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문어발 센서를 가진 헤비코와, 알바 중이었던 동료들, 거기에 대마녀와 함께, 나는 눈의 유령을 몰아넣고 있었다.

<헤비코>
[어디로 도망쳐도 소용없어!!]

<나>
[각오해라 악령!]




<눈의 악령>
[크.... 웃기지 마! 여자나 질질 데리고 다니고는! 폭발해라! 증발해라!]

<나>
[하아!? 오해를 부르는 말 하지 마라! 게, 게다가 수컷 강아지도 있잖냐!]
<베리리크>
[개가 아니라 고대룡이다. 그리고 암컷이라구]

<나>
[에, 레알マジ이냐]

<리리스>
[그것보다 유령이 도망치려 하고 있습니다! 다-루 마사-루 코론!]
리리스가 주문을 외우자, 도망치려던 악령이 나자빠진다.

<눈의 악령>
[아퍼! 젠장!!]




<린코>
[놓치지 않는다, 비뚤어진 악령놈!]
<마리>
[각오하세요!]

린코의 칼날이 울고, 마리의 토분을 두른 주먹이 악령에게 육박한다.

<눈의 악령>
[히이....그만둬어어!!! 산타씨 따위 정말 싫다!!!]

<린코>
[이 녀석 몸을 그냥 눈더미로 만들어버리자]
<마리>
[아뇨, 잘게 채썬 가루눈으로 만들어버리죠]

<눈의 악령>
[하지말아줘! 미안했어! 용서해줘! 뭐든지 할 테니까요!!]

<눈의 악령>
[이라고라도 말할 줄 알았나? 이거라도 먹어라아아!!!! 후우우오오오오.....]

악령이 크게 입을 벌렸다고 생각하면, 회색의 차가운 눈보라가 뿜어져나온다.

<나>
[우왓!?]
<헤비코>
[꺄아!?]

순간의 일에, 우리들은 정면으로 눈보라에 말려들고 만다.

<나>
(뭐, 뭐야 이 느낌...!?)


<헤비코>
[후...후우마쨩, 뭔가 엄청...쓸쓸한 기분이 들어!]
<나>
[나, 나도다......]

회색 황야에 자신만이 내던져져, 멀리 거리에서 떠들썩하게 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런 절망과도 닮은 슬픔.

<눈의 악령>
[하.....하하하! 네놈들도 삼켜져버려라! 이 차가움 숨결에!!]


<눈의 악령>
[너희들에게도 질투와 열등감을 불러일으켜주마! 나만 불행하다니 용서 못해!]

<나>
[젠장.....! 어디까지나 비뚤어진 놈이구만! 헤비코! 말려들지 말아! .....헤비코?]




<헤비코>
[후후, 우후후.....]
<헤비코>
[문어가 되는 여자라니, 아무리 우수하고 귀엽더라도, 결국은 별종(ゲテモノ)인거네요......]

<나>
[안된다, 자신만만하게 악화되고 있어! ....읏.....]
내 가슴에도 무거운 무언가가 눌러오기 시작한다.

<나>
('눈병신' '한심 당주' 그래. 아무도 나 따위에게 기대하고 있지 않아. 그 증거로 가이자도....)

<나>
(아니, 삼켜져버리면 안된다. 이것은 이 녀석의 공격인거야. 냉정해져라---)

그 때, 부드러운 빛의 커튼이 주위를 감싼다.




<리리스>
[아-벤 리무루 헤문쿠토 바리아 루아 -- '성야의 자애!!!]

<리리스>
[좋아, 제대로 성공했습니다!]
빛은, 아까부터 구석에서 중얼중얼하던 리리스를 중심으로 퍼져나간다.

<나>
[리리스.... 계속 주문을 외우고 있었던 거야!?]
몇 번인가의 실패의 끝에, 겨우 성공한 리리스의 마법.
그녀의 강대한 마력이, 크리스마스의 자애가 되어 주변을 감싸고, 우리들의 마음을 녹여 간다.

그것은, 눈사람에게 씌여있던, 원망의 마음에도 따뜻이--

<눈의 악령>
[뭐.....뭐야 이건!!! 몸이, 몸이 녹는다아아!!]

원동력을 잃은 눈사람은, 그 모습을 유지할 수 없게 되어 간다.

