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코 "후우마짱! 하츠미짱은 괜찮아!?"

나 "아아, 기절했을 뿐이야."

헤비코 "......다행이다."


헤비코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팔 안에서 축 늘어져 있는 하츠미를 불안하게 내려다보았다.


시카노스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나 "그건 나중에 설명할게. 눈을 뜨면 하츠미 본인도 들어야 하니."


하츠미는 여전히 의식을 잃은 채다. 억지로 깨우지 않는 편이 좋겠지.


나는 하츠미를 구해준 수수께끼의 마술사에게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나 "감사합니다. 덕분에 동료들이 살았어요."

카라 "그냥 변덕이야. 마족에 인간에 브레인플레이어, 아주 드문 조합이군."

카라 "네가 리더인가?"


여자는 우리를 둘러보았다.


방식이야 어떻든, 하츠미의 폭주를 거두어 준 마술, 도적들을 순살한 그 기술, 래티클이 브레인플레이어라고도 간파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내기가 아니다.


나 "리더라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행동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후우마 코타로라고 합니다."


이미 들켰을지 모르지만 대마인임은 불지 않고 이름만 고했다.


카라 "나는 카라. 지나가던 마술사야."

나 "카라?"


그것은 홍혈경의 이름이다.


설마 본인이 나타난 건가!?


로라 "후에에에──!"


로라가 새된 소리를 냈다.


카라 "왜 그러니?"

로라 "이, 아뇨......저어......그러니까......이 근처를 다스리시는 홍혈경의 성함과 같구나 하고......굉장한 우연이네요."


카라라고 자칭한 여자가 말을 걸자, 로라는 당황하며 말했다.


카라 "그렇다고 하더라, 홍혈경 카라, 한 번 만나보고 싶어."

로라 "그, 그렇네요......아하하......"


동명이인이려나?


로라는 노마드의 임무로 홍혈경을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묘하게 안절부절 못하는 게 홍혈경이 정체를 감추려 애쓰는 것 같기도 하다.


다만 그럴 경우, 홍혈경이 가명도 쓰지 않은 것이 묘하다.


나의 당황은 아랑곳 않고 그 지나가던 마술사 카라는 말했다.


카라 "내가 여기 온 목적은 고대룡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야."

카라 "당신들도 그런 것 같은데, 잘도 여기에 대해 알고 있네."

나 "수백 년 전, 이곳의 고대룡을 쓰러뜨렸다는 인물의 기록을 발견했거든요."

카라 "그런 게 있었나? 대마인......나츠였었지. 오랜만에 생각났어."


카라는 가볍게 놀란 얼굴로, 옛날을 그리워하듯 말했다.


나 "잠깐만요. 그 말투로 보아, 당신은 그 사람을?"

카라 "물론 알고 있지. 왜냐하면 내가 그 나츠와 함께 고대룡 쿠엘레브레를 봉인했거든."


가볍게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한다. 놀라는 우리에게 그녀는 계속해서,


카라 "그랬지. 나츠도 사물을 자신에게 받아들이는 힘을 쓰고 있었어. 저 애랑 똑같이."

카라 "그러면 당신들의 정체도 간단히 상상할 수 있지."


카라는 『물어볼 게 있다면 지금 뿐이야』라는 표정으로 피식 웃었다.


이건 속수무책이다.


상대방이 쥐고 있는 정보가 너무 많아.


무엇보다 하츠미가 궁금해하던 대마인 나츠와 직접 만나 고대룡과 직접 싸우기까지 했다.


이래서야 정체를 숨겨봐야 이득 볼 것 없다.


나 "들켰나요? 상상대로 저희는 대마인입니다."

카라 "그렇겠지. 애초에 대마인이 아니고서야 인간이 마계를 걸을 수 있을 리 없는걸."


카라는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로라 "ㅈ, 저기요!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지만 저는 대마인이 아니에요! 노마드의 마계기사 견습 로라입니다!"

카라 "어머 그래? 노마드의 마족이 대마인과 함께라니 재미있네."


말하지 않아도 되는데, 자신의 정체를 밝힌 로라에게 카라는 낄낄거렸다.


하츠미 "으......으으......"


내 품 안에서 하츠미가 움찔했다. 아무래도 깨어나려는 것 같다.


