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마을. 아침의 후우마 저택──.


아나운서 『......이상으로, 이 문제를 무겁게 본 정부는 대책위원회를 설치, 시급히 해결을 향해 움직일 자세입니다......』


나 "음. 확실히 심각한 문제네. 현대의 '만혼화, 비혼화'인가......"


아침 목욕을 하면서 나는 깊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은 오랜만의 휴일.


별다른 임무도 없고 학원에 갈 일도 없다.


그래서 이렇게 기분 좋게 목욕을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아침 와이드쇼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


나 (사실은 '오징어 같은 게임' 실황 영상이라도 보며 엔조이 하고 싶은데......뭐 이것도 공부니까!)


아침 뉴스 프로그램으로 세상의 흐름을 확실히 파악한다.


토키코 『당주님도 일문의 장입니다. 사회 정세에도 민감하지 않으면 안 돼요.』


그런 잔소리를 집사 토키코에게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뉴스 프로그램의 오늘 주제는 『저출산, 인구 감소』.


쇼와의 버블 시대, 베이비 붐을 정점으로 일본의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그 원인은 일본 젊은이들의 비혼화, 만혼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하고, 몇몇 아저씨 아줌마 해설자가 뜨겁게 논의를 나누고 있다.


나 "으음, 결혼인가. 나도 마을의 노인들에게 『빨리 후계자를!』 하고 자주 듣지만."

나 "뭐, 그것도 상대가 있을 때의 이야기고, 아직 나와는 무관한가."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욕조 안에서 기지개를 켰다.


썩을 아버지는 내 나이 때 정부와 첩을 여럿 두었다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나는 지금까지처럼, 결혼이라든지 하는 건 느긋하게──.


나 (......응? 잠깐만.)


거기서 나는 뭔가가 생각났다.


오늘은 5월 말. 내일부터 6월이 시작된다.


이 시기에 매번, 나는 "결혼"과 관련된 기묘한 사건에 휘말렸던 것 같은......?


??? "하핫하! 드디어 내 차례가 온 것 같네!!"

나 "앗!?"


탕!!!


힘차게 목욕탕 문이 열리고, 하얀 여자가 뛰어들었다.



오니사키 키라라 "오니사키 키라라 등장! 훗후후, 봐봐 후우마! 이 드레스, 엄청 잘 어울리지!?"

나 "ㅎ, 확실히 엄청 귀여워......가 아니라 이런 데서 뭐하는 거에요, 키라라 선배!?"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 버렸다.


목욕탕에 뛰어든 사람은 하얀 웨딩드레스 차림의 키라라 선배였다.


키라라 "어? 뭔가 아침에 일어나면 이 꼴이더라고. 어차피 이거 너랑 관련된 거지?"

키라라 "널 억지로 결혼시키려는 그 이상한 여신과 엮인."

나 "ㄱ, 그렇네요......시기가 시기이고, 역시 그 성격 나쁜 여신의 소행이려나......"


"성격 나쁜 여신"이라는 것은 결혼의 여신 주노를 말한다.


예전에는 사람들의 결혼에 축복과 수호를 내리는 여신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제멋대로인 인간의 일면을 너무 많이 봐서 폭발, 성격이 더러워졌다.


「누가 순순히 축복 따위 해줄까 보냐!」라며, 반대로 괴롭히는데 즐거움을 느끼는 얼척 없는 메스가키가 되고 말았다.


나도 이전에 주노랑 엮여, 몇 번이고 귀찮은 사건에 휘말렸다.


다만, 지난 6월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드디어 나에게 질렸나」하고 은근히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 키라라 선배의 모습을 보면, 그렇게 간단히 포기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키라라 "그래서, 이 축복인지 저주인지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키라라 "헤비코나 유키카제에게 듣자하니, 너와 억지로 '결혼 서약' 같은 것도 시킬 수 있지?"

나 "평소와 같은 느낌이라면 그렇겠죠......그보다, 키라라 선배는 저와 결혼하고 싶어요?"


웨딩드레스 차림의 키라라 선배는 묘하게 들뜬 얼굴이다.


원래 예쁜 얼굴인데 그런 표정하고 있으면, 너무 귀여워서 이쪽이 어떻게든 될 것 같다.


키라라 "뭐어? ㅁ, 무슨 소리야! 딱히 너랑 결혼할 생각 없거든."

