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빗 "오야오야, 누가 그물에 걸렸나 했더니, 슌타오잖아?"

래빗 "뭐, 누구든 상관없어! 날 방해한다면 몰살이다! 해치워라!"

마족들 "예, 보스!"


타다다다다다!!


나 "큿!? 아사기 씨, 아키 누나, 일단 응전하죠!"

클론 아사기 "ㄱ, 그래! 하지만, 어째서──."


래빗의 부하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아사기 씨는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말한다.


어떻게 우리나 친타오의 잠입이 래빗에게 들켰는지.


나 "그건──애당초, 오늘의 거래 정보 자체가 놈이 흘린 페이크였다고 생각해요."

클론 아사기 "!!"


나는 그것을 슌타오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것에서 깨달았다.


독자적인 정보망을 가진 오차라면 몰라도, 중국집 아가씨인 슌타오가 간단히 뒷세계의 거래 정보를 입수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럼에도 슌타오는 오늘 래빗의 거래 정보를 포착하고 이 가게에 잠입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나 (거래정보 자체가 함정──이었다는 거겠지.)


아마도 래빗은 자신의 주변을 파헤치는 자를 찾아내고자 일부러 가짜 정보를 흘리고 있었으리라.


발렌타인 전날, 고급 클럽 『Libretto』에서 거래를 한다, 라고──.


그 가짜 정보에 우리 오차도, 슌타오 쪽도 보기 좋게 걸린 것이다.


슌타오 "젠장! 이대로 가면 손님이나 호스티스 씨들에게도 피해가 갈 거야!"

슌타오 "──탐정들! 래빗은 맡길게! 우리는 송사리를 해치우자, 토라지로!"

토라지로 "알았다! 으아아아앗! 필살 타이거 드라이버인 거다!"


쿠우우우웅!


미노타우로스 "모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미노타우로스의 거구가 매트 아닌 고급 클럽의 바닥에 꽂혔다.


마족 1 "큿! 얼마나 멋들어진 기술인가! 각도도 좋고 자연스러움도 나무랄 데가 없다!"

마족 2 "겁먹지 마! 어차피 꼬마 둘, 에워싸서 박살내 버려!"


우오오오오옷!!!


거친 포효를 지르며 래빗의 부하가 돌진, 슌타오와 토라지로가 그에 과감히 대치한다.


한편──.


래빗 "너희들이 내 상대인가!? 뭐, 누구든 결과는 똑같지만! 하아아아앗!!!"


파직파직!!


온몸에 전기를 두른 래빗이 번개 같은 속도로 공격해 온다.


클론 아사기&아키 "큿!?"

나 "아사기 씨! 아키 누나!"


그 가공할 공격을 두 사람이 아슬아슬하게 회피한다.


수수한 아르바이트 청년이었다는 과거가 있음에도, 수인 테러리스트 래빗의 강함은 진짜인 모양이다.


나 "둘 다 괜찮아요!? 저 토끼 테러리스트, 예상 이상의 힘이군요......"

클론 아사기 "ㄱ, 그래......적의 강함도 그렇지만, 지금 고전하고 있는 건......"

클론 아사기 "사실 또, 그 약의 효과가 강해진 것 같아서......응."

나 "엣?"


돌아보면 확실히 아사기 씨와 아키 누나의 뺨은 빨갛게 물들고, 눈동자는 요염하게 빛난다.


이래서야 싸움에 진지해지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아사기 "아아, 후우마 군, 그렇게 뜨거운 눈길로 쳐다보지 마. 두근두근 거려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아키 "아니, 나는 오히려 봐줬으면 좋겠어! 누나의 멋진 모습을 보여줄게 코타로!"

나 "ㅇ, 아니아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당신들──큭!?"


두근!!


나 (ㅇ, 위험해! 나에게도 미약의 효과가......!)


한동안 잠잠했던 약효의 파도가 다시 돌아온 듯하다.


얼굴을 붉히며 싸우는 아사기와 아키 누나의 모습에 넋을 잃고, 눈을 뗄 수 없게 된다.


이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다.