나 "일어설 수 있겠어?'

하츠미 "후우마 선배? ㄴ, 네......괜찮아요......"


내가 몸을 비키자, 하츠미는 조금 휘청거리다가 똑바로 서고,


하츠미 "헉!? 나!!"


깜짝 놀란 듯이 손을 내려다보았다.


자기 손이 멋대로 칼과 도적을 삼키려 했던 기억이 난 것이다.


하츠미 "아......다행이다......멀쩡해......다행이다."


원래대로 돌아온 자신의 손을 보고 진심으로 안도한 듯이 말한다.


카라 "아직 자기 능력을 제어할 수 없나 보네."


카라가 말했다.


과거 함께 싸웠던 대마인 나츠를 투영하고 있는지 부드러운 목소리다.


하츠미 "후우마 선배, 이 분은?"

나 "마술사 카라 씨. 하츠미의 능력이 폭주할 뻔한 걸 도와줬어."

하츠미 "내 능력이......폭주?"


하츠미는 불안한 듯이 따라 말했다.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니 무리도 아니다.


나 "하츠미, 잘 들어줘."


나는 하츠미에게 진실을 전했다.


하츠미 "내 안에 마가......"


하츠미는 말문이 막혔다.


헤비코 "후우마짱, 그거 알고 있었어?"

나 "아까 아사기 선생님께 들었지. 전하라는 말은 없었지만, 지금 내 판단으로 그렇게 했어."

헤비코 "그렇구나......"

시카노스케 "아니, 굉장하지 않아?"

헤비코 "시카노스케. 하츠미의 기분을 생각해 줘."

시카노스케 "아, 응."

나 "여하튼, 너는 불안정한 상태에 있어. 충격이겠지만."

하츠미 "후──."


하츠미는 길게 숨을 내쉬고 창백한 얼굴을 들어올렸다.


하츠미 "굉장한 충격이고, 스스로가 무서워졌지만, 그래도 그거......뭔가 실감이 나요......"

하츠미 "저, 그 이후로......제가 제 자신이 아니게 된 것 같은......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하츠미 "나, 이제 인간이 아니구나......그렇구나......"


하츠미의 몸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하츠미는 자신의 몸을 껴안지만, 그 떨림은 멈추지 않는다.


나 "하츠민, 그건 아냐."


나는 단호히 부정하고, 하츠미의 양쪽 어깨에 손을 얹고 힘을 주었다.


하츠미 "후우마 선배?"

나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크든 작든 마력을 가지고 있어."

나 "우리는 그것을 대마입자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마찬가지야."

나 "그런 의미에서 100% 순수한 인간은 어디에도 없어."

나 "그리고 대마인은 타고난 마력, 대마입자가 눈에 띄게 많은 인간이지."

나 "하츠미는 그 마력이 후천적으로 부여받았을 뿐, 나머지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하츠미 "하지만 마에 삼켜질 위험이 있다면서요."

나 "그렇지. 하지만 그걸 따지면 나는 그 에드윈 블랙에게서 영문 모를 힘을 빼앗았어."

나 "폭주의 위험도 크지. 이야, 큰일이구만."

나 "하지만 이렇게 어떻게든 하고 있고, 최근에는 비교적 잘 사용하고 있어. 무기랑 합체하는 정도는 평범해 평범."

하츠미 "평범하진 않지만, 그래도 마음이 가라앉았어요. 감사합니다, 후우마 선배."


하츠미가 쿡 웃었다. 몸의 떨림도 가라앉았다.


하츠미 "알겠어요. 저, 후우마 선배네랑 똑같네요. 굉장히 무섭지만, 열심히 해볼게요."

나 "그래, 우리가 함께 있으니까 걱정 마."

하츠미 "네!"


하츠미는 힘차게 대답하고 평소의 긍정적인 표정을 지었다.


카라 "역시 당신들은 대마인이네. 나츠와 함께 있던 시절이 생각났어."

카라 "나는 지금부터 고대룡을 봉인한 유적의 안쪽으로 향할 건데, 괜찮다면 함께 가지 않을래?"


그것은 바랄 나위도 없는 이야기이지만, 물론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


하츠미를 데리고 가야 하나, 내가 생각하고 있으면,


하츠미 "저도 가게 해주세요. 여전히 발목만 잡고 있지만, 저는 진짜 대마인이 되고 싶어요!"


