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킹덤의 뒷골목



??? : .....

??? : .........


그림자에 숨어있던 한마리의 여우아가씨가 조금 앞을 걸어가는 세 사람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 : 어떻게해서든 은혜갚기를 할거니까...


세사람이란, 키가 큰 금발의 여성 대마인과 푸른 롱헤어의 대마인, 그리고 두 사람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을 걷고 있는 남자 대마인

기척을 눈치챈 것인지, 남자가 슬쩍 뒤를 돌아보자 여우아가씨는 황급히 그림자로 숨어들었다.


??? : !!지금 눈치챈걸까, 괜찮으...려나?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밀어 상태를 살피고는 또 다시 몰래 뒤를 따라간다.

어쩨서 이런 짓을 하고 있는가하면, 그것은 몇시간 전ㅡ




도쿄킹덤에 있는 어떤 주점

나는 두 사람의 선배와 함께 어떤 임무의 협력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임무는 가면의 대마인에게서의 의뢰.

아무래도 도난당한 병기의 시제작품을 회수해주었으면 하는 듯했다.

자세한 작전은 이 주점에서 만날 협력자에게서 듣기로 되어 있었으나 그게 참.


나 : (추워...얼어죽겠어)


주점은 열기에 넘치고 있는데도 나는 지독한 추위에 떨고 있었다.

그 이유는 이 두 사람의 선배다.




히무로 카렌 : 도대체 아무리그래도 그 노출은 파렴치라고 몇번을 말해야


오니사키 키라라 : 그러니까! 이게 아니면 냉기가 뭉쳐서 움직이기 힘들다구! 몇번을 말해야 알겠어!


친숙한 오니사키 키라라 선배,

와 다투고 있는 것은 이번에 함께 임무를 맡게 된 히무로 카렌선배다.

규칙과 풍기에 엄격한 상급생으로 키라라 선배와 같은 빙둔의 술 사용자이기도 했다.

아니, 키라라선배의 냉기를 조종하는 힘은 귀신족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실제로는 인법과는 별개의 것이지만.

당사자가 그다지 언급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도 있고, 키라라 선배가 빙둔술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오챠 안에서도 많다.

어쨌든, 두 사람 모두 오챠학원 유수의 빙술사.

하지만 사이가 좋냐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뭐...보시는 대로의 참상이다.


나 : (히무로선배는 풍기에 관해서는 정말 엄격하니까...)

나 : (반면 키라라 선배는...별로 풍기가 느슨한 건 아니지만 이런 느낌이니까...)


키라라선배의 노출도 높은 대마인슈츠는 히무로선배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인듯했다.

키라라선배도 이것을 입는 것은 [냉기가 뭉친다]라는 이유가 있기에 두 사람 다 양보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그런 두 사람의 분노는 냉기로 바뀌어서, 사이에 끼인 내 몸을 뿌리부터 얼리고 있었다.


카렌 : 애초에 당신, 최근에 묘하게 후우마군과 사이좋아 보이지 않아?

카렌 : 학생의 신분으로 후배를 유혹하려고 생각하고 있는건 아니겠지


키라라 : 뭐!? 그런거 아니라고!

키라라 : 그야, 후우마는 생각보단 대장으로서는 우수하니까? 신뢰는 하고 있지만...


카렌 : 어떨려나. 그런 모습으로 불순한 기분이 1밀리도 없다고는 말 못하겠지?


키라라 : 하아아아!? 그러니까 이 옷은 그런게 아니라...!!!


나 : 저기ㅡ, 선배분들. 지금 임무중이니 조금만 참아주시지 않겠어요...


나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내었다.

두 사람과 함께 도쿄킹덤에 온 것까지는 좋았으나,

오챠를 나와서 계속 이 느낌이었다.

이대로는 임무가 시작하기 전에 전신에 동상이 걸릴 것 같았다.

하지만 선배들은 그런 나는 신경쓰지 않고 뗘들썩하게 말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나 : (하아...)


차라리 모포라도 빌릴 수 있을까, 내가 주변을 살펴보자


??? : 얼버무리지 말라고 이 녀석!


뭔가 주점의 구석진 곳이 시끄러웠다.

보아하니 오크들이 여러명, 누군가를 에워싸고 있는 듯 했다.


나 : (뭐야 저건...?)


살짝 눈을 가늘게 떠보니 오크의 무리 안에 여우로 보이는 꼬리와 귀가 보였다.




