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키 "싫은 비. 마음까지 축축해질 것 같아."


미즈키는 우울한 기분으로 중얼거렸다.

이 비가 언제 그칠까 하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러나 미즈키가 있는 곳은 도쿄 지하 300m의 요미하라.


보이는 것은 천장──이라고 하기 보다는, 난잡하게 내밀어진 빌딩의 바닥 뿐이다.

게다가, 지상에서 훔쳐오고 있는 무수한 전선, 통신 케이블, 수도관, 가스관이 무질서하게 얽혀 있어 마치 도시라는 거대한 생물의 내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비도 지표에 내린 비가 몇 년 동안 지하까지 스며든 누수로, 쇠가 녹슨 냄새가 난다.

한숨을 내쉬고, 거리의 풍경으로 눈을 돌리면, 어느 건물이나 눈이 아플 것 같은 상스러운 네온으로 채색되어 있다.


노점에는 수상한 상품이 즐비하고, 견실해 보이지 않는 인간들만 오가는 범죄도시의 표본이다.


미즈키 "사나다 선배는 이런 거리에 팔려서......"


이번 구출 대상, 오차학원의 선배를 생각한다.



사나다 호무라.

대마인 굴지의 화둔술사다.


오랫동안 실전에 몸 담고, 수많은 마족과의 전투를 치뤄 그 실력은 보증할 수 있다.

단지 같은 대마인으로부터의 평판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가라사대, 혈기가 넘쳐, 싸우는 것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가라사대, 대마인이라는 건 이름 뿐인 전투광.


아직 임무를 함께한 적은 없었지만 확실히 그럴 만한 점은 있었다.

미즈키가 아직 오차학원에 있을 무렵, 호무라가 훌쩍 찾아온 적이 몇 번인가 있었다.


누군가를 만나러 온다던가 하는 것이 아니라, 임무의 짬짬이 특훈이라고 칭하며, 누구라 할 것 없이 싸우러 오는 것이다.

상대는 교사건 학생이건 개의치 않고, 게다가 전혀 가감을 하지 않기에, 대부분의 학생이 무서워하고 있었다.


당시 반장이었던 미즈키도 상대를 한 적이 있다.

확실히, 장창에 화둔을 섞은 전투 스타일은 호쾌한 것으로, 거기에 풍둔으로 맞섰던 미즈키를 호무라는 꽤 기뻐하던 모양이었지만 솔직히 즐거운 추억은 아니었다.


미즈키 "그 사나다 선배가 사로잡히다니......"


미즈키는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호무라는 임무 중에 행방불명 되었다고 한다.

그 자세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그 보스르크라는 노예 상인의 이야기로는, 이름도 모르는 떠돌이 노예상인들로부터 호무라를 사들였다고 한다. 

호무라의 화둔의 힘을 무력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저 호무라가 얌전하게 상품으로서 팔릴 리 없다.

그래도 보스르크는 호무라가 대마인이라는 걸 알고 다루기 곤란해, 그대로 노예옥션에 넘겼다.


호무라는 이곳, 요미하라의 '토운(土雲)'이라는 조직에 팔렸고, 이후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즈키 "사나다 선배, 무사했으면 좋겠습니다만......"


별로 좋아하는 선배는 아니었지만, 그것과 이것은 별개다.

어떻게든 구해내야지.


그리하여 이곳에서 동료들과 합류할 예정인데 아직 나오지 않았다.

비는 여전히 계속 내리고 있다.

영원히 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미즈키 "따뜻한 홍차가 마시고 싶다. 아쌈에 우유랑 설탕을 듬뿍 넣어."


무심코 그런 말을 중얼거리고 쌀쌀함에 벌벌 떨고 있으면,


??? "정말 이 비, 음울한 기분이 드는구만."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에게 안겼다.


미즈키 "햐아악!"


이것저것 생각했지만 이곳은 적지.

멍청히 서 있기만 하면 안 된다.


심장이 멎는 줄 알 정도로 놀라, 대마인이라 할 수 없는 소리를 지르자, 그리운 얼굴이 바로 가까이에 있었다.



