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카 "반성도 없이 되살아나서 한다는 짓이 여전히 어린애의 모습으로 오니 여자 모으기냐. 비열한 본성은 변하지 않는군."

슈텐도지 "닥쳐라!! 네년에 대한 원망, 잊지는 않았어!!"

슈텐도지 "시키 레이카!! 여기서 8조각 찢어버려주마!!"


슈텐도지는 거짓 소년의 모습을 떨쳐 버리고 진정한 모습을 드러냈다.


피에 물든 듯한 얼굴, 하늘 높이 뻗은 두 뿔.


올려다볼 정도의 거구에 오른손에는 검게 빛나는 큰 칼.


헤이안 시대, 오에야마(大江山)에 나타난 동명의 대오니를 떠올리게 하는 위용이다.


레이카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지. 죽어라, 사악한 오니야!"


레이카는 겁먹지 않고 쌍검을 겨누었다.


그 이름도 '아메오노하하리(天之尾刃張)'


우라하 "레이카 선생님, 조심하세요."


우라하는 레이카의 옆에 서서 식신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려 했지만,



슈텐도지 "인간 따위에게 조종당하는 꼭두각시가. 방해하지 마라!!"


큰 방을 뒤흔들 정도의 노호와 함께 강렬한 유혹의 파동이 우라하에게 직격했다.


우라하 "크윽!!"


슈텐도지에게 가고 싶은 마음과 자신이 로쿠하라의 식신이라는 이성 사이에서 우라하는 꼼짝할 수 없다.


슈텐도지 "흥. 상당히 강력한 술로 묶여 있는 것 같군. 건방진 음양사 년."

슈텐도지 "거기서 지켜보고 있어라. 이 여자를 죽인 후 잔뜩 귀여어 해줄 테니!"

우라하 "다, 닥쳐라!!"


우라하는 슈텐도지에게서 고개를 돌린다.


레이카 "우라하, 물러나 있어라! 나 혼자로 충분해!"


보이지 않는 유혹의 실타래를 끊듯이 레이카가 슈텐도지와 우라하 사이의 공간을 아메오노하하리로 베었다.


우라하 "......!! ㅈ, 죄송합니다."


우라하는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한심함을 부끄러워하듯 둘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슈텐도지 "혼자로 충분하다고!?"

레이카 "우라하는 네가 있는 곳을 찾기 위해 동행한 것 뿐."

레이카 "오니 여자를 홀리는 너의 천한 기운을 내가 느낄 수는 없으니까."

슈텐도지 "누우우웃!!"

레이카 "제대로 죽지도 못하는 너를 위해 일부러 여기까지 와준 거다. 감사하도록 해."

슈텐도지 "지껄였겠다아아아아!"


슈텐도지는 무시무시한 포효를 내지르며 큰 칼을 똑바로 내리쳤다.


레이카 "......"


레이카는 나뭇잎이 물을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그 참격을 피한다.


그리고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벼락이 치듯 두 칼을 휘둘렀다.


레이카 "야아아아아아앗!!"

슈텐도지 "당할까 보냐!!"


두 사람 사이에 챙챙 격렬한 불꽃이 튀었다.


슈텐도지는 거구와 어울리지 않는 빠른 속도로 레이카의 칼날을 대태도로 받아내고, 다른 칼은 팔토시로 쳐내고 있었다.


더구나 지금의 일합으로, 레이카의 힘을 간파했는지 오만하게 어깨를 치켜세운다.


슈텐도지 "나에게 감사하라고 말했지. 좋아. 감사하지. 찾으러 가는 수고를 덜었으니까!"


슈텐도지가 덤벼든다. 대태도가 폭풍우처럼 휘몰아치다.


레이카 "......"


조금이라도 잘못 막으면 아무리 음양술로 몸을 보호하더라도 통째로 양단 당할 것이다.


레이카는 그만큼의 강검을 때로는 받아내고, 때로는 흘리며 피해간다.


슈텐도지 "후하하하하!! 어떻게 된 거냐, 시키 레이카!! 젊음을 잃고 힘도 잃었나!"


