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일 후


아마네 "후아. 변변치 않네......"


지루하다.

모래사장에 앉아 큰 하품을 하고 있는 아마네


그 시선의 끝에 있는 것은, 물가에서 장난치는 어린아이──후마의 적남·코타로와 그 놀이 상대를 해주고 있는 '미츠'라는 이름의 쿠노이치.


코타로 "에, 미츠? 수영할 때 발은 이래도 돼?"

미츠 "네, 도련님♪ 잘하고 계세요."


이곳은 후마의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피서지의 모래사장이다.


이 부근도 후마의 세력권이며, 단조는 매년 이 시기, 토지의 유력자와 회합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내친김에 코타로와 그 수호역을 맡은 토키코, 아마네도 이 피서지에 찾아와 짧은 여름 휴가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아마네 (후아......하지만, 너무 평화로워서 바보가 될 것 같은데......)


코타로의 수발역을 맡은 후 2주가 지났다.


위험한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고, 하는 일이라곤 닌자 놀이의 교제 정도.


일과인 단련을 잊으면 한순간에 몸이 무뎌질 것 같다.


토키코 "지루해 보이네요, 아마네."

아마네 "너냐......"


같은 수발역의 소녀가 찾아와 아마네 옆에 걸터앉는다.


아마네 "뭐, 당연하지. 나는 싸움 밖에 못하는 멍청한 들개인걸. 이런 역할은 어울리지 않아."

토키코 "어머, 그래요?"

토키코 "하지만 아마네, 요즘은 확실히 도련님과 어울려 드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아마네 "아......"


토키코가 미소 지으며 아마네를 돌아본다.


확실히 최근, 딱히 불평도 하지 않고 코타로나 가이자의 닌자 놀이에 어울리게 되었다.


아마네 "그야......임무니까. 그렇지 않으면 저런 애들 상대 따윈 안해."


조금 입술을 삐쭉 내밀고 아마네는 대답한다.

최근 2주 사이, 토키코와의 관계도 약간 바뀌었다.


그때까지 아마네는 토키코를 착한 척하고 어른에게 빌붙기만 하는 탐탁지 않은 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같은 수발역으로서 가까이서 접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아마네 (이 녀석은 이녀석대로, 뭔가 무거운 것을 안고 있어......)


수발역으로서의 나날의 의무를 완벽하게 해낸 후, 매일 밤 아마네과 동등 혹은 그 이상의 격렬한 단련을 거듭하는 듯하다.


토키코는 아직 어린 소녀라고 해도 좋을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각오로 임무와 마주하고 있다.


그러한 어려운 삶의 방식을, 스스로에게 부과하고 있다.


그걸 안 뒤로는, 지금까지 토키코에게 품었던 작은 반감도 깨끗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토키코 "아마네는 도련님을 싫어하나요?"


토키코가 아마네에게 묻는다.


아마네 "뭐......싫어하는 건 아니야. 그냥, 아무래도 좋다고나 할까......"


아니, 과연 그럴까──하고 아마네는 내심으로 생각한다.


사실은 단조과 혈연관계인 코타로가 부러웠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필요 이상으로 차갑게 대했다.


토키코 "하지만 도련님는 아마네와 친해지고 싶대요."

토키코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저에게 상담도 청해왔습니다."

아마네 "크크. 그게 뭐야......? 이쪽이 그렇게 차갑게 맞았는데."

아마네 "물러터진 도련님이시구만."

토키코 "착한 아이입니다. 솔직하고 상냥한──나의 자랑인 남동생."

아마네 "......그렇지."


아마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코타로의 너그러운 상냥함──.


별로 닮은 면 없는 부자이지만, 그것만은 아버지인 단조와 똑 닮았다.


아마네 "......알았어. 가능한 사이좋게 지내볼게. 그럼 됐지?

토키코 "네에. 도련님도 기뻐하실 거에요."


토키코가 기쁜 듯이 미소지었다.


아마네 "하지만, 괜찮겠어? 토키코."

아마네 "그렇게 되면──내가 너보다 도련님와 친해질지도 모르는데?"

아마네 "!!? 그건......!"


아마네가 농담하듯 말하자, 드물게도 토키코가 나이에 걸맞은 당황한 얼굴을 보인다.