미즈키 "코, 코우사카 선생님!?"

시즈루 "미안해요. 많이 기다렸니?"


시즈루는 미즈키에게 매달린 채 말했다.

옛날과 변함없는 풍만한 가슴이 미즈키의 등 뒤에서 눌려온다.


미즈키 "아, 아뇨. 지금 막 왔으니까요."

시즈루 "거짓말. 몸이 이렇게 차가운데. 어디선가 둘이서 몸을 따뜻하게 할까?"

미즈키 "에에?"

시즈루 "만나고 싶었어, 미즈키."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더욱 강하게 끌어안고 요염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달콤한 장미 향이 살짝 코를 간지럽혔다.


같은 여자인데도 좀 설레였지만, 미즈키는 냉정하게 되받아쳤다.


미즈키 "코우사카 선생님, 이제 그런 농담은 그만하세요."

시즈루 "아하하, 역시 이제 안 걸리네."


시즈루는 웃으며 몸을 담백하게 떼었다.

오랜만에 만난 옛 애인 같은 분위기, 물론 그런 관계는 아니기에 일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미즈키 "학생 시절에 몇 번이나 당했으니까요. 지금도 학생들한테 그런 과잉 스킨십을 하는 거예요?"


미즈키의 빈정거림에 시즈루는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말한다.


시즈루 "가끔은. 여자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도 대마인에게는 필요한 기술이란다? 호시노 씨는 지금도 잘 못해?"

미즈키 "필요하면. 하지만 좋아하지 않아요."


고지식하게 대답하는 미즈키에게 시즈루는 쿡 웃었다.


시즈루 "여전하네. 그래도 건강해 보여서 기뻐."

미즈키 "저도요. 오랜만입니다. 코우사카 선생님."


미즈키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시즈루 "이제 선생님은 됐어."

미즈키 "아니, 저에게 있어 선생님은 선생님이니까요."

시즈루 "그런 고지식한 면. 변함없네."


미즈키를 바라보는 시즈루의 눈이 과거의 제자를 보는 것이 된다.

미즈키에게도 그리운 은사와의 재회였다.


시즈루 "호시노 씨, 훌륭해. 당신 덕에 사나다 씨의 소식을 잡았어."

미즈키 "사나다 선배는 무사합니까?"

시즈루 "아마도, 아직은 그렇겠지."

미즈키 "......"

시즈루 "일단 아지트로 가자. 오랜만에 온 아이가 한 명 더 기다리고 있어."

미즈키 "에? 누구인가요?"

시즈루 "그건 만났을 때의 즐거움이라는 거야."


시즈루는 옛날, 수업에서 뭔가 서프라이즈를 했을 때와 같은 장난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


아지트는 요미하라 뒷골목에 있는 술집이었다.

미즈키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확실히 오래간만의, 하지만 예상하지 못 했던 상대였다.



무츠호 "안녕, 반장."

미즈키 "야나기 씨?"


야나기 무츠호가 스툴*에서 일어나 가볍게 손을 들었다.

시즈루처럼 부둥켜 안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보면 시즈루 때보다 더 놀랐다.


무츠호 "오랜만이야. 졸업 이후인가."

미즈키 "그렇네요. 오랜만이에요."

무츠호 "편람의 대마인이라는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어. 역시 반장이네."


예전처럼 반장으로 불리는 것에 묘한 부끄러움을 느끼며 답한다.


미즈키 "야나기 씨야말로. 여러 번, 단독 임무를 성공했다던가. 훌륭해요."

무츠호 "뭐, 그럭저럭."


무츠호는 자만하지도, 겸손하지도 않고 아무렇게나 어깨를 으쓱했다.

그 걷잡을 수 없는 모습은 옛날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미즈키와 무츠호는 오차학원의 반 친구였다.

그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학창 시절에는 그다지 깊이 어울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술사 가계의 엘리트인 무츠호는 그 능력 때문에 다른 학생들로부터 두려움을 사고 있었고, 무츠호 본인도 타인을 피하는 듯한 데가 있어서 항상 혼자 있었다.