슈텐도지가 외치지만 레이카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레이카 "두 칼로는 부족한가."


안대 안쪽이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하다.


슈텐도지 "음, 그 빛은!"


슈텐도지는 경계하듯 공격의 손길을 늦추고 휙 물러났다.


그 순간 레이카는 식신을 소환했다.


레이카 "수장 - <웨폰암>!!"


세 번재와 네 번째 팔과 검이다.


새로운 쌍검을 몸에 두를 때, 레이카는 四(死)의 검사가 되는 것이다.


슈텐도지 "그것이다!! 그 꺼림칙한 사도류!! 생각났다, 시키 레이카!!"

레이카 "더 잘 떠올리게 해주마. 이야아아아아아악!!"


레이카는 아수라처럼 네 칼을 휘둘렀다.


슈텐도지 "으윽!!"


슈텐도지가 신음한다.


그 호완으로도 단 한 자루의 칼로는 변환자재의 네 칼을 받아내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레이카는 일체의 방심 없이, 즉석에서 오의를 반복했다.


레이카 "검에 쓰러진 이름없는 맹자들이여!!!! 내 검에 깃들어 나를 검귀로 만들어 주소서!!"


레이카의 온몸에서 요기가 끓어올랐고, 안대 안쪽에서도 요기의 빛이 쏟아져 나왔다.


식인 저택에서의 전투처럼 희생자들의 영혼에게서 힘을 빌린 것이 아니다.


검에 죽은 이름 없는 검객들의 영혼에 자신의 영혼 일부를 제물로 바친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영혼을 희생하여 레이카 자신이 요괴로 변한 것과 같다.


그 요의 검은 모든 방어를 무시하고 적의 영혼을 직접 양단한다.


슈텐도지 "후하하하하!! 그거야!! 예전에 이 몸을 쓰러뜨린 기술!!"


오의를 사용하려는 레이카에게 슈텐도지는 환희와도 같은 소리를 지르며 두 손을 大자로 벌렸다.


어서 죽이라는 듯한 무방비.


레이카 "......?"


레이카는 약간 의심을 품으면서도 안대 밑에서 빛나는 요안으로 꿰뚫어본 슈텐도지의 영혼을 서슴없이 베었다.


레이카 "사류 초절기교 참혼(斬魂)!!"

슈텐도지 "구아아아아아아악!!"


슈텐도지는 너무나 싱겁게 레이카의 검에 당한다.


절규를 지르며 거구가 뒤로 쓰러지고, 흐물흐물 무너지기 시작한다.


레이카 "뭐지?"


레이카는 방심하지 않고 의아한 듯이 중얼거렸다.


우라하 "마치 자의로 레이카 선생님에게 베인 것 같았습니다."


다가온 우라하 역시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레이카 "나에게도 그렇게 보였다."

우라하 "슈텐도지가 부활한 것은 레이카 선생님에게 쓰러지기 위해서?"

래이카 "그런 기특한 녀석이 아닐 테지만, 나는 분명히 이 녀석의 영혼을 베었다. 모르겠군."


뭔가 부자연스러운 것을 느끼면서도, 레이카가 수장과 칼을 거두고 떠나려 등을 돌리는 순간,


슈텐도지 "멍청하긴!!"


쓰러뜨렸을 슈텐도지가 벌떡 일어나 레이카에게 덤벼들었다.


레이카 "뭐라고!?"


반응이 늦다.


칼을 뽑는 것도, 몸을 돌리는 것도, 수장을 소환하는 것도.


우라하 "레이카 선생님!"


우라하가 레이카를 밀어젖히고, 내려지는 검에 우산을 펼쳤다.


ザシュウウウッッ!!


우라하 "크핫!!"


우산이 두동강 나고, 그 아래 우라하의 가슴도 크게 찢어졌다.


슈텐도지 "꼭두각시가 제 역할을 다했나. 데려오기를 잘했군!"

레이카 "네놈!!"


레이카는 다시 수장을 소환해 슈텐도지를 향해 자세를 잡는다.