아마네는, 그런 토키코를 유쾌한 듯이 웃으며 바라봐──


??? "꺄아아아악!!?"

아마네&토키코 "!!?"


느닷없는 비명에 두 사람은 고개를 들었다.


??? 「――――――」


물가에 망자와 같은 몇 개의 아련한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었다.


그것이 마른 가지 같은 손을 뻗어 코타로의 놀이 상대인 쿠노이치의 몸을 잡고 있다.


미츠 "도, 도련님, 안 됩니다!! 여기로 오시면 안됩니다. ──크윽!? 히이이이이익!!?"

코타로 "미, 미츠!! 우와아아아아악!?"


어린 아이의 얼굴이 공포로 일그러지다.

아련한 그림자에 붙잡힌 곳부터 쿠노이치의 몸이 삐쩍 말라, 이윽고 모래와 같이 붕괴한다──.


토키코 "──도련님!?」

아마네 "큭!? 습격인가──."


토키코와 아마네도 즉각 움직인다.

하지만, 그런 두 사람의 앞길을 가로막듯──.


??? 「......」

토키코 "읏!?"

아마네 "뭐야, 이 녀석들──."


불길한 검은 옷차림을 한 닌자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


아마네와 토키코 앞에 불길한 검은 옷의 닌자가 가로막는다.


대마인 "──."

아마네 "──조심해라, 토키코! 이놈들 이가와의 암살부대다!!"

토키코 "!? 아, 암살──."


전율하며, 토키코가 눈을 크게 뜬다.


이가의 닌자 중에서도 특히 더러운 일을 도맡고 있는 이면의 정예부대.


토키코와 아마네도 방심할 수 없는 가공할 적이다.


아마네 "어째서 이 놈들이 이곳을 알아챘는가──뭐, 그건 나중으로 미루고."


코타로가 이 피서지에 있는 것은 당연히 비밀이다.


그 정보가 어디에서 새어 나갔는지, 혹은 누군가가 흘렸는지──그러나 지금은 그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아마네 "──토키코!! 너는 도련님을 지키며 당주님 곁으로 가라! 이 망할 놈들은 내가 처리한다!"


싸움 밖에 할 수 없는 바보 같은 들개──지금이 바로 그녀의 차례다.


토키코 "아마네──."


순간 망설였지만, 토키코는 즉시 결단한다.


토키코 "알겠습니다!! 그럼 이 자리에서 두 패로 나뉘죠. 한쪽은 도련님을 지키고──."

토키코 "한쪽은 여기서 적을 막는다......부탁할게요, 아마네. 이 자리는 당신에게 맡기겠어요."

아마네 "알았다. 뭐, 나 혼자서도 충분하지만, ──놔둘까 보냐!!"


대마인


"엣!?"

"크헉!!?"


코타로의 곁으로 달리는 토키코──그녀를 쫓으려고 한 대마인을 아마네가 기습한다.


키이이이이잉!!!

카각!!!


엄청난 속도, 엇갈린 공방이다.


한순간의 허점을 찌른 아마네의 쿠나이가 대마인의 가슴을 도려내고 목을 날리고 있었다.


아마네 "미안하지만, 여기서부터는 못 지나간다. 네놈들 모두 남김없이 죽인다고, 내가 그렇게 결정했으니까."

대마인 "......"


선혈로 몸을 흠뻑 적신 후마의 악귀나찰.


그 투기에 위압당한 듯 대마인들의 움직임이 약간 둔해진다.


후마 닌자들


"──아마네!!"

"토키코님의 명령이다. 우리도 이 자리에서 싸운다!"


토키코의 명령을 받은 닌자들이 가세하게 오지만──.


아마네 "어이 하쿠로, 물러나!? 네 발밑에서 뭔가가 노리고 있어!"

하쿠로 "!?"


사령 『UOOOOOOOOOOOOOOOO!!!』


모래땅에서 진흙처럼 스며나온 그림자가 닌자 한 사람을 덮는다.


하쿠로 「히이이잇!!!? 아아아아아아악!!!!?"


조금 전 물가에서 '미츠'가 죽은 것과 같은 광경이다.


검은 그림자와 접촉한 닌자는 순식간에 바스락바스락 마른 나뭇가지 같은 모습으로 절명했다.


??? "크크......정말 어리석군. 스스러 죽으로 오다니."

