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노마드의 마계기사 견습. 그래서 나를......"

로라 "후우마 씨는 노마드에서는 초유명인이에요!"

로라 "지난번 안즈 격멸 작전 때 저는 견습이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요."

로라 "리나 언니랑 둘이 함께 싸우는 걸 다 같이 응원했어요"

나 "굳이 말하자면 2인 3각이지."

로라 "아, 그랬죠. 2인3각, 2인3각!

로라 "대마인 상대로 리나 언니가 망설임 없이 자기 몸을 맡겨."

로라 "잉그리드 님이 그걸 즉석에서 허락하다니 깜짝 놀랐어요."


태평양에서 인공태풍을 발생시킨 안즈와의 싸움에서 우리를 도우러 하늘을 날아온 리나의 원격조종을 돌로레스와 교체한 건이다.


그걸 노마드 본부에서 본 듯, 초유명인이라는 것은 조금 신경이 쓰이지만 잉그리드 휘하에 관해서는, 리나, 돌로레스, 엘레나 등 이래저래 아는 사람이 많다.


로라 "아이슈 헤비코 씨와 우에하라 시카노스케 씨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요. 처음 뵙겠습니다!"

헤비코 "아, 응. 처음 뵙겠습니다."

시카노스케 "혹시 우리도 노마드에서 유명하다던가?"

로라 "요주의 인물로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헤비코 "요주의 인물......"

시카노스케 "그렇구나~~~."


로라가 고개를 끄덕이자 두 사람은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로라 "그런데, 그쪽 두 분은?"

래티클 "래티클이다."

하츠미 "대마인 견습 쇼죠 하츠미에요. 잘 부탁드립니다!"

로라 "견습생 동료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래티클은 자칭했을 뿐이지만, 하츠미는 로라와 악수까지 하고 있었다.


로라 "아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라 "저, 블랙 님의 서한을 홍혈경께 전달하고 돌아오는 길인데, 살짝 길을 잃어서요."

로라 "그러다보니 마계 와스프의 둥지까지 자극해서 저렇게......에헤헤"


로라는 수줍어하며 웃는다.


세련된 모자에 니트 원피스라는, 견습이라 해도 마계기사로 보이지 않는데다, 이 친근한 분위기는 과연 리나를 많이 닮았다.


나 "그건 노마드의 임무지? 우리한테 말해도 돼?"

로라 "우왓!! 말하면 안 되었어요!"

로라 "죄송합니다. 제가 그런 말을 했다는 건 비밀로 해주세요!"


로라는 허둥거리기 시작했다. 엄청 당황한 것 같다.


그 모습 또한 처음 만났을 때의 리나를 방불케 했다.


그건 그렇고──.


나 (......그렇구나. 이 근처는 홍혈경의 영역인가.)


나는 이번 일에 나서기 전, 도서실에서 대충 조사한 마계 지도를 머리 속에 그렸다.


로라 "제가 임무 내용을 말해버린 답례로 후우마 씨 일행이 왜 여기 있는지 몰래 알려주는 건......"

나 "알려줄 리 없잖아."

로라 그렇죠. 으으으, 어쩌지. 잉그리드 님한테 혼나겠어."


로라는 창백한 얼굴로 당황하고 있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브레인플레이어의 게이트를 통해 왔다고는 말하지 않고, 당연한 것을 가르쳐 주었다.


나 "뭐, 알다시피, 평범하게 마계의 정찰이야."

로라 "아, 그런가요? 정찰정찰. OK입니다."

나 "그쪽은 길을 잃었다고?"

로라 "네, 분명 올 때 이 근처 마을에 들렀는데, 제가 길을 잘 못 외워서요."

로라 "게다가, 올 때와 반대 방향이라 중간부터 잘 모르겠어요."


로라는 부끄러운 듯이 우물우물 거리며 말했다.


나 "헤비코, 시카노스케, 어디에 마을이 있는지 알겠어?"

헤비코 "잠깐만."


헤비코는 문어발을 꿈틀거리며 냄새가 많이 나는 쪽을 가리켰다.


헤비코 "음── 저쪽이려나? 시카노스케짱, 어때?"


시카노스케도 전둔 소나로 주위를 살핀다.


시카노스케 "비교적 사람이 있는 것 같아. 마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나 "도적들의 촌락일 가능성이 있다고."

시카노스케 "응. 그래서 어쩔거야?"

나 "뭐 가볼까나."

시카노스케 "......하아, 역시나."

헤비코 "헤비코네는 정찰 임무 중이고."

로라 "저기, 저도 따라가도 될까요?"

나 "그래."