여우 수인 : 그만해!


오크 형님 : 헤헹, 수왕회의 녀석이 이쪽 구역에 당당하게 마시러 올줄이야, 간이 배밖으로 나왔군.


여우 수인 : 그러니까 그런거 모른다고ㅡ!


오크 아우 : 형님, 이 녀석 정말 수왕회와는 무관계인게?


오크형님 : 뭐, 따뜻해보이는 푹신푹신 수인이라면 어찌됐든 상관없지만


오크 아우 : 그건 그렇네, 이 녀석 약해보이고 케케


여우 수인 : 뭐, 뭐냐고! 내가 진심을 내면 너희들따위 납짝깡통 신세니까말야!


오크 형님 : 호오? 그럼 얼른 진심을 내보라고


여우 수인 : 그, 그건....


오크 아우 : 역시 허풍이잖아. 귀엽네 하하하하




오크들이 캬하하하하며 웃음소리를 내었다.

모든 대화가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수인이 일방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듯 했다.

그 소리는 주점안에 울려펴지고 있었으나 관계되고 싶지 않은것인지 익숙한 것인지 주변의 손님과 점원도

특별히 개입하려는 느낌은 없었다.


나 : 마족끼리의 다툼같네요. 지금은 신경쓸 여유가 없겠네요.


돕고 싶은 기분은 있으나 지금은 임무가 최우선이다.

게다가 이 장소에서 대마인인 것을 들키는 것은 여러모로 귀찮아진다.


카렌 : 무슨 말하는 거야? 무리지어서 무방비의 아이를 괴롭히다니, 못본척할리가 없잖아.


키라라 : 동감이야! 후우마, 도우러 가자!


나 : 에엣, 키라라선배까지!


조금전까지의 싸움은 어디에 갔는지 완전히 의견이 일치한 선배들은

내가 말릴 틈도 없이 오크들의 앞으로 뛰어들었다.


카렌 : 당신들, 약한 사람 괴롭히는 건 그만두라고!


오크 형님 : 오ㅡ,뭐냐 예쁜이들? 접대라도 해주려고?


키라라 : 하?


오크들의 얄보는 태도에 선배들을 둘러싼 공기가 문자그대로 얼어붙었다.


카렌 : 대마인 히무로 카렌. 그 아이를 내버려두지 않는다면 처벌하겠어


키라라 : 마찬가지로 대마인 오니사키 키라라야. 얼어붙고 싶으면 덤비라고.


거대한 체구의 오크들에게서 한발짜국도 물러서지 않은 채 선배들은 당당히 이름을 밝혔다.


나 : 아챠ㅡ, 이름은 벌써 밝혀버렸고...


오크 아우 : 대마인이라고? 이 녀석들 대마인같네요 형님.


오크 형님 : 흥, 변태같이 입어서 창부라고 생각.....


퍽. 찌직.


그 말을 끝맺지도 못한 오크들에게 분노의 얼음이 덮쳤다.

승부는 눈 깜빡할 사이에 종료됐다.


키라라 : 실례에도 정도가 있다구!


카렌 : 당신이 그런 꼴을 하고 있으니까 창부따위란 소리를 듣는거야


키라라 : 내 탓으로 할 생각이야!?


서로 의기투합한 것은 한순간인듯 했다.

다시 싸움을 시작한 선배들을 옆으로 슬쩍 보고는,

나는 오크들에게 당하고 있던 여우아가씨에게 말을 걸었다.


나 : 괜찮아?


여우 수인 : 고, 고마워.....


나 : 어째서 괴롭힘 당하고 있었던거야? 저 녀석들이랑 아는 사이?


여우 수인 : 아냐! 뭔가, [수왕회의 녀석인가] 라고 말하다니 갑자기 얽혀들었어.


나 : (수왕회.....웨어 울프 하이로 이치타로의 조직인가)


수왕회는 이전에 싸운 이후로, 뭔가 인연이 생긴 원 용문계열 약소 야쿠자 조직이었으나,

그 넘치는 인정과 파워로 인망을 모아서 언젠가부터 큰 조직으로 성장해 수왕회로 개명한 듯 했다.

ㅡ라고 헤비코가 말해줬다.

하이로는 그런 중요한 정보를 어째서인지 내가 아니고 헤비코에게 곧바로 연락을 해온다. 뭐 상관없지만.


여우 수인 : 그것보다 도움에 대한 감사를 하게 해줘!

