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슬 조라는 마족이 있었다.


유례없는 건강 마니아로 온갖 방법으로 다잔 금속 근육을 자랑하던 남자다.


어떤 대마인과의 싸움에서 그 무적의 육체는 패했으나, 특무기관 G는 채취한 그의 세포를 바탕으로 클론 바디를 만들어 냈고, 거기에 카테지나가 발산하는 저주의 힘을 한정적으로나마 부여하는 데 성공했다.


그 이름하여 커스 조.


머슬 조가 남긴 육체는, 자신이 발산하는 저주의 힘에 좀먹혀, 그 힘을 억제하는 부적 붕대로 온몸을 감아도 여전히 부식을 면치 못하고 있다.


썩어가는 육체의 아픔에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 그 모습은 사람의 악의가 구현된 것 같다.


안리 "너의 저주를 분석해서 만들었다고?

카테지나 "저의 저주와 동등한 힘을 과학적으로 재현하고 자유자재로 조종하기 위해."

카테지나 "머슬 조라는 강인한 육체를 지닌 마족의 세포를 이용해 만들어졌다고 해요."

위무르 "그런데 그 저주가 자신의 육체도 갉아먹고 있는 거군요."

시아리 "정신체, 해석. 고통과 증오가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자신을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저주하고 있습니다."

카테지나 "불쌍하게도......저 때문에......"


카테지나는 비통한 표정으로, 문자 그대로 저주받은 존재로 태어난 커스 조를 바라보았다.


안리 "저주받은 괴물로 태어난 녀석에게 동정은 하지만 여기서 질 수는 없다."

안리 "네게 묻고 싶은 것도 있고. 물러나 있어."


안리는 카테지나에게 말한다.


카테지나를 질투할 바에야 저 괴물과 싸우는 편이 나았다.


커스 조가 고함을 질렀다.


그것은 단순한 전의라기보다는, 자신의 저주의 고통을 다른 사람에게 안겨주고 싶은, 그런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안리 "카테지나의 저주의 힘인가. 그게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위무르 "공격할 때도 직접 몸에 닿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안리와 위무르는 근접 전투를 위해 커스 조에게 다가간다.


시아리 "저주의 영향이 너무 강해 정신체를 탈취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시아리는 적의 행동을 저해합니다."


시아리는 후방에서 엄호.


카테지나는 이 싸움이 시작되어 버린 것을 슬퍼하는 것 같았다.


함께 싸울 생각은 없는 것 같았고, 안리도 그것은 기대하지 않았다.


커스 조가 다시 소리치며 접근하는 안리와 위무르를 향해 양손에서 늘어뜨린 붕대를 채찍처럼 휘둘렀다.


안리는 그것을 종이 한 장으로 피하려다, 등골에 강렬한 오한을 느껴 한 걸음 더 멀리 피했다.


붕대 채찍과 함께 뭔가 끔찍한 것이 왼팔 바로 옆을 지나간다.


공격에 닿지 않았는데도 왼팔에 희미한 저림이 느껴졌다.


아마도 저주의 힘일 것이다.


위무르는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단도를 쥔 팔의 보호구가 너덜너덜해지고, 그 안쪽의 피부가 심하게 진물러져 있다.


붕대의 채찍에서 발하는 저주의 힘을 제대로 피하지 못한 것이다.


안리 "괜찮아?"

위무르 "문제 없습니다. 저는 병기로 강화된 마족이니까요."


위무르는 주저없이 말하고 다시 커스 조에게 덤벼든다. 안리는 풍둔으로 붕대를 튕겨 위무르를 엄호한다.


일진일퇴를 반복하는 안리 일행과 커스 조.


안리는 폭권을 터뜨린 주먹에 욱신욱신 통증을 느꼈다.


직접 육체를 만진 것도 아닌데 저주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게다가 폭권의 위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걸 터뜨린 안리 쪽이 데미지를 입고 있다.


머슬 조의 강대의 육체에 카테지나의 저주의 힘. 프로토타입인데도 이 정도다. 양산에 성공하면 끔찍하리라.


커스 조 "그갸아아아아아악!!"


커스 조의 온 몸에서 보라색의 꺼림칙한 아우라가 쏟아져 나왔다.


안리 "뭐야!?"

위무르 "눈에 보일 정도의 저주!?"


안리와 위무르는 커스 조에게서 거리를 벌린다. 당연하지만, 그 탓에 커스 조와 카테지나 사이에 길이 뚫렸다.


온몸에서 저주의 힘을 쏟아내며 커스 조가 카테지나를 향해 달려든다.


그 격한 분노, 증오.