이렇게 마계기사 견습인 로라를 더해 우리는 황야를 재차 걷기 시작했다.


헤비코와 시카노스케를 의지해 한참을 걸으니, 작은 마을이 보였다.


로라 "아, 여기에요 여기. 기억이 나요. 다행이다~. 무사히 도착했어."


길 잃은 로라는 껑충껑충 뛰어오르며 기뻐하고 있다.


아무래도 홍혈경을 만나기 전에 들른 마을에 도착한 것 같다.


로라 "모두, 배고프진 않으신가요? 저는 한창 싸워서 그런지 배가 고픈데."

로라 "도움을 받은 답례로 여기선 제가 살게요."


로라를 따라 줄줄이 마을의 술집으로 들어간다.


안에 있던 손님들이 일제히 이쪽을 돌아보고, 점주가 헤비코 문어발과 래티클을 보고 신형 몬스터인가 싶어 오해하긴 했지만, 신형 몬스터를 사역하고 다니는 마수 사역자로 둘러대, 잘 넘어갔다.


래티클 "허세가 능숙하군."

헤비코 "실례라구."

나 "둘 다 미안해. 하지만 불필요한 트러블은 피해야 돼."

로라 "헤비코 씨는 문어의 대마인으로 알았는데, 실은 몬스터였나요?"

헤비코 "아니, 평범한 인간이야. 그리고 문어의 대마인이 아니라 문어화의 인법을 사용하는 수둔술사야."


로라의 경솔한 지레짐작을 헤비코가 제대로 정정한다.


아무튼 로라가 한 턱 내 우리는 가볍게 배를 채웠다.


마계의 돈은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로라가 있어 다행이었다.


내친김에 로라에게 여기 온 목적에 대해 물어봤다.


나 "이 근처에서 고대룡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어?"

로라 "그거라면 근처에 고대룡의 전설이 남아 있는 유적이 있어요."

로라 "오래 전에 토벌당했다던데, 혹시 고대룡 부활의 조짐이 있나요? 그걸 위한 정찰인가요?"

나 "그런 건 아니지만, 옛날 대마인이 그 고대룡을 쓰러뜨린 것 같아. 그 조사를 위해 왔지."

로라 "그렇군요. 그럼 제가 함께 해도 될까요? 길안내는 자신 있어요!"

나 "아까 길 잃지 않았어?"

로라 "앗......"


로라는 순간 입을 다물었지만,


로라 "그건 그거, 이건 이거에요! 저 한 번 가봤거든요. 부디 맡겨주세요!"


묘하게 자신만만하게 선언했다.


그런 모습을 술집 한켠에서 한 여자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완벽히 존재감을 지우고 있어, 누구도──점주와 다른 손님들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카라 "동생인 줄 알고 와봤더니, 저게 후우마 코타로인가?"


이 땅의 지배자 홍혈경 카라 크롬웰이다.


자신과 같은 흡혈귀의 기색을 느끼고, 성에서 마술로 전이되어 온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있었던 것은 평범한 인간──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존재, 대마인 후우마 코타로다.


홍혈경이 흥미를 품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로라 "그럼 고대룡의 유적으로 출발하죠!"

하츠미 "네, 가죠!"


로라는 자신만만하게 걷기 시작했고, 들뜬 하츠미가 옆에 나란히 선다.


방금 만났는데 대마인과 마계기사 견습끼리 마음이 맞는 것 같다.


일행은 그 뒤를 따랐다.


헤비코 "괜찮을까?"

나 "우리는 유적의 위치를 모르니, 일단은 믿고 따라가자. 주위 경계는 게을리 하지 말고.

헤비코 "알겠어."

로라&하츠미 "가자♪ 가자♪ 용의 동굴로♪"


뭔가 둘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불안하다.


시카노스케 "스스로 수렁에 빠져드는 타입으로 보이네."

나 "뭐, 그런 생각도 들지만 우리는 갑자기 여기로 날아온 거니까."

나 "조금이라도 지리에 익숙한 사람이 함께 있어야 해. 그보다 누가 지켜보는 것 같지 않아?"

헤비코 "헤비코는 계속 보던데? 누구 때문에 마물로 여겨져서."


재차 문어발을 꺼내든 헤비코가 입을 삐죽거린다.


나 "그런 게 아니라고. 조금 전부터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는 것 같은데......"


헤비코는 빨판으로, 시카노스케는 전둔으로 주위를 살짝 탐색한다.


헤비코 "딱히 감지되는 건 없는데."

시카노스케 "나도."

나 "기분 탓인가?'


그런 수상한 인물의 기색이 실제로 있었다면, 어느 한쪽이 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하지만 역시 보여지고 있는 것 같았다.