우라하는 "큿......레이카......선생님......"


우라하는 피로 물든 가슴을 누르고 있다. 치명상은 아니지만 중상이다.


슈텐도지 "후하하하하하하! 사류 초절기교 참혼이라고?"

슈텐도지 "그런 애들 놀이로는 더 이상 나를 쓰러뜨릴 수 없어. 하물며 토벌한다니!"

슈텐도지 "시키 레이카, 지금부터가 기대되는 본방이다. 천천히 희롱하며 죽여주마."

슈텐도지 "망령들에게 영혼의 일부를 내어준 그 몸으로, 어디까지 힘낼 수 있을지 구경해 볼까."


슈텐도지는 레이카를 비웃는다.


아까 영혼을 베었다고 생각했던 몸도 완전히 제자리로 돌아가 있다.


레이카 "무슨......"


레이카는 신음했다.


슈텐도지가 자의로 오의를 받아낸 건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레이카는 감쪽같이 그 함정에 빠져, 놈이 바라는대로 자신의 영혼을 희생시키는 부담스러운 기술을 써버렸다.


저건 그렇게 몇 번이고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다시 사용한다고 해서 통할 것 같지도 않다.


슈텐도지 "자, 다시 붙어볼까! ......응?"


슈텐도지가 레이카의 등 뒤로 눈길을 돌리다.


다음 순간, 대량의 발소리에 큰 방이 흔들렸다.


라크샤샤 "찾았다!! 슈텐도지 이 개자식!!"

쿠레하 "잘도 우리를 이상하게 만들었겠다!"

빌바 "게다가 내가 이런 꼴을 하게 만들다니, 절대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요."

샤오레이 "같은 오니라도 봐줄 수 없어!"

네이스 "이 내게 주인을 배신하게 하려 한 죄. 그 목숨으로 갚아라!"


후우마 "저게 슈텐도지인가........."

키라라 "그 역겨운 아이 모습은 그만둔 것 같아."

마와리 "어딜 봐도 악당 같은 느낌이네요."

이부키 "저 둘이랑 싸운 것 같은데?"

유키코 "로쿠하라의 시키 레이카와 그 식신이야. 기억이 나."

토라지로 "뭔가 한 쪽은 이미 당한 것 같다."

슌타오 "아니, 아직 살아있어. 오니는 튼튼하니까."

시키미 "자, 이제 전원이 저 쓰레기를 산산조각 내기만 하면 돼요."


저택 주위를 지키던 오니 여자들과 그들을 구하러 온 무리들이다.


총 13명. 밖에서 봤을 때와 수가 같다.


즉, 누구도 상처입지 않고 오니 여자들의 유혹을 푼 셈이다.


레이카 (그런 것이 가능한가? 뭐하는 사람들이지......)


슈텐도지는 똑같이 생각했는지, 조금 전까지 자신의 포로였던 오니 여자들과 그것을 도운 자들을 유쾌하게 보았다.


슈텐도지 "뭐야? 전부 내 유혹에서 벗어났나?"

슈텐도지 "거기 있는 놈들 덕분인가 보군. 요미하라에는 재미있는 녀석들이 즐비해."

슈텐도지 "좋다. 거기 둘만으로는 부족했던 참이야. 다 같이 상대해 주마."

슈텐도지 "오니든 인간이든 잘 싸우는 여자는 특별히 내 첩으로 삼아주마."

슈텐도지 "나를 귀여워하고 싶으면 전력으로 덤벼라. 후하하하하하하하!!"


한 남자를 제외하고 열두 여자, 거기에 레이카와 우라하 둘을 더해 모두 열네 명의 여자들의 분노가 부풀었다.


***


슈텐도지 "귀여운 계집들아. 누가 제일 나를 즐겁게 해줄 거지?"

라크샤샤 "1번도, 2번도 필요 없어. 이걸로 끝내 주마!! 오라오라오라아아아!!"


맨 처음 은 라크샤샤였다.


분노하며 두 자루의 쇠몽둥이를 휘두르며 슈텐도지에게 접근전을 걸어간다.