키라라 "다만, 어째 헤비코나 유키카제는 웨딩드레스 입어 봤다며 조금 자랑하듯 말하고─."

키라라 "왜 나한테는 안 오는 거야! 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그렇잖아? 내가 선배인데?"

나 "이런 것에 선배는 관계없는 것 같은......?"

키라라 "응? 그런가? 그래도 봐! 이런 웨딩드레스는 한 번쯤 입어보고 싶잖아!"

키라라 "엄청 둥실둥실하고 이뻐! 이거 엄청 좋아, 우후후♪"


키라라 선배는 자랑하듯 그 자리에서 빙글 돌아 보인다.


확실히 키라라 선배의 드레스 차림은 엄청나게 귀엽지만......


나 "저기, 키라라 선배. 그건 저도 동의합니다만......"

나 "여기 목욕탕이고, 저는 알몸이라서, 슬슬 나가주면 고맙겠다고나 할까......"


키라라 선배가 거기에 서 있으면, 알몸인 나는 욕조에서 나올 수 없다.


키라라 "아!? 그, 그렇지, 미안해!"

키라라 "너한테 바로 전해야지! 라고 서둘러 왔으니까──그럼 거실 쪽에서 기다릴게!"


키라라 선배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려던 때.


드르륵 목욕탕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온다.



엠프사 "이번에도 죄송합니다. 또 주노 님이 큰 폐를 끼쳤습니다."

키라라 "꺄아아아악!!? 이 얼굴 무서운 사람은 누구야?"

나 "ㅈ, 잠깐 키라라 선배!? 이 상황에서 나를 안지 마!"


푹신푹신한 하얀 덩어리가 욕조에 뛰어들었다.


키라라 "아, 아아, 미안......갑자기 놀라서......"

키라라 "그보다 너 왜 벌거벗은 거야!? 변태!"

나 "여기가 목욕탕이니까요!?"

나 "그보다 키라라 선배, 지금 절대 밑을 보면 안 돼요!"


얇은 드레스 차림의 키라라 선배가 욕조 안에서 밀착해, 내 몸의 일부가 큰일났다.


키라라 "어? 밑을 왜? 혹시 발이라도 밟았어? 그렇다면 미안한데?"

나 "아니, 그러니까 보지 말라고?"


나는 약하게 허리를 당기며 소리쳤다.


아무래도 이 선배, 자신의 매력에 너무 무관심하다......


엠프사 "저기, 후우마 님, 키라라 님 슬슬 괜찮을까요?"

나 "아! 죄송해요, 엠프사 씨!?"


나는 황급히 목욕탕에 난입해 온 괴인에게 말한다.


아니, 내가 죄송해 할 이유는 전혀 없지만, 아무래도 알몸이라 강경해질 수 없다.


키라라 "후우마, 이 사람 알아?"


이제야 진정이 된 것 같은 키라라 선배가 묻는다.


나 "네, 이 사람은 엠프사 씨. 예의 성격 나쁜 여신──주노의 권속입니다."

엠프사 "처음 뵙겠습니다, 키라라 님. 이번에 주노 님의 변덕에 말려들게 해 죄송합니다."


주노의 권속──혼활의 정령 엠프사 씨가 키라라 선배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인다.


키라라 "아, 아뇨, 그렇지는......!"

키라라 "......저기, 이 사람 얼굴은 무섭지만 좋은 사람 같아."

나 "뭐 엠프사 씨는 그 주노의 시중까지 드니까. 사람 좋은 성격이 아니면 무리겠죠."


나라면 분명 하루만에 싸울 것이다.


나 "그런데 엠프사 씨가 왔다는 건 '이거' 주노가 얽힌 거죠?"


내가 키라라 선배의 웨딩드레스를 가리키면, 엠프사 씨는 고개를 끄덕이고.


엠프사 "네. 오늘은 그 건에 대해 설명하려고 찾아왔습니다."

나 "역시......그런데 중요한 당사자인 주노는? 이쪽에 안 왔어요?

엠프사 "아니요, 와 있긴 합니다만......"

엠프사 "『설명하기 귀찮아. 네가 다녀와』라며 지시를 내리시고."

엠프사 "주노 님 본인은 이 집 거실에서 TV를 보고 계세요."