여우 수인 : 아, 내 소개를 안 했네. 나는 브리짓. 원래 마계의 빙설지대에 살고 있었는데...


나 : 신경쓰지마. 이쪽이 마음대로 도왔을 뿐이야. 이 주변은 싸움이 많으니 얼른 도망치는 쪽이 좋아.


대마인이라고 밝힌 덕분에 이미 주변의 시선을 모아버렸다.

계속해서 이쪽을 신경쓰다간 또 다시 트러블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었었다.

나는 반쯤은 강제적으로 여우 수인을 떨쳐내고는 자리에 돌아가기 위해 뒤돌아섰다.

그러자,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으나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보이쉬한 은발의 여성이 서있었다.


여성 : 어이, 보고 있었다고. 갑자기 날뛰지말아줘. 당신들이 마담이 말한 협력자?


나는 순간 놀랬으나 가면의 대마인에게서 들은 협력자의 특징이 그녀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에 생각이 다달았다.


나 : 그래. 당신이 아이린 월트인가.




아이린 : 아아, 마담에게서 이야기는 들었어.


아이린은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채로 우리들 세 사람을 흘낏 쳐다보고는,


아이린 : 대마인인가...


라고 중얼거리고는 자리에 앉았다.

변함없이 손은 호주머니 속에 넣은채로.


아이린 : 그런 꼴로 도쿄킹덤까지 오다니, 뭐 자신감은 충분한것 같네.


나 : 그런 당신은? 미연의 관계자인건가?


아이린 : 아니...뭐, 실질적으로는 그렇게 되려나

아이린 : 나는 전투해커다. 적을 제압하고 데이터를 회수하는, 그런 느낌의 일.

아이린 : 일단 프리랜서지만, 뭐 실직적으로 DSO의 전속협력자다. 그 쪽이 편리하다구. 서로가.


나 : 흠...


호주머니에 꽂힌 채로 나오려 하지 않는 손을 바라보면서 듣고 있자 아이린은 그것을 눈치채고 얼굴을 찌푸렸다.


아이린 : 뭘 멍하게 있는거야. 이야기를 진행하자고. 어이 앉아. 그쪽의 두 사람도.


우리들은 아이린의 앞에 앉아 유도하는 대로 얼굴을 맞댔다.


아이린 : 당신들도 마담에게서 들었을거라 생각하지만 다시 한번 작전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나 : 의뢰내용은 분명히......


미연용으로 병기의 개발을 진행하던 기업의 연구시설에서 신형병기의 시제작품이 도난당했다.

미연에게서의 의뢰로 만들어진 병기의 부품이 도난당한 것을 외부에 알려지면 거래입장상 대단히 껄끄러워진다.

그래서 기업의 책임자는 예전부터 알고 있던 가면의 대마인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렇다고 해도 가면의 대마인도 입장상 직접 움직이는건은 불가능ㅡ 관계자가 아닌 우리들에게 의뢰가 돌아온 것이었다.


나 : ...라는 이야기였지


아이린 : 아아


나 : 훔쳐갔다는 건 누구인거야?


아이린 : 해안지대에 둥지를 튼 갱조직이다. 오강 중 하나인 "사무라이"의 하부조직에 해당하지.


나 : 사무라이...분명 노마드계열의 조직이었지.


혼돈이 극한을 달리는 도쿄킹덤이지만 최근에는 "오강"이라고 불리는 신세력들이 대두하고 있다.

사무라이도 그 중 하나. 닐센이라고 불리는 마족이 이끄는 노마드계열 조직으로 카이자가 도쿄킹덤에 지반을 다질 때

협력한 조직이라는 말도 있었다.


나 : 오강의 멤버는 크라프 페르소나와 수왕회, 그리고 귀부중과 사무라이, 그리고 카이자닌자군인가...)


아이린 : 어이, 듣고 있어?


나 : 아, 아아


아이린 : 뭐 부품이라고 해도 쓸만한 것이 못 되는 불량품에, 말하자면 쓰레기다.

아이린 : 그래서 열쇠도 잠그지 않은 창고안에 휙휙 했다고 하네. 도난당했다기보다는 주워갔다고 하는 편이 맞을지도.

아이린 : 문제는 그 쓰레기에 방대한 테스트 데이터가 남겨진 채란 점이다.

아이린 : 그 녀석을 해석했다간 미연용의 테스트 내용, 과거의 테스트 결과가 그대로 알려져버려.

