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끝자락인 어느 날.


학생 대마인·시미즈 칸나는 오차마을과 이웃한 마에사키 시에 와 있었다.


이웃이라 해도 깡촌인 오차에서 마에사키 시까지 전철로 몇 시간 정도 걸린다.


그런 장시간의 이동도 마다하지 않고, 칸나는 최근, 거의 매일 마에사키 시를 방문하고 있다.


마에사키 시의 『여름축제 응원 걸(Girl)』 일을 하기 위해서다.


마에사키 시에서는 매년 이맘때 봉오도리(盆踊り)를 메인으로 한 대규모 여름 축제가 열린다.


그것을 거리와 SNS에서 어필하거나 축제 당일 봉오도리 이벤트의 사회를 맡는 것이 여름축제 응원 걸의 주요 업무다.


칸나는 여름축제 실행위원회 사무실로 걸어간다.


그녀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작은 체형에 비해 너무나 큰 가슴에 조금 콤플렉스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성실하고 잘 보살펴 주는 성격이며, 또 대마인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도 남달리 강해, 수줍음이나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응원 걸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행위원회 사무실로 들어서자, 칸나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는 사무실 안이 온통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숨 막히는 비린내.


검붉게 물든 방 곳곳에 걸쭉한 고형물이 널려 있다.


바닥 뿐만 아니라 벽이나 천장에도 검붉은 무언가가 달라붙어 있다.


어떤 생물의 피와 내장──칸나는 곧장 그렇게 헤아렸다.


늦여름의 더위도 잊을 듯 섬뜩한 광경.


그리고, 그런 사무소 내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칸나가 축제 당일 입을 예정인 유카타.


그 유카타에는, 「유카타의 소녀를 맞이하러 오겠다. 축제의 오니」라고, 생물의 피 같은 액체로 거칠게 쓰여져 있었다.


…………


오차 마을.


이나게야의 주인 이나게 나츠는 아사기를 통해 호마레 나오, 시시무라 코로, 이즈모 츠루 3인방을 불러냈다.


이나게야에는 칸나가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


나츠가 3인방을 불러낸 건 칸나가 휘말린 일과 관련해서 3인방에게 부탁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축제의 오니.


그것은 백목귀(百目鬼)라는 악귀로, 수십 년 전 백 명의 대마인을 잡아먹은 악귀라고 한다.


30년 전, 나츠는 백목귀를 격퇴했으나, 숨통을 끊어놓지는 못했다. 대마인 백 명을 잡아먹은 백목귀는 비정상적인 힘과 생명력을 손에 넣어, 천하의 나츠라도 완전히 끝장낼 수 없던 것이다.


놈은 용의주도한 성격이라 대마인이 우글거리고 있으면 경계하며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소수 정예로 맞설 필요가 있다. 그걸 위해 3인방을 부른 것이다.


나츠가 말하길 백목귀는 이미 축제 관계자로 둔갑해 잠입해 있을 것이라고 한다.


놈은 축제만큼이나 강한 마력을 지닌 소녀를 잡아먹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체내에 대마입자를 품은 대마인 소녀가 자주 습격받고는 했다.




그리하여 축제 당일. 나오와 코로는 칸나와 함께 피에 물든 유카타를 보았다는 축제 관계자 '타나하시'를 감시, 나츠와 츠루는 표적이 된 칸나를 은밀하게 호위한다.


하지만, 알고 보니 타나하시는 대마인들을 분단시키기 위한 미끼였다.


축제의 북 소리는 드높아지고, 갑자기 깔리는 안개.



그 너머에서 백목귀가 나왔다. 놈의 진짜 표적은 칸나가 아닌 나츠였다.


30년 전, 굴욕적인 패배를 맛본 백목귀는 이계에 몸을 숨겨 상처를 회복하면서 복수의 칼날을 갈아온 것이다.


백목귀는 몸에 달린 수많은 "눈"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꿰뚫어 봐 그에 대응할 수 있다. 심지어 10년 간 마력을 주입해 온 북을 두드려 불길을 일으키고 환각마저 보여준다.


전보다 강해진 백목귀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칸나, 나츠, 츠루.


그러나 백목귀의 인식 범위 밖에서 날아온 나오의 저격에 북을 잃고, 광둔의 눈뽕에 수많은 "눈"이 그 기능을 못하는 사이.


대마인들의 반격에 결국 쓰러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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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차마을에서 진행되는 여름축제의 불꽃놀이.


츠루는 후붕이의 메이드로서가 아닌, 이즈모 츠루로서 친구들과 함께 가겠다고 한다.


후붕이는 츠루가 옛날만큼 후붕이의 주변에 날선 태도를 보이지 않게 된 걸 다행으로 여기는 한편, 어쩐지 츠루의 관심이 제게서 멀어진 것 같다는 복잡한 심정을 품으면서 츠루를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