나 "그 땅꼬마......그보다 다른 사람들은 뭘 하고 있는거야."


이런 수상한 사람들이 집에 찾아왔는데.


엠프사 "그건......이러니저러니 해도 주노 님은 신이시니까 어느 정도 신용 받으시는 것 같고."

엠프사 "『아, 마침 잘 됐다. 지금부터 볼일이 있으니 집을 봐 주세요♪』하고 나갔습니다."

나 "그, 그런가요......"


오늘도 오차마을은 평화로운 것 같다.


엠프사 "아무튼, 설명하겠습니다. 이번 건은──."

엠프사 "그 원인을 찾자면, 올해 일본을 포함한 인간계 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람들의 '비혼화, 만혼화'입니다."

나 "응?"


시기적절한 화제였다.


아까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그 화제를 다뤘다.


나 "확실히 지금 비혼화나 만혼화는 조금 사회문제가 되고 있죠."

엠프사 "네. 이와 관련해 '결혼의 여신'──주노 님의 책임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 "네......?"



주노의 책임을 추궁하고 있는 것은, 풍요와 성애의 여신・다키니.


다키니는 비혼화, 만혼화의 원인은 주노의 게으름과 변덕에 있다고 지적했다.


사태 해결을 위해 결혼의 여신 자리를 자신에게 양보하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엠프사 "예전부터 다키니 님과 주노 님은 이른바 견원지간......그래서 주노 님은 이 추궁을 상대로."

엠프사 "『뭐어? 저 음란 할망구는 무슨 잠꼬대야!? 저런 녀석한테 양보할 리 없잖아!』"

엠프사 "라고 꽤 짜증이 나셔서요."

나 "그건 좋은데......이 이야기, 이대로 목욕탕에서 계속되나요......?"


나는 여전히 알몸이라 너무 불편한데.


키라라 "어? 그런데 헤비코네한테 듣기로는, 그 주노 여신은 의욕이 없지?"

키라라 "그런데 왜 양보하지 않는 거야?"


키라라 선배가 묻자 엠프사 씨는 무척 미안하단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엠프사 "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주노 님은 굉장히 귀찮──아, 아뇨, 까다로운 성격이라서요."

엠프사 "의욕은 없어,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내 것을 빼앗기는 건 싫어, 라고 말하고 있는지라."

나 "정말 귀찮구만, 그 녀석......"


애당초 그 게으름 때문에 자업자득이라는 거잖아.


엠프사 "그래서 여신의 자리를 놓고 다툼이 벌어졌을 때, 그 해결책으로 '선정의 의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알몸인 나를 신경쓰지 않고 엠프사 씨가 설명을 계속해 나간다.


선정의 의식은 결혼의 여신 자리를 놓고 다툼이 벌어졌을 때의 해결책.


결혼의 여신 자리를 다투는 신들 각각이 "결혼의 발키리아"라고 불리는 세 전사를 선출.


그리고 3 : 3의 팀전을 치르고 그 승자가 결혼의 여신 자리를 따낸다고 한다.


엠프사 "키라라 님의 웨딩드레스는 주노 님의 '결혼의 발키리아'로 선택된 증거──."

엠프사 "주노 님 말처럼 『저 녀석 뭔가 강해 보여』라는 거에요."

키라라 "헷!? 내가 강해? 흐흥♪ 그 주노라는 여신, 꽤 안목이 좋잖아!"


좀 단순한 면이 있는 키라라 선배가 칭찬을 듣고 기뻐했다.


나 "그런데 잠깐만요. 주노의 사정은 알았는데──이 얘기, 나랑 무슨 상관이야?"


결혼의 발키리아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싸우는 것 같다.


그러면 남자인 나는 무관한 것 같은데.


주노 "뭐어? 뻔하잖아. 너도 주노의 팀에서 싸우는 거지. 자, 이게 네 드레스야!"


펑!!


그 순간 알몸인 내 몸이 하얀 빛에 휩싸였다.


나 "뭐어어어엇!? 야 주노!? 이게 뭐야!?"

엠프사 "아, 주노 님 오셨군요."

주노 "응. 슬슬 얘기가 진행됐나 싶어서."


제 것인 양 목욕탕에 들어온 주노가 툭툭 지팡이로 내 몸을 두드리는 순간, 내 몸은 순백의 아름다운 웨딩드레스에 싸여 있었다.