슈텐도지 "피 묻은 두 자루의 쇠몽둥이라. 필시 많은 적을 도살해 왔겠지."

라크샤샤 "네놈도 그 반열에 올라갈 거다. 자, 머리를 내밀어라!!"


수세로 돌아선 슈텐도지의 대태도가 옆으로 크게 튕겨 나갔다.


다음으로 슈텐도지가 취한 행동은 의미불명이었다.


슈텐도지 "여기 말이냐?"


때려 보라는 듯이 라크샤샤에게 머리를 내밀었던 것이다.


락크샤샤 "아아앙!?"


의아해하면서도 쇠몽둥이가 슈텐도지의 뒤통수를 으스러뜨렸다.


라고 생각한 다음 순간──


라크샤샤 "!!"


뭔가 불길함을 느꼈을 것이다.


레이카 "피해라!!"


시키 레이카가 그렇게 외치는 것보다 빨리 라크샤샤는 뒤로 뛰었다.


머리가 부서졌을 슈텐도지가 휘두른 칼날이 종이 한 장 차이로 허공을 가른다.


라크샤샤 "칫!! 어떻게 된 거야!"

네이스 "저 머리는 장식인가? 그렇다면──핫!!"


미끄러지듯 품속으로 파고든 네이스가 얼음의 나이프를 슈텐도지의 심장에 들이댄다.


빌바 "죽으세요!!"


동시에 빌바가 옆에서 허리를 크게 도려냈다.


심장 주위의 살점이 순식간에 하얗게 얼어붙었고, 태도가 배를 양단할 정도로 깊이 파고들었지만,


슈텐도지 "소용없다."


어느 상처를 입든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슈텐도지가 대태도를 옆으로 휘둘렀다.


네이스 "안 통하나!!"

빌바 "어떻게 저런 재생능력이!?"


최초의 라크샤샤의 일격으로 이런 사태도 예상하고 있었겠지, 네이스도 빌바도 그것을 피한다.


슈텐도지 "왜 그러지? 그런 약한 공격으로는 나를 즐겁게 할 수 없다."


슈텐도지는 부서진 머리와 얼어붙은 심장과 도려진 배를 맹렬한 속도로 재생시키며 말한다.


쿠레하 "뭐야, 저거!?"

샤오레이 "위험해. 말도 안 되는 괴물이야!"


세 명에 이어서 덤비려던 쿠레하와 샤오레이는 공격을 주저하고 있다.


키라라 "설마 불사신?"


최초의 공방──이라기 보다, 세 번이나 치명상을 입고도 아무렇지 않은 적을 보고, 키라라 선배가 나에게 물어온다.


나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면 그것으로 무력화할 방법을 생각해야죠."

키라라 "그럼 우리는 그때까지의 시간을 벌게."

나 "부탁할게요."

키라라 "너희들, 뭘 겁 먹은 거야!! 한 방에 못 쓰러뜨리면 쓰러질 때까지 계속하면 돼!"

키라라 "Super Freeze!!"


키라라 선배는 오니 여자들을 일갈하며, 슈텐도지에게 냉기의 덩어리를 던지고 과감하게 돌진해 간다.


네이스 "네, 프레이야 님! 따라가겠습니다!!"

라크샤샤 "나도 알거든! 쿠레하, 샤오레이! 너희들도 쫄지 마!!"

쿠레하 "무슨 소리야! 나는 쫄지 않았어!!"

샤오레이 "나도 조금 놀랐을 뿐!! 귀도발경으로 녀석을 쳐부수겠어!"

슌타오 "토라지로!! 우리도 간다! 여기가 그간의 단련을 보여줄 곳이다!"

토라지로 "당연한 것이다!! 이럴 때를 위해 호권을 공부한 거야! 아쵸──!!"

시키미 "빌바 선생님, 저도 가세할게요!"

나 "마와리와 이부키는 모두의 원호를 부탁해."

마와리 "네! 맡겨주세요!"

이부키 "알겠어. 연둔의 독이 효과 있는지도 시험해 볼게."