<헤비코>
[눈사람쨩으로부터, 뭔가 다른 소리가 들려!]

<???>
[크리스마스는 항상 집보기 담당이었지만, 아버지가 과자를 사오시는 게 즐거움이었지....]

<???>
[크리스마스에 차여 버렸지만, 새해에 친구들이 모여 위로해 주었다..... 우정의 고마움을 느꼈었지.....]

<나>
[이건.....]

눈사람의 몸에서, 반딧불 같은 작은 빛이, 어룽어룽 떠올라 사라져 간다.

<나>
[원념들이 즐거운 추억을 되찾아, 정화되어가는 건가....?]

<베리리크>
[그 말대로다. 누구의 마음에도 슬픈 추억은 있다만, 즐거운 추억을 갖지 못한 자 또한 없지]
<베리리크>
[리리스의 자애의 마법에 의해, 원념의 주인들이 그것을 되찾은 것일테지]

<눈의 악령>
[젠장 젠장! 크리스마스의 바보놈들!! 기억해둬라, 내년에야말로, 내년에야말로오오!!]

악령은 순식간에 여위어, 마침내 빙의를 유지할 수 없게 되어, 확 하고 공중에 흩어진다.
그리고 갑자기 공기가 차가워져, 팔랑팔랑 눈발이 춤춘다.

<헤비코>
[눈이야! 저녀석이 독점하고 있던 눈이 내리는거네]

<린코>
[후우, 일건낙착이로군. 이건, 알바도 바빠지겠구나! 서둘러 돌아가자 시노하라!]
<마리>
[네, 린코선배! 마녀씨, 고마워. 후우마군, 헤비코쨩, 또 보자!]

그리 말하고, 린코와 마리는 알바로 돌아간다.




<헤비코>
[첫눈이야! 로맨틱하네 후우마쨩!]

<나>
[아아.... 하지만, 눈발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거 아니야?]

등등 말하고 있는 사이에도, 내리는 눈은 점점 기세를 더해--

<나>
[우오오오오!? 추워!]
눈은 순식간에 맹렬한 눈보라가 되어, 거리를 뒤덮고 있다.

<베리리크>
[그녀석이 모아둔 냉기와 눈이 한번에 방출된 모양이로군. 이건 마계의 대설원 수준의 추위다]

<리리스>
[좋았어! 이걸로 제대로 겨울이 오고, 나도 한사람몫의 대마녀에 한발짝 가까워졌겠지. 감사합니다, 문어 대악마님과 그 종자씨]

<헤비코>
[그러니까 악마가 아니라니까.....]

아무래도 오해한 채인 모양이지만, 마녀 리리스는 예의바르게 머리를 숙인다.




<리리스>
[이런 눈에서라면, 썰매를 탈 수 있어요! 류-쥬 봅슬 레이!!!]
리리스는 썰매를 소환해, 기쁜 듯이 올라탄다.

<베리리크>
[어이 그만둬라 리리스. 이런 맹렬한 눈보라에 타기라도 했다간.....]

<리리스>
[꺄~~~~~앗!?]
베리리크가 멈추는 것보다 빨리, 리리스가 탄 썰매는, 눈보라에 불어날아가버린다.

<베리리크>
[하여간 저 아이는.... 너희들 고맙다. 또 보자! 어~이 기다려 리리스!]
베리리크도 리리스를 쫓아 눈 속으로 사라진다.

<나>
[전설의 대마녀인가... 정말 믿기지 않는다만, 확실히 그건 너무도 굉장한 마력이었다. 약간 제어가 불안한 듯 했지만]

<나>
[잘 구사하게 되면 터무니없는 강함이겠지. 마계에는 저런 녀석이 굴러다니는 건가? 조금 두근두근하는구만 헤비코...헤비코?]

문득 곁을 보자 헤비코가 꾸벅꾸벅 졸고 있다.

<헤비코>
[문어의.... 한계온도보다...기온이 낮네요.... z z z]

<나>
[너, 뭘 동면에 들어가려고 하는거야!? 죽는다고!? 일어나라니깐!!]
<헤비코>
[우헤헤에....]

나는 냉동문어가 될 뻔한 헤비코를 들쳐메고, 눈보라 속에서 역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