키라라 "꺄아아악♪ 굉장해! 후우마, 엄청 잘 어울려!!"

나 "뭘 좋아하는 거에요 키라라 선배!? 안 어울리거든요! 그보다 뭐하는 거야 주노, 난 남자라고!?"


나도 결혼의 발키리아로 싸우라는 말인가?


하지만 이건 웨딩드레스──즉 신부 의상.


남자인 내가 입을 게 아닌데.


주노 "어? 그런 건 괜찮아. 요즘은 그 뭐시냐 젠더리스? 라고들 하잖아?"

주노 "그런 느낌으로 남자가 신부라도 완전 오케이니까."

나 "진짜냐!?"


분명 잘 모르는 것을 적당히 말하고 있는 것이리라.


나 "이런 적당적당한 녀석에게 협력하지 않고, 여신 자리에서 쫓겨나도록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주노 "뭐어!? 오랜만인데도 그런 식으로 지껄였겠다, 인간!"

엠프사 "자자 두 분 다 진정하시고."


바로 싸움이 날 뻔한 나와 주노를 엠프사 씨가 달랜다.


엠프사 "후우마 님의 분노도 당연하지만, 이것도 주노 님이 당신의 지휘능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

엠프사 "이번에는 꾹 참고 발키리아로서 협력해 주실 수 없을까요?"

키라라 "그래, 후우마. 신부 배틀은 재밌을 것 같잖아♪"

주노 "정말이지. 잠자코 일이나 해, 인간!"

나 "큭, 이 땅꼬마가......"

나 "뭐, 키라라 선배가 한다고 하면 나도 함께 하겠지만......"


나는 한심한 얼굴로 내 목 아래를 내려다본다.


설마 내가 웨딩드레스를 입게 될 줄이야......


엠프사 "그럼 이걸로 세 명의 발키리아가 모였네요."

엠프사 "의식은 오늘 오후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전장까지 모셔다 드릴 테니 모두, 준비해 주세요."


그런 엠프사 씨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나 "셋이라니......? 니랑, 키라라 선배랑......또 한명은 누구에요?"

시시무라 코로 "(후후. 나 같아.)"

나 "우와!? 코로 선배 어느새 거기에──!?"



어떻게 봐도 일본식 미인이라는 흰색 신부 의상.


그런 시시무라 코로──코로 선배가 목욕탕 한켠에서 상냥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코로 "(어? 조금 전부터 있었는데? 다 함께 와글와글해서 즐거웠어♪)"

주노 "주노랑 같이 들어왔는데 못 알아본 거야? 둔하긴~."

나 "시, 시끄러워......과연, 그렇게 된 거군요."


코로 선배는 항상 남의 눈에 잘 띄지 않고, 한편으로는 기척을 죽이는 것이 매우 능숙하다.


개성 강한 사람들이 목욕탕에 밀집해 있어,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코로 "(그럼 모두 갈까. 신부 배틀 기대된다!)"


......


그렇게 후우마 저택에 모인 사람들을 아득히 먼 곳에서 관찰하고 있는 자가 있었다.


다키니 "호호호. 저걸로 내게서 이기겠다니, 정말 주노는 순진하고 귀엽구나."

다키니 "마치 겉모습 그대로의 어린애 같아♪"


풍요와 성애의 여신 다키니.


이곳은 그녀의 지배영역인 이공간.


이 자리에서 다키니는 원견의 술로 몰래 주노 쪽의 정세를 살피고 있었다.


흰여우 『콩콩! 하지만 다키니 님! 저 바보 여신이 뽑은 세 전사는 꽤 강한 것 같아!』


다키니의 발밑에서 흰여우 콘타가 말한다.


콘타는 여신 다키니의 권속으로 겉보기에는 좀 으스스하게 귀엽지만 그 요력은 막강하다.


다키니 "걱정 마, 콘짱."

다키니 "확실히 저쪽도 꽤 강한 신부를 모았어. 그건 나도 인정해."

흰여우 『콩콩! 그렇지!』

다키니 "그렇다 해도. 이기는 것은 결국 우리야. 여하튼──."


다키니 "내가 선택한 전사는 아주 '특별'하니까♪"


활짝 웃은 다키니가 뒤를 돌아본다.


거기에는──.