나 "유키코 선생님은 저와 함께. 저 두 사람에게서 얘기를 듣겠습니다."

유키코 "그게 좋겠네."


나와 유키코 선생님 이외에는 슈텐도지와의 2라운드에 돌입했다.


슈텐도지 "후하하하하하하!! 어느 쪽이든 골라 잡을 수 있겠군!! 즐거워지고 있어!"

키라라 "이 녀석!! 정말 끈질기게 재생하네!!"

슈텐도지 "호오! 너는 내 유혹을 견디고 있던 잡종이구나. 내 총애를 원해서 왔나!"

키라라 "또 말했겠다!! 절대 용서하지 않아!! 받아라! 동분정주!!"

슈텐도지 "크하하하하하하!! 차가워서 좋구만!"


오니에 마족에 인간까지, 많은 여자에게 둘러싸여 슈텐도지는 신이 났다.


누구에게 어떤 상처를, 그것도 치명상을 몇 번 입어도 아무렇지 않으니 무리도 아니다.


마치 무한한 재생력을 지닌 것 같다.


하지만 그럴 리 없다. 분명 이유가 있으리라.


나는 슈텐도지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의식을 잃은 식신을 음양술로 치료하고 있는 레이카에게 다가갔다.


나 "오차의 대마인, 후우마 코타로입니다."

레이카 "오행학원, 시키 레이카다."


레이카는 시선을 적에게 돌린 채 자칭했다.


나 "예전에 당신이 저 슈텐도지를 쓰러뜨렸다고 들었어요."

레이카 "그래. 하지만 쓰러지지 않았지."

레이카 "녀석은 영혼만 있는 채 마계를 헤매다가 저렇게 부활했어."

레이카 "조금 전에도 나는 놈의 영혼을 베었다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되었다."


레이카는 꺼림칙하다는 듯이 말했다.


음양술로 어떤 방어도 무시하고 상대의 영혼을 절단하는 기술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무리였나.


나 "마계에서 뭔가 새로운 힘을 얻은 것 같네요"

레이카 "슈탄도지는 고대에 죽은 악령 같은 존재다. 그와 관련된 것일지도."

나 "고대에 죽은 악령......"

슈텐도지 "후하하하하하하!! 오니도, 마족도, 인간도, 나를 죽일 수는 없다!"


목을 베이고, 배에 큰 구멍이 뚫려도, 아무렇지 않게 재생하고 있는 슈텐도지를 보며 생각한다.


나 "그것이 육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딘가에 핵이 되는 영혼을 품은 매개체가 있고, 그게 녀석의 본체일 거에요."


내 추측에 레이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아까부터 아무리 음양술로 더듬어도 그 소재를 알 수 없어."

레이카 "아니면 완전히 다른 곳, 그야말로 마계의 외딴 곳에 숨어 있을지도."

나 "그렇다면 철수하는 수 밖에 없지만, 그 전에 본인에게 그 위치를 물어보겠습니다."

레이카 "본인한테 물어본다고?"


레이카가 처음으로 내 얼굴을 봤다. 거기에는 의아하단 표정이 떠 있다.


나 "유키코 선생님, 유아도로 슈텐도지의 의식을 유도해 주세요."

유키코 "어떤 식으로?"

나 "『생명을 소중히』 입니다."

유키코 "후후, 그렇구나."

레이카 "??"


유키코 선생님이 킥킥 웃었고, 레이카는 점점 당황스럽다는 얼굴이 되었다.


유키코 "결과는 보면 알 거에요. 자, 슈텐도지, 이쪽을 보시길. 내 유아도의 궤적을!"


유키코 선생님은 드높게 선언하고 슈텐도지를 공격하는 고리에 가담했다.


그렇다기 보다는 슈텐도지 앞에서 발레의 주역처럼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화려한 춤은 싫어도 눈길을 끈다.


슈텐도지 "후하하하하하!!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한 사람 늘어도 달라지는 건 없다!"


슈텐도지는 크게 웃는다.