아마네 "......네놈의 짓이냐."


검은 옷의 닌자가 모래사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물가에 나타난 아련한 그림자──사령을 보았을 때부터 이 남자의 존재는 예측하고 있었다.


카라스노 료마.

이가와 장로중을 섬기는 대마인


망자나 사령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이능계 인법 '사령무'의 사용자.


하지만──.


그 옆에 나타난 자의 모습에 아마네의 얼굴이 얼어붙는다.


??? "어머, 하지만 료마? 그런 벌레들의 죽음을 보는 게 즐겁지 않니?"

아마네 "!!!?"


성모 같은 미소를 띤 아름다운 여자.


대마인 최대 파벌·이가와家를 인솔하는 장로중의 일각.


이가와 센쥬가 거기에 있었다.




그 무렵.


코타로를 지키고 모래사장을 떠났을 토키코 일행은──.


소녀 "테얏!!!"


──구읏!!


토키코의 쿠나이에 꿰뚫린 사령이 비통한 외침을 남기고 소멸한다.


사령


「UOOOOOOOOOOO!!?」

「UOOOOOOOOOOO!!?」


망자나 사령과 같이 실체가 없는 부정형의 사물이라도, 체내에 자신을 형성하기 위한 핵심이나 주물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


토키코는 사안 '천리안'에 의해, 그 작은 존재의 핵을 정확하게 꿰뚫어, 추격해오는 사령들을 토벌한다.


천재라고 불리는 소녀 쿠노이치의 절묘한 기술이었다.


토키코 "──도련님, 조금만 더 참아야 합니다."

토키코 "당주님이 저희를 구하러 와 주실 겁니다."

코타로 "으, 응......누나,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수행하는 쿠노이치에게 안긴 코타로가 대답한다.

다부진 아이였다.


두려움에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지만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다.


코타로 "하지만 아마네나, 남은 사람들은......"


발이 묶기 위해 싸우는 자들을 걱정하는 표정.


토키코 .......괜찮아요. 모두 강한 닌자들, 지지 않습니다."

코타로 "음......"


이윽고──.


후마 닌자


"도련님!!"

"토키코님, 무사하십니까!?"


급습의 통보를 받고 회합을 중단, 달려온 후마의 닌자들이다.


그 선두에는 당연히 후마 단조의 모습도 있다.


토키코 "당주님!! 도련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단조 "아아, 잘했다! 토키코, 모두들! 잘도 코타로를 지켜냈구나!"

단조 "──코타로, 너도 마찬가지다. 무서웠겠지만, 열심히 버텼구나."


코타로 "아......아, 아버지......"


평소에는 부모자식 간의 정을 거의 보이지 않는 단조가 위로하듯 코타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린아이의 눈에 희미하게 눈물이 번지고 지켜보던 토키코의 몸에서 힘이 빠진다.


하지만 아직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단조 "──자세히 이야기해라, 토키코! 무슨 일이 일어났지!"

토키코 "네!"


단조의 지시를 받은 토키코가 습격에 대해 알린다.


조금 전, 코타로를 노리고 이가와의 암살부대가 나타난 것.


아마네를 비롯한 호위 닌자들이 모래사장에 남아 자객을 막고, 그 덕에 토키코 일행은 무사히 코타로를 여기까지 데려올 수 있었다──.


단조 "......너무 적은데."

토키코 "당주님?"


토키코의 보고를 들은 단조가 낮게 중얼거린다.


단조 "발목을 잡는 녀석들이 있다 해도, 코타로를 쫓는 자객이 너무 적다."

단조 "혹시 놈들의 목적은──."




아마네 "가아아아아아──!!"

대마인 "히잇!!?"


퍼엉!!!


굉음과 함께 선혈과 뇌수가 터지고 닌자의 머리 부분이 폭발한다.


동전륜·'폭수(爆手)'


동전륜을 통해 축적한 에너지를 주먹에 담아 내는 큰 기술이다.


왼팔 전완부가 강철처럼 반짝이며 강철 장갑도 쉽게 뚫는 위력을 지녔다.


아마네 "하아하아......망할 자식들......"


전신의 부상, 그리고 동전륜의 반동에 몸을 좀먹이면서도 아마네는 계속 싸우고 있었다.


함께 싸우던 후마의 닌자들은 이미 모두 살해되었다.