카테지나 "그래......당신이 가장 저주하고 있는 것은 나였구나......"


카테지나는 커스 조에게 양손을 벌렸다. 마치 아들을 맞아들이듯이.


커스 조의 저주의 힘으로 카테지나는 죽지 않는다.


그건 원래 그녀의 힘이니까.


하지만 저 주먹으로 맞으면 이야기는 별개다.


카테지나 "좋아요......"


모든 것을 체념하고 받아들이려고 했던 그때.


펜릴 퍼피가 카테지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뿐만 아니라, 안리는 카테지나를 챙기고, 위무르는 커스 조의 돌진을 몸으로 막는다.


"당신까지! 왜 이런 저를 지키려고......!?"


위무르는 저주에 시달리면서 카테지나에게 말한다.


위무르 "주, 죽고......싶다 바라는 당신의 마음은......잘, 알아요."

위무르 "저도......자신의 이 힘을 싫어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토벌되기를......언제나 바랍니다......"

위무르 "하지만 일전에......저 안리 씨에게, 막아세워 졌습니다......자살에는......응해 줄 수 없다고......"

카테지나 "저도 살라는 건가요......"

위무르 "그래......요......커흑......"


커스 조는 아직 살아있는 위무르를 무시하고 다시 카테지나를 노린다.


안리 "카테지나! 정말 이런 곳에서 죽고 싶은 거냐!"


안리는 내뱉듯이 말하고, 카테지나를 지킨다.


대마인으로서도, 여자로서도, 여기서 죽게 둘 수 없다.


그런 안리의 모습을 보고, 카테지나는 반쯤 체념과 함께, 살아갈 각오를 다지는 것이었다.


카테지나 "......알았습니다. 이런 불길한 힘은 저만이 감당해야 하는 것."

카테지나 "당신처럼 불쌍한 아이를 만든 책임은, 제가 지겠어요."


카테지나는 채찍을 거머쥐었다.


세 갈래의 다절편(多節鞭)


이 연구소에서 그녀의 저주의 힘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개발된 새로운 무기이다.


이를 사용하면 카테지나가 발산하는 저주의 힘을 어느 정도 조종할 수 있다.


즉 카테지나의 의지로 누군가를 저주할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그런 짓은 단 한 번도 안 했만, 자신 탓에 만들어진 슬픈 몬스터의 커스 조에게 카테지나는 처음에 그것을 썼다.


카테지나 "다하카 바인드......"


세 갈래의 채찍이 커스 조의 신체를 포박해 움직임을 멈추었을 뿐 아니라, 쏟아지던 저주의 아우라를 봉쇄. 카테지나의 저주에 내성이 있는 그 강철의 육체를 잡아먹기 시작했다.


강철 같은 육체가 썩어 들어간다. 커스 조는 지옥 같은 고통에 비명을 지른다. 저주에 대한 내성 탓에 곧장 죽지도 못한 탓이다.


카테지나 "부탁이야......빨리 쓰러져 주세요......"


카테지나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아이 같은 커스 조에 꺼림칙한 저주의 힘을 향한다.


커스 조의 그 비통한 외침은 마치 『어머니, 죽이지 말아줘』라며 애원하는 것 같다.


카테지나 "죄송합니다......"


카테지나는 눈물을 머금으면서도 저주의 힘을 늦추지 않는다.


안리 "내가 거들어 주지."

카테지나 "......네?"

안리 "그대로 놈을 누르고 있어! 하아앗!!"


안리는 발바닥에 압력 폭발을 일으키고 날아올랐다.


안리 "풍둔......!!!"


최고점에서 한바퀴 회전하면서 양손에서 폭풍을 분출, 커스 조를 향해 가속한다.


화살처럼 뻗어나가는 오른발에 소닉 붐이 발생했다.


안리 "폭풍폭각暴風爆脚!"


작렬하는 음속의 킥.


동시에 최대 파워의 폭발이 커스 조를 날려버린다.


카테지나의 저주에 붕괴 직전이던 몸이 폭발사산 한다.


최후에 들린 그 외침은, 마치 아이가 우는 듯했다.


안리 "......"

카테지나"감사합니다"

안리 "인사치레는 필요 없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안리는 카테지나를 돌아보지 않고 답하며, 쓰러진 위무르에게 다가가 걱정한다.


다행히 위무르의 몸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본인은 싫겠지만, 확실히 놀라운 성능의 병기다.


안리 "저주로도 죽지 못해 유감이겠네."

위무르 "네, 정말로."


안리의 서투른 농담에 위무르도 애매하게 웃었다.


그때였다.