하지만 그 싸움에 변화가 생기고 있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회복력에 의지해, 방어 따위는 하지 않고, 오히려 일부러 급소를 드러내는 시늉을 하고 있던 슈텐도지가, 갑자기 어느 한 곳만 필요 이상으로 조심스럽게 지키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빨간 가면이다.


무슨 짓을 해도 아무렇지 않았을 슈텐도지가 가면만 신경질적일 정도로 방어하고 있다.


그렇구나, 저게 매개체인가.


그렇다면 가장 먼저 라크샤샤의 곤봉을 정수리로 맞아 보인 이유도 알 수 있다.


머리는 공격해도 소용없다고, 우리에게 생각하게 만들려고.


나 "역시 유키코 선생님."

레이카 "그렇군. 본인에게 묻는다, 인가."

나 "그런 거죠."


유아도의 술은 완전히 통하면 상대방에게 자살을 명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가 강력할수록, 술의 효력은 약해진다.


하물며 적은 슈텐도지.


그러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싸움에서 지극히 당연한 의식이다.


그 당연한 의식을, 유키코 선생님은 아주 조금만 뒷받침했다.


슈텐도지는 거기에 걸려, 저도 모르게 목숨 자체인 가면을 과도하게 지키고 있는 것이다.


슈텐도지 "왜 그러지? 벌써 포기했나! 후하하하하하하!!"

유키코 "모두 어디를 공격해야 할지, 이제 알았지?"


유아도의 춤을 계속 추면서 유키코 선생님이 즐거운 듯이 말했다.


라크샤샤 "뭐야, 댁이 한 건가? 이거 재미있구만!"

네이스 "이건 맹점이었군. 등잔 밑이 어둡다는 건가."

샤오레이 "감쪽같이 속았네. 정말 속이는 건 능숙해."

슈텐도지 "뭐? 너희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빌바 "본인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네요."

크레하 "아하하. 재밌──어!!"

슈텐도지 "뭘 웃고 자빠졌냐!! 오니 여자가 이 몸을 비웃는 거냐!!"

레이카 "단순히 허세인 줄 알았는데, 그 가면이 너의 본체였나?"

슈텐도지 "뭐라고? 어떻게 알았지!?"


상당히 놀랐을 것이다. 무심코 자백해 버릴 정도로.


키라라 "아까부터 필사적으로 지키고 있잖아."


키라라 선배가 얼굴에 냉기를 보냈다. 무시해도 무방할 정도로 약하게.


슈텐도지 "핫!!"


하지만 슈텐도지의 손은 몹시 당황하여 그것을 막아내고 있다.


물론 슈텐도지는 자신의 의식이 유도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지극히 자연스럽게 자신의 약점인 가면을 지킨다.


슌타오 "엄청 필사적이네."

토라지로 "한심한 똥덩어리인 거다."

시키미 "푸푸푸푸푸. 바닥에는 더한 바닥이 있는 거지요."

슈텐도지 "ㅈ, 젠장!!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너희들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레이카 "그야 네가 잘하는 짓이지."


비밀을 스스로 드러내 격렬하게 동요하는 슈텐도지의 품 속으로 레이카가 발을 디뎠다.


슈텐도지 "!?"


슈텐도지는 당연히 두 손을 들어 소중한 가면을 지키려 한다.


의식이 유도된 놈은 그 이외의 행동을 할 수 없다.


레이카 "하아아아아아아악!!"

슈텐도지 "아악!!"


네 자루의 칼이 선명하게 빛나고, 붉은 가면이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남은 몸은 소리를 내며 뒤집히고, 버둥거리지만 본체인 가면과 분리되어 버려서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같다.


레이카 "이걸 파괴하면 너는 끝장이다."

슈텐도지 "ㄴ, 네년......"


가면만 남은 슈텐도지가 마루 위에서 분노에 신음하고 있다.


레이카 "끝이다, 슈텐도지!"


레이카가 칼을 내리치려 할 때,


라크샤샤 "잠깐 기다려!"

크레하 "아직 일러──."

샤오레이 "서두를 필요 없어."

