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라라 "마마, 마마!!"

키라라 "마마, 어디 있어......?!"

??? "키라라, 집으로 들어가 있어. 오늘 밤은 눈보라가 칠 것 같으니."

키라라 "파파! 마마 어디 있어? 왜 돌아오지 않는 거야?"

??? "......"

키라라 "키라라, 마마가 돌아올 때까지 조용히 있지 않을 거야!!"

??? "......키라라, 잘 들어. 엄마는 이제 돌아오지 않아."

??? "엄마는......신모라는 내가......"




후우마와 키라라는 무츠호를 만나기 위해, 인간계와 마계를 연결하는 마계의 문, 그 앞에 있는 마을 '게이트 시티'에서 반나절 정도 걸으면 나오는 숲 속에 있었다.


두 사람은 여기서 마계에 잠입 중인 대마인 야나기 무츠호 선배와 만나기로 했다.


목적은 물자의 주고받기와 정보교환.


인터넷도 전화도 안 되는 마계에서의 연락은, 직접 만나서 하는 수 밖에 없고, 그 임무는 흔히 학샌 대마인이 맡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 마계에 왔을 때는 무츠호 선배를 찾는데 고생했기에, 그 후로는 『다음은 어느 때 여기서』라고 약속을 잡게 된 것이다.


키라라 선배는 마계의 숲이 신기한지,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다.


나 "키라라 선배는 마계에 처음 와요?"

키라라 "당연하지. 연락 임무를 맡은 적은 없는걸?"

나 "아, 아뇨, 라그나로크......씨가 데려온 적은 없을까 하고."


키라라 선배의 어머니는 "서리의 오니신"이라 불리는 신격의 오니족 족장 라그나로크=신모라다.


키라라 "없어. 마마는 어렸을 적 돌아가셨고......"

키라라 "......라고 생각했지만, 살아있던 거네."


키라라 선배는 복잡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키라라 "그것도 제대로 확인하고 싶어."

키라라 "왜 파파가 마마를 죽인 것으로 되었는지......"


키라라 선배의 아버지는 대마인으로, 신모라는 그에게 살해당했다고 줄곧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 서리의 오니신 중 한 명과 싸웠을 때 신모라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나 "어머니가 살해당했다는 얘기는 아버지한테 직접 들었어요?"

키라라 "아마......그렇다고 생각해. 솔직히 확실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키라라 "적어도 초등학생이 될 때 즈음, 파파가 마마를 죽였다 인식했고, 파파도 그걸 부정하지 않았어."

키라라 "물론 믿고 싶지 않아, 오차에 와서도 여러 가지 조사 해봤지만......나오는 것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기록 뿐."

나 "그렇죠......"


나도 궁금해서 조사해 봤는데, 『오니사키 하지메, 서리의 오니신 신모라 토벌』이라고 분명히 적힌 기록이 있었다.


오니사키 하지메는 키라라 선배의 아버지다. 기록에 있다는 것은, 토벌은 대마인으로서의 정식 임무였다고 생각된다.


키라라 "하지만 마마는 살아있어.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나 "토벌을 가장해, 실제로는 다른 사정이 있었던 걸까요?"

키라라 "그 사정을 알고 싶은 거야. 역시 마마에게 직접 물어보는 수 밖에 없으려나."

나 "이 임무가 끝나면 라그나로크를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

나 "시즈루 선생님이나 미룡 쪽이라면 서리의 오니신들의 조직 『귀곡』과도 연락할 수 있을 테고."


나 (그러나 "귀곡"이나 서리의 오니신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도 많아. 어떤 입장에서, 무엇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지)

나 (여하튼 인간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되어 있는 거야. 적대할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어.)

나 (키라라 선배가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내가 그런 식으로 걱정하고 있으면.


야나기 무츠호 "기다렸지~."


나른한 목소리와 함께 야나기 무츠호 선배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 "무츠호 선배! ......아직도 그 차림이에요?"


무츠호 선배는 본디지풍 의상에, 무기 대신인 채찍을 들고 있다.


