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라라 "자, 당신은 어느 쪽이야!? 살인마의 동료 아니면 몰랐어!?"

사키 시노 "크크, 우리 주인에게 엉뚱한 트집을 잡기는......"


무서운 것 없는 얼굴로 다가서는 키라라 선배에게, 사키 시노가 입술을 일그러뜨린다.

하지만 눈에는 섬뜩하리만큼 차가운 빛이 있다.


사키 시노 "도서실에서의 소란을 듣고 있었기에, 혹시나 하고 생각했지만──."

나 "!!?"

나 "위험해──!!!)


사키 시노가 무엇인가 행동을 할 기미──아마 그것은 꿈의 바깥에서의 일이다.

꿈 속의 우리에게는 그 위협에 대항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내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사키 시노 & 키라라 "──."

나 "키라라 선배!?"


사키 시노와 키라라 선배, 두 사람의 모습이 내 앞에서 사라졌다.





사이토家의 거실──.


사키 시노 "핫!!!"


사키 시노의 쿠나이가 잠들어 있는 키라라의 목을 향해 날아간다.

그 주위에는 키라라와 같이 잠들어 있는 오차풍기대가 있다.


절체절명의 상황.


꿈 속에 있는 이들에게 사키 시노의 공격을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상황은 정반대였다.


사키 시노 "무슨!!? 네 녀석!? 무슨 짓을 한 거지!? 어떻게 잠에서 깬 거야!?"

키라라 "흐흥? 걸렸네, 괴인 천장 여자!"


잠들어 있을 터인 키라라의 눈이 반짝 뜨인다.

반면, 사키 시노의 몸은 그 절반이 냉기로 얼려져 있다.


그래, 이미 키라라는 꿈의 세계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탈출 방법이란──.


키라라 "아무리 나를 재워도 '잠자기 전에 쏜 냉기'까지는 잠들지 않으니까!"


그렇게 단언하고, 키라라가 천장을 가리켰다.


사키 시노 "!? 이것은,얼음인가──!?"


말을 잃는 사키 시노.

천장 일부가 서리로 덮여 있다.


잠에 빠져 있는 풍기대 멤버의 딱 윗부분.


사키 시노와의 첫 조우 때, 키라라가 발한 냉기에 의한 공격이 기세가 넘쳐 천장을 얼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시간과 함께 조금씩 녹아, 물방울이 되어 떨어진다──.


코타로 "어!? 으, 으으──."


흘러내린 물방울 자극으로 잠든 이들이 꿈틀한다.

이 물방울 덕분에 키라라는 한발 앞서 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사키 시노 "설마 네놈, 이것을 계산하고......!?"

키라라 "그래! 네가 어떻게 움직일지, 신경 썼다는 거야! 그리고──."


사키 시노는 꿈에 사로잡힌 일동을 처치하려고 했다.

꿈 밖에 있는 자신은 쉬이 끝장낼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그리고 그 행동이 보여주는 의미는 하나밖에 없다.


키라라 "......놀랐어. 정말로 사이토 선생님이 살인마였다니."

사키 시노 "닥쳐라 젖소녀!!? ──와라, 닌자 거미!!! 놈들을 처치해버려!!"


닌자 거미 「GISHAAAAAAAAAAAAAAAAAAAAA!!!」


발끈한 사키 시노의 외침에 응해 닌자 거미가 나타난다.


키라라 "흥, 꿈에서 나오면 이쪽이 유리해! 거미든 뭐든 한꺼번에 덤벼!!"


***


한편, 오차학원에서는──.




미네 후나코 "매우 의미 있는 시찰이었습니다. 협력에 감사해요, 야마모토 부장."

야마모토 "그거 참 다행이군요. 이쪽도 미네 씨에게 도움이 되어 영광입니다."


사무적인 미소. 형식적인 인사.

야마모토와 미네는 서로가 다른 속셈을 품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시치미를 떼고 있는 상황이다.


아사기 (너구리와 여우가 서로 속이고 있구나. 따라갈 수 없어......)


내조의 장·미네 후나코에 의한 오차 학원 시찰이 막 끝나려는 참이었다.

아사기와 야마모토의 우려와는 달리 미네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사기 "그런데 국장님, 시찰단의 다른 멤버들은 어디 있나요?"

미네 후나코 "다른 멤버? 오늘 시찰은 저 혼자입니다만."


한순간의 막힘도 없이 미네가 대답하다.

뺨에 도발하는 듯한 미소를 띠고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매끄러운 대답이다.


아사기 "그럼 만일, 이 오차에 침입자가 있어도 내조와는 무관하다고?"

미네 후나코 "네. 애초에 침입자는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요."

아사기 "...알겠습니다.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헬기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미네 후나코 "신경 쓰지 마세요, 아사기 교장. 여기까지면 돼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부하인 에이전트를 거느린 미네가 시설에서 떠났다.


아사기 "여전히 수상쩍은 여자네."

야마모토 "동감이군. 그런데 아사기, 마지막 질문은 뭐지?"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고 야마모토가 시선으로 아사기에게 묻는다.


아사기 "아까 보고가 들어왔어."

아사기 "내조의 헬기에서 정체불명의 무리가 산속에 흩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야마모토 "......정체불명의?"

아사기 "그래, 아마도 광학미채의 사이보그 부대일 테지."


보통 사람으로서는 결코 감지할 수 없는 불가시의 부대.

