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아, 하아.... 겨우 얌전하게 되었나....뭐야 이 녀석은.....]

소니아는 역시나 살인마였다.
자신의 괘락만을 위해 덮쳐 온 소니아는, 명령에 따를 뿐인 미연 병사들보다 흉악하고 강인했다.

일단 죽이지는 않았다.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중상을 입게 해서, 시즈루의 독꽃으로 재워둔 것이다.




<시카노스케>
[히이이이이이, 전신 피투성이로 기쁜 듯이 기절해있다구. 살인귀 레알(マジ) 무서워어]
<나>
(정말이다....)

<시즈루>
[결국 그녀와 싸우는 꼴이 되었지만, 대체 무슨 일인거야?]
그 시즈루도 질린 얼굴을 하고 있다.

<나>
[살인귀의 사고는 이해불능이에요]

<시카노스케>
[이해불능으로 좋아. 이런 살인귀, 미연에 넘겨주고 냉큼 돌아가자구. 그렇잖으면 여기에 방치다. 방치]
<시즈루>
[나도 그걸로 좋다고 생각하지만, 판단은 후우마군에게 맡길게]

<나>
[그렇게 하면, 이 녀석은 미연에 제거되게 되겠군요]
<시카노스케>
[벼, 별로 괜찮잖아!]

<시즈루>
[하지만, 후우마군으로서는 뒷맛이 나쁘다...고 하는 걸까나?]
<나>
[뭐, 그렇네요.....]

<시즈루>
[그러면, 어떻게 해?]

시즈루는 어딘가 재미있어하는 것 같다. 내 대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어쩔 수 없죠. 우선 마을로 데리고 돌아갑시다]
<시즈루>
[알았어]

<시카노스케>
[어, 어이, 시, 싫다고?! 이런 살인귀와 함께 돌아가는 건 사양이다!]

<나>
[마을에 돌아갈 때까지가 임무다. 조금, 아니 상당히 돌았지만(イカ) 아직 이 녀석은 동료다. 내버려둘 수 없어]
<시카노스케>
[소풍이냐고! 웃기지 마!]
<나>
[대장 명령이다]

싫다 싫다하고 떠드는 시카노스케를 무시하고, 나는 피투성이의 소니아를 다시 안아든다.

.....

그리고, 후일--

나는 또 교장실에 불려와 있다.




<아사기>
[이번에는 미안했구나. 감쪽같이 미연의 내란에 휩쓸렸어]

항상 엄한 아사기 선생님이 내게 사과한다.

<나>
[호된 꼴을 당했어요. 원래의 타켓이었던 연구자인지 뭔지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양쪽 다 성씨 같은 이상한 이름의 일본계 남자는 결국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아사기>
[제거된 모양이야. 소니아를 죽이려는 건 그런 계제에였던 것 같아]
<나>
[대마인인 우리들은 계제의 계제였던 겁니까. 아주 민폐네요]

<아사기>
[그래. 조만간 이 답례는 할 생각이야]

아사기 선생님은 미소를 띄운다. 저 살인귀와는 다른 의미로 무서운 웃음이다.

<나>
[그런데 소니아는?]

듣고 싶지는 않지만, 우선 듣는다.
마을에 데리고 돌아온 뒤 아사기 선생님께 넘기고는 만나지 않았다.

<아사기>
[돌아갔어. 이제 상처가 나았으니까라며]
<나>
[자신을 배반한 녀석들을 죽이러 갈 생각인겁니까]

<아사기>
[그렇겠지. 굉장히 즐거운 듯했어]
<나>
[하하....]

그 피투성이의 웃는 얼굴이 눈에 떠올라, 등골이 쭈뼛한다.

<아사기>
[그리고 이거. 편지. 당신에게야]

아사기 선생님이 봉투를 건네준다.

<나>
[제게? 소니아로부터요?]

싫은 예감뿐이다.

<나>
[아사기선생님, 이거 내용은?]
<아사기>
[남의 러브레터를 읽을 만큼 풍류없지 않아]

<나>
[......러브, 레터]
보고 싶지 않지만, 봉투를 연다.




<소니아>
[후우마, 당신과 서로 죽이면서 최고의 엑스터시를 느꼈어]
[언젠가 다시 나를 찢어발겨줘. 답례로 당신의 심장을 내 손톱으로 뚫어줄게. 또 보자]

편지에는, 영어로 그런 의미가 쓰여져 있다.
게다가 피로 키스마크가 붙어 있다.

<나>
[이런이런, 좀 봐주라.....]
<아사기>
[꽤나 마음에 들어진 모양이네]

그 아사기 선생님이 나에게 동정하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