무츠호 "그게, 어째선지 무츠호 여왕님으로 완전히 이름이 팔려서......섣불리 몸을 숨기는 것보다는 편하거든."

나 "뭐 잘 어울리네요."

무츠호 "하~. 후우마는 바로 그런 말을 하지~. 뭐, 나쁜 기분은 아니지만......"

키라라 "커흠. 그래서 이번 연락사항 말인데요."

무츠호 "아, 그렇지. 잠깐만 기다려줘."


무츠호 선배는 가져온 자루에서 보고서 파일을 꺼냈고, 우리는 아사기 선생님에게서 받아온 물자와 식량 한 세트를 건네주었다.


무츠호 "고마워. 오, 컵라면. 이런 게 먹고 싶었단 말이지~."

무츠호 "마계는 굉장한 마술 같은 것이 있으면서, 음식이라든가 집이라든가는 김이 새서 싫단 말야. 에어컨도 없으니까 덥고."

나 "확실히. 아직 중세인가 싶을 정도의 로테크한 분위기니까요."


마술이 일반적인 세계이기 때문에, 도구에 궁리를 할 필요가 없고, 기계 문명이 발전하지 않았던 것일까?


각지의 제후들이 저마다 힘을 지녀, 위태로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사회도 마치 중세 같다.


하기야, 그 균형도 깨지기 시작한 것 같은데......


나 "어때요? 최근의 마계는."

무츠호 "갈수록 불온해져. 지금 있는 『불명(不明)의 땅』 근처는 비교적 치안이 좋은데."

무츠호 "요즘은 도적단이 비정상적으로 늘고 있어서. 게이트 시티로 향하는 제후의 교역대交易隊를 습격하는 것 같아."

무츠호 "잘은 모르겠지만 사령경 테우타테스가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소문이야."

무츠호 "불명의 땅을 휩쓸어, 북쪽의 홍혈경을 압박하려고......"

키라라 "아─, 잠깐만요. 불명의 땅? 홍혈경?"

무츠호 "아, 갑자기 들어도 감이 안 오려나. 우선 대충 마계의 판도를 설명하자면......"


무츠호 선배는 땅에 나뭇가지로 간단한 지도를 그렸다.



무츠호 "우선 지금 여기가 『불명의 땅』. 요미하라로 가는 게이트가 있지."

무츠호 "게이트 덕분에 교역으로 번창해, 치안도 마계에서는 제일 낫다고들 해."

무츠호 "그 동쪽이 환몽경 카마데바의 영지. 음마들의 땅이야. 여기는 환몽경이 죽고 위축된 것 같아."

무츠호 "환몽경의 영지는 세로로 길지만 수도인 플레임 엔드는 남쪽에 있고 게이트 시티에서도 멀지 않아."

무츠호 "반대로 북쪽 끝에는 『명계』라 불리는 곳이 있어, 에레시킬갈이라는 성격 더러운 음마가 봉인되어 있었는데."

무츠호 "환몽경이 죽고 봉인이 풀렸어. 그리고 녀석이 사령경이랑 결탁했다는 말이 있더라."

나 "에레시키갈......리림을 노리는 녀석인가?"

키라라 "그 옆의 홍혈경이라는 건?"

무츠호 "홍혈경은 흡혈귀 여왕이야. 사령경과는 적대하는 것 같지만, 지금으로서는 별로 정보가 없나~."

무츠호 "그 홍혈경과 이 북쪽에는 마그마 지역과 빙설지대가 있는데, 서리의 오니신이나 인수人獣 등이 살고 있어."

무츠호 "그중에서도 인랑은 사령경에게 공격당해 홍혈경과 손 잡았다는 소문도 있어. 사실이라면 굉장한 일이지."

나 "그렇네요. 인랑人狼과 흡혈귀는 전통적으로 견원지간이라고 하니까."

무츠호 "그 정도로 사령경이 위험한가 봐."

키라라 "저기, 서리의 오니신은 어떤 느낌인지 아세요?"