로라 "여기에요!"


고대룡의 유적에는 금방 도착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을을 나와 곧장 걸어간 숲이 그 유적과 연결되어 있던 것이다.


안내할 수 있는 게 당연하겠지.


하지만 그곳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광대한 고대 유적이었다.


숲에 들어간지 1시간. 유적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마을 하나 분은 되는 것 같다.


로라 "......"


그리고 로라의 모습이 점점 수상해졌다.


처음에는 자신 있게 걷다가 조금 전부터 멈추기도 하고, 두리번거리고 있다.


로라 "그러니까......"

나 "로라 잠깐만."

로라 "네엣!"


로라가 움찔하며 멈춘다.


로라 "뭐, 뭔가요?"

나 "이 유적에 와본 적 있다고 했었지."

로라 "그, 그럼요. 전에 제대로 한 번 왔어요."

로라 "고대룡이 있던 던전 입구까지는 갔었다구요."

나 "혼자서?"


로라는 시선을 피한다.


로라 "그건 그......노마드의 동료와 함께였지만......"

나 "그래서 그 던전 입구는 어디 있지?"

로라 "그, 그게 말이죠......저, 꽤 오랜만에 와서, 이전과 느낌이 조금 다르달까요."

로라 "저쪽인 것 같은데요."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으로 적당한 방향을 가리킨다.


나 "길을 잃었다면 잃었다고 솔직히 말해줘."

로라 "사실대로 말하면 길을 잃었어요. 말하는 것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하츠미 "역시 그랬구나.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로라 "죄송해요."

나 "이런이런."


나는 이럴 때를 위한 평소의 선도역을 돌아보았다.


나 "헤비코, 들어온 곳은 기억하지?"

헤비코 "그야 물론이지만, 나쁜 소식이 하나 있어."

시카노스케 "으아아아. 진짜냐~~~!!"


헤비코가 우울한 얼굴로 대답하자 시카노스케도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나 "적인가?"

헤비코 "근처에. 아마 도적. 이쪽으로 오고 있어."

로라 "......아, 그러고 보니 이 근처를 아지트 삼은 도적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시카노스케 "그런 건 빨리 말해!"

로라 "ㅈ, 죄송해요! 깜빡 잊고 있었어요!"


너무 깜빡했구만.


하츠미 "도, 도적단!?"

나 "요격태세를 갖춰! 래티클, 하츠미의 보호를 부탁해."

래티클 "맡겨둬라."


그리고──


도적

"햣하──!!"

"햣하──!!"

"햣하──!!"


참으로 알기 쉬운 기성을 지르며 이 근처를 아지트로 삼고 있는 도적단이 습격해 온 것이었다.


***


도적과 싸우는 일행.


하츠미 "ㄴ, 나도......뭔가......뭔가를 하지 않으면......"

래티클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마라. 네가 나서봐야 방해만 될 뿐이다."

하츠미 "ㄴ, 네......"


하츠미는 겨우 쿠나이를 쥐었지만, 뭔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어도 다리가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훌륭한 대마인이 되기 위해 제대로 전투 훈련을 받았을 텐데, 배운 게 머리에서 다 날아가 있었다.


심물합신을 사용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그저 발목을 잡고 지켜지기만 하는 자신에게 고개를 숙인다.


도적

"햣하──!!"

"햣하──!!"

"햣하──!!"


래티클 "하츠미! 뭐하고 있어! 빨리 물러나!!"

하츠미 "엣!?"


하츠미는 벌떡 고개를 들었다.


타잔인가 뭔가처럼 나무들 사이를 밧줄로 재빠르게 움직이며, 공중에서 도적들이 덮쳐온다.


래티클 "바쥬라!!"


래티클의 바쥬라에서 쏘아진 빔이 도적들을 차례차례 격추한다.


하지만 운 좋게도 그것을 피한 한 사람이 우물쭈물하고 있던 하츠미를 붙잡는다.


하츠미 "꺄아아악!!"

로그 "이 녀석이 죽는 걸 보기 싫다면 무기를 버려라."


그 도적은 하츠미를 뒤에서 잡으며 목덜미에 칼을 들이댔다.


하츠미 "아아아......"


섬뜩한 칼날의 차가움에는 하츠미의 몸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한다.


잡고 있던 쿠나이도 손에서 떨어졌다.


헤비코 "하츠미짱!!"

시카노스케 "젠장!!"


적의 수는 절반 정도로 줄였는데, 이런 수를 써올 줄이야.


하츠미를 모두가 지키고 있는 듯한 상황에 인질로 삼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나 "모두, 무기를 버려."


나는 제일 먼저 닌자도를 버렸다.