하지만 간신히 오차의 경계망이, 그 아주 조금의 흔적을 파악하고 있었다.


야마모토 "과연. 그것이 목적인 '시찰단'인가. 저들의 노림수는?"

아사기 "아직 아무것도. 은밀부대에게 추격시키고 있어."

야마모토 "흐음, 저 여자. 여기서 뭘 할 생각인 거지......?"






다시 사이토 저택──.


키라라 "넌 나의 적이 아니야. 잠시 잠이나 자라."

사키 시노 "크으......"


완전히 얼어붙어 꼼짝 못하는 사키 시노가 바닥에 뒹굴고 있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동결되어 산산조각이 난 닌자 거미의 사체.


우리가 눈을 떴을 때, 눈에 들어온 광경은 그것이었다.


나 "키라라 선배!!"

나오 "으으으......이건 도대체......?"

코로 "(......?)"

헤비코 "으응? 죽어있는 거미가 잔뜩......?"

키라라 "앗! 모두 잠에서 깬 거야!? 어디 다치지 않았어?"

나 "네, 괜찮습니다......그보다 저희 모두, 도움을 받은 것 같네요."


나는 얼음이 언 천장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과연. 키라라 선배는 이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나설 수 있었던 것인가.


나 "아니, 정말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멋진 두뇌 플레이였어요, 키라라 선배."

키라라 "그치!? 이젠 뇌근이라니 말도 못 하겠지!"


내가 말하자, 키라라 선배가 득의만면해서 척 하고 가슴을 편다.

아니, 이런 단순한 점이 걱정이긴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번, 선배가 훌륭한 책략으로 적을 앞선 것은 틀림없다.


나오 "두뇌 플레이? 게다가 키라라는 어째서 여기에?"

나 "아, 그건 말이죠──."


나는 선배들에게 아까 꿈 속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한다.

우리 뒤를 쫓아온 키라라 선배가 꿈 속에 합류했고, 나는 그곳에서 사키 시노의 몽둔술에 대해 해설했다.


키라라 선배는 그것을 듣고, 그녀를 떠볼 생각을 한 것 같다.


헤비코 "그렇군요. 그렇게 해서 그 여자의 진의를 끄집어냈군요."

코로 "(키라라 대단해. 명탐정.)"

나오 "아니 정말로. 분하지만, 이번만큼은 키라라의 재치에 감사해."

키라라 "그래! 내가, 힘을 빌려준 거니까!"

나오 "네이네이.


몽둔의 궁지에서 빠져나와, 우리들은 한숨 돌린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다.


코로 "(살인마는 사이토 선생님......)"

나오 "그래. 아까 그 이야기를 듣는 한, 거의 틀림없어......"


우리는 표정을 다잡는다.

오차에 숨어 있는 살인마는 이제 우리들의 손길이 닿는 곳에 있다.


헤비코 "...후마짱, 이제 어떻게 할래?"

나 "그렇지.......일단, 이 거실을 의심받지 않게 할 수 있는 한 치우고......"

나 "그리고, 사이토 선생님이 돌아오기 전에 지원 부대를......"


그때였다.

끼이이이이이......!


전원 "......!?"


갑자기 거실 바닥에서 금속이 삐걱거리는 듯한 불온한 울림.

카펫을 치우자 그곳에는 지하로 이어지는 숨겨진 해치가 있었다.


나 "지하실인가──!?"

키라라 "......주인이 부재중이라는 건 거짓말이었나봐."



경계하는 우리들 앞에서, 해치가 저절로 열려 간다.


헤비코 "그럼, 이 밑에 사이토 선생님이?"

나오 "...그렇군. 살인마의 소굴로 초대하는 건가?"

코로 "(지원을 기다릴까? 아니면......)"

나 "......"


풍기대 모두의 눈이 저절로 나에게 쏠린다.

여기선 지원을 기다리고, 일단 물러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놈의 인법은 '인둔의 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수께끼가 있다.

인법불명의 상대와 싸우는 것은 위험, 이는 대마인 간의 전투에 있어서의 철칙이다.


경계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나 (하지만, 이 찬스를 놓치면, 또 놈이 도망가 버려.)


이 자리에 우리를 묶어두는 것이 녀석이 해치를 연 목적일지도 모른다.

지하의 입구에 주목시켜, 지원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 녀석은 다른 출입구로 유유히 탈출한다──그런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애당초 놈의 인둔술 앞에 다수의 인원은 양날의 칼이다.

도서실 사건에서 다른 사람의 몸을 타고 놈은 포위에서 벗어났다.


그렇다면 소수정예로 놈과 싸운다──그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물론 놈의 아성에 발을 디딜 위험을 각오하고서 말이지.


나 "......지원은 부릅니다. 그렇지만, 그 도착을 기다릴 생각은 없어요."

나 "우리 풍기대가 살인마를──사이토 한지로를 잡도록 하죠."


내가 낮게 속삭이면 나오 선배가 씩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오 "좋은 결단이다. 그래야 내가 예상한 트러블 메이커지."

키라라 "완전 나쁜 놈이잖아. 우리끼리 냅다 때려잡자!"

헤비코 "헤비코, 열심히 할게!"

코로 "(후마 군은 지휘에 집중해.)"

코로 "(내가 호위할 테니. 살인마 따위는 건드리지 못하게 해줄게.)"

나 "감사합니다. 모두, 가자!!"


소수 정예──이 풍기대 멤버라면 불안은 없다.


우리들은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지하의 어둠 속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