??? 「......」


가공할 강자의 아우라를 두른 세 그림자──다키니 진영의 발키리아들의 모습이 있었다.


......


그날 오후.


나 "그렇군. 여기가 전장인가?"

키라라 "뭔가 살풍경한 곳이네."

코로 "(건물 같은 것도 뭣도 없어.)"


전송 게이트에서 나온 우리들은 그런 말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 앞에는 한산한 황야가 펼쳐져 있다.


고대의 전장을 본떴다는 주노와 다키니의 마력으로 만들어진 배틀용 이공간이다.


주노 "뭐. 분위기가 중요하니까. 이런 따끔따끔한 곳이라면 전력으로 죽일 수 있겠지?"

나 "아니, 나, 너 때문에 누군가와 목숨을 주고받고 싶지 않은데......"


이 녀석 탓에 죽는 것도 죽이는 것도 너무 싫다.


주노 "뭐야, 의욕이 안 느껴지네. 넌 주노의 발키리아야."

주노 "『주노 님을 위해 적을 몰살시키겠습니다!』 정도는 말할 수 없어?"

나 "말하겠냐 이 바보야!"


바로 주노와 말다툼을 하는데 엠프사 씨가 거들러온다.


엠프사 "앗. 아뇨, 후우마 님 그 점은 안심하십시오."

엠프사 "아까도 간단히 설명 드렸지만 이곳은 주노 님과 다키니 님의 마력으로 만들어진 이공간──."

엠프사 "특수한 가호가 서려 있어, 전투의 대미지는 크게 경감됩니다."

나 "그럼 맞아도 안 아프다는 거에요?"


내가 묻자 엠프사 씨는 고개를 흔들며 대답한다.


엠프사 "정확히는 데미지를 입어도 『다치지 않는다』네요."

엠프사 "통증 자체는 있고, 그것이 겹치면 기절이나 녹다운도 일어날 겁니다. 다만 실제 육체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습니다."

나 "그렇군요. 확실히 그렇다면 안심이네요."


자신이나 상대의 부상을 신경 쓰지 않고 싸울 수 있을 것 같다.


주노 "그래그래, 감사하라고~♪ 주노가 일부러 가호의 힘을 내려준 거니까~"

나 "아니, 애당초 원인은 너잖아......"


이 메스가키, 언젠가 엉덩이를 때려줄 거야......


코로 "(싸우는 상대가 누구일까? 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키라라 "누가 와도 똑같아! 이 내가 있으니까!"


의외로 무투파인 선배 두 명이 설레는 얼굴로 이야기하고 있다.


나 (뭐, 실제로도 그렇겠지.)


나도 키라라 선배한테 동의한다.


여신 다키니가 누구를 데려올지는 모르겠지만, 이쪽 멤버는 학생 대마인 중에서도 최상위 실력자인 키라라 선배와 코로 선배.


이 둘이 함께라면, 누가 상대라도 여유롭게 호각 이상의 싸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키니 "오호호. 모두 모여주세요. 오늘은 잘 부탁해요."


그때 이공간의 상공에 발생한 게이트에서 네 개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풍요와 성애의 여신 다키니.


그리고 그녀가 선택한 세 전사──결혼의 발키리아가 모습을 보인다.





전사 1 "앗. 후우마짱이 있다! 야호!"

전사 2 "나참. 너 또 이상한 일에 휘말렸구나."

전사 3 "후후. 모두들, 오늘은 잘 부탁해."


나 "잠깐 기다려!!?"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전송 게이트에서 나타난 것은 내 소꿉친구인 아이슈 헤비코, 동급생인 미즈키 유키카제, 그리고, '최강의 대마인', 대마인 총대장으로 오차학원의 교장, 이가와 아사기──.


코로&키라라

"(우와. 굉장한 멤버네 헤비코짱에 유키카제짱.)"

"게다가, 아사기 선생님......!?"


코로 선배와 키라라 선배도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그야 그렇겠지.


헤비코와 유키카제도 꽤 강하지만,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아사기 선생님은 무리야!


나 "아니, 어떻게 된 거야!? 왜 헤비코와 아사기 선생님이 그쪽에 붙어있는 건데!?"


내가 무심코 소리치면 헤비코가 평소처럼 가벼운 얼굴로 대답한다.