아이린 : 하급 갱조직이니 그걸 목적으로 훔쳤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되팔린다던지 그대로 노마드의 손에라도 들어갔다간 어떻게 될지...


나 : 과연. 그 전에 회수하고 싶다고.


아이린 : 아아, 그런것을 무방비하게 내버려뒀다는 사실이 "발주자" 에게 들키기 전에 말이지.

아이린 : 그래서, 구체적인 작전이지만 당신들에게는 양동작전을 맡기고 싶어.

아이린 : 병기의 장소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쳐뒀어. 소란을 피워준다면 그 사이에 내가 착착 하고 데이터를 지울거야.


나 : 알겠어.


나는 아이린이 단말에서 꺼낸 지도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키라라 : 과연, 한바탕 날뛰면 되는거네!


카렌 : 그럼 곧바로 실행에 옮기자.


작전을 확인한 우리들은 일어서서 주점의 출구로 향했다.


브리짓 : 앗, 저기저기, 기다려!


나 : 뭐야 너 아직 있었던거야. 위험하니까 얼른 돌아가라고 했잖아.


브리짓 : 은인을 두고 그대로 돌아간다니 그런 의리없는 짓은 할 수 없다구. 역시 감사를 하게 해줘.

브리짓 : 그래, 나도 같이 가게 해줘! 뭔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니까!


나 : 괜찮아 괜찮다니까.


카렌 : 신경쓰지마


키라라 : 맞아맞아, 우리들도 좋은 준비운동이 되었으니까!


우리들은 반쯤 강제적으로 브리짓을 뿌리치고는 도쿄킹덤의 대로로 걸어갔다.


브리짓 : 앗...

브리짓 : 아니...포기하지 않을거야.


그리고 30분정도 뒤.

아이린과는 별도의 행동을 하기 위해 일단 헤어진 후 양동작전의 장소로 향하는 우리들이었지만.


카렌 : 따라오고 있네.


나 : 따라오고 있네요.


계속 뒤를 밟히고 있었다.

적은 아니었다.

좀 전의 수인아가씨 브리짓이었다.


나 : 으ㅡ음....


미행에는 익숙하지 않은지 기척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하고,

뒤를 돌아보면 확 하고 그림자안에 숨지만 전부 숨기지 못한 푹신푹신 꼬리와 귀는 보여버리는 참상이었다.


카렌 : 악의는 없어보이지만...어쩔래? 후우마.


키라라 : 이대로 따라와서 양동작전에 휘말리기라도 하면 불쌍할 것 같아.


나 : 확실히...


일반인(?)을 휘말리게 하는건 역시 맞지 않는 일이고, 그걸로 인해 임무에 실패라도 했다간 대책이 서지 않는다.


나 : 저 낌세로는 미행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 같네요. 적당히 골목을 달려서 뿌리치지요.


카렌 : 알겠어.


내 신호와 함께 키라라선배, 카렌선배는 옆에 있는 좁은 골목으로 뛰어들었다.


키라라 : 후우ㅡ, 제법 달렸네.


카렌 : 이 정도면 떨쳐냈으려나.


빌딩 사이를 달리는 틈새와 같은 좁은 골목길을 몇변이고 돌아서 나온 우리들.

혹시나 해서 뒤를 돌아보았으나 이젠 정말로 브리짓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나 : 이제 괜찮은 것 같네요. 그럼 이번에야말로 목적지로...


조금이지만 시간을 잃어버렸다.

우리들이 한숨을 쉴 틈도 없이 양동장소로 달려나가려고 하자ㅡ




브리짓 : 앗.


이번엔 어째서인지 정면에서 브리짓이 나타나 샥하며 모습을 숨겼다.


나 : ......


키라라 : 제법 진심으로 달렸는데도 잘도 따라왔네.


카렌 : 은혜를 느꼈다는 건 고맙지만 기왕 도와준 것이 다시 위험한 임무에 휘말리게 되면 본말전도야.


이대로는 뿌리친다고해도 다시 나타나겠지.


나 : 어쩔 수 없네. 확실히 말해 둘까요.


나는 꼬리와 귀가 슬찍슬쩍 보이는 간판의 방향을 향해 크게 숨을 들이켰다.


나 : 어ㅡ이, 브리짓

나 : 미안하지만 우리들은 임무중이라서, 따라오면 곤란해. 포기하고 돌아가주지 않을래


브리짓 : ......!