망설임 없는 얼굴로 말했다.


만약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보면, 아무도 이의 없는 것 같다.


나 "좋아, 가자."


이렇게 해서 우리는 카라와 함께 유적의 더 안쪽으로 나아갔다.


고대룡 쿠엘레브레는 유적의 지하, 최심부에 봉인되어 있다고 한다.


우선 그 쿠엘레브레에 대해 카라에게 묻는다.


카라 "쿠엘레브레는 토룡종土龍種으로 분류되는 에이션트 드래곤으로 날개가 없는 것이 특징이야."

카라 "고도의 지성을 지녔고, 사악한 성격에, 신살자神殺し라 알려져 있어."

카라 "이 유적 자체가 쿠엘레브레를 봉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아."

카라 "나는 이곳을 이용했을 뿐이지만, 수백 년 전에 활동을 재개했던 쿠엘레브레를 나와 나츠가 봉인했지."

카라 "하지만, 잠시 내버려 두었더니, 모두들 그것을 잊은 것 같아서, 저런 도적들이 난무하고 있더라."

카라 "게다가 유적지를 털면서 쿠엘레브레의 봉인이 풀리고 있어요."

카라 "봉인의 힘이 완전히 사라지면, 쿠엘레브레가 또 날뛰기 시작해. 그걸 다시 봉인하러 온 거야."

나 "왜 완전히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봉인하는 건가요?"

카라 "상대는 신살의 고대룡이야. 죽을 때 귀찮은 저주라도 퍼부으면 당해낼 수 없거든."

나 "그렇군요."

헤비코 "신살의 고대룡이라는 건, 리리스짱의 감시역인 베리리크짱이랑 똑같네?"

나 "그러고 보니 그렇네...."

카라 "어머, 베리리크랑 아는 사이야?"

나 "네에, 뭐 어쩌다보니."

카라 "발이 넓구나. 그렇다면 고대룡의 무서움도 잘 알고 있겠지."


카라는 그렇게 말했지만, 우리가 아는 베리리크에게 신살의 고대룡스러움은 전혀 없다.


겉모습은 그냥 말하는 하얀 개다. 파트너인 리리스조차도 그렇게 대하는 느낌이 있다.


헤비코 "저기──, 카라 씨가 말하는 베리리크짱은 이거 맞죠?"


헤비코도 당황한 듯, 언젠가의 참배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보여주었다.


카라는 그것을 보고 웃음을 터뜨린다.


카라 "뭐야 이건? 베리리크는 지금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거야?"

나 "그렇죠."

카라 "이상하네. 쿠엘레브레가 이것보다는 더 신살자다운 사악한 모습일 거야."

나 "그렇겠죠."

하츠미 "카라 씨가 함께 싸웠다는 대마인 나츠 씨에 대해 가르쳐 주시겠어요?"

카라 "그렇네......"


카라는 조금 먼 곳을 보듯, 그녀를 떠올리듯 말하기 시작했다.


카라 "이상한 분위기의 아이였지."

카라 "아무 말 안 해도 아주 자연스럽게 나를 이해하는 것 같았지."

카라 "그건 힘을 쓸 때도 마찬가지야. 마치 사물의 마음을 알고 있는 것처럼, 자유자재로 사물과 일체화하곤 했었어."

하츠미 "사물의 마음......"


하츠미는 반복적으로 중얼거리며, 자신과 대조하며 뭔가 생각에 잠기는 표정이다.


카라의 안내로 지하를 내려가자, 주변에 장기瘴気가 감돌기 시작했다.


그것은 안쪽으로 향할수록 점점 강해지고 있다.


카라 "역시 봉인이 풀려 가고 있네. 새어나온 쿠엘레브레의 장기야."

나 "쿠엘레브레를 봉인한 곳이 이 근처인가요?"

카라 "아니, 아직 한참 멀었어."


아직 봉인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게다가 쿠엘레브레는 꽤 멀리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정도의 장기.


카라는 태연했지만, 신살의 적에게 몸서리를 친다.


하츠미 "~~~~~으."


하츠미를 보니 안색이 좀 안 좋다.