래빗 "오야오야!? 너희들도 그 특제 초코를 먹었나!? 이거 '편하겠구만'!"


그렇게 소리 높여 웃은 래빗이 재빨리 주문 같은 것을 외웠다.


그러자──.


두근! 두근!


나 "크으으윽!?"


나 (뭐지!? 약효가 강해졌다......!?)


시야가 순식간에 분홍색으로 물들어, 제대로 생각할 수 없게 된다.


클론 아사기 "ㅈ, 저기, 후우마 군......♪ 나와, 잠깐 손 잡지 않을래?"

아키 "코타로! 누나와 파일럿 놀이 하자!!」

나 "아니 진짜! 댁들은 가만히 있으라니까!?"


나 (이건 위험해! 어떻게든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내가 분홍색으로 물든 머리로 필사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면──.


슌타오 "야! 적당히 해 래빗! 너 왜 이런 나쁜 짓을 하는 거야!"

슌타오 "옛날의 너는 그런 놈이 아니었잖아!"

래빗 "아앙!?"


래빗의 부하와 싸우면서 슌타오가 그런 물음을 던진다.


래빗 "그걸 네가 말하는 거냐 슌타오! 모든 건 네가 원흉──."

래빗 "너 때문에, 나는 수라의 길에 빠진 거야!"

슌타오 "뭐......!?"


어째서 성실한 아르바이트 청년이었던 래빗이 외도로 타락했을까.


거기에는, 한 가지 슬픈 이야기가 있었다.


중국집 미룡은 『가게에서 일하는 녀석은 모두 가족!』이 모토인 따뜻하고 아늑한 가게.


음침한 아르바이트 청년이었던 래빗에게도 슌타오는 밝고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면역이 거의 제로였던 래빗은 그런 슌타오의 태도에 "앗. 이 여자, 나한테 반했구나(웃음)"라고 착각을 하고 말았다.


그렇게 날아오른 끝에──.


래빗 "ㄱ, 그럼 슌타오? 우리, 사귈래?"


라는 등 선을 넘었고, 그런 그에게──.


슌타오 "뭐? 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래빗 (엣!?)


라는 진심 거절에 절망.


부끄러워져서 아르바이트도 나갈 수 없게 되어 도망.


이리하여 수인 래빗은, 세상의 모든 행복한 커플을 미워하는 슬픈 수라가 되고 말았다──.


슌타오 "에에? 너, 아직도 그런 걸 신경쓰고 있었어?"

토라지로 "놀라울 정도로 찌질한 거다."


래빗의 부하들

"보스, 그건 좀......"

"잉여인간 아닌가요?"

"모ㅡ, 모모모ㅡ."


래빗 "시끄러워어어어어엇!!"


파직파직!!


슌타오와 토라지로 뿐만 아니라 부하에게까지 정색하며 래빗이 전격을 대량 방출한다.


래빗 "너희들은 항상 그렇지! 그럴듯한 정론으로 어째선지 내가 더 나쁘다고 해!"

래빗 "어쨌든! 난 이제 멈출 수 없어!"

래빗 "올해 발렌타인을 시작으로, 여러가지 리얼충 이벤트를 엉망으로 만들어 줄 거야!"

나 "크으읏! 이 녀석, 상상 이상으로 귀찮아!"


블레이드 모양으로 변형시킨 번개를 휘둘러 래빗이 무시무시한 공격을 감행한다.


말의 내용이 글러먹은 것과는 달리 그 강함과 스피드는 압도적이다.


한편 이쪽은, 아사기 씨와 아키 누나가 미약 탓에 제대로 싸울 수 없다.


이러다가는 금방 궁지에 몰릴 것이다.


나 (......어쩔 수 없지, '그걸' 사용할 수 밖에 없나.)


나는 조용히 각오를 다졌다.


이 상황을 타파할 방책은 이미 생각해 냈다.


솔직히 내키지 않지만......지금은 이것 밖에 없다.


나 "에이잇! 해주겠다 이거야!!"


나는 닌자도를 내 목덜미에 밀어붙여, 깊이 찢었다.


푸슉!!!


