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윈 블랙이 마계에서 인간계로 귀환한 지 며칠 후──.


노마드의 한 부대가 중요한 임무를 위해, 폐기도시 아미다하라에 잠입해 있었다.


이곳은 요미하라, 도쿄 킹덤, 센자키 등과 함께 일본 유수의 무법도시.


중심부에는 요미하라와는 별도로 마계로 통하는 경계 "마계의 문"이 있다.


그리고 이 거리만의 큰 특징이 무법을 관광 자원 삼아 번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아미다하라의 명소 중 하나가, 바로 아미다하라 감옥이다.


인간계의 정부와 마계의 지배층, 즉 9귀족이 지배하는 과두정과의 협정으로 만들어진 여성용 감옥으로, 그곳에는 인간계의 정부가 잡은 마계 출신의 여성 범죄자들과 마계 지배층으로부터 지명수배된 마계 출신의 여성 범죄자들이 수감되어 있다.



알렉트라 "아미다하라인가. 무법을 구경거리로 삼고 있다고 하지만."

알렉트라 "확실히 요미하라와는 다르군. 공기까지 들떠 있는 것 같아."


노마드 부대의 리더 알렉트라는 불쾌한 듯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인솔한 부하들에게 외친다.


알렉트라 "너희들! 이런 거리라고 방심하지 마라! 그런 녀석은 내가 용서하지 않을 테니!"

노마드 병사

"예!"

"알겠습니다, 대장님!"


부하들은 힘차게 대답했지만, 알렉트라가 등을 돌리는 순간, 그 눈동자에 말하기 어려운 빛이 떠올랐다.


알렉트라의 힘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이 대장과 함께 임무를 맡는 것 자체가 어딘지 불안하단 얼굴이었다.


물론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알렉트라는 몰락귀족의 출신으로 노마드의 간부가 되는 것으로 그 재흥을 꿈꾸고 있다.


그런 야심가는 노마드에서 오히려 호감을 갖고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알렉트라는 분노와 증오, 그리고 고통을 느껴야만 강한 힘을 얻는 지극히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승전보다 패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적대세력에 붙잡혔을 때 무쌍의 힘을 발휘해, 그녀는 일부러 적에게 붙잡혀 고문을 당하면서 정보수집이나 공작을 하고, 마지막에는 적의 세력 내부에서 타격을 입히고 탈출하는 등의 목숨을 건 전법으로 노마드에서의 지위를 높여왔다.


그녀와 동행한다는 것은 패전에 던져질 가능성이 크며, 실제로 그렇게 죽은 자들도 많다.


게다가 알렉트라는 부하들에게조차 냉혹하다고 생각되는 대응을 하는 경우도 많아, 노마드의 동료들로부터는 "패배자" "피학취미"라는 야유를 받았고 부하들로부터도 거리가 멀어져 있었다.


알렉트라 "......"


정작 알렉트라는 자신이 주위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훤히 알고 있다는 얼굴로, 정신을 다잡고 부대의 선두를 걷고 있다.


그런 고독한 야심가의 등에 비웃음이 쏟아졌다.


오보로 "하핫! 여전하네, 알렉트라."

오보로 "뭐, 나를 아미다하라 감옥에 데려가는 임무는, 조직에서 미움 받는 네게 잘 어울려."


전 대간부 오보로.


알렉트라가 이끄는 노마드 부대는 그녀를 요미하라에서 아미다하라 감옥으로 이송하는 임무 중이었다.


알렉트라 "......!"


알렉트라는 험악하게 오보로를 돌아본다. 오보로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계속했다.


오보로 "출세를 바라는 마음에 응어리가 진 너 말이야. 열심히 점수를 따, 나나 그 대머리의 후임을 노리고 있었겠지만."

오보로 "나라면 아군 하나 없는 복수자보다, 여기저기 아군 투성이인 폐품 쪽을 대간부ㄹ 추천하겠지만 말야......크크크."