사령을 부리는 료마와 그리고 이가와 센쥬의 손에 의해.


센쥬 "후후──.

아마네 (이가와 센쥬......소문 이상의 괴물이구만......)


그 이가와 아사기의 근접 전투의 스승──달인 모모치 토요에 뒤지지 않는 전투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보다 위협적인 것은 센쥬의 양손에 주입된 독이었다.


『독수의 이가와 센쥬』.


센쥬의 독수에는 손가락 하나하나에 다른 종류의 독이 담겨 있다.


그렇기에 조종하는 독은 열 종류──만이 아니다.


다른 손가락을 동시에 만지는 것으로 독을 블렌딩 해, 또 다른 종류의 독을 생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 중에는 결코 검출되지 않는 암살독에, 건드리기만 해도 뼈까지 녹이는 강력한 용해독, 혹은 건드린 자를 광기로 몰아넣는 정신독까지.


'독의 여왕'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다양한 독을 자유자재로 조종해, 이 가공할 독수에 의해 아마네와 함께 싸우던 후마 닌자들은 차례차례 죽어나갔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적의 힘에 경탄하고 있는 것은 아마네만이 아니었다.


아마네 "하아아아앗!!"


대마인


"헉!!?"

"크으윽!!"


센쥬 "이야, 굉장한데. 이것이 후마의 '악귀나찰'──."

센쥬 "이런 위험한 아이가 있으면, 이가와(우리)의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 것도 당연하지."

료마 "네. 역겨운 계집애입니다."


피웅덩이에 가라앉는 이가와 닌자들을 보며 센쥬가 꿈틀거린다.


이가와 센쥬가 이끄는 암살부대는 아마네와의 싸움에서 대부분을 잃었다.


남은 것은 센쥬와 료마, 그리고 이제 몇 사람의 호위 뿐.


아마네 "헷──. 겁 먹었냐, 할망구. 식은땀으로 화장이 지워졌어."


씩 웃으며 날을 세운다.


적 뿐만 아니라, 아군인 이가와 닌자의 사체를 보고도 미소를 띄우는 진정한 외도.


이 녀석을 죽이는 것은 단조의 생각에 어긋나지 않는다.


센쥬 "아하하하하하하하!! 건강한 암캐네, 조교할 보람이 있을 것 같아."

센쥬 "하지만, 이겼다고 생각하는 것은 좀 이르지 않을까? ──해라, 료마!!"

료마 "옛!! 눈을 떠라, 이 땅에 잠든 저주들이여──!!"

아마네 "!!?"


갑자기 아마네 주위의 대지가 울리기 시작했다.


사령 『U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ッッ!!!』


아마네 (뭐, 뭐야, 이건──.)


가공할 숫자의 망자 무리


아마네의 시야를 가득 메우듯, 무수히 많은 사령들이 지표면에서 솟아났다.


료마, "크크크, 우리가 단지 네놈에게 밀려 여기까지 물러났다고 생각하나!"

료마 "──아니. 우리는 너를 이 땅으로 유인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던 거다."

료마 "이 광장의 지하에는, 네놈에게 살해된 이가와 닌자들의 시체들이 묻혀 있지."

료마 "가엾게도 원한을 품은 시체, 그 수는 백까지 가지 않겠지만 오십은 넘지 않을 것이다──."

료마 "그 모든 것이, 네놈에게만 반응하는 강대한 저주의 폭탄이 된다──."


대주살원령무(大呪殺怨霊舞).


사령술사인 카라스노 료마, 비밀의 오의(奥義)였다.


센쥬 "강함에 취해 자만했겠지──이게 그 대가야, 어리석은 계집아♪"


死霊 『U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Oッッ!!!』


아마네 "제, 젠장!?"


사방에서 망자의 무리가 덮쳐온다.

몇 구를 어떻게 튕겨내 보지만, 원한을 품은 망자는 무한하다고도 생각되는 무게로 겹쳐져, 마침내 쇄도하는 칠흑의 그림자에 휩쓸려 아마네의 신체로부터 생명 에너지가 유출된다──.


아마네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센쥬 "후후후──."

센쥬 "됐어 료마, 망자들을 치워라."

료마 "예."


아마네가 몇 분 정도 망자들에게 유린당하는 것을 지켜본 뒤였다.