간판에서 보이는 귀가 빳빳하게 섰다고 생각했더니 흐늘거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브리짓 : ......


조금의 침묵 후 브리짓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생각하자,

어깨를 내린 채 터벅터벅 어딘가로 떠나갔다.


키라라 : 조금 불쌍해보일지도.


카렌 : 휘말리게 할 수도 없으니.


키라라 : 그건 그렇지만...


카렌 : 자, 서두르자. 그 아이 덕분에 예정보다 제법 늦어져버렸으니.


그렇게 말하며 시계를 보자 아이린이 병기가 있는 장소에 잠입할 예정의 시간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나 : 그렇네요. 양동장소는 근처에요. 서두르지요.




.......


브리짓 : 아ㅡ아....

브리짓 : 은혜를 갚고 싶었는데...하지만 폐를 끼친다면 어쩔 수 없네...


저렇게까지 확실히 말하는데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브리짓 : 은혜갚기라고 해도 특별히 뭘할지 생각해둔 건 아니니...


브리짓은 마족이지만 아무리봐도 저 세사람쪽이 강해보이고 미행마저도 눈치채여버렸다.


브리짓 : 내가 할 수 있었것이라고 해도 여우불을 날리는 정도...인가.

브리짓 : 여우불...


브리짓의 손에서 퐁하고 작은 불꽃이 출현했다.


브리짓 : 으ㅡ응, 여우불을 두는것 정도라면 괜찮겠지.


브리짓은 그 여우불을 세사람이 향한 장소로 날리고는 아쉬운 듯이 그곳에 서있었다.




나 : 어떻게 맞춰 도착했네요. 여기가 우리들이 양동작전을 실행할 장소입니다.


아이린과의 약속시간도 아슬아슬.


우리들의 예정장소, 갱들의 거점에서 조금 뒤편의 자재창고에 도착했다.


키라라 : 자, 화려하게 날뛰자구!


키라라 선배는 팔을 휙휙 돌리며 지금이라도 뛰어들 것처럼 보였다.


카렌 : 기다려. 묘하게 조용하지 않아?


카렌선배의 말대로 자재창고는 벌레소리도 들리지 않을정도의 고요함에 잠겨있었다.


키라라 : 그러니까 양동으로 적을 모으자는거 아냐. 처음부터 경계당하는쪽이 문제잖아. 그렇지, 후우마.


카렌 : 무슨 말하는거야. 이런때일수록 만약을 대비해 상황을 지켜보는 것. 그렇지, 후우마


나 : 엣, 아니...


두 사람의 선배에게 추궁당하자 또 다시 내 주변의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 : (어느쪽이 하는 말도 일리는 있지만...)


너무 조용하다고 말하니 그런 느낌도 들지만 애초에 한밤중의 자재창고는 그런 게 아닐까.

우리들은 벌레소리도 시끄러울정도의, 오챠의 가을밤에도 익숙해져있으니 너무 조용하다고 생각해버리는것일 수도 있었다.


나 : (응, 여기는 키라라선배의 말대로 양동을 행하는 쪽이...)


라고 고민하며 자재창고쪽을 바라보니 퐁하고 뭔가가 시야의 구석에 빛나는 것이 보였다.


나 : (뭐지? 불덩이...? 심령현상인가? ㅡ아니아니)


아무리그래도 심령현상일리가 없었다. 멀리있는 차의 불빛이 반사되고 있는건가? 라고 생각하며 계속 불덩이를 눈으로 쫓았다.


나 : (응?)


무엇인가 위화감을 느꼈다.

불덩이 그 자체가 아닌 그 주변의 공간이었다.

불덩이는 약하게 불빛을 뿌리며 주위의 다른 장소를 밝히고 있었으나

그 빛의 발밑 극히 일부분에 부자연스러운 그림자자국이 있는 것이었다.


나 : (이건ㅡ이 그림자는)


일순간 그 위화감이 위기감으로 바뀌었다.


나 : 선배들! 조심하세요! 그 주변에 광학미채를 입은 녀석이 있어요!


나는 다급하게 외쳤다.


키라라 : 광학미채!?


카렌 : 뭐라고!?


과연 선배들.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전투태세에 들어가 내가 손가락으로 가르킨 방향을 향했다.

광학미채는 주변의 배경에 녹아들지만 그림자까지는 바꿀 수 없어 어렴풋이 위화감이 들게 해버린다.

