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최대의 폐허도시 아미다하라

우는 아이도 멈추게 한다는 그 위험한 폐허지구를 터벅터벅 걸어가는 수인의 여자아이가 있었다.


토라지로 : 흥, 여기가 아미다하라인가. 소문은 들었지만 별로 대단한 것도 없어보이네!


도쿄킹덤의 갱조직 수왕회의 부두목 토라지로였다.

(수왕회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럴듯한 직함을 자유롭게 내걸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토라지로 : 이런 장소에 심부름 오는것쯤, 나 혼자서도 문제없다구. 그런데도 그녀석들은ㅡ



라며 황폐해진 길거리를 걷고있는 열받은 표정의 토라지로.

도쿄킹덤에서 이 폐허도시에 오는 동안 토라지로는 계속 심기가 불편했다.

왜냐하면ㅡ.


그건 토라지로가 아미다하라에 출발하기 직전의 일.


도쿄킹덤 수왕회 아지트


갱1 : 흐응. 형님, 정말 토라 혼자서 괜찮으려나

갱1 : 그 녀석 아무데서나 야숙한다던지 뭔가 주워먹어서 배탈난다던지 그러는거 아냐?


카이로 이치로타 : 아ㅡ맞아맞아. 역시 토라 혼자서는 위험하려나?




토라지로 : 크르릉.....


본인을 앞에 두고 시끌벅쩍 이야기를 나누는 수왕회의 동료들.

아무래도 토라지로에게 아미다하라까지 심부름을 맡기려고 하는 듯하지만,

역시 혼자 멀리 보내는 것은 걱정이네라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갱2 : 아니, 그것보다 형님, 우리들도 바쁜이유로 토라에게 맡길 수 밖에 없었던거니까말야

갱3 : 맞아맞아, 고양이 손이 아니라 호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느낌?


카이로 : 으ㅡ응, 그렇긴하지만말야ㅡ


최근들어 수왕회는 급속하게 세력을 확대하고 있었으나 인력이 그 기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 아미다하라에 보내는 심부름도 토라지로 한사람에게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해도 수왕회의 동료들에게 토라지로는 귀여운 여동생과 같은 존재.

그렇기에 모두들 굉장히 염려하는 얼굴로ㅡ


갱들 : "조심하라고ㅡ" "용돈은 남아있어ㅡ?" "모르는 녀석 따라가면 안 돼" "전차 갈아타는건 괜찮으려나ㅡ?"


토라지로 : 무끄으으윽......




카이로 :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고! 역시 내가 토라를 따라가겠어

카이로 : 뭐 3일정도 밤새서 일하면 스케쥴 조절정도는 간단히ㅡ


토라지로 : 아ㅡ정말!! 모두 시끄러운 것이다!

토라지로 : 심부름 정도 나 혼자서도 여유로우니깐, 형님은 아지트에서 쿨쿨자면 되는것이다! 다녀오겠습니다!


콰당! 쿵쾅쿵쾅쿵쾅!


카이로 : 아ㅡ, 가버렸다.....


문을 걷어차고 출발하는 토라지로의 등을 바라보며

수왕회의 동료들은 "괜찮으려나"라고 서로 얼굴을 마주보는 것이었다.


토라지로 : 아 정말, 쓸데없는 것만 말하고! 그 녀석들 전원 응가인 것이다!


그런 이유로 열받아 있는 반항기 느낌의 토라지로

수왕회 동료들의 친절함도 본인에게는 귀찮을 뿐인듯했다.


그리고


토라지로 : 애초에, 그 멍청한 곰이 날뛰지만 않았으면 이렇게는 되지 않는 것이었다.....!


토라지로는, 이번 심부름의 계기가 된 소동을 떠올렸다.


멍청한 곰이라는건 토라지로의 소꿉친구이기도 한 수왕회의 간부 시로구마 타로를 말하는 것이었다.

열흘전, 도쿄킹덤의 "오강" 간부가 모인 연회에서 시로구마 타로가 취한 상태로 날뛰어버린지라ㅡ

오강 사이에서 트러블이 일어났을 때 해결하기 위해 정한 룰에 따라, 

이 폐허도시 아미다라하라의 감옥에 일시적으로 유폐하기로 되어 있었다.

(아미다하라감옥은 여자죄수용 감옥이지만 이번처럼 특별한 경우에는 분리구역에 남자죄수가 수감되는 경우도 있었다)


토라지로 : 정말, 시로구마도 형님도, 우리쪽 녀석들은 내가 없으면 못 써먹으니까.....!


