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눈앞에 두고, 고샤쵸에서까지도 크리스마스 송이 흘러나오는, 그런 시기의 일이다.




<아이슈 헤비코>
[아- 왔다왔다! 후우마쨩, 여기!]

나는 헤비코로부터 갑자기 불려, 고샤쵸로부터 제일 가까운 지방도시, 마에사키시에 도착해 있었다.

<나>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이지? 이렇게 시험 전 바쁜 시기에, 뭐라고 일부러 그런 걸......]

<헤비코>
['고레나리에'는 크리스마스까지야. 시험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 놓쳐 버린다구!]
헤비코는 이 마을에서 올해부터 스타트한 일루미네이션, '고레나리에'가 보고 싶다고, 굳이 나를 꾀어낸 것이다.

<헤비코>
[나중에 시험 예상문제ヤマ 가득한, 비전의 노트 빌려준다니까. 어차피 벼락치기할 거지 후우마쨩?]
<나>
[읏, 그, 그건..... 이런이런, 어쩔 수 없는 녀석이구나.....]

헤비코는 뭐든지 꿰뚫어본다. 나는 비전의 노트에 거스르지 못하고, 그저 헤비코에 이끌려 걸어나갔다.


12월의 일몰은 빠르다. '고레나리에' 점등시간까지, 우리들은 거리를 걸으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 가게도 크리스마스를 전면에 내세워, 각각의 데코레이션으로 화려함을 다투고 있다.

<헤비코>
[우후후, 멋져♪그건 그렇고, 올해의 겨울은 꽤나 따뜻하네. 반팔이라도 괜찮을 정도]
<나>
[기록적으로 따뜻한 겨울(暖冬)이라는 듯하더라. 그렇대도 하복은 이무리 그래도 좀 그렇잖냐 너]

<헤비코>
[어머, 문어는 언제나 물속에 있는거야. 10℃ 정도까지는 문제없다구]
<나>
[괜찮지만, 감기 걸리지는 마라. 그~래도 뭐어, 여기도 저기도 커플투성이구만. 쳇]

<헤비코>
[어머, 우리도 그렇게 보일지도♪]
하면서, 헤비코가 내 옷소매를 잡아끈다.

<나>
[바보녀석, 당기지 말아!]
<헤비코>
[아하하! 후우마쨩도 참 무드없이]




<???>
[뒈....뒈져버려라아아아.....]

<나>
[읭?]

그 때, 어디선가, 신음 같은 소리가 들린 느낌이 들어 나는 주위를 둘러본다.

<헤비코>
[왜 그래 후우마쨩?]
<나>
[아니, 뭔가 지금.... 엄청 무서운 소리가....]

<???>
[뒈....뒈져버려어어어....!!!!]

<나>
[또다!]
<헤비코>
[엣?]

그 때, 우리들 사이를,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어 지나간다.
그리고---

<???>
[뒈져... 뒈져버려어어어!!! 망할 커플놈드으을!!!]

<헤비코>
[에엣!?]
<나>
[뭐야 이녀석?!?]
사악한 얼굴을 한 거대한 눈사람이, 우리들의 바로 뒤에 버티고 서 있다.




<???>
[거기의 사람, 위험해~~~~~~~앳!!!!]
<나>
[이번에는 뭐야!?]

<헤비코>
[앗, 후우마쨩 피해!]
후우코에게 냅다 밀쳐져 내가 거기서 홱 비켜서자, 커다란 불의 탄환이 눈사람을 향한다.

<나>
[오옷?]

탄환은 눈사람에게 멋지게 명중--하기 직전에, 푝 하고 작아지고는 그 자리에서 불타 없어져 버린다.

<???>
[아앗!! 또 실패해버렸다! 주문이 틀렸던걸까? 어디보자, 에게르 위그리프 다스.....]

뒤돌아보자, 금발의 소녀가 더듬더듬 주문을 영창하고 있다. 컨닝 페이퍼 같은 걸 보면서.

<나>
[....그러니까, 지금 거는, 마법? 네가 한거야??]
<???>
[그렇습니닷! 저는--]

하고 소녀가 가슴을 펴자, 눈사람이 그것을 방해한다.

<눈사람>
[크....크하하!! 꽤나 초라한 마법이구나! 성가신 마녀꼬마녀석!!]

<??>
[조용히 하세요! 당신의 악행도 여기까지입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위해, 토벌하겠습니다!]