미즈키는 무츠호와도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같이 공부하거나 놀러 가자고 해도 거절당하는 일이 많아, 아주 가끔 응해주어도 무츠호는 시종일관 아무래도 좋은 것 같은 얼굴로 무리하게 어울려, 곤란했다.

학원을 졸업하고 나서도, 무츠호는 누군가와 팀을 짜거나 하지 않고 단독 임무만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생각이 얼굴에 나온 것일까, 무츠호가 미즈키를 말똥말똥 보고 있었다.


무츠호 "언제나 혼자인 내가 함께라서 놀랍다는 얼굴이네, 반장?"

미즈키 "이, 아뇨. 잘 부탁합니다, 야나기 씨."

무츠호 "나야말로 잘 부탁해."

시즈루 "확실히 두 사람은 투 맨 셀 교내 실기대회에서 한 팀이었지?"


미즈키를 여기에 데려온 시즈루가 문득 생각난 듯이 말했다.


미즈키 "네......그렇습니다......"


미즈키는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무츠호는 얼굴을 약간 찡그렸다.


무츠호 "시즈루 선생님, 갑자기 싫은 일이 생각나게 해주네."

무츠호 "승부에는 이겼지만, 콤비 플레이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고 실격됐어. 그렇지, 반장?"

미즈키 "......예."


지금 생각하면 그 대회는 무츠호와 더 친해질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기회였다.

무츠호가 말한대로, 대실패로 끝난 것이지만.


시즈루 "어머, 그랬나. 그럼 이번에는 잘해주렴."

무츠호 "간단하게 말하네. 뭐, 노력은 할게."

미즈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지만 내심 좀 불안해졌다.

무츠호는 학생 시절과 같이, 일견 소탈한 느낌이지만,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시즈루 "그럼 모두 모인 것 같고, 현재 상황을 설명할게."

시즈루 "우선은 사나다 씨가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되는 적. '토운'에 대해서인데."

시즈루 "요미하라의 일각을 지배하고 있는, 중화연합계의 조직 용문과 동맹하여 노마드와 적대하고 있어."

시즈루 "조직의 규모는 중간 정도지만, 보스인 '거미 귀부인' 카츠라기는 고위 마족인 것 같아."

미즈키 "고위 마족......"

무츠호 "귀부인이라니, 거창한 이명이네."


시즈루 "그래. 하지만 노마드의 대간부에게도 필적할 만한 강력한 존재라는 소문이야."

시즈루 "이름 그대로, 거미의 힘을 가지고 있어, 인간이나 마족의 정기를 흡수해 아름다움이나 힘을 유지한다던가."

시즈루 "사나다 씨도 빨리 구해내지 않으면, 설령 살아 있다고 해도, 정기를 흡수당해 폐인이 되어 있을거야."

미즈키 "그런......"

무츠호 "──그래서, 어떤 작전으로 가는 거야? 이미 생각해 둔 것이 있겠지, 시즈루 선생님?"


무츠호의 물음에 시즈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즈루 "이쪽과는 별도로 이미 요미하라에 잠입해, 다른 아지트에서 대기 중인 부대가 있어."

미즈키 "다른 부대입니까?"

시즈루 "최근 '소문의' 독립유격대야. 그쪽이 정면으로 공격을 가해, 양동작전을 펼치게 되었어."

시즈루 "그 틈에 내가 발견한 뒷문으로 토운의 아지트에 잠입, 사나다 씨를 구출하는 작전이야."

무츠호 "거미 쪽은 어떻게 할 거야? 처치하는 게 좋을까?"


시즈루 "상대방의 강함은 미지수야. 만약 소문이 사실이라면 전투는 피해야겠지."

미즈키 "......그렇군요. 이곳은 거리 전체가 적지 같은 것. 한가로이 싸울 시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즈루 "그런 거지."


시즈루의 플랜에 수긍하는 미즈키를 곁눈질하며, 무츠호는 지긋지긋 하다는 표정을 했다.


무츠호 "그 전투광은 변함없이 귀찮은 존재로군."