헤비코와 시카노스케는 순간 놀랐지만, 명령을 듣는 척 방심하게 하고, 마성의 힘으로 적을 물리치겠다는 의도를 즉시 헤아려 나를 따른다.


래티클 "......"


래티클도 바쥬라를 땅에 떨어뜨렸다.


로라 "저, 정말 괜찮나요?"

나 "그래."


로라에게 다짐하는 그때였다.


나 "......!!"


강렬한 오한이 등을 스쳤다.


하츠미 "......"


하츠미가 무시무시한 마력을 발하고 있었다.


공포에 떨던 눈동자가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기이한 문양이 이마 위에 떠오른다.



하츠미 "놔라."


하츠미가 말했다.


딴 사람처럼 낮은 목소리다.


하츠미 "내 목숨은 내 것이다. 너 따위에겐 주지 않아."

도적 "움직이지 마라!"


도적이 하츠미를 칼로 위협했다.


하츠미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오히려 그 칼날을 덥석 손으로 잡았다.


피는 한 방울도 흐르지 않았다.


대신에 하츠미의 손과 나이프가 스르륵 동화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칼을 쥐고 있던 도적의 손까지 파고든다.


도적 "헉!! 뭐, 뭐야 이 계집!? 놔! 놓으라고!"


도적은 공포로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하츠미에게서 손을 떼려 했으나,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모양이다.


하츠미 "모두 내 것이다."


뭔가에 홀린 듯한 저 눈.


평소의 하츠미가 아니다.


도적 "하, 하지 마아아아아앗!!!"

헤비코 "후우마짱!?"

시카노스케 "어떻게 된 거야 저 녀석!!"

나 "하츠미, 그만둬!!"


나는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목소리가 닿을 줄은 몰랐는데,


하츠미 "에......?"


하츠미가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동화된 나이프와 적의 손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하츠미 "뭐야 이게!? 나 어떻게 된 거야!?"


자신의 몸에 일어난 이변에 하츠미는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하츠미 "싫어! 싫어어어어엇!! 아빠! 엄마!!"


하츠미의 동화는 계속되어 간다. 벌써 반쯤 착란하고 있다.


나 "위험한데."


죽음의 공포가 계기가 되어 몸 속에 품은 마가 폭주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저 마에게 휩쓸릴지도 모른다.


그것은 아사기 선생님이 우려했던 최악의 사태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하츠미를 막을 수 있지?


카라 "오랜만에 와 보니 꽤 소란스럽군."

나 "!?"


갑자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쪽을 돌아보고, 아까부터 느끼고 있던 시선의 정체가 이 여자라는 것을 직감했다.


나 "누구야!?"

카라 "지나가던 마술사야. 저 여자애는 당신의 동료? 동화 능력이 폭주하는 것 같네."


여자가 말한 다음 순간, 그 발치에서 검붉은 번개가 뿜어져 나와 하츠미와 도적을 한꺼번에 쓸어버렸다.


두 사람이 크게 비명을 질렀다.


하츠미까지 처치할 생각인가?


나 "그만둬!!"


나는 반사적으로 마성의 힘을 사용했다.


카라 "후후."


여자는 가볍게 고개를 기울인다.


내 오른쪽 눈이 날린 어둠의 칼날은 여자의 뺨을 스치고 뒤로 날아갔다.


카라 "망설임 없는 살의. 훌륭해."

카라 "그래도 허둥댈 것 없어. 그녀를 원래대로 되돌려 놓으려는 거니까. 약간의 아픔은 따르겠지만."

나 "뭐라고?"

카라 "동료를 돕고 싶은 거지?"

하츠미 "으윽......큭......으으......"


재차 하츠미를 돌아보니, 검붉은 번개에 당해 경련하고 있지만, 동화되어 있던 칼과 적의 팔은 강제로 풀려 있다.


카라 "계속해도 될까?"

나 "......부탁해."


나는 도저히 저럴 수 없다. 여기선 그녀를 믿고 맡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하츠미 "캇......하읏......크하아......"


이윽고 여자의 번개가 잦아들어, 원래대로 돌아온 하츠미가 그 자리에 무너졌다.


달려가 안아 일으키자, 숨을 제대로 쉬고 외상도 없다.


함께 번개를 맞은 도적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거무스름한 시체가 되어 있었다.


카라 "일단은 그거면 되겠지."


여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하고, 도망치려는 도적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카라 "내가 너희를 놓칠 것 같아?"


여러 개의 핏줄기가 솟아올랐다.


이번에는 붉은 칼날이 여자의 발밑에서 출현해, 도적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꼬챙이로 꿰뚫어 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