나 "하츠미, 괜찮아?"

하츠미 "어쩐지 굉장히 불길한 느낌이 들지만, 괜찮아요."

나 "네 안의 마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어.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말해줘."

헤비코 "무리는 금물이야."

하츠미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무리를 할 것 같은 성격이다.


헤비코에게 주의해 달라고 눈짓을 하자, 맡겨 달라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로 조금 더 나아가자, 헤비코가 다른 경고를 했다.


헤비코 "후우마짱, 이 앞 광장 같은 곳에 적 집단. 아마 브레인 독 무리."

시카노스케 "진짜!? 우와, 정말이야. 귀찮구만."


여느 때처럼 문어발 센서로 전방을 색적하던 헤비코에 이어 전둔 소나로 후방을 경계하던 시카노스케도 적을 확인하고 질린다는 표정을 짓는다.


카라 "이 장기에 이끌려 모여 들었나 봐. 나보다 먼저 알아차릴 줄이야."


두 사람의 능력에 감탄한 듯 말한다.


나 "카라 씨, 우회로는?"

카라 "없어."

나 "그럼 격파하는 수 밖에 없겠군요."

카라 "그렇지."


우리는 재빨리 행동에 나섰다.


하츠미를 지키듯 밀집 대형을 잡고 조용히 나아간다.


브레인독

「グルルルル......」

「グルルルル......」

「グルルルル......」


과연 광장 같은 곳에, 이런 유적에는 흔치 않은 브레인독들이 무리 지어 있었다.


아직 이쪽을 눈치채지는 못했지만 수는 많다. 20마리 정도 있다.


물론 카라와 이 멤버라면 전혀 문제될 것 없는 상대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여기서 하츠미에게 실전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을 입에 담으려 할 때, 하츠미 쪽에서 먼저 이렇게 말했다.

   

하츠미 "후우마 선배, 저도 싸울게요."

하츠미 "아직 인법은 사용할 수 없지만, 전투 훈련은 제대로 배웠어요. 지켜지기만 하는 건 싫어요."


하츠미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만, 내가 빌려준 쿠나이를 꼭 쥐고 있다.


나 "알았어. 모두들, 지금부터는 하츠미를 보조한다.


나는 리더로서 그렇게 선언했다.


***


브레인독 한 마리만 하츠미가 싸우도록 유도하는 일행.


하츠미 "온다!!"

나 "다른 사람들은 신경쓰지 마. 저 한 마리에만 집중해. 만일의 경우에는 나도 도울게."


나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그리고 하츠미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녀 뒤에 대기하며 말했다.


하츠미 "ㄴ, 네!"


하츠미는 쿠나이를 역수로 잡고 브레인독을 맞이한다.


주눅들지 않고 브레인독에 맞서는 하츠미.


가볍게 생채기가 생기지만, 굴하지 않는다.


그 강건함은 하츠미와 동화된 마의 무기의 영향임에 틀림없다.


심물합신을 제어할 수 없더라도 이미 마의 무기의 성질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생각하면, 나는 하츠미가 위험해질 때마다 저도 모르게 도우러 갈 것 같았지만, 지금이 하츠미가 대마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 결정할 중요한 순간이라 굳게 참았다.


하츠미 "하아, 하아, 하아하아......좋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자! 와라, 이상한 개!!"


하츠미도 숨을 헐떡이며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런 하츠미에 초조해졌는지 적은 부주의한 점프 공격을 가해 왔다.


하츠미는 적의 이빨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해, 정수리에 쿠나이를 깊숙이 박아넣었다.


브레인독은 움찔움찔 경련을 일으키다가,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하츠미 "하아......하아하아......해냈다......저 쓰러뜨렸어요......적을......제대로 쓰러뜨렸어요......"

나 "그래, 대마인으로서 말이야."

하츠미 "네!"


하츠미는 뺨에 튄 피를 닦고,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카라 "후후, 열심이었구나"

헤비코 "하츠미짱, 해냈네!"

로라 "축하해요~!"

시카노스케 "후우. 보고 있자니 엄청 떨렸어."

래티클 "무사해서 다행이다."


다른 적들을 모두 쓰러뜨리고 하츠미를 지켜보던 동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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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엘레브레 : 칸타브리아 신화 속 불사의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