무츠호 "혼자 멋대로 죽는다면 몰라도 적에게 사로잡히다니. 당장 자해라도 해주면 편할 텐데."

미즈키 "야나기 씨, 그런 말투는 좋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독설도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무츠호 "무슨 소리야. 반장도 그 녀석에게는 혼쭐이 났잖아."

무츠호 "나는 도망갔지만 반장은 녀석의 놀이에 진지하게 어울리게 됬잖아?"

미즈키 "그랬습니다만......하지만, 같은 대마인이고, 역시 도와주지 않으면."

무츠호 "반장은 여전히 성실하네. 난 그런 바보야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이것도 임무니까. 노력할게."


의욕이 없어 보이는 무츠호에 대해 시즈루가 웃음을 터뜨렸다.


시즈루 "우후후후, 야나기 씨는 후마 군이 걱정되는 거지?"

무츠호 "뭐? 그렇지 않아!"


무츠호가 즉각 부정하다.


미즈키 "후마 군? 분명 독립 유격대의──."

시즈루 "일전에 야나기 씨와 팀을 이룬 적이 있어서."


시즈루는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무츠호를 힐끗 보고 나서,


시즈루 "그렇네......야나기 씨의 애인 후보는 어디 있을까?"

무츠호 "아니라니까! 시즈루 선생님, 자꾸 이상한 소리 하면 용서 안 해!"


무츠호가 정색한다.

이런 태도, 학창 시절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미즈키는 조금 놀라고 말았다.

독립 유격대의 후마 코타로


일전에 오차마을에서 반란을 일으킨 후마 일파의 반란에 참가하지 않았던 후마 당주.

인법을 전혀 사용할 수 없다고도 한다.

아무래도 특이한 인물인 것 같다.


시즈루는 잠시 무츠호를 놀리다가 갑자기 정색하고 말했다.

 

시즈루 "나는 후마 군들을 이끌테니, 당신들이 아지트에 잠입해서 사나다 씨를 구출해 줘."

미즈키 "네? 코우사카 선생님이 저희를 지휘해 주시는 거 아니에요?"


시즈루가 지휘관이라고 생각했던 미즈키는 놀라서 되묻는다.


시즈루 "당신들이라면 괜찮겠지. 맡길게. 대장은 호시노 씨가 해."

미즈키 "에? 제가?"

무츠호 "나는 됐어."


시즈루는 갑자기 미즈키를 대장으로 지명하고, 무츠호도 시원시원하게 그것을 이해했다.

미즈키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미즈키 "하지만 야나기 씨, 저, 본격적인 임무의 대장 경험은 처음이라서, 조금 자신이──."

무츠호 "우리 둘의 연계야 처음도 아니고, 어떻게든 되겠지."

미즈키 "하지만 야나기 씨도 아시겠지만 저는 손속이 물러서......"

무츠호 "아아, 그러고 보니 자주 사쿠라 선생님도 말하더라."

무츠호 "하지만, 나는 위에 서는 타입이 아니고, 반장을 따르겠어."

미즈키 "하, 하지만......"


갑작스러운 일에 아무래도 당황하고 만다.


??? "호시노! 뭐야 그 꼴은!! 네 녀석! 그러고도 대마인이냐!!"

미즈키 "ㄴ, 네!! 죄송합니다!! 우에하라 선생님!!"


갑작스런 호통에 거의 반사적으로 대답하고 나서,


미즈키 "에? 우에하라 선생님?"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그 사람은 그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린 "정말이지. 너는 여전하구나."

미즈키 "오랜만입니다!"


그만 등골이 오싹했다.

전휘(電輝)의 대마인, 우에하라 린.


오차학원의 임시 강사, 야외전 전문의 귀신 교관으로서 미즈키도 호되게 시달린 상대다.


무츠호 "우와~ 귀찮은 사람이 나왔네."


무츠호가 말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일부러 한다.


인 "야나기, 너도 변하지 않은 것 같구나."

무츠호 "인간은 그리 쉽게 변할 수 없어요, 선생님."


린이 무서운 눈으로 힐끗 노려보아도, 무츠호는 어디서 바람이 부냐는 식이다.