연구소 전체가 진동을 시작했다. 연구소 곳곳에서 일어나는 폭발에 의한 진동이라고 시아리가 보고한다.


시아리ー"이는 폭발에 의한 진동입니다.연구소의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안리 (그 남자의 짓인가....?)


안리가 생각한 대로, 격리실의 스피커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남자 『역시나로군, 안리. 이 연구소는 이제 곧 무너진다.』

남자 『카테지나도 죽고 싶지 않으면 이곳을 탈출해라.』

남자 『또 연락하지.』


그건 어느 쪽을 향해서 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안리 "잠깐!!"

카테지나 "기다리세요!"


안리는 무심코 소리를 지르고, 카테지나도 같은 말을 했다.


안리 "읏!"

카테지나 "!?"


안리는 카테지나를 노려보고, 카테지나는 당황한다.


두 여자에게 불린 남자는 아무 대답도 없었다.


안리 "우리는 탈출한다"

카테지나 "......"

안리 "여기서 죽을 거면 마음대로 해"

카테지나 "......아뇨, 저도 가겠습니다"


카테지나는 마지막으로 펜릴 퍼피의 시체를 돌아보고 사과와 감사를 전한다.




그리고 밤이 밝았다.


카테지나는 DSO에 보호 받기로 했다. 그녀 자신이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거기서 저주를 이용하기 위해서가 아닌, 어떻게 막을지 알아볼 모양이다.


DSO의 목적에도 어울리는 것이고, 안리도 이의는 없었다.


헤어지기 전, 안리는 카테지나에게 물었다.


안리 "그 남자와는 어떤 관계지?"

카테지나 "그 남자......?"

안리 "나에게 너를 도우라고 말한, 아까 네가 『기다려주세요』라고 호소한 남자다."

카테지나 "그분인가요. 어떤 관계라니......?"


카테지나는 당황하는 것 같다.


그걸로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아니었다고 알 수 있었지만, 카테지나는 이렇게 답했다.


카테지나 "그분은 저주의 힘을 두려워 하며 아무도 찾아오지 않은 제게 말을 걸어왔어요."

카테지나 "그건 그 분의 목적 때문일 것이고, 정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기쁘게 생각합니다."

카테지나 "가능하면 다시 한 번 만나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안리가 걱정한 관계가 아니다.


그러나 안심할 것도 아니다.


아련한 연심을 품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 남자가 카테지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른다.


동정인지 사랑인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호의가 있음은 틀림 없다.


그렇지 않으면 안리에게 카테지나를 도와달라 부탁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덧없고, 아름다우며, 남자로서 지키고 싶어지는 여자다.


마족인 만큼 실제 연령은 불명이나, 지금의 외모는 확실히 안리보다 젊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으리라.


언제까지나 덧없고, 아름다운, 남자가 사랑한 모습으로 있는 여자.


무엇보다 남자에게 버림받은 걸 아직도 질질 끌고 있는 안리처럼 귀찮은 여자도 아니다.


질투하지 않을 수 없다.


안리 "......"

카테지나 "아, 안 됩니다. 저에게 강한 감정을 향하지 마세요. 아니면 저의 저주가 당신을──."


카테지나의 얼굴이 굳어진다.


안리의 질투심을 깨달은 것 같다. 가슴 속이 확 타올랐다.


안리 "나를 얕보지 마!"


안리는 분노와 함께 주먹을 내질렀다.


혼신의 펀치였다.


질투하는 안리에 대해 저주가 어쩌고저쩌고 말하기 시작한 카테지나에 대한 분노도 있었지만, 자신을 계속 휘두르는 그 남자와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를 전력으로 발산하기 위해서였다.


휘몰아친 거센 바람 속에서 카테지나가 깜짝 놀랐다.


카테지나 "내 저주가 흩어졌다......?"


아무래도 안리의 질투로 카테지나의 저주가 발동했고, 그걸 안리의 분노의 펀치가 흩어버린 것 같다.


안리 "너의 저주 따위, 결국 그 정도다. 나는 아마츠 안리. 이 이름을 기억해라."

카테지나 "네, 감사합니다. 안리 씨, 다음에 또 만나요."


카테지나의 근심에 찬 그 얼굴에, 아주 근소하지만 미소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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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찍 싼 것 같은데, 소노다 마사키. 또 너야?




이게 패키지 게임이었다면 애증, 질투, 분노, 미련으로 안리가 카테지나를 레즈 레이프


카테지나는 자신을 능욕하면서도 저주에 죽지 않는 안리에게 역으로 호감을 품으면서


질척질척한 삼각관계나 3P 등이 나왔을 텐데. 아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