짠하고 포즈를 취하는 그녀. 커다란 가슴이 둥실하고 흔들린다. 그 발밑에서 하얀 개가 얼굴을 보였다.

<하얀 개>
[리리스, 저녀석 도망치고 있다구]

<리리스>
[......앗!]
그녀가 대사를 읇는 틈에, 눈사람은 허둥지둥 도망쳐간다.

<리리스>
[아차! 이봐, 기다리세~~요!!]

<나>
[앗, 잠깐 기다려줘! 이건 대체 무슨 일이야!? 그리고 그 말하는 개는 대체...]

<하얀 개>
[개가 아니야! 나는, 고대룡 '에인션트 드래곤'인....]
<리리스>
[나는 리리스 아벨 빈더나겔! 마계에서 유명한 대마녀-- 의 손녀입니다! 이쪽은 종자인 말하는 개 베리리크]

<베리리크>
[...........]
말하는 개, 가 아니라 고대룡 베리리크는 체념한 듯이 한숨을 쉰다.

<베리리크>
[아무튼, 눈의 악령을 찾지 않으면......]

<헤비코>
[눈의 악령? 그 눈사람 말이야?]

<리리스>
[그래! 그녀석은 10년에 한번 겨울에 나타나서, 크리스마스를 방해하려 하는 악령이야]
<헤비코>
[크리스마스를 방해해? 무엇 때문에?]

<베리리크>
[그게 말이지......]
리리스와 베리리크의 설명에 의하면,

<베리리크>
[크리스마스에도 빛과 어둠이 있다. 누구에게라도 하나쯤, 크리스마스에 얽힌 슬픈 추억이 있는 거야]

친구들이 개최한 크리스마스 모임에, 자신만 초대되지 않았다던가, 부모님이 일 때문에 집에 없어, 혼자서 외로웠다던가.
그 중에서도 큰 것은 역시 연애 관련이다. 고백해서 차였다고 하는 건 아직 그래도 약한 편이다.
연인이라고 생각했던 상대가, 다른 사람과 보내고 있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는 등,
혹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크리스마스 자체를 싫어하게 되어, 원망하게 되어도 어쩔 수 없다.

<베리리크>
[그런 어두운 기억들이 모여서 악령화해, 저 눈사람에 들러붙었다. 말하자면 원념의 집합체라고 할까]




<리리스>
[그래서 크리스마스의 방해를, 특히 행복한 듯한 커플씨들을 습격하거나 하는 듯합니다]

<헤비코>
[그래서 헤비코들이 습격당했다는 거네]
<나>
[무서운 악령이구만. 기분은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베리리크>
[게다가 악령은 원망怨嗟을 모으면서, 눈과 냉기를 먹어 강대화하고 있다]
<헤비코>
[냉기를? 아, 그래서 전혀 춥지 않은거네?!]

<리리스>
[크리스마스까지 해치우지 않으면, 세계가 원망과 슬픔에 휩싸여 버립니다! 따뜻한 겨울에 야채도 전멸입니다!]
<헤비코>
[에엣!? 그러면 전골도 설음식도 만들 수 없게 되어버려]

<리리스>
[안심해 주세요, 이 대마녀 리리스가 어떻게든 해 보입니다! 이것도 마녀수행의 하나이니까]
[우선 있는 곳을 찾아야지. 어디보자, 다우징의 주문이..... 찾는 물-건 어디(サガ・シモーノ・ワナン).....]

자칭 대마녀는 어쩐지 지도를 펼쳐, 펜들럼을 잡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헤비코>
[그런 일 하지 않아도, 이걸로 재빨리 찾아 줄게!]
하고는, 어느새 문어화한 헤비코가 빨판을 실룩실룩댄다.

<나>
[어이!? 이런 길 한복판에서 문어화하다니.... 확실히 너의 문어후각은 대단하지만서도]
<헤비코>
[괜찮아. 리리스쨩이나 종자인 멍멍쨩도 있고, 무슨 캐릭터인가하고 생각될거야]
<베리리크>
[머, 멍멍쨩....]

확실히, 지나가는 사람들은 특별히 놀란 기색도 없다.

<헤비코>
[킁킁.... 저쪽에서 눈 냄새가 나! 저 녀석 저쪽으로 도망쳤어!]

