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 : 빙둔의 술 "빙화입경"!


뿌득뿌드득!


카렌선배를 중심으로 마치 꽃이 피우는듯한 얼음이 지면으로 퍼져갔다.

이것이 카렌선배의 인법.

주변을 얼음으로 채워서 적을 구속하는 술법이다.

구속당한 상대는 얼음에 힘을 빼앗기고 그대로 히무로선배의 힘이 되는 것이었지만ㅡ


조종석의 갱 : 캬하하하! 그런 얇아빠진 얼음으로 이 발렛트레인호의 발을 묶는게 가능할거라 생각한거냐!!!


파직!




발렛트레인호는 긴 다리로 금방 얼음을 부수고 탈출해버렸다.


카렌 : 큿, 역시 탈 것의 다리로는 힘을 빼앗지 못하네.


키라라 : 비켜! "동분정주"!!


숨쉴 틈도 없이 카라라선배가 튀어나왔다.


적을 얼리고 분쇄하는 "동분정주"를 발렛트레인호에 때려박을 셈인지 냉기를 발산했으나,

발렛트레인호는 역시 긴 다리로 점프에서 가볍게 회피했다.


조종석의 갱 : 뭐냐 너희들, 얼음을 만들 뿐이냐? 빙수가게라도 차려라고! 캬하하하!




키라라 : 짜증나~~~!!!


카렌 : 잠깐 왜 못맞추는거야!? 진지하게 하라고!


키라라 : 하아!? 너야말로 좀 더 제대로, 확실히 얼려라고!


조종석의 갱 : 하하하하! 이제 얼음도 끝이냐! 먹어라, 오라아아아!!!


선배들에게 총탄의 비가 쏟아졌다.


선배들이 회피하자 주변의 얼음도 사라져버렸다.


나 : (어떻게 해야하지...)


선배들은 강하지만 키가 큰 병기를 상대로 빙술은 아무래도 상성에 좋지 않았다.


나 : (염왕의 수리를 담당했다고 말했었지. 열기나 한기에는 강한건가?)


아무래도 결정적인 작전을 내지못하고 내가 계속 생각에 집중하고 있자ㅡ


브리짓 : 나에게 맡겨줘!


뒤에 있던 그림자에서 갑자기 브리짓이 뛰어나왔다.


카렌 : 당신은...! 아직 있었던거야!?


브리짓 : 으응, 일단 돌아갔었지만 여우불에게서 소식이 날아온거야.


나 : 여어불? ㅡ아, 좀 전의 빛은!?


브리짓 : 이야기는 나중에! 저 녀석을 해치우면 되는거지!?


카렌 : 해치우다니, 당신이? 무리야.


카렌선배는 회의적이었다.

그야 그렇겠지, 이 아이는 오크들에게도 전혀 저항하지 못하고 떨고 있었으니.


브리짓 : 괜찮아. 하지만 조금 협력해줬으면 해.


나 : 협력이라니 뭘 하면?


브리짓 : 얼음을 넓혀줬으면 해. 기왕이면 정말 넓게, 이 일대를 스케이트장처럼 파묻히게 해줬으면 해.


카렌 :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할거야? 발묶기라면 조금 전에 시험해봤어.


나 : (여우불을 조종...꼬리와 귀. 그리고 얼음인가. 이 아이는 혹시...)


카렌 : 후우마, 이 아이는 여기에 있으면 위험해. 내가 데리고...


나 : 아니, 여기선 일단 브리짓의 작전에 따라보죠.


카렌 : 엣!?


나 : 이 일대를 얼리면 되는거지?


브리짓 : 응! 이 구석부터 저쪽 구석까지, 일면을 얼음으로 묻어줬으면 해!


나 : 히무로 선배, 되겠어요?


카렌 : 으, 으ㅡ응...




카렌선배는 주위의 둘러보고 얼굴을 찡그렸다.


나 : 역시 어려운가...


"빙화입경"은 10미터정도가 한계다. 이곳을 전부 얼리기에는 부족하다.


키라라 : 내가 도울게!


나 : 엣!?


원군으로 도착한 갱들을 전부 물리쳤는지 키라라선배가 돌아와서 당돌하게 말을 꺼냈다.


키라라 : 내 냉기로 이곳의 공기를 힘껏 식히겠어.


키라라 : 냉기로 가득한 환경이라면 "빙화입경"도 좀 더 넓은 범위를 얼릴 수 있지 않겠어!?