나 "크으으으으윽!!? 알고 있었지만, 역시 아파아아앗!"

래빗 "헉!!? ㄴ, 너, 무슨 짓을──"

클론 아사기 & 아키

"ㅎ, 후우마 군!?"

"코타로!?!"


푸샤아아아악!!!


경악과 당황에 소리를 지르는 래빗과 아사기 씨네 앞에 분수처럼 내 피가 뿌려진다.


보통이라면 틀림없이 치명상.


그러나 나에게는 오른쪽 눈에 깃든 '마(魔)'의 힘에 의한 막강한 재생력이 있다.


나 "ㅈ, 좋아! 약효가 꽤 빠졌어, 하아아아앗!!!!" 

래빗 "헉!!!"


온몸을 선혈로 물들인 나는 래빗에게 달려들었다.


이게 내 작전이었다.


막강한 재생력을 믿고 목덜미를 베어 과다출혈로 독을 제거.


나아가, 그때의 통증으로 어지러워진 머리를 깨끗이 하고 잠시 이성을 되찾는다.


그리고, 그 한순간에 래빗을 공격해 이긴다──.


하지만.


래빗 "칫!? 당할까 보냐!"

나 "!!!?"


키이이이잉!!!


나의 닌자도가 래빗의 갑옷을 스치고 둔탁한 금속음을 울렸다.


놀라운 반응속도였다.


완전히 허를 찔렀음에도 불구하고, 래빗은 그 번개 같은 몸놀림으로 내 공격을 종이 한 장으로 피하고 있었다.


래빗 "하하! 기습에 놀라긴 했지만, 그것도 실패였던 것 같군! 헛수고다아아아아아!!"


크게 웃은 래빗이 나를 향해 번개의 에너지를 충전한다.


나는 공격이 빗나간 것으로 균형을 잃고 땅바닥을 나뒹군다.


완전히 궁지에 몰렸지만──.


나 "실패? 아니, 전부 '계획대로'다."

래빗 "아앙!? 무슨 잠꼬대를──."


뇌격의 블레이드가 나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 직전.


바치이이이이이이잉!!


래빗 "!?"


래빗이 내려친 번개의 칼날이, 내 바로 눈 앞에서 전개된 중력 필드에 튕겨져 나간다.


클론 아사기 "......정말, 후우마 군에게는 폐를 끼쳤네."

아키 "그러게. 누나로서 면목이 없어."

래빗 "ㄴ, 너희는!?"

나 "크크......"


그곳에는, 미약의 약효로부터 벗어난 모습의 아사기 씨와 아키 누나가 서 있었다.


그래, 여기까지가 내 작전이다.


래빗의 갑옷의 목덜미──거기에 설치된 마석 같은 장식 중 하나에 균열이 가 있다.


그 마석은 조금 전 래빗이 어떤 주문을 외워, 미약의 약효가 급격히 높아졌을 때 요사스러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걸 보고 나는 그 마석이 래빗의 마술의 증폭장치가 아닐까 추측했다.


마석으로 증폭시킨 마술로, 래빗은 미약의 약효를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 "내가 제정신을 차린다 해도, 너를 이길 수는 없겠지. 하지만 이 둘이라면 별개야."

래빗 "......윽!"


요미하라에서도 최상위 실력자인 사이보그 탐정과 검객 대마인.


이 둘이면 확실히 래빗을 쓰러뜨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내 목을 갈라 만든 잠깐의 기회 속에서, 래빗의 마석을 파괴해 두 사람을 정신 차리게 하려고 했다.


클론 아사기 "후......아직 좀 멍하지만, 이 정도면 싸울 수 있어."

아키 "자, 벌 받을 시간이다, 토끼!"

래빗 "ㅅ, 시끄러워!! 누가 상대든 나는 지지 않아!!"


파직파직!!


강렬한 번개를 두른 래빗이 두 사람을 공격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클론 아사기 "──최대출력, '네메시스 그라비티'."

아키 "하아아앗! 사안 '사열'!"


래빗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아사기 씨와 아키 누나, 두 사람의 큰 기술에 래빗은 간단히 쓰러졌다.




