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자기소개를 해 두자--
나의 이름은, 우에하라 시카노스케.
대마인 양성기관 고샤학원에 다니는 학생이다.


학원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낙오자 후보생--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내가 아니다.
학원에서 나를 바보 취급하는 녀석들이 알지 못하는, 진정한 나는--

<닌자곰>
[구오오오오오오!!!]
밤의 숲속에 사나운 짐승의 포효가 울려퍼진다.
시카노스케의 앞에 있는 그것은, 전투를 위해 훈련된 닌자곰이다.

올려다봐야 할 정도의 거체, 큰 나무를 꺾어낼 정도의 완력--
그리고 짐승에게 있을 수 없는 높은 지능으로 사냥감을 몰아붙이는, 극도로 위험한 밤의 사냥꾼이다.

<우에하라 시카노스케>
[젠장! 둘러싸였나--!?]
그런 흉악한 거수가 시카노스케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닌자>
[독 안에 든 쥐로구나, 꼬마--]
그리고, 닌자곰의 뒤로부터 닌자 같은 사람의 모습이 드러난다.
아무래도 이 남자가 흉포한 닌자곰들을 통솔하고 있는 모양이다.

<닌자>
[단념하고 저택에서 훔친 물건을 내놔라. 이제 네놈에게 도망칠 곳은 없다]
그야말로 악당이라는 느낌의 협박대사였다.

'훔친 물건'이란, 닌자가 섬기는 서택에 보관되어 있던 극비서류.
내버려두었다간 몇백 사람의 생명에 관계되는 악행의 증거였다.

<시카노스케>
[훗--]
사방을 적에게 둘러싸여, 도망칠 곳도 없다.
그야말로 절체절명이라 할 상황에서 시카노스케는 용감하게 웃는다.

<시카노스케>
[도망칠 곳이 없어? 그건 이쪽의 대사로군]
<닌자>
[뭐라고...?]

갸냘파 보이는 시카노스케의 의외의 말에 닌자가 고개를 갸웃한다.
이 꼬마가, 아직 저항을 계속하겠다는 것인가.

<시카노스케>
[훗-- 나쁜 닌자씨, 특별히 당신에게는 '진정한 나'의 힘을 보여주겠어]
그리고 시카노스키는 닌자도를 자기 앞에 들고 조용히 눈을 감고 중얼거린다.




<시카노스케>
['봉인해제(실드·오픈)'--왼손에 봉인된 마계의 힘을 해방한다]

동시에--

번쩍번쩍하는 검은 빛이 닌자도를 쥔 시카노스케의 팔을 덮어간다.

<닌자>
[뭐라!? 네놈, 그 힘은!!?]
경악하는 닌자.
주위를 둘러싼 닌자곰들도 '가우가우'하며 크게 놀란 표정이다.

<시카노스케>
[하하, 이 빛이 보이나? 이것이, 마계의 끝자락에 떨어진다고 하는 칠흑의 번개-- 썩을 아버지가 나에게 봉인한, 어둠의 힘이야]
<닌자>
[서, 설마--네놈이, 그 '흑뢰의 대마인'의 후예인가!?]

<시카노스케>
[하하하!! 눈치챘을 때는 이미 늦다!!]
시카노스케는 소리높여 웃고, 샤키-잉 하며 멋진 포즈로 닌자도를 쥔다.

<시카노스케>
[그러면 간다, 악당들아!! 이 내가, 남김없이 처벌해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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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곰>
[구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시카노스케의 예리한 일섬으로 닌자곰의 거체가 무너져내린다.

<시카노스케>
[훗-- 어떠냐? 나의 필살 다크니스·선더-블레이드의 칼 맛은--]
시카노스케가 등뒤에 쓰러져 있는 닌자와 닌자곰들에게 말을 건넨다.
물론, 참격 후에 착지한 멋진 마무리 포즈를 유지한 채로다.

<시카노스케>
[저런저런, 그렇게나 효과가 좋았나?]
[하지만 안심해도 좋다구. 나는, 목숨까지는 빼앗지 않아]
[그게, 영혼까지 어둠에 물들여 버리면, 당신들 악당과 같이 되어버리니까....]

시카노스케는 먼 곳을 보는 듯한 얼굴로 쿨하게 자기 이야기를 한다.

<시카노스케>
[그러니까, 도망쳐 돌아가서 두목에게 전해줘. 이 우에하라 시카노스케는 도망치치도 숨지도 않는다. 언제든지, 덤벼 와도--]




<나>
[........]
<아스카>
[........]

그리고, 그 자초지종을 똑똑히 바라본 나와 아스카.

<시카노스케>
[덤벼 와도, 상관없.................................다?]
시카노스케가 우리를 눈치챈 모양이다.

뽐내는 얼굴로 멋진 포즈를 취한 채, '어라? 뭐야?'하는 듯한 표정을 띄우고 있다.

<시카노스케>
[....후우마?]
<나>
[아아, 나다. 이쪽은 너와 한번 만났었던 아스카다]

<아스카>
[안녕, 시카노스케군]
아스카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인사한다.




<시카노스케>
[.............................]
시카노스케의 얼굴에서 삐질삐질 빰이 흐른다.

'어라? 뭔가 이상하지 않아?'하는 표정이 점점 강해진다.

<시카노스케>
[......봤어?]
<나>
[뭐, 처음부터 끝까지]

<시카노스케>
[어라...? 무슨 일인거야, 이거....?]
<나>
[아니, 나도 자세한 건 잘 모르지만---]
[이 아스카에게 듣자하니 아무래도 우리들은 자신의 망상을 구체화하는 환영의 세계에 잡혀든 것 같아]

<시카노스케>
[마, 망상....?]

그리고 나는, 깊이 한숨을 내쉬면서,
<나>
[근데 네녀석, 저런 중이병 떡칠한 소원(コテコテの厨二願望)이 있었구나.....]
[뭐였지? 왼손에 봉인된 마계의 힘? 어둠의 번개를 불러내는, '흑뢰'의 대마인....?]
[뭐라고 할까... 굉장히, 멋있었다구....]

<시카노스케>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시카노스케가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 비명을 지른다.
겨우 자신이 터무니없이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인식한 모양이다.

<나>
[아니, 신경쓰지 말라니까. 남자라면 누구라도 그런 시기가 있는 거니까는. 그렇지? 알잖아, 아스카?]
<아스카>
[으~응,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야말로 남자애라는 느낌이라 좋지 않아?]

<시카노스케>
[우와아아아아아아앗!! 잘 모르는 사람한테 미묘하게 위로(フォロー)받아 버렸다아아아아아아!!]
시카노스케가 바둥바둥대면서 기절한다.
엄청난 흑역사가 탄생해버렸다, 고 당황하면서--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진정하는 데는, 그로부터 당분간 시간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