평소에는 사람좋은 곰 수인이지만 배가 고프거나 술에 취하면 심한 말썽쟁이가 되어버렸다.

그런 시로구마 타로의 석방에 필요한 돈을 지참해서 데리러 가는 것이 토라지로의 이번 역할이기도 했다.


토라지로 : (뭐, 쓸모없는 녀석들뿐이지만, 모두 나의 패밀리니까 말야. 제대로 돌봐주는 것이다....!)


라고 츤츤거리며 토라지로는 목적지인 아미다하라감옥으로 향했다.



그 무렵, 아미다하라 감옥ㅡ


텟카인 카오루 : 하? 한번 더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늠름한 수트 차림의 여성이 방문객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사장실의 소파에 앉아있는 소녀는 그 시선을 받아내며 우아하게 미소지었다.




소녀 : 그러죠, 몇번이라도♪

소녀 : 시로구마 타로라는 이름이었던가요? 이쪽 감옥에 수감되어있는 수인ㅡ 그것을 저희들에게 넘겨주세요.


카오루 : ......


수트 차림의 미녀가 의심스럽다는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의 이름은 텟카인 카오루.

쇄술의 달인으로 알려진 대마인이다.

통칭 " 철쇄의 카오루"

인법 "쇄둔의 술"을 이용하여 양손에서 쇠사슬을 출현시켜,

그것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며 채찍처럼 적을 공격, 또는 감아올려 포박, 졸라죽이기도 한다.

거기에 더해 그녀의 쇠사슬은 "부정한 쇄박"이라 불리며 이 쇠사슬에 포박된자가 지닌 죄의 무게만큼 견고하고 무겁게 변한다고 한다.

예전 그녀는 후우마 팔장 니샤가를 섬기는 간부였으나,

현재는 대마인조직에서 독립해 이곳 아미다하라감옥의 지배자로서 암흑세계에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카오루가 상대하고 있는 것은ㅡ


소녀 : 후후♪ 무슨 문제라도?


카오루 : 아뇨, 실례했습니다. 조금 갑작스러운 이야기였던터라....


카오루는 말끝을 흐렸다.

눈 앞의 소녀ㅡ 그리고, 그녀의 제안에는 기묘한 점이 몇군데 있었다.


카오루 : 이런 소녀가 내조의 사자.....? 거기에 어째서 그 수인을....?


그렇다.

눈 앞의 소녀는 "내조", 내각 정보 조사국에서 보낸 사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수일전에 이 아미다하라 감옥에 수감된 수인의 신병을 넘길 것을 요구하였다.


카오루 : (마음에 들지 않네, 이것도 저것도)


우선 내조의 의도를 읽을 수 없었다.

내조라고 한다면 국내외에 발생하는 수많은 음모사안의 배후에 있다고 알려진 첩보조직.

어떤 사건에 얽혀있다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수상한 자들이긴 하지만.....

그렇다고하더라도 어째서 그 곰 수인ㅡ

도쿄킹덤에서 일어난 갱 사이의 문제에 스스로 끼어들려고 하는 것인가.

아니, 그것보다도ㅡ


카오루 : ......


소녀 : 후후훗ㅡ


이 소녀의 존재자체가 볼가사의할정도로 카오루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미란다 클로젯

내조의 사자라고 생각하기 힘든, 귀족영애와 같은 우아한 몸짓의ㅡ

하지만, 지나친 생각일수도 있으나

카오루에게는 이 소녀에게서 떠도는 공기 그 자체가 무엇인가 불길하게 느껴졌다.


미란다 : 물론, 당신ㅡ 카오루라고 불러도 되려나요? 의 기분은 알고 있어요.


묘하게 친한느낌의 부름, 안대의 소녀가 말을 이어갔다.


미란다 : 이 아미다하라감옥은 정부에게도 암흑세계에서도ㅡ 수많은 세력에 속해있지 않는 중립시설

미란다 : 설령 내조의 요청이라고 하더라도 간단히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다ㅡ 그렇게 말씀하시고 싶으신건가요?


카오루 : ......이해하고 있으신 것 같아서 기쁘네요.


미란다 : 후후훗♪ 하지만ㅡ 당신은 우리들에게 "빚"이 있어요


안대의 소녀가 천진난만할정도로 상냥한 웃음을 보였다.