카렌 : 오니사키양..?!


히무로선배는 순간 놀란 얼굴을 하였으나 금방 [알겠다]는듯 고개를 강하게 끄덕였다.


카렌 : 그 아이가 뭘 하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카렌 : 여긴 대장의 지시에 따라보겠어요. 시작해요 오니사키양!


키라라 : 키라라라고 불러도 돼! 간다, "빙결공간"!!




키라라 선배가 혼신의 냉기를 발산하자 공기중의 수증기가 얼음이 되어 반짝반짝 춤췄다.

그 기운을 빌려 히무로선배는 "빙화입경"을 크게 개화시켰다.


카렌 : 빙둔의술 "빙화입경"!!


그것은 황폐해진 밤의 자재창고를 빛나는 얼음의 스케이트장으로 바꾸었다.


오크 형님 : 으옷!? 추워엇!?


오크 아우 : 지금까지 경험한 최강의 대한파다!? 엣취!!


조종석의 갱 : 핫! 아무리 얼려도 쓸데없어! 이 발렛트레인호에게는 통하지 않아!!


발렛트레인호는 여유만만하게 발밑의 얼음을 깨고 구속을 풀었다.

그리고 히무로선배에게 총구를 향했으나ㅡ


브리짓 : 기다려!


그 앞에 브리짓이 뛰어나왔다.


조종석의 갱 : 뭐냐 꼬맹이!? 죽고 싶다면 네 놈부터 벌집으로 만들어주마!!


브리짓 : 좋ㅡ아, 한기도 충분해! 간다ㅡ....


브리짓은 크게 얼음을 박차고 뛰어오르더니 공중에서 한바퀴 돌았다고 생각하자ㅡ


조종석의 갱 : 뭐, 뭐냐!!


브리짓 : ㅡㅡㅡ!!!


거대한 여우의 모습이 되어 발렛트레인호의 앞에 내려섰다.




나 : 역시 요호였나!


먀족에 관한 서적에 적혀있었다.

사냥을 하는 수인의 일종으로 여우불을 조종하거나 거대한 여우의 모습을 가진 요호

브리짓은 이쪽을 한번 돌아보고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했더니 얼음위를 경쾌하게 달려나갔다.

마계의 빙설지대출신인 그녀에게 얼음위를 움직이는 건은 특기였다.


오크 형님 : 으옷!? 쏴 쏴버려!


오크 아우 : 안돼! 힘이 들어가질 않아! 캬악!!


"빙화입경"에 힘을 뺏겨 몸부림칠뿐인 오크갱들에게 브리짓은 주저없이 쳐날려버리고

발렛트레인호를 쓱 노려보았다.

먹이를 노리는 짐승의 눈동자로.


조종석의 갱 : !? 뭐냐 이건...!? 큿! 물러서!!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여우에게 동요한 발렛트레인호는 손에 닿는대로 총을 발사했으나,

브리짓은 그걸을 폴짝폴짝 가볍게 피하면서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갔다.


조종석의 갱 : 히잇!? 뭐냐 이 녀석! 어라? 제기랄, 왜 발사가 멈춘거냐!!


거대한 여우가 노려보자 조종사는 필사적으로 총을 쏘려고 하였으나 난사한 탓인지 총탄이 바닥나 있었다.


브리짓 : ㅡㅡㅡ


브리짓은 그것을 비웃는듯이 눈을 가늘게 뜨더니,

퐁, 퐁 하고 조종석 안에 여우불을 출현시켰다.


조종석의 갱 : 으왓!? 뭐야!? 뜨것!


갱이 패닉에 빠져 창문을 열자 눈 앞에는 거대한 여우의 송곳니.


브리짓 : 샤아아아아!!!


조종석의 갱 : 갸아아아악!!!

조종석의 갱 : ......


나 : ...기절해버렸네.


키라라 : 포박할게!


키라라선배가 슥슥 기절한 파일럿의 가볍게 구속.

아이린이 재빨리 병기에 뛰어들어 데이터를 삭제했다.


아이린 : ...좋아, 이걸로 데이터의 삭제는 완료했어. 아, 이제 얼음은 그만. 추워서 못 견디겠네.

아이린 : 결국엔 힘으로 밑어붙인게 됐네. 뭐, 나는 이쪽이 성미에 맞지말 말야.