센쥬의 명에 의해 망자들이 아마네의 곁에서 떠나고──그 자리에 남은 것은.


아마네 "크......아......"

아마네 (아직, 살아있다......하지만......)


동전륜으로 비축한 에너지 덕분에 생명을 빼앗기진 않았다.

하지만 당연히 상처 없는 것은 아니다. 왼쪽 팔을 완전히 빼앗겼다.


정기를 다 빨아먹힌 아마네의 왼팔은 미라처럼 무참하게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센쥬 "자──체크메이트네, 아마네♪"

아마네 "크으윽!? 네, 네놈......"


고목 같은 왼팔로 치닫는 격통.

가학적인 웃음을 딘 센쥬가 그것을 아무렇게나 짓밟고 있었다.


센쥬우 "아마네──넌 단조의 적자를 지켰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센쥬 "달라. 우리의 목적은 처음부터 너였어──♪""


뭐, 저 함정을 보면 일목요연하겠지만, 하며 센쥬는 유쾌한 듯 웃는다.


아마네 "뭐, 뭐라고......?"


이가와 장로중의 목적은 처음부터 아마네였다.


단조를 매장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인 악귀나찰 후마 아마네.

그것을 말살하려는 계획이 은밀히 장로중 내부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센쥬우 "사실은 더 빨리 끝낼 생각이었거든?"

센쥬우 "하지만, 어째선지 네가 마을 속에 팍 틀어박혔기 때문에──나도 여러가지로 고생했다구?"

아마네 "......!?"


아마네은 문득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


아마네 (혹시 당주님은, 그 때문에......?)


장로중의 움직임을 헤아린 단조는 아마네가 반발할 것을 내다보고 '처벌'이라고 하는 형태로 그녀를 전장에서 멀어지게 했다.


모든 것은 아마네를 위해.


아마네 (그런데 나는, 무슨 짓을.......)


단조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실망하셨다'고 멋대로 삐지고.

그러다 지금, 적에게 붙잡혔다.


아마네 "크......으으으으......흐극."


이 얼마나 어리석은 들개──저절로 입에서 오열이 새어나온다.

잃은 왼팔보다, 자신의 한심함이 억배나 아프다──.


센쥬 "어머, 아마네. 죽는 게 무서워서 울고 있니? 그래도 안심하렴."

센쥬 "넌 죽이지 않아. 죽이지 않고──단조과 후마를 썩히는 독으로 만들거야."

아마네 "뭐......?"


센쥬의 광기로 일그러진 눈이 아마네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오른쪽 독수.

파충류 같은 비늘이 덮인 그것을 아마네에게 과시한다.


센쥬 "독수 오독살(五道殺)"


그것이, 이가와 센쥬의 독수오의.


센쥬 "오른쪽의 다섯 손가락을 동시에 접하는 것으로 생성되는 최강의 정신독──."


목숨을 빼앗지 않고 인격을 침범하는 맹독이다.


얼마나 정신력이 강한 자도 시간이 흐르면서 천천히 미쳐가, 구제불능의 악귀외도로 변모시킨다.


센쥬 "아마네. 널 죽이지 않을 거야──."


망자들이 아마네의 팔을 껴안고 일으켜 세운다.


그 무방비한 가슴에 센쥬가 독수를 겨누고.


센쥬 "네가 정기를 빼앗기고, 멸시한 외도에 빠졌을 때."

센쥬 "널 총애하는 단조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아하하하하하하!"

아마네 "크, 아아아아아아아아!!"


사력을 다해 벗어나려 하지만 불가능하다.


아마네의 에너지는 무수한 망자에게 흡수당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아마네의 가슴이 독수에 꿰뚫리려던 찰나.


센쥬 "!?"

후마 단조 "으, 크크크......센쥬, 나의 '딸'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후마 단조이 거기에 있었다.


아마네의 가슴을 꿰뚫으려고 한 센쥬의 독수를 꽉 잡아 막아──.

하지만 그 단조의 손은, 강력한 '오독살'의 독에 침범되어, 한순간 거무스름하게 변색한다.


아마네 "다, 당주님!?"

단조 "오, 아마네. 수발역 드느라 고생했구나. 나머지는 내게 맡겨라."


비명을 지르는 아마네에게 단조은 유연히 웃더니, 다음 순간 그 눈이 황금빛으로 환하게 타올랐다.