카오루 : 빚이라ㅡ


미란다 : "쌍둥이 귀신자매"의 건이에요.

미란다 : 그건 우리들 내조가 당신을 신뢰하여 이 감옥에 맡겼던 것


미연과 마계의 기술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인간형병기인 쌍둥이 귀신.

내조는 그것을 연구소재로 사용하기위해 탈취해 일시적으로 이 아미다하라감옥에 맡긴 적이 있었다. 하지만ㅡ


미란다 : 그것을ㅡ 후훗♪ 아니나다를까 오챠의 대마인에게 뻬앗겨버리다니ㅡ

미란다 : 저였다면, 부끄러워서 그런 냉정한 얼굴을 할 수 없었을 거에요♪ 저기 카오루,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카오루 : ......


소녀는 쿡쿡하며 낮은 웃음을 흘렸다.

도발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재밌어하는 듯한 웃음ㅡ

그것이 더더욱 기묘한 초조함을 불러일으켰다.


카오루 : 그 빚을 돌려달라는, 말씀인가요?


미란다 : 간단한 일이지요? 그것만으로 카오루와 저희들은 또 원래처럼 사이좋게 될 수 있어요♪

미란다 : 오강 이었나요? 그런 신흥갱조직에게 의리를 세우는 것보다 훨씬 당신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ㅡ


카오루 : 거절하겠습니다, 안타깝지만


소녀의 말을 끊고 카오루가 고개를 저었다.


미란다 : 어라.....?


카오루 : 확실히, 그 쌍둥이귀신의 건은 이쪽의 실태였습니다.

카오루 : 하지만 그 보상은 이번 요청과는 다른 형태로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미다하라감옥이 존속하고 있는 것은 그 높은 독립성때문이었다.

어떤 세력에도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세력으로부터 죄수를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했다.

만약 이곳이 내조의 협박에 굴해 편의를 봐주게 된다면

중립을 최우선으로 하는 아미다하라감옥의 신용은 크게 손상당해 정치적입장이 크게 흔들릴 우려가 있었다.

그것은 내조와의 관계를 조금 손상시킨다고 하더라도 피하고 싶은 사태였다.


카오루 : 어떻게해서도 그 수인의 신병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다면

카오루 : 의뢰주인 도쿄킹덤의 오강의 허가를 얻어주십시오. 그것이 이 감옥의 룰입니다.


미란다 : 진심으로 말하는 거, 카오루? 으ㅡ응, 저로서는 그다지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ㅡ


키이이잉!


미란다 : ㅡㅡㅡ


소녀의 눈앞에 은색의 일섬이 달렸다.

미란다가 가져온 서류뭉치를 꿰뚫듯이 테이블 위로 카오루의 쿠나이가 꽂혀있었다.


카오루 : ㅡ돌아가주시겠습니까, 내조의 사자님

카오루 : 누군지도 모르는 꼬맹이에게 "카오루" 라고 불려가며 계속 웃을수 있을만큼 나는 상냥하지 않아


아미다하라감옥의 지배자 "쇄술의 카오루"의 조용한 위압.

기가 약한 자라면 그것만으로 실금한정도의 매서움이 있었다.

하지만ㅡ


미란다 : 후후ㅡ♪

미란다 : "누군지도 모르는"이라니, 그런 차가운 말을 하지 말아줘♪


카오루 : !!!?


돌연스럽게, 카오루가 테이블에 꽂은 쿠나이가 흐물거리며 "변형"해,

가는 포승줄과 같은 형태가 되어 그것을 쥐고 있는 카오루자신을 덮치듯이 일순간 꽉 조여들었다.


카오루 : (이, 이 인법은ㅡ!!?)


몸이 묶인 것보다도 그 사실에 아연할수밖에 없었다.

카오루는 이 인법의 사용자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그 "남자"는 수년전, 닌자사이의 싸움에 패해 죽었을터ㅡ


미란다 : 후후♪ 오랜만이네, 카오루. ㅡ"엄마"의 말은 잘 들어여지♪


카오루 : 네녀석!!? 반테츠인가!!!?


묶인채로 움직이지 못하는 카오루 앞에서 소녀가 안대를 벗었다.

그 아래에는 적색으로 불길하게 빛나는 사이보그 기술로 강화된 사안ㅡ

"금속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키는 힘"을 가진 사안 "아마츠마라"가 있었다.