옛날부터 그랬다.


시즈루 "말하는 것을 잊었지만, 우에하라 선생님이 서포트역으로서 둘과 함께할 거야."


시즈루가 막 생각난 듯 말했다.

지금까지 일부러 비밀로 했던 것이다.


미즈키 "에? 정말요?"


미즈키는 번쩍 얼굴을 빛내지만,


린 "바보 같은 녀석. 기뻐하지 마라! 너희들이 제대로 할 수만 있다면 안 나올 작정이었던 거다!"

미즈키 "죄송합니다!"


린이 소리를 지르면 학창시절로 돌아가 버린 듯, 반사적으로 목을 움츠리고 만다.


시즈루 "우후후후, 그때는 몰래 두 사람을 서포트할 생각이었지요, 우에하라 선생님."

린 "코우사카, 말하지 않아도 되는 소리는 하지마."


린은 딱 못을 박는다.

시즈루는 "아, 실수." 라는 얼굴로 입가를 손으로 꼭꼭 눌렀다.


린은 미즈키과 무츠호를 똑바로 보았다.


린 "알았나? 나는 어디까지나 서포트다."

인 "너희들을 지휘하지는 않는다. 대장은 호시노, 너다."

인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임명했다. 할 수 있겠지?"

미즈키 "ㅇ, 예!"


아직은 조금 자신없는 자신에게 채찍질 할 생각으로, 미즈키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해서, 미즈키를 리더로, 무츠호와 린 셋이서 팀을 짜게 되었다.


시즈루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럼, 숨은 공에 대해 가르쳐둘까. 뭐, 만약을 위해서야."


시즈루가 그렇게 말을 꺼내고, 보다 상세한 협의가 시작되었다.


***


몇 시간 후, 미즈키, 무츠호, 린 세 사람은 요미하라의 하수도로 잠수하고 있었다.


시즈루의 조사에 의하면, 토운의 아지트에는 이 하수도로 잠입할 수 있다며, 거기까지의 상세한 지도도 받았다.

선두는 미즈키, 그 바로 뒤에 무츠호.

린은 서포터로서 두 사람으로부터 조금 떨어져 따라오고 있다.


지상으로부터의 누수가 비가 되어 내리는 요미하라로부터 한층 더 아래인 하수도다.

그 불결함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갈림길이나 분류도 마구잡이로 되어 있어 지도가 있어도 헤맬 것 같다.


미즈키 "하아......"


그만 한숨을 내쉬자, 비슷한 기분이었는지, 무츠호가 말을 걸어왔다.


무츠호 "냄새가 지독한걸. 반장, 코는 괜찮아?"

미즈키 "괜찮아요."


그렇게 대답했지만, 코는 오래 전부터 마비되어 있었다.


무츠호 "나는 감각이 이상해졌어. 멍청한 선배 덕에 고생이야."

미즈키 "야나기 씨."

무츠호 "네네. 알고 있어. 이제 말하지 않을게."


무츠호는 "반장은 성실하네"라는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미즈키는 목소리를 낮추고 다시 말한다.


미즈키 "아니, 그게 아니라 이 하수도, 마물이 숨어 있다고 하니 가능한 한 조용히 있는 편이 좋습니다."

무츠호 "에에, 마물이란 놈이 있나?"

미즈키 "예전에 이곳을 지나간 부대의 보고서에 쓰여 있었습니다."

미즈키 "마계 와스프와 데블 웜에게 습격당했다는군요."

무츠호 "역시 반장, 사전조사는 만전은 만전을 기했군."

미즈키 "아니, 그런 것은──아."


미즈키는 겸손하게 돌리려다가 문득 무언가를 느끼고 멈춰섰다.


무츠호 "무슨 일이야? 바람으로 놈들의 기척이라도 느꼈어?"


무츠호가 따라오며 물었다.


미즈키 "아니, 그 부대는 야나기 씨의 지인이 있는 독립 유격대였구나, 하고......"

무츠호 "엣? 그렇구나, 흥."