아이슈 헤비코 "에? 그게 이 배틀에서 이기면 다키니 씨가 하와이 여행을 선물해 준다고 했거든♪"

미즈키 유키카제 "하와이라고 들으면 어쩔 수 없지."

다키니 "호호. 간단한 일이지. 다른 사람에게 볼일을 부탁하는 거야, 그 정도는 행동해야 하지 않겠어?"

나 "하와이 여행!? 왜!?"

엠프사 "아아, 후우마 씨. 그것은 하와이가 결혼의 여신의 세력권이기 때문입니다."

엠프사 "하와이는 신혼여행의 정석. 그래서 여러모로 융통성이 있습니다."


엠프사 씨가 진지한 얼굴로 해설해주셨다.


나 "진짜냐......그럼 우리도 하와이 여행 시켜줘! 저쪽만 치사하잖아!?"

엠프사 "ㅇ, 아뇨......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엠프사 "최근 주노 님은 여신으로서의 일을 빼먹어서 힘이 쇠약해지셔서 하와이는 무리고......아타미(熱海) 여행 정도가 고작 아닐지."

나 "아, 아타미......"


그러고보니 아타미도 신혼여행의 정석이다.


주노 "앙? 뭐야 아타미의 어디가 나쁜데!"

나 "ㅇ, 아냐, 알았다 알았어 아타미면 돼. 아타미도 나는 좋아해......"

나 "그보다, 아사기 선생님도 하와이 여행에 낚였나요?"


이것저것 포기하고 내가 묻자, 아사기 선생님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든다.


아사기 "아니야. 역시 지금은 여행 갈 시간이 없고."

아사기 "다만, 그녀가 일주일 정도 내 사무 일을 대신 해준다고 해서."

다키니 "오호호. 인간의 사무 일 정도야 별 거 아니지."

나 "아니, 댁 아사기 선생님의 업무량을 만만하게 보고 있어......"


애초에 신이 사무 일을 돕는다니 뭐야.


엠프사 "어쨌든 다키니 님의 발키리아는 저 세 분 같아요. 여러분 승산이 있나요?"

코로 "(역시 좀 어려울지도? 그래도 아사기 선생님과 싸우는 것은 기대돼.)"

키라라 "그렇네, 아사기 선생님과 싸울 기회는 좀처럼 없고. 저기 후우마, 작전은 있지?"

나 "그, 그렇네요. 뭔가 생각한다면 역시 이기고 싶으니까요."


어려운 것은 알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


주노 "좋아, 그 기세야! 너희들, 주노의 지위와 명예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라♪"

나 "이 자식......"


이리하여 여신에게 선택받은 세 전사──발키리아 팀전이 시작되었다.


유키카제 "그럼 이쪽부터 갈게, 받아라! 라이트닝 슈터!"

헤비코 "에잇, 후우마짱 각오해~! 필살 웨딩 타코 플레임!"


웨딩랜턴 "타코───!!"


ドオオオオオオオオン!!!


나 "크으읏!? 저 녀석들 진심이잖아!"


눈 앞에 닥친 공격을 필사적으로 피하면서 나는 투덜거렸다.


먼저 나선 건 유키카제와 헤비코다.


유키카제는 뇌격의 힘.


헤비코는 집에서 돌보는 수수께끼의 문어형 마수 데빌 랜턴을 불러내 불길을 뿜어낸다.


헤비코 "에? 그치만 후우마짱 잠깐 눈을 떼면 바로 여자아이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히잖아!"

헤비코 "조금 정도는 벌을 받아야지~♪"

유키카제 "그래. 듣자하니 너 저번에는 아사기 선생님이랑 결혼할 뻔 했다면서?"

유키카제 "역시 그건 좀 어떨까 싶은데?"

나 "그건 내 의사가 아니라니까!?"


매번 형편에 휘말렸을 뿐, 완전히 불가항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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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스토리 집필은 사사야마/이이다 카즈히코


비혼, 만혼, 저출산, 인구감소 등의 사회문제 건드는 걸 보면

이 부분은 사사야마


나머지는 이이다가 썼나 봐

오징어 게임 재밌게 봤나 보네


하지만 후붕이 웨딩드레스는 대체 누가 이득 본다는 거냐

텍스트로 끝내지 않고 그림까지 그리게 한 건 대체 누구 아이디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