미란다 : 후후, 감동의 재회네 카오루♪ 당신이 조금도 눈치채지 못해서 "엄마"는 즐거워졌어♪


카오루 : 닥쳐라 외도! 감히 네놈이 어머니라고 자칭하지마라!


피가 역류하는 듯한 분노를 세우며 카오루가 외쳤다.

소녀는 그런 카오루의 반응을 재밌다는 듯이 씨익 입술을 요사스럽게 말아올렸다.

아니, 그것은 이미 "소녀"가 아니라는 것을 카오루는 알고 있었다.

"아마츠마라"의 사안을 가진 이상 틀림없었다.


ㅡ"텟카인 반테츠"

눈 앞의 소녀는 그녀의 아버지이며

그리고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를 불행과 절망의 바닥에 밀어넣는 증오스러운 상대.

원래 후우마 단조의 측근, 그리고 예전 텟카인가 당주이기도 했던 남자.


카오루 : 아버지, 어째서 살아있는...그리고 그 소녀의 몸은...?


미란다 : 후후, 굉장하죠♪


낄낄거리며 웃는 소녀가 빙글 가련한 몸짓으로 몸을 한바퀴 돌려보였다.


미란다 : 이왕 몸을 새롭게 만드는거니까 자극적인 쪽을 고르지 않으면♪ 카오루는 어때? 즐겁죠♪


육체는 정신에 영향을 받는다.

원래 육체를 완전히 파괴당해 현재는 뇌마저도 소채의 기능을 일부 빌리고 있는 듯한 상태였다.

남자는 이미 자신이 노인의 몸을 가지고 있었던것조차 잊어버리고ㅡ

태어났을 때부터 소녀의 몸이었던것이라는 기묘한 착각마저 품기 시작했다.


카오루 : 그런것이네...뭐, 누구보다도 사는데 집착한 당신이 얌전히 죽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텟카인 반테츠는 "살아남는다"라는 것에 누구보다 집착하던 남자였다.

아마도 후우마의 탈주닌자 두목으로 활동하던 때부터ㅡ

혹은 그 이전부터 반테츠는 사이보그와 인체개조수술에 정통한 내조와 손잡고

자신이 패배했을 경우를 대비해 은밀하게 일을 진행하였음이 틀림없었다.


미란다 : 어라, 상냥하네♪ "엄마"가 그리워서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걸까나


카오루 : 헛소리를! 카우라!


??? : 알겠다고!!!


쿠왕!!!


미란다 : !!!?


카오루의 지시와 동시에 거대한 검을 손에 든 그림자가 방안으로 뛰어들어왔다.

옆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카오루의 심복, 아미다하라감옥의 간수장 카우라다.




카우라 : 오라오라!!! 뇌수를 뿜으라고 아가씨!!!


고오오오오!


노성을 지르며 카우라의 대검이 강습했다.


미란다 : 어라어라♪ 뭔가 했더니ㅡ


그것을 올려보며 소녀가 씨익 웃더니 사안 "아마츠마라"를 발동시켰다.

검과 나이프, 총, 혹은 전차라도ㅡ 금속의 도구를 가진 적은 소녀에게있어 모두 봉에 불과했다.

카우라가 가진 검을 "변형"시켜 그 목을 꿰뚫으려고 할때ㅡ


미란다 : !!?


카우라 : 헤헷! 지금 뭔가 하려고 했지 아가씨!


키이이잉!


달려드는 칼날을 간발의 차로 자신의 강화나이프를 변형시켜 가드하고는 그대로 후방으로 뛰어 후퇴했다.

카우라가 휘두른 대검은 "아마츠마라"에 반응하지 않았다.


미란다 : 후훗♪ 과연, 재밌는 파수견을 기르고 있었네.


카우라 : 아앙!?


카오루 : ㅡ진정해 카우라. 방심할 수 없는 상대야.


낮게 으르렁거리며 추격하려고 하는 카우라를 카오루가 진정시켰다.

소녀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사안의 효과가 풀려, 포박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카오루는 감춰뒀던 쿠나이 등의 금속제 물품을 모두 버리고는 소녀와 대치했다.


카오루 : "죽었을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말했죠?

카오루 : 당신이 또 다시 내 앞에 나타났을 때의 준비를 해두었어요.


카우라가 휘두른 검은 단순한 검이 아니었다.

그 칼날은 사람의 혼을 베어거두는 마검 니르갈

설령 금속제라 하더라도 강대한 마의 힘을 담은 무기는 사안의 힘을 튕겨내는 것이 가능했다.