카렌 : 그 시작품...쓰레기였나보네. 그것으로 저정도의 병기를 만들다니 하급갱단이 할 수 있는 건가?


키라라 : 요미하라에서 소방로봇의 정비를 한 모양이고 이런게 특기였던 녀석들이 아닐까?


그건 나도 의문스럽게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아이린 : 아니. 잘 봐. 아마 마계의 기술이 사용됐나보네.


아이린이 조종석의 발밑을 눈으로 가르켰다.


그곳에는 뭔가 유기적인, 장기와 혈관같은 것이 부품끼리 연결되어 있었다.


나 : 마계의 기술...? 이런게 어떻게...


아이린 : 자세한건 그 녀석에게 물어보자고. 이것저것 뱉어줄 것 같으니까.


아이린이 기절한 파일럿에게 다가가 [어이]하고 어깨를 흔들었을 때ㅡ


푸왁!!


갑자기 거대한 강철 말뚝이 내려와 파일럿의 머리를 부쉈다


메이저 : 이런이런, DSO와 대마인인가. 이건 귀찮은 조합이네.




나 : 너는!?


메이저 : 헤헤. 오랜만이네. 이런 곳에서 생각치도 않게 조우할줄은.


나 : "G"의 메이저...! 분명히 오챠 습격때 도망쳤을 터였다. 그때부터 뭘 하고 있었던거지!?


브리짓 : ㅡㅡㅡ!


분위기에서 적이라고 파악한 브리짓이 거대한 입으로 물어뜯으려 했다.


메이저 : 엇차


하지만 메이저는 빠른 몸짓으로 후퇴. 불길하게 웃으며 나를 노려보았다.


메이저 : 괴물새끼를 동료로 한거냐. 제법 관록이 붙었네. 도련님.


나 : 네겐 듣고 싶은 일이 산더미처럼 있어.


메이저 : 그런가!


카앙!


부다다다다다!!!


메이저가 양손의 말뚝을 조작하자 징과 같은 것이 발사되 지면에 박혀갔다.


나 : 콜록...뭐야!?


그러자 연기와 분진이 날아올라 주변 일대를 새하얗게 만들었다. 


메이저 : 하하하! 여전하구만 도련님!


카렌 : 후우마, 키라라, 조심해! 어디에서 달려들지 몰라!


키라라 : 알고 있어!


시계가 닿지 않는 도중, 우리들은 필사적으로 소리가 나는 방향을 경계했다.

그리고 몇초후 시계가 밝아져ㅡ

시계가 원상태로 돌아왔을 무렵에는 이미 메이저는 없었다.


카렌 : 도망쳤어?!


키라라 : 연막으로 도망칠 줄은. 닌자 상대로 재미없는 짓을 하네!


목적은 그 조종사의 입막음이었는지 이 이상 머무를 이유가 없는 듯했다.


나 : 제대로 한방 먹었네...


오챠에 포획됐었던 경험을 통해 메이저도 대마인과의 싸움방법을 학습한것인지.


브리짓 : 미안해. 도망쳐버렸어. 여우불을 날릴 시간도 없이...


나 : 아니,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혹시나라고 생각했더니 역시 요호였었네.


브리짓 : 우리들 종족에 대해서 알고 있었나봐.


나 : 마계의 빙설지대에 살며 사냥을 하는 여우 일족이지?

나 : 전투력은 사람과는 별다를거 없는 정도지만 거대한 여우의 모습이 되면 일격에 사람을 물어죽일 힘을 가졌다는...


요호의 모습으로 변했던 브리짓은 과연 책에 나온 그대로의 강함이었다.


브리짓 : 헤에, 자세히 알고 있네! 인간계에서 이렇게 우리들에 대해 알고 있을 줄은!


키라라 : 아니아니, 후우마의 지식이 특히 굉장한거야. 모르는게 없을 정도로 뭐든지 알고 있으니까!


나 : 아, 아니, 뭐든지라고는...


카렌 : 그래도 이번엔 그 지식이 도움이 됐어. 농땡이치면서 책만 읽는다 생각했더니 그것도 임무를 위해서였나보네.


히무로선배가 평소와 다르게 믿음직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브리짓 : 후우마는 만물박사네!


그에 따르듯이 브리짓도 녹색의 눈을 반짝반짝거렸다.


나 : (좀 과대평가당한 기분도 들지만 뭐 그렇다는 셈으로 해둘까...)