네이스 "동감이다."

빌바 "죄송하지만 조금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일제히 멈추는 오니 여자들에게 레이카는 미심쩍은 눈길을 보냈다.


레이카 "설마 봐줄 생각인가? 아직도 이 녀석에게 마음이 끌린다고?"

라크샤샤 "그럴 리가 없잖아. 본체인 가면을 부수지 않는 한, 이 녀석은 무슨 짓을 해도 죽지 않는다는 뜻이지?"

샤오레이 "이쪽에 있는 몸은 다칠 수 있고."

크레하 "잔뜩 복수해줘야지!"

빌바 "여성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나쁜 아이에게는 벌이 필요해요."

네이스 "끝을 내는 건 나중에 네가 해도 좋다. 우리가 먼저 복수해야 하니까."

슈텐도지 "기......기다려......너희들......"


슈텐도지의 가면이 덜덜 떨고 있다.


물론 기다릴 리 없다.


키라라 "아ㅡ아, 불쌍해라."


조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키라라 선배의 말이 신호가 되었다.


슈텐도지 "갸아아아아아악!!"


다섯 명의 오니 여자가 분노를 담아 남은 육체 쪽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때리고, 얼리고, 부수고, 짓밟고, 베고, 또 때리며.


아직 감각만은 연결된 듯, 가면 쪽은 무시무시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게다가 파괴된 육체는 멋대로 재생되어 버리고, 또 두들겨 맞는다는 지옥도다.


슈텐도지 「ウグアアアアアアアア!!ガ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アガガガガガガガガガガガガ!!」

키라라 "우와~~~~~."


역시 좀 질려 하는 키라라 선배에게 물어봤다.


나 "키라라 선배는 괜찮아요? 유혹에 저항하다 심한 말을 들은 보복 같은 건?"

키라라 "음──됐어. 별로 엮이고 싶지 않고.

나 "그렇죠."

유키코 "우리 학생이 하고 있다면 멈추겠지만."

시키미 "빌바 선생님이 진심으로 화내는 거, 오랜만에 봤어요."

토라지로 "오니란 힘조절을 모르는 무리인 거다."

슌타오 "이젠 원형을 모르겠네. 완전 다진 고기가 되었는데."

마와리 "으으......징그러어요."

이부키 "하아, 정말......"


슈텐도지 "악......으극......크아아......주......죽여......줘......제발......죽여......줘......"


드디어 가면 쪽이 간청하기 시작했다.


레이카는 일말의 동정도 하지 않는 얼굴로 묻는다.


레이카 "그럼 대답해라. 마계에서 영혼만이 남아 방황하던 너를 부활시킨 것은 누구지?"

사케탄도코 "마......술사......파우......스트......"

레이카 "그런가."


레이카가 가면에 칼을 내리쳤다.


그것이 두동강 나는 즉시, 슈텐도지의 존재는 완전히 소멸되고, 오니 여자들의 장난감으로 전락했던 육체도 티끌이 되어 흩어졌다.


라크샤샤 "앙? 뭐야. 벌써 죽여버린 거야?"

크레하 "이제 충분하잖아. 상쾌해졌고."

샤오레이 "깔끔히 사라졌네."

빌바 "그만 넋을 잃고 말았어요. 역시 이 옷을 입으면 안 돼요."

네이스 "프레이야 님, 보기 흉한 모습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키라라 "이제 와서......뭐, 상관 없지만."


오니 여자들은 개운한 것 같아서 다행이지만,


나 "마술사 파우스트라고?"


그것은 수백 년 전, 이계의 신들로부터 엄청난 힘을 얻었다는 사악한 마술사다.


그러나 대마녀 리리스──나도 알고 있는 그 리리스의 할머니에게 토벌당해, 『나는 반드시 부활할 것이다』라는 불길한 예언을 남겼을 것이다.


설마 그 예언이 현실이 되었나.


레이카 "......"


나와 같은 걱정, 혹은 음양사로서 더 다른 무언가를 느꼈는지, 레이카 또한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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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섹션 1에 나온 그 왕눈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