반테츠의 "아마츠마라"에 대항하기 위해 마검 니르갈을 가지게 한 것.

그것이 그녀가 카우라를 중용하고 있는 이유의 한가지였다.


미란다 : 헤에...♪


카오루 : 다시 선언하지요. 텟카인 반테츠

카오루 : 텟카인가의 당주로서 내조가 기르는 개로 추락한 배신자를 숙청하겠어요. 각오하길. 아버지.




인법 "쇄둔의 술"에 의해 출연한 그녀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쇠사슬.

인법으로 만들어졌기에 이것또한 "아마츠마라"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미란다 : 정말, 오랜만에 만났더니 건방진 딸이 되어있다니ㅡ 벌이 필요하겠네. 그때처럼♪


요사스럽게 웃으며 소녀가 강화나이프를 쥐었다. 그 때ㅡ




투와아아앙!


간수들 : "뭐, 뭐냐, 폭발!?" "뭐냐, 뭐가 일어난거냐...?"


조사실에 있던 간수들이 당황한 목소리를 냈다.

갑자기 지하 깊은 곳에서 땅을 울리는 듯한 폭발음이 뒤흔들고는,

그것에 더하여 간수들에게 긴급사태를 알리는 경보가 요란할정도로 울려퍼진것이었다.




토라지로 : 무뭇? 이건 무슨 일인 것이냐?


그리고 그 조사실에는 아미다하라감옥에 찾아온 토라지로도 있었다.

감옥의 입구에서 보디체크를 마치고 시로구마를 석방하기 위한 금액을 지불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최종적으로 석방에는 소장의 허가가 필요하고, 그 소장이 현재 손님을 맞이하는 중이라 이 조사실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토라지로 : 어이, 폭발은 상관없지만 석방허가는 언제 내려오는 것이냐.

토라지로 : 나도 너무 기다려서 배가 꼬르륵거린다고!


열받은 토라지로가 말을 걸자 당황한 얼굴의 간수가 에워싸듯이 다가왔다.


간수1 : 아, 아니. 안된다...이제 너는 감옥에는 못 들어간다.

간수2 : 기, 긴급사태가 일어나면 부외자는 감옥에서 쫓아낸다. 메뉴얼에 그렇게 써있다...




토라지로 : 하아!!? 어째서 내가 쫓겨나는 것이냐!?

토라지로 : 시로구마를 석방하기 위한 돈은 넘겼다고!? 심술부리지말고 얼른 그 멍청이 곰을 돌려주는 것이다!!!


간수1 : 모, 모른다...그거 메뉴얼에 적혀있지 않다


그다지 지능이 높지 않는 간수 트롤은 메뉴얼대로 움직이는 것 정도밖에 머리에 없는 듯했다.

바둥거리는 토라지로의 조그마한 몸을 강제로 들어올려 그대로 감옥밖으로 내보내려했다.


토라지로 : 아ㅡ, 정말! 이 바보트롤은 이야기가 안 되네! 손을 놓는 것이다ㅡ


파악하며 간수트롤의 손을 떨쳐냄과 동시에 토라지로는 몸을 빙글 회전하며 수인화.

얼굴색이 바뀌며 붙잡으려 하는 간수들을 향해ㅡ


간수들 "!!?" "아각!? 각, 아아..."


털썩털썩!


순식간에 눈을 뒤집으며 간수 트롤들이 차례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생물의 본능을 자극해 육체와 정신을 마비시키는, 웨어 타이거가 지닌 필살의 "대포효" 였다.




토라지로 : (흥! 이런 녀석들 내 이빨과 발톱으로 찌익해버려도 상관없지만 말야!)

토라지로 : (하지만 형님이, 마을에서 쓸데없이 사람을 해지면 트러블이 되니까 하지말라고 했으니까ㅡ)

토라지로 : (기절시키는것만으로 봐주겠어! 고맙게 생각해!)


이러니저러니 해도 형님의 충고에는 솔직한 토라지로였다.


삐, 삐, 삐!!!


간수들 : "지, 지하에서 폭발...!" "그 곰 수인이 격리구역에서 날뛰고 있다...!"


시끄러운 경보음에 섞여 간수들의 목소리가 조사실 밖 통로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간수들은 폭발의 대응만으로도 손이 딸려 토라지로의 움직임은 눈치채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토라지로 : 곰 수인이 날뛰고 있다고? 정말 그 녀석은...진짜 말썽쟁이에 멍청한 곰탱이인 것이다.