여기저기 아군 투성이인 폐품.


귀족 출신인 알렉트라와 달리 마계에서 잡종이라 불리는 신분이면서도, 최강의 마계기사 잉그리드의 오른팔이 되고, 본인도 지금 마계에 4명 밖에 없는 '진정한 마계기사'가 된 리나다.


알렉트라에게 가장 큰 라이벌이지만 그쪽은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을 것이다.


애당초 간부를 꿈꾸지도 않겠지.


그런데도 리나는 착착 힘을 길러 나가, 주위의 신뢰를 받고 호의를 사고 있다.


알렉트라에게는 모멸과 조소 밖에 없는데.


알렉트라 "......"


스스로는 어쩔 수 없는 콤플렉스를 자극받아 알렉트라의 두 눈에 분노가 떠올랐다.


오보로 "아앙? 뭐야 그 얼굴은?"

오보로 "팩트폭행의 화풀이로, 힘을 뺏긴 나를 괴롭히려는 거야?"

오보로 "유감이네, 너처럼 괴롭히며 즐거움을 얻는 취미는 내게는 없어."


오보로는 뒷짐에 찬 수갑을 귀찮다는 듯 움직여 보였다.


그것은 강력한 봉인의 마법이 걸린 수갑으로, 구속된 자는 마력 등의 힘을 일절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오보로가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능한 건 저렇게 입을 놀리는 것 뿐.


알렉트라 "당신을 무사히 이송하는 것이 나의 사명입니다."


그러니 화풀이로 다치게 하지 않는다.


그런 말을 듣는 것조차,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자신의 자부심에 상처가 생기니.


끓어오르는 감정들을 억누르며 알렉트라는 그런 표정을 지어 보인다.


오보로는 그런 알렉트라에게 흥이 깨진 듯 코웃음 쳤다.


오보로 "흥, 착실하구만."


오보로는 사령경 테우타테스의 음모에 가담한 건으로 대간부 자격을 박탈당하고 최근까지 유폐되어 있었다.


마찬가지로 사령경에게 가담해 노마드에 반기를 들려 했던 대간부 휴르스트는 이미 숙청 당했다.


공개적으로는 그의 휘하에 있던 니샤 닌군과의 항쟁에서 토벌되었다는 형태로 말이다.


오보로는 처형만은 면하고, 아미다하라 감옥으로 보내지게 되었다.


아직도 오보로를 강하게 신뢰하는 일부 휘하, 고아 출신 인티라이미, 로젠, 시키미 등을 잉그리드가 배려한 것이다.


오보로 "뭐 됐어. 그 대머리와 달리, 나는 죽지 않고 끝날 것 같고. 당분간 아미다하라 감옥에서 휴식을 취할 거야."


오보로은 초연하게, 지금까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봉인의 수갑이 채워져 있다지만, 오보로의 무시무시함, 교활함은 잘 알려져 있고, 이곳은 요미하라가 아닌 아미다하라이다.


알렉트라&노마드 병사

「............」

「............」

「............」


오보로 이외 나머지는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터질까 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까 알렉트라의 호통도 부하들에게는 역효과였던 것 같다.


오보로 (정말 재미없는 녀석들이라니까.)


오보로는 입 밖에 내지 않고 속으로만 생각하며 얌전히 끌려갔다.


이윽고 일행은 폐허 빌딩이 즐비한 좁고 험한 길에 접어들었다.


알렉트라 "......"


알렉트라는 경계를 강화하고 매복을 경계하며 두 노마드 병사를 앞세웠다.


오보로 "이거 참 매복하기엔 절호의 포인트네."

알렉트라 "조용히 하세요......"

오보로 "입도 다물고 있으란 거야? 네이네이 알겠습니다."


오보로은 잠자코 척후 두 사람이 어떻게 될지, 완전히 남의 일처럼 지켜보고 있었지만,


ズシャアアアアアアアアッ!!