헤비코는 고감도 센서 수준의 후각을 자랑하는 빨판이 붙은 문어다리를 꾸불거려 보인다.

<리리스>
[하와왓! 그 촉수, 혹시 당신은 전설의 대악마, 니얄라토뭐시깽이님?]
<베리리크>
[오오, 이건 든든한걸. 부디 악령을 토벌하는 데 힘을 보태주게]

<헤비코>
[악마? 이거는 촉수라고 할까 그냥 문어발이지만서도.... 도와는 줄게! 그렇지 후우마쨩?]
<나>
[어쩔 수 없누만. 커플들은 폭사하면 좋겠다만, 맛있는 전골을 위해서다!]

우리들은 전설의 대악마, 가 아니라 헤비코의 뒤를 쫓아 달린다.

도착한 곳은 도시의 중심지, 마에사키시가 기업 유치를 시작한 후로, 갑자기 번영하고 있는 에어리어다.

<헤비코>
[이 근처라고 생각하는데... 뭔가 달콤한 냄새에 섞여서, 잘 모르게 되어버렸어]

<나>
[응? 저기에 사람이 몰려있다고. 저건.....]




<아키야마 린코>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 접수중이다!]
<시노하라 마리>
[네에네~에, 나란히 서 주세요! 신청용지에 기입 부탁드립니다]

<헤비코>
[린코선배랑...., 마리쨩!!!]
<나>
[마리쨩....아, 시노하라인가]

시노하라 마리는 우리들과 같은 학년으로, 확실히 다른 반의 위원장을 하고 있었다. 저래 보여도 힘이 뛰어난 토둔술 사용자다.
헤비코도 위원장이니까, 만날 기회가 많은 거겠지.

<나>
[저 차림은....? 두사람 다 크리스마스 알바중인가. 굉장한 행렬이군. 대성황이다]

<리리스>
[줄 서 있는 거, 남자들뿐이네요]
<베리리크>
[어떻게 봐도 연인이라든가 없을 것 같은 놈들이지만, 꽤나 케이크를 좋아하는 것일까]

그러고 있자, 린코가 문득 우리들을 발견한다.

<린코>
[오오, 두 사람 다 이런 곳에 무슨 일이지?]
<마리>
[후우마군에 헤비코쨩~! 케이크 예약해주러 온거야?]

<나>
[아, 아니 우리들은...]
<린코>
[쾐찮다면 예약해다오. 이 더위 탓에, 케이크 매출이 조금 모자라서 말이다]

<나>
[이렇게나 줄서 있는데 말입니까?]
<린코>
[작년은 이 세 배는 있었다. 그 탓에 우리들의 의상 면적이 적어지기만 한다구]

<나>
[그, 그건 큰일이네요..... 그렇습니다만, 죄송합니다 린코선배. 저희들, 이 따뜻한 겨울의 원인을 쫓고 있어서]
<린코>
[따뜻한 겨울의 원인?]

<헤비코>
[후우마쨩!!! 저거!]

갑자기 헤비코에게 팔을 잡아당겨져, 문어발이 손가락질하는(?) 쪽을 보면--




<눈의 악령>
[...리얼충 폭사해라.... 중얼중얼....]

<나>
[엑!? 저녀석 줄서있는데!? 케이크 예약 줄에!?]
<헤비코>
[리얼충이 없어서 기분이 좋은지도]

<눈의 악령>
[.....중얼중얼.....중얼중얼......]

<린코>
[호오, 저 눈사람이 따뜻한 겨울의 원인인가? 마족....과는 다르군. 원령 종류인가]

<헤비코>
[역시나 린코선배, 이야기가 빠르네요. 저녀석은 크리스마스에의 원망의 집합체로, 눈이나 추위를 전부 먹어버리는 것 같아요]
<린코>
[그렇군. 귀찮은 놈이다]

<마리>
[알바비....아니, 정의를 위해 내버려둘 수 없네요!]
린코와 마리는 예약 부스를 빠져나와, 산타 의상인 채로 눈의 악령에게 덤벼든다.

<눈의 악령>
[에엑? 네놈들!? 젠장!!?]
눈사람은 서둘러 그 장소를 빠져나와 달려간다.

<리리스>
[기다리세욧!]

이렇게 해서 우리들은, 산타 대마인들과 자칭 대마녀와 그 종자인 강아지와 함께, 눈의 악령을 쫓아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