며칠 뒤.


요미하라 뒷골목 탐정 사무소


미리암 "그렇군. 우리가 부재 중일 때 그런 일이 있었나."

나사라 '"미약 초코? 굉장히 흥미롭다. 시식 희망."

클론 아사기 "후후, 역시 그건 좀. 그 초코, 벌써 다 수거된 것 같고."

프랜시스 "그럼, 그 대신 나의 선물을 다같이 먹을까!"

프랜시스 "달달한거나 짠 거나, 설산(雪山)의 명물이 잔뜩이라고~♪"

아키 "오. 좋은데─! 그걸 안주로 한 잔 할까? 물론 코타로도."

나 "아키 누나, 난 아직 학생이라니까."


내밀어진 잔을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사양했다.


부재 중이었던 식객들이 돌아와, 여느 때처럼 떠들썩해진 탐정 사무실.


거기에 내가 래빗 사건의 전말을 보고하러 온 참이었다.


나 "래빗은 일단 오차의 수감시설로 보내진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며 나는 모두에게 설명한다.


하던 짓은 악질이지만, 아직 큰 피해가 나기 전이었기에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는 것으로, 조사와 엄격한 설교 후, 토라지로의 연줄로 수왕회에서 맡아 사회복귀를 목표로 하는 것 같다.


래빗은 원래 성실한 아르바이트 청년이다.


이번에야말로 엇나가지 않고 열심히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나 "그리고, 아까 아사기 씨도 말했지만, 거리에 뿌려진 미약 초코는 남김없이 회수되었어요."


또한 미약의 개조원인 『미룡』의 비장의 레시피도 회수되었고, 또 래빗의 아지트에서 미약의 효과를 완화하는 해독제도 발견되었다.


이로써 약이 든 초코를 먹은 사람들도 무사히 회복.


사건은 일건낙착이었다.


나 "아사기 씨, 이번에는 감사했습니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클론 아사기 "아니, 나야말로 도움을 받았지."

클론 아사기 "정말, 그런 한심한 모습이나 보이고......"


아사기 씨가 조금 곤란한 듯 미소 짓는다.


지금 거실에는 나랑 아사기 씨 두 명 밖에 없다.


다른 식객들은 주방에서 프랜시스의 선물을 둘러싸고 왁자지껄 떠들고 있다.


클론 아사기 "이번 일, 미리암이나 나사라가 있었다면 좀 더 능숙하게 그 약에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클론 아사기 "그래도, 없었던 건 어쩔 수 없지. 어떤 상황에서도 수중의 패로 해결하는 것이 탐정의 몫이니까."

나 "네. 대마인도 마찬가지에요."

나 "어떤 어려운 임무라도 지혜와 잔꾀로 어떻게든 해야죠."

나 "이번에도 무사히 해결되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클론 아사기 "후후. 그러게. 수고했어, 후우마 군."


아사기 씨와 내가 서로 미소 짓는다.


이번 사건으로 수확이 있었다면 이것일까.


함께 우당탕탕 사건을 헤쳐나가, 이전보다 훨씬 탐정 아사기 씨와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 "앗!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아르바이트 갈 시간이라서요."


나는 시계를 보며 일어섰다.


사건 보고도 끝났으니, 슬슬 일해야지.


그러자, 아사기 씨도 묘하게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으로 일어나더니.


클론 아사기 "그, 그래......그럼 후우마 군, 돌아가기 전에, 이거 받을래?"

나 "엣?"


아키에게는 비밀이야? 라고 속삭이면서, 아사기 씨가 작은 꾸러미를 건네온다.


클론 아사기 "......3일 늦었지만, 발렌타인 초콜릿."

클론 아사기 "이번에는 정말 고마웠어, 후우마 군. 앞으로도 무슨 일이 생기면 잘 부탁해♪"

나 "ㄴ, 네......윽!?"


갑자기 나는 두근두근하면서 초콜릿을 받았다.


아사기 씨의 뺨이 아주 약간 홍조를 띤 것처럼 보인다.


어? 미약의 약효는, 이미 끊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