나 : 하지만, 진짜 요호의 힘은 책에서 읽은 이상으로 굉장했어.


브리짓 : 헤헤헤, 뭐 그렇지.

브리짓 : 원래는 빙설지대에 살았으니까 인간계에서는 변신하는 것만으로 금방 기운이 사라져서 마음껏 싸우지 못하지만

브리짓 : 두 사람이 서늘하게 해준덕에 진심을 낼 수 있었어! 고마워!


카렌 : 이쪽이야말로 도움이 됐어.


키라라 : 얕봐서 미안했어.




선배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받고 브리짓은 굉장히 기쁜지 꼬리와 귀를 쫑긋쫑긋 움직였다.


브리짓 : 저기, 저기? 나 도움이 되었지! 맞아, 이렇게 된 이상 은혜를 갚기 위해서 평생 돕게 해줘!


나 : 평생!? 아니, 아무래도 그건...


이 이상 오챠에 소동물을 데리고 갔다간 토키코에게 무슨 짓을 당할지.


브리짓 : 으ㅡ응, 안되려나...하지만 이 부근에는 이제 못 있을것 같은데...


브리짓의 여우귀가 흐느적거리며 축 늘어졌다.

확실히 이 부근은 수왕회와 사무라이의 항쟁이 격화된 탓에 수인의 몸으로는 있기 힘들겠지.


나 : (응? 수왕회...)

나 : 그렇지!

나 : 차라리 정말로 수왕회에 도움을 받는건 어때?


브리짓 : 수왕회라면 좀 전의 녀석들이 주점에서 말한?


나 : 아아. 너 같은 수인이 많이 소속된 일당인데, 야쿠자이지만 상냥한 녀석들이라.

나 : 보스가 나랑 개인적으로 알고 있으니까, 뭔가 네게 도움을 받고 싶을때엔 그 녀석을 통해서 연락할게. 어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지만 브리짓은 미묘한 얼굴로 생각에 빠졌다.


브리짓 : 으ㅡ응, 그다지 조직이라던가 들어가고 싶진 않지만...

브리짓 : 뭐, 갈때까진 가볼게! 수인과는 만나보고 싶었으니

브리짓 : 그럼, 바로 가볼게! 정말 고마워!


나 : 앗 잠깐, 장소는 알고 있는건가...


내가 불러세우려고 했을 때에는 이미 브리짓의 모습은 밤의 어둠속에 사라져있었다.


나 : 괜찮으려나...


카렌 : 야쿠자와 알고 지내다니, 네 교우관계가 괜찮을까 생각되지만


브리짓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고 있자 카렌선배의 목소리가 쿡 하고 나를 찔렀다.


카렌 : 그,그렇지만 이번엔 내가 잘못했어. 그런 주점에서 대마인이라고 이름을 밝히다니ㅡ 지금 생각해보면 실태였네.


카렌선배는 마음속 깊이 미안하다는 듯이 "미안해"하고 머리를 숙였다.


카렌 : 이번에는 내 미스로 보고해도 상관없어.


키라라 : 어라, 나도 이름을 밝혔다고! 그러니까 내 책임이기도 해.

키라라 : 그러니까 저기, 네가 그렇게 책임감을 느낄 필요는 없달까...


나 : 그런. 결과적으로는 그 덕분에 브리짓의 협력을 얻을 수 있었으니.

나 : 역시 대마인에게는 정의로운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카렌 : 후우마군...

카렌 : 어째서 네가 독립유격대를 맡게 되었는지 솔직히 계속 의문이었지만.

카렌 : 그 지식, 관찰안. 무엇보다 마음깊음때문이네. 납득했어.


나 : 아니...


솔직하게 칭찬받으면 부끄러웠다.

하지만 자신에게 특별한 힘이 없기에 시야를 넓게 가지는 것은 확실히 그럴지도 몰랐다.




키라라 : 우후후, 나는 예전부터 눈치채고 있었어!


카렌 : 뭐야 키라라, 대항하려고 하지 말아줄래?


키라라 : 정말이니까! 그렇지, 후우마


나 : 아니, 음...


뭔가 또 차가운 공기가 주위를 떠돌기 시작했다.

나는 얼어붙지 않은채로 오챠에 돌아갈 수 있으려나ㅡ









후붕이 똥꼬빨기에 손발이 오그라든다...키라라선배니까 용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