사령

『UOOOOOOOOOOOO!!?』

『UOOOOOOOOOOOO!!?』

『UOOOOOOOOOOOO!!?』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던 망자 떼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패자의 사안 '제육천마왕'.


수만 백성을 죽인 패왕의 영혼──그것을 두른 칼이 막강한 불꽃을 일으켜, 단 일격에 주변을 초토화 시킨다.


사령

『UOOOOOOOOOOOO!!?』

『UOOOOOOOOOOOO!!?』

『UOOOOOOOOOOOO!!?』


료마 "세, 센쥬님!!? 이대로라면 저희도──."


잇따라 지워지는 망자들.

이에 지켜진 센쥬와 료마에게도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다가온다.


센쥬 "좋아. 물러서 줄게♪"

센쥬 "그래도 이게 시작이야, 단조. 당신은 나의 독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어. 후마는 이미 멸망한 것이나 다름 없──."

단조 "크크. 그건 어떨까나......?"


센쥬가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단조는 '패자의 사안'을 풀었다.


몸이 기우뚱한다.

독의 회전이 빠르다──벌써 단조의 오른쪽 반신까지 거무스름하게 변색하려 하고 있다.


아마네 "우아아아......앗, 다, 당주님......앗!!!"


오열하던 아마네가 그 발치에 매달렸다.

뒤이어 굵은 눈물방울이 흘러내렸다.


아마네 "죄, 죄송합니다......아마네가, 어리석고......어리석은 탓에......그래서, 단조님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저 가슴이 미어지는 자책과 후회만 남았다.


자신의 미숙함과 어리석음 때문에.


후마의 기둥, 그리고, 자신이 누구보다도 경애하는 단조가 무서운 독에 침범당했다──.


단조 "크크. 고개를 들어라, 아마네. 넌 언제나 울보구나."


단조은 그저 잔잔하게 웃으며 그런 아마네의 어깨를 두드린다.


단조 "실패한 것을 후회만 해선 소용없지? 거기서 배우고 성장하면 된다."

단조 "너에게는 미래가 있다. 어떠한 실패도 언젠가 만회할 수 있다."

아마네 "그렇지만......단조님의 몸이......"


아마네가 오열하면서 말하자 단조는 작게 쓴웃음을 짓는다.


단조 "아......확실히 이건 독한 놈인데 그게 뭐 어쨌다고?"

단조 "공교롭게도 나는, 아직 팔팔하고......"

단조 "그렇지......설령, 내가 미쳐 죽어도, 후마는 멸망하지는 않을 거야."

아마네 "에......?"


눈물에 젖은 얼굴을 드는 아마네


그 작고, 떨리는 몸을, 단조는 독에 침범되지 않은 손으로 강하게 껴안는다.


단조 "후마의 미래는 너희들 젊은이들의 몫이다."

단조 "우리 이후에는 너나 코타로가 훌륭하게 이어갈거야."

단조 "나는 후마의 미래를 지켰다......그걸로 만족한다, 아마네."

아마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디까지나 부드럽고 따스한 말이었다.

아마네는, 그저 '아버지'의 따뜻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 목이 쉬도록 계속 울었다.


...........


그 후.


'병을 얻었다'며 진두에 나오는 일이 적어진 단조를 위해 아마네는 지금까지 이상의 충의를 다해 일했다.


들개로 폄훼받던 행적을 바로잡음으로서, 마을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 새로운 신분을 얻게 되었다.


더 이상 '악귀나찰'이 아니다.


'단조의 집사' 후마 아마네가 거기에 있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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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를 못 읽고 반란 일으켰다가 쫄딱 망한 건 센쥬의 독 탓인듯.


17장에서 토키코가 서방용왕정천안 꺼내들 땐 전용 CG 그려주더니.

단조는 왜 안 그려주냐.


배신자는 니샤 가문이라고 생각한다.


종가는 후붕이, 토키코, 사이카, 아마네 빼고 전멸했는데 

니샤는 2차 반란 가능한 전력 남겨뒀다는 게 말이 안 됨.


린카네 가문처럼 대놓고 노선 바꾼 뱀새끼짓 하던 것도 아니었으면서.

남몰래 이가와 장로중하고 짝짝꿍 하고 있던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