물보라 비슷한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검은 그림자 같은 것이 한순간 보이며, 앞서간 두 사람의 상반신을 삼켰다.


뭔가 거대한 짐승에게 물어뜯긴 듯 상체 두 개가 나란히 사라진다.


남은 하반신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물론 둘 다 즉사다.


그걸 신호로 삼은 듯, 인근 빌딩에 숨어 있던 오크들이 우르르 나타났다.



해적 오크 

「ひゃっはあああああああああああっ!!」

「ひゃっはあああああああああああっ!!」

「ひゃっはあああああああああああっ!!」


이곳은 폐허 한가운데로 바다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는데, 해적처럼 보인다.


향락의 거리 아미다하라에 걸맞는 바보 같은 습격자였다.


알렉트라 "나타났다, 적이다!"


알렉트라가 외쳤다.


방금 부하 두 명이 참살당했는데 안색 하나 바꾸지 않았다.


노마드 부대 "예!!"


그런 알렉트라의 태도에 부하들은 익숙한지, 체념했는지 해적 오크들의 기습에 관계없이 냉정하게 대처하려 하고 있었다.


오보로 "아무것도 못하는 나는, 그 실력이나 보고 있을까?"


오보로 역시 남의 일처럼 중얼거렸다.


***


척후 두 사람을 죽인 수수께끼의 그림자 공격. 게다가 해적 오크들의 측면에서의 기습.


알렉트라 "너희는 오보로를 지켜라! 너희는 나를 따라오고! 우오오오오오!!"


알렉트라는 부하들의 절반에게 오보로의 호위를 맡기고 나머지 절반을 이끌고서, 할버드를 쥐고 가장 먼저 적의 무리로 뛰어들었다.


알렉트라 "잘도 내 앞에 나타났구나!! 쳐죽여주지!! 이야아아아아아아앗!!"


무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돌격이었지만, 일부러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고 적의 공격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기는커녕, 때로는 일부러 받아내며 그 고통에 힘을 발휘한다.


그것이 알렉트라가 싸우는 방식이다.


해적 오크 

"크악!!"

"뭐야 이 녀석!!!"

"해치워버려!!"


알렉트라가 흘리는 피와 그 몇 배나 되는 해적 오크들의 피가 아미다하라 폐허에 튀었다.


알렉트라 "하아아아아아앗!! 좀 더 내게 고통을 다오!! 그 고통을 몇 배로 갚아줄 테니!!"


피투성이로 전투 도끼를 휘두르는 알렉트라의 얼굴에는 광기와도 같은 미소가 서려 있다.


노마드 병사

"알렉트라 님......"

"역시나......"


부하들은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며 알렉트라의 힘에 의지하고 있었지만, 고통을 기뻐하는 듯한 그 싸움 방식에는 역시 질려하고 있었다.


그것은 오보로도 마찬가지다.


오보로 "소문은 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마조네. 뭐, 저걸로 이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오보로가 질려하는 알렉트라의 분전으로 노마드 부대는 해적 오크들을 물리치는 듯했지만,


노마드 병사

"알렉트라 님!!"

"새로운 적이!!"


알렉트라 "!!"


증원으로 나타난 것은 육상자위대가 개발한 강화 외골격 "라이덴", 그것도 6기다.


ズガガガガガガガガガガガッッ!!


노마드 병사

「ぎゃああああああっ!!」

「うがっっっ!!」


라이덴은 중기관총 일제 소사로 오보로를 지키던 노마드 병사를 죽였다.


알렉트라 "칫!!"


알렉트라는 해적 오크들의 상대를 멈추고 혼자 무탈한 오보로에게 달려가려고 한다.


자기가 좋아서 궁지에 빠지려는 그녀도 역시 지금은 열세라 보고, 오보로를 데리고 퇴각하려 했겠지만,


ズシャアアアアアアアッ!!