무츠호는 그것만 말하고 허둥지둥 먼저 걷기 시작했다.

분명히 부자연스러운 태도로, 미즈키는 조금 흥미가 생겨, 무츠호 옆에 섰다.


미즈키 "야나기 씨, 후마 씨는 어떤 분이에요?"

무츠호 "어, 어떻냐고 해도. 별로 나와 그 녀석은 아무 사이도 아니야."


먼저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었는데, 갑자기 강한 어조로 그렇게 돌아왔다.


미즈키 "에?"

무츠호 "뭐야?"

미즈키 "아니, 저는 당주인데, 후마의 반란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해서, 어떤 사람일까─하는 생각 뿐이었는데요."


그만 뺨이 풀어져 버리다.


미즈키 "딱히 야나기 씨와의 관계를 물은 것은......우후후."

무츠호 "아......"


무츠호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

놓치면 안돼, 미즈키는 그쪽으로 돌아간다.


미즈키 "네? 아무것도 아니든 무엇이든, 야나기 씨에게 있어서 후마 씨는 그런 사람인 건가요?"

무츠호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반장!"


엄청 당황스러워 한다.

이런 무츠호는 본 적이 없다.


미즈키 "옛날의 야나기 씨라고는 조금도 믿을 수 없어요."

미즈키 "후마 씨, 어떤 사람일까? 저, 흥미가 생겼어요!!"

무츠호 "별 거 아니야! 반장, 이상한 착각은 그만둬!"

미즈키 "하지만 야나기 씨가 좋아하게 되다니, 상당히 괜찮은 사람인 거죠? 게다가 연하에요! 연하!!"

무츠호 "조, 좋아한다니 난 아무 말도 안했어! 연하도 관계없어!"

미즈키 "에~~ 하지만, 야나기 씨가 그렇게 반응한다는 것은 역시-──."

무츠호 "역시라니, 뭐야. 반장 적당히──."


퍽! 퍽!


미즈키 "아야!"

무츠호 "아팟!"


갑자기 두 사람의 머리에 주먹이 날아왔다.

둘 다 나란히 머리를 감싼다.

어느새 접근해 온 우에하라 선생님의 짓이다.


린 "너희들, 소풍이라도 온 거냐?"


가차없는 일격.

옛날 그대로다.


미즈키 "죄송합니다."

무츠호 "오랜만에 먹어봤어, 이 주먹."


방심하고 있었는지, 무츠호도 울먹이며, 조금 원망스러운 듯 미즈키를 본다.


미즈키 "미안해요, 야나기 씨. 지금은 임무 중이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맙시다."

무츠호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어."

린 "이미 늦었다. 소란을 듣고 마물이 다가왔으니."

미즈키 "에?"

무츠호 "아, 진짜다."


멀리서 붕붕 날개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과 함께 주르륵, 뭔가 거대한 것이 기어오는 듯한 소리도 울리고 있다.


린 "후우......앞날이 걱정이군."


린이 한숨을 쉬며 중얼거린 직후, 하수도 안쪽에서 소리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계 와스프 "──."

데블 웜 "GRUUUUUUUU!!!!!"


마계 와스프와 데블 웜.

보고서에 있었던 대로의 마물이었다.


***


마계 와스프 "딱딱!"


인간만큼 거대한 벌 괴물, 마계 와스프가 무리를 지어 용맹스럽게 이를 울리며 일제히 덤벼든다.


데블웜 "GRUUUUUUUU!!!!!"


그 뒤에는 데블웜이 직경 2미터, 전장 20미터는 되는 거구를 탐욕스럽게 틀고 있다.


미즈키 "수가 좀 많네요."

무츠호 "아무렇지 않아. 나는 저 지렁이를 잡겠어. 벌들은 반장에게 부탁할게."

미즈키 "야, 야나기 씨!"


미즈키가 지시를 내리는 것보다 빨리 무츠호가 가장 먼저 적의 무리에 뛰어들었다.

학창 시절보다 한층 유려함을 더한 야나기 일족 특유의 부드러운 체술로 마계 와스프 무리를 교묘히 피하고, 순식간에 데블 웜에 접근해 손등의 독침으로 찌른다.