어쨌든 감옥이 혼란스러운 것은 잘된 일이었다.

수인화를 푼 토라지로는 경보가 울려퍼지는 시설내부로 태연하게 들어갔다.




다시 소장실ㅡ


카우라 : 뭐지 방금 폭발...!? 이건 심상치 않은데 소장!


갑작스런 폭발음, 그것에 의한 죄수와 간수들의 당황스러운 소리가 이 소장실까기 닿고 있었다.

감옥지하시설ㅡ 흉악법만을 수용하는 분리구역에서 무엇인가 일어난 것이었다.


카우라 : 아버지, 당신의 흉계인가?


빈틈없이 강화나이프를 잡고있는 소녀에게 카오루가 낮게 질문했다.

이 자가 방문한 타이밍에 폭발이 일어났다. 우연일리가 없었다.


미란다 : 글쎄♪ 하지만, 이렇게 소란스러워서야 싸우고 싶은 기분도 안 드네. 오늘은 이만 물러날까...?


카오루 : .....


소녀가 새하얀 목을 끄덕였다.

확실히 나이프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소녀가 스스로 달려들 낌새는 없었다.

그것보다 이미 목적을 달성한듯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ㅡ


카오루 : (싸울 생각이 없어? 도대체 무슨...)


간수 : 보, 보고합니다 카오루님...!


쿵쿵 땅을 울리며 소장실에 간수트롤이 뛰어들어왔다.


간수 : 지하시설에서 폭발이...! 특별실의 외벽이 파괴되어 거기서 나온 수인이 소동을ㅡ


카우라 : 그 곰 녀석인가...?


카우라는 의아스럽다는듯이 소리를 냈다.


카우라 : 아니, 소동이라고 해도, 그 녀석 감방안에서는 빌려온 고양이처럼 얌전했었는데...


곰 수인ㅡ 시로구마 타로는 배가 고프거나 술에 취하면 강철도 파괴하는 위험한 생물이지만

평소에는 얌전한 성격으로 감방에서도 순종스러운 모범적인 죄수였다.

그것이 어째서 소동을ㅡ?


간수 : 그, 그것이...어디선가 술을 손에 넣은 모양으로, 인사불성이 되어 광폭화한지라...

간수 : 더이상, 저희들만으로는 손을 쓸수가 없어...


카우라 : 하아!? 뭐냐 그건!!?


미란다 : 어라어라, 심각한 일이 되었네♪ 가지 않아도 되는거야, 카오루?


카오루 : ....큿


미세하게 얼굴을 찡그리고는 카오루가 쇄둔의 술을 풀었다.

미란다의 의도가 어떻든간에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카오루 : 지하로 가자, 카우라. 감옥의 혼란을 진정시키겠어.


날뛰는 수인에 의해 다른 죄수의 방까지 파괴된다면 감옥은 되돌리기 힘든 상태에 빠진다.


카우라 : 아, 알겠어 소장. 하지만ㅡ


"저 녀석은 상관없어?" 라는듯 카우라가 안대의 소녀를 흘깃 보았다.


키오루 : 내조의 사자님이 돌아가십니다. 당신, 밖에까지 안내하세요.


간수 : 넷...!


짧게 간수에게 명령하고는 카오루는 요사스럽게 웃는 소녀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


카오루 : 아버지, 두번째는 없어. 다음에 내 앞에 나타났을 때가 당신의 최후. 기억해두길.


미란다 : 응, 기대할게 카오루♪


카오루 : .....


차가운 혐오의 시선을 던지며 카오루는 카우라와 함께 지하로 향했다.

소장실에는 소녀 미란다와 간수만이 남았다.


간수 : 그, 그럼 손님, 출구까지 안내하겠으니...


미란다 : 고마워♪ 하지만 그럴 필요 없어. 혼자서 돌아갈 수 있으니까ㅡ


간수 : 헤에...?


그샷


순간, 간수의 목이 날아올랐다

쓰고 있던 투구가 "변형"하며 그 목을 잘라버린것이었다.


미란다 : (후후.....그럼, 다음은 그 방망이녀가 제대로 일하는가, 높은 곳에서 구경이나 할까요...♪)


선혈을 뒤집어 쓴채 요사스럽게 웃는 소녀ㅡ


그 모습도 옷에 장치된 광학미채에 의해 서서히 소실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