아까의 수수께끼의 검은 그림자가 이번에는 알렉트라를 덮쳤다.


알렉트라 "크읏!!"


알렉트라는 간신히 그것을 피하지만, 완전히 발이 묶여 버린다.


알렉트라 "어쩔 수 없지! 오보로를 두고 철수한다!"

노마드 병사 ""예!""


알렉트라는 자신과 함께 해적 오크와 싸우고 있던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정말 오보로를 거기 두고 가버렸다.


과연 오보로도 아연실색 한다.


오보로 "뭐야? 나를 무사히 데려다 주겠다는 등 큰소리 치더니."

오보로 "말려들고 싶지 않은 부하들은 떠나고, 녀석 홀로 남아 이 궁지를 즐기는 변태인 줄 알았는데."

오보로 "결국은 견딜 수 있는 아픔 밖에 즐길 수 없는 패션 마조라는 건가.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오보로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리고 해적 오크들의 수령으로, 수수께끼의 검은 그림자──보이지 않는 상어 악마를 조종하고 있던 여자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레이디 샤크 "오보로 님, 오랜만이네요."


다가온 것은, 요미하라의 갱 조직 "랜드샤크"의 여자 보스로, 사실 사령경의 수하이기도 한, 즉 오보로에게 있어서 전혀 탐탁지 않은 여자, 레이디 샤크였다.


오보로 "사령경의 부대인가? 도와주러 오는 게 늦어."

레이디 샤크 "죄송합니다."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게 뻔히 보이는 얼굴로 말한다.


오보로 "칫, 빨리 이거나 풀어줘."


오보로는 그녀의 힘을 봉하고 있는 수갑을 보여주었지만,


레이디 샤크 "그럴 순 없어요."

오보로 "뭐라고?"

레이디 샤크 "사령경은 당신에게 무른 것 같습니다만......"

오보로 "......!"


레이디 샤크의 손에 보라색 불꽃이 있다. 사령경에게 빼앗긴 오보로의 영혼이다.


오보로 "큿......그걸 어떻게!?"


눈 앞에서 영혼이 쥐어져 오보로는 격통에 숨을 막혔다.


어떤 육체의 아픔도 능가하는, 문자 그대로 영혼이 부서지는 듯한 아픔이다.


오보로 "윽......크......으윽......"

레이디 샤크 "노마드의 대간부 오보로 님치고는 형편없는 모습이군요."

오보로 "와......와이트 그년에게......크크......꾀어졌나......!"

레이디 샤크 "저에게 있어서도 오보로 님은 방해인 거에요."

레이디 샤크 "잔뜩 고문해 드리죠. 사령경을 배신했다고 인정할 때까지."

오보로 "이......이 개년이......! ......아앙?"


레이디 샤크의 발밑에 묘한 것이 보였다.


검은 고양이다.


검은 고양이 "야옹, 야옹."


아무래도 환각은 아닌 것 같다.


뜬금없이 나타난 검은 고양이가 울고 있다.


레이디 샤크 "......?"


레이디 샤크도 무심코 발밑을 내려보았다.


다음 순간──.


검은 고양이 "냐──옹!"


パシンッ!


정체불명의 검은 고양이는 엄청 날랜 움직임으로, 레이디 샤크의 손에 고양이 펀치를 날렸다.


그것만으로도 레이디 샤크는 오보로의 영혼을 검은 고양이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레이디 샤크 "뭣!?"


손에서 사라진 오보로의 영혼. 그것을 물고 도망가는 검은 고양이.


레이디 샤크 "ㄱ, 기다려!"


레이디 샤크는 얼빠진 소리를 내며 검은 고양이를 쫓으려 했는데, 검은 고양이는 어느새 다가온 상대에게 훔친 오보로의 영혼을 건네주고 있었다.


쿠로네코 선생 "전 노마드 대간부, 오보로의 영혼. 확실히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