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드 이벤트


【토키코】 "당주님..."


토키코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피에 굶주린 암살자들의 존재를 느꼈다.

우리 둘 다 수영복을 입고 있지만, 해변을 즐길 시간은 없었다.


【나】 "응, 알아. 하나...둘...많기도 하군."

【토키코】 "우리를 노리고 있을까요?"

【나】 "그런 모양이야."

【토키코】 "예상했던대로..."


토키코는 초조한 듯 이를 갈고 있었다.

우리가 여기 도착하자마자 암살자들의 표적이 되었다면, 그야 함정일 수 밖에 없다.


【나】 "토키코, 저놈들은 무수히 많지만, 우리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어."

【토키코】 "소란을 피우는 게 않닐가요?"

【나】 "우리가 노력한다면 그렇지 않겠지. 걱정할 시간은 없어."

【토키코】 "알겠습니다, 당주님."


토키코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나에게 주의를 주었다.


【토키코】 당주님, 저 멀리 숲이 보입니다!"


해변과 연결된 숲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

사람이 만든 숲이지만 자객을 끌어들일 만큼은 충분하다.


【나】 "좋아. 내가 훔친 '힘'을 사용하려면 숲 안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야 돼."

【토키코】 "네, 당주님."


【나】 (대마인과 미연이 손을 잡았을 거라고, 누가 알았겠어…)

【토키코】 "당주님, 카르테바라 해변에 침투한 '참귀의 대마인'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아키야마 린코 = 참귀내원)


【나】 "아키야마 린코? 확실해?"

【토키코】 "네. 대마인으로서 카르테바라의 암시장 카지노를 파괴하러 오는 모양입니다."

【나】 "그렇군...만약 '광신적인 불꽃(Fanatical Flame)'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참귀의 대마인이겠지...난감하군"

(이슬람 클레멘티 티아나 = Fanatical Flame) 


【토키코】 "네. 미연이 카르테바라에서 손 떼게 하고, 우리 조직에 암시장 카지노를 추가하려는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될 겁니다."

【나】 "가자, 토키코. 그들이 이곳을 단순히 휴양지로 만들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어."

【토키코】 "그래서 계획이 크게 뒤틀어질 겁니다."

【나】 "어쩔 수 없어. 저 두 사람이 만들어 낼 난장판을 틈타서 카르테바라를 일거에 점령한다."

【토키코】 "네, 당주님."


【나】 (그러니까 처음부터 다 함정이었던 거군…우리를 꽤 위험시하는 모양이야.)


대마인과 미연이 일시적으로 힘을 합쳐 급성장하는 나의 조직을 무너뜨리려 한다.

그게 우리가 상대해야 할 것.


【토키코】 "당주님, 이건 제 실수입니다. 자료를 좀 더 꼼꼼히 확인했어야 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나】 "됐어. 우리한테서 얼마나 위협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

【나】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위협을 느끼는 이유는 나 때문이야."

【나】 "그들은 기습으로 우리를 붙잡으려 했겠지만 결과는 다를 거야. 걱정마."

【토키코】 "네, 당주님. "


토키코는 고개를 숙였지만 표정이 굳어 있었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패배할 것이다.


【나】 (하. 정말 걱정이 많다니까.)

【나】 "토키코, 수영복을 입고 있는 너를 보게 되어 기뻐. 네가 그 옷을 입고 전투에 나간다는 생각을 하니 더욱 흥분돼."

【토키코】 "당주님..." 


토키코의 표정에 긴장이 풀리면서, 준비된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토키코】 "이거 받아주시길."


그녀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에서 무기를 꺼내 건네주었다.

침입자를 발견했을 때를 대비해서 준비했을 거다


이 정도의 대비는 토키코의 예상대로다. 


【토키코】 "당주님의 뒤는 제가 지키겠습니다."


그렇다. 토키코는 언제나 이렇게 나를 보호해 주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


【나】 "후마의 힘을 보여주자."

【토키코】 "네, 당주님."


암살자들이 가까이 다가왔다.


***


【나】 "제길."

【나】 "지치는구만."


나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토키코】 실례합니다."

【나】 "우왓─?!"


갑자기 머리에 바닷물을 뒤집어썼다. 깜짝 놀랐지만, 과열된 내 몸에 찬물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내게 묻은 피가 씻겨 내려간다.


【토키코】 "당주님, 모든 적들이 전투를 피해 도망친 것을 확인했습니다."


토키코는 평소처럼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플라스틱 양동이를 들고 있었다.

내 몸에 묻은 피는 이미 씻겨져 있었다.


【나】 결국 잘 풀렸나 보군."

【토키코】 "예, 하지만 카르테바라에서 암시장 카지노가 철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 "그런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리조트는 결국 안전해졌군."

【토키코】 "네, 당주님. "


토키코는 내 옆자리에 앉았다.


【토키코】 "이번에는 꽤 피곤했어요."

【나】 "그렇지."


수많은 강적을 물리치는 현실이 스며들었다.

비록 우리는 아직 적지에 있지만, 나는 우리가 휴식을 취할 시간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나】 "옛정을 생각해서 해변을 즐겨보는 건 어때?"

【토키코】 "네, 당주님. 때로는 휴식도 필요하죠. 저 자신을 위해서나, 당주님을 위해서나."


토키코는 내게 살짝 몸을 기대었다. 우리의 주인과 종자의 관계에서 일시적으로 해방되고 싶다는 욕망.

우리가 잃어버린 모든 시간을 되찾고 싶다는 욕구.


그 감정은 맞댄 피부를 통해 나에게 전해져 왔다. 나는 이복누이에게 말했다.


【나】 "아버지와 함께 온 이후로는, 한 번도 와 본 적 없지."

【토키코】 네, 당주님..."


그것은 우리 어린시절의 귀중한 기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