무츠호 "내 독이나 처먹어라!!"

데블웜 'GRUUUU!!!'


데블 웜이 화려하게 몸부림치고 있다.

실전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무츠호의 독의 강도는 정평이 나 있다.


이대로 맡길 수밖에 없다며 미즈키는 다가오는 마계 와스프를 상대로 부채를 폈다.

가능하면 진공의 날로 일망타진하고 싶지만, 이 좁은 하수도에서는 저쪽에 있는 무츠호에게까지 상처를 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미즈키 "풍둔·기류난무!!"


내리친 부채에서 돌풍이 일어났다.

그것은 한순간에 마계 와스프 무리에 도달해, 그 중심에서 토네이도가 되었다.


마계 와스프 "──!!?"


소용돌이치는 대기 속에서 마계 와스프는 날개를 뜯기고, 하수도의 벽에 내동댕이 쳐지며 무너져 간다.


미즈키 "안돼, 아직 남아 있습니다!"


무츠호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위력을 가감했기 때문에 전부 쓰러뜨리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동료가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새로운 마계 와스프의 날개 소리가 들려온다.


무츠호도 데블 웜 상대로 예상외로 고전하고 있었다.


무츠호 "뭐야, 이녀석!? 독이 몸에 돌지 않는다고!? 이래서 하등생물은!!"

미즈키 "야나기 씨, 양동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서둘러야 해요!"

무츠호 "알아! 근데 이 녀석, 혈액 순환이 안 좋은가 봐! 빨리 좀 죽어!!"


무츠호는 정색을 하고, 몇 번이나 독침을 찌르고 있다.


데블웜 GRUU!!!!! GRUUUUU!!!!!"


데블 웜은 그때마다 심하게 꿈틀 거리지만 독에 걸려 죽는 데는 이르지 못한다.


미즈키 (여기서 시간을 잡아먹을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미즈키가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순간, 린이 덤벼든다.


린 "야나기!! 물러서라! 내가 한다!! 호시노는 열풍상(烈風翔)을 준비해라! 단번에 뚫는다!"

미즈키 "엣!? 네, 알겠습니다!!"


그 망설임 없는 말에 미즈키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무츠호 "싫어요. 이런 녀석 쯤, 내가──엣?"


반대로 무츠호는 항거하려 하였으나,


린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악!!"


린은 두 사람의 대답 따위는 기다리지 않고, 뇌둔의 힘을 발동시키고 있었다.

전휘電輝라는 이명대로, 린의 몸을 달리는 전기가 빛난다.


무츠호 "잠깐, 문답무용!?"


무츠호가 후다닥 데블 웜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것이 보였다.


인 "뇌둔·강뢰!"


린이 내리친 천둥이 데블 웜의 온몸을 꿰뚫는다.


데블 웜 "GRUUUU!!!!!!?"


데블웜은 무츠호의 독 이상으로 괴로운 듯이 뒹굴다.

그러고보니 미즈키도 생각해낸다.

독립 유격대도 전둔으로 데블웜의 감각기관을 교란함으로서 궁지를 돌파한 것이다.


보고서를 읽고 있었는데 지금껏, 린의 인법을 쓴다는 것을 생각해 내지 못했다.

그러나 반성하는 것은 나중 일이다.


미즈키 "갑니다!! 열풍상!!"


미즈키도 바람의 힘을 풀어냈다.

토네이도에 의해서 자신이나 아군을 날려, 고속이동을 실시하는 인법이다.


미즈키은 토네이도를 타고, 자신과 린을 함께 날리며,


미즈키 "야나기 씨, 잡으세요!!"


손을 펴고


무츠호 "앗!!"


무츠호의 손을 꼭 잡고, 마계 와스프와 데블 웜을 무시하고 하수도를 단숨에 날려갔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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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툴 : 등받이가 없는 1인용 의자.


결전 아레나에서도, 알마인에서도

호무라 떡씬은 붙잡혀 능욕당하는 거던데.


이 녀석 한두 번 잡혀본 게 아닐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