평소대로라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지만 그 주변에 빛을 비춘다면 얼버무릴 수 없다.


??? : 제길, 눈치채버렸어!?


??? : 뭐냐 이 불빛은!?


예상대로 어둠속에서 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하자 몇명인가 갱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나타났다.

총을 이쪽으로 향해서ㅡ


갱 : 끄악!


하지만 선수를 친 것은 이쪽이었다.

방아쇠를 당기는 것보다 빠르게 뛰어든 선배들의 발차기가 그들의 뒤통수에 작렬했다.

갱들은 억 소리도 내지 못하고 기절해, 지면에 쓰러졌다.




키라라 : 어째서 말단 갱들이 광학미채같은걸 가지고 있는거야!?


나 : 아마 저것도 훔친게 아닐까요.


카렌 : 후우마군, 잘도 눈치챘네.


나 : 아니, 뭔가 묘한 불빛이 날아와서 신경이 쓰여 바라봤더니...


카렌 : 묘한 불빛?


그게 없었다면 나 역시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었다.

나는 좀 전의 불덩이를 찾았지만 이미 어디에도 그 모습은 없었다.


나 : (뭐였던거지?)


키라라 : 그래도 이건 매복당했다는 건가? 그 아이린이라는 여자에게 배신당한건가.


나 : 알 수 없어요. 일단 이 곳은 위험ㅡ


아이린 : 너희들! 얼른 퇴각해! 여긴 위험해!


나 : 아이린!?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라는 것인가.

다른 장소에서 데이터를 회수할 예정이었던 아이린이 혈색을 바꾸고 달려왔다.


나 : 이건 무슨 일이지?


아이린 : 계산에서 벗어났어. 대마인들이 이쪽을 향하고 있다고 적들에게 통지가 있었던 모양이야.

아이린 : 앞서서 경비가 굳어버렸고 우리가 노리던 시제작품도...


쿠웅.


??? : 하하하! 이 크고 아름다운 병기를 훔치러 쥐새끼들이 찾아온 모양이군!


아이린의 말을 끊고 거대한 발이 우리들의 눈앞에 섰다.


나 : 뭐야!? 미연의 강화외골격!? ㅡ아니, 그렇다고 하기엔


어딘가 언밸런스한 모양새. 파츠의 색도 엉망진창으로 군데군데 더렵혀져있거나 부서져있고,

뭐랄까, 무리하게 조립한듯한 고물같은 느낌이 있었다.


??? : 뭐냐? 이 멋짐을 눈 앞에 두니 말도 안 나오는건가!?


아이린 : 또 한 가지 계산미스다.

아이린 : 시제작품은 데이터가 유출당하지는 않았지만 적 병기의 메인파츠로 이용되고 있었어!


나 : 그게 이 녀석인가!


??? : 헤헤헤, 드디어 이 녀석으로 날뛸 찬스가 온건가! 이 개조머신 발렛트레인호로 말이지!


병기의 스피커에서 갈라진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갱 중에 하나가 타고 있는 듯했다.


키라라 : 어째서 갱 녀석들이 저런걸 만들수 있는거야!?


갱1 : 그건 우리들의 원래 요미하라에서 "염왕"의 수리를 맡고 있었으니까 말이지!


키라라선배의 의무엔 답하듯이 갱들의 원군이 나타나 우리들을 둘러쌌다.


갱2 : 앗! 나도 저거 타보고 싶었는데!


조종석의 갱 : 헤헤헤, 미안하네! 먼저 타는 놈이 임자니까!


나 : (염왕...요미하라의 소방로봇인가)


사무라이가 노마드계열이니 노마드가 세력을 떨치는 요미하라에서 일하던 자가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오크 아우 : 우리들도 있다고. 좀 전엔 잘도 저질러줬겠다!


오크 형님 : 그런 곳에서 대마인이 날뛰다니, 소문이 안 날거라 생각한거냐!?


나 : 칫...뭐, 그건 그렇지만...


의심은 하고 있었지만 적의 구역에서 대마인이라고 말해버린것이 화가 되었다.


아이린 : 어쩔래?


나 : 작전변경이야. 이 곳에서 저 녀석을 파괴한다.


키라라 : 그렇게 나오지 않으면


카렌 : 어쩔 수 없네. 해치우자!


이름을 밝혀버린 벌을 받은셈인지 선배들이 기합을 넣고 적들에게 향해갔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