[하아? 그럴 리 없잖아]
<나>
[우연히 함께로 된 것뿐이다. 라고 할까 길에서 부딪힌 것뿐이다. 하지만, 문지기가 서 있는 건 낭패로군]

<시카노스케>
[그렇다고]
<헤비코>
[헤비코들도 그래서 곤란한거야. 후우마쨩, 어쩌지?]

<나>
[그렇구나. 교사 밖의 숲으로부터 숨어들 수밖에 없으려나]
<시카노스케>
[오오, 그런 수가 있었나]

<헤비코>
[이렇게 네 명이서 늘어섰는데 괜찮으려나?]
<나>
[그건 뭐, 잘 분산해서.... 아니, 그건 오히려 안좋으려나?]
학교 밖의 숲이라고 해도, 이곳은 고샤학원. 경계가 없을 리가 없다.
그곳에는 십중 이십중의 세큐리티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면, 어떻게 숨어들어갈까 생각하고 있자니,

<유키카제>
[어째서 그런 귀찮은 걸 하는거야. 어쩐지 나도 숨어버렸지만, 보통으로 정면돌파하면 되는 거 아냐]
유키카게가 그늘로부터 효잇 하고 뛰어오른다.





<유키카제>
[쟤네들 정도야 낙승이지♪]
<나>
[잠깐, 기다려!]
나는 반사적으로 그걸 막으려고 했으나,

<문지기>
[어이, 저기 누군가 숨어있다!]
<문지기>
[네 사람이 있다! 너희들 지각이구나. 얌전히 딱지를 끊어라!]

<시카노스케>
[우와아, 발견되었다구]
<헤비코>
[유키카제쨩, 대담해♪]

--------------

<유키카제>
[좋~아, 이걸로 끝(一丁あがり)♪]
<헤비코>
[유키카제쨩, 대단해!]
<시카노스케>
[엄청난 전격... 괴물이다....]
<나>
[으음]

학생회의 문지기들은 앗 하는 새에 기절했다. 주로 유키카제의 손에.
우리들도 일단 가세했지만 거의 필요없었다.
<유키카제>
[저기, 정면돌파가 제일 쉽고 빠르지?]
기쁜 듯이 날뛴 유키카제가, 자랑하듯 말했다.

<나>
[해치우는 것까지는]
<유키카제>
[뭐야 그런 말뽄새. 아무 것도 못한 주제에]
[별로 후우마의 힘 따위는 필요없었지만, 싸움에 협력하는 척이라도 해보는 게 어때?]
척이고 뭐고, 나는 평소처럼 헤비코나 시카노스케를 지휘하고 있었다만.
어쨌든, 지휘는 눈짓이나 수신호로 하고 있었으니까, 나 혼자 놀고 있던 것처럼 보였더라도 어쩔 수 없다.

<나>
[그것보다, 어쩔 생각이야. 전원 얼굴을 보여버렸다고]
<유키카제>
[괜찮아 괜찮아. 제대로 생각이 있으니까♪]
유키카제는 빙글 웃으며, 기절한 문지기의 머리를 양손으로 붙잡고 전격을 날리기 시작했다.

<나>
[잠, 뭘 하는 거냐!]
<유키카제>
[응~~~ 기억소거. 이렇게 빠직빠직 해주면 우리들의 일도 잊어버리겠지?]
<헤비코>
[과연! 유키카제쨩 좋은 생각!]
<유키카제>
[그렇지 그렇지?]

두 여자는 기뻐하고 있지만, 유키카제가 빠직빠직 하는 동안, 문지기의 신체가 움찔움찔하고 기분나쁜게 움직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

<시카노스케>
[어이 후우마, 저거 괜찮은거야?]
<나>
[벼, 별로 괜찮지 않은 기분이 드는데]
일단 전기술사인 시카노스케가, 새파래진 얼굴로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