무츠호 "아아, 그쪽은......"

무츠호 "몇 년 전, 족장 라그나로크에게 통일된 이후 꾸준히 힘을 기르고 있어. 라그나로크는 강대한 왕이야."

키라라 "강대한 왕......"

무츠호 "그리고 그 라그나로크가 지금, 어째선지 남쪽의 현명경 마르자나와 손 잡고 있어."

나 "마르자나와? 도대체 왜......"


오차의 지하 신전에서 만난 현명경, 브레인플레이어의 여왕 마르자나.


차원침략을 거듭하는 동족에 염증을 느끼고 마계에서 평화를 바란다는데, 그 현명경이 라그나로크와 손 잡고 있는가.


무츠호 "마침 지금, 라그나로크가 현명경으로부터 도적단 퇴치 요청을 받고, 이 불명의 땅으로 향하고 있는 모양이야."

키라라 "엣!?"

무츠호 "현명경으로서도 게이트가 있는 이 땅을 휩쓸리는 건 피하고 싶은가 봐~."

나 "과연......그럼 의외로 가까이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무츠호 "어, 후우마, 라그나로크랑도 지인이야? 정말 발이 넓은 녀석이라니까......"

무츠호 "......응?"


문득 무츠호 선배의 표정이 험악해져 우리에게 눈짓을 한다.


『누군가가 가까이 숨어 있다. 그것도 우호적이지 않은 무언가가』


그러자, 상대도 우리에게 감지되었다고 눈치챈 듯──.


숲의 어둠 속에서 사령들이 스르르 소리 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 "사령......!!"

키라라 "이게 사령경이 푼 도적단!?"

무츠호 "음, 그건 아니......어쨌든 지금은 싸울 때야!"


***


사령 무리와 싸우던 후우마 일행. 무츠호가 키라라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한다.


무츠호 "키라라. 너는 후우마와 함께 도망가. 아마 이 녀석들이 노리는 건 너야."

키라라 "어, 나!? 왜!?"

무츠호 "그건 모르겠지만, 아까부터 노골적으로 너만 노리고 있으니까."

무츠호 "여기는 내가 막을 테니까. 자, 빨리 가!"


무츠호 선배는 쉿쉿 손을 흔들었다.


키라라 "하지만......"

무츠호 "괜찮아 괜찮아. 게다가 연락책들이 죽으면 나도 막힌다고~."


표연히 말하면서 무츠호 선배는 정확하게 적을 처치해 간다.


키라라 "아, 알겠어요......"

나 "무츠호 선배도 조심해!!"


저런 느슨한 느낌이지만, 무츠호 선배는 많은 임무를 완수한 우수한 대마닌이다.


여기는 믿고 맡기며, 우리는 재빨리 숲을 뛰기 시작했다.


습격자들을 무츠호 선배에게 맡긴 우리는 게이트 시티로 가는 길을 따라 달렸다.


그러나 차츰 하늘은 어두워져, 순식간에 밤이 되어 버렸다.


키라라 "왠지 기분 나쁜데."


해가 지자, 주변 분위기는 확 달라진다.

바람은 단숨에 차가워지고 어디선가 짐승의 포효도 들린다.


나 "선배, 저기 여관 마을에서 하룻밤 묵어요. 게이트 시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밤의 마계는 위험해요."


그렇게 우리는 여관 마을까지 달려가, 작은 여관에 방을 잡았다.


나 "하지만, 꽤 낡은 방이네......죄송해요, 키라라 선배."

키라라 "괜찮아. 이것도 마계라는 느낌이라 재밌으니까."


키라라 선배는 신기한 듯이 방을 둘러보다가, 문득 작게 한숨을 쉬었다.


키라라 "무츠호 선배, 괜찮을까......"

저 "분명 괜찮을 거예요. 무츠호 선배는 저런 느낌이어도 우수한 대마인이니까요."


나는 스스로를 타이르듯 말했다. 혼자서 사령들을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발을 묶고 도망치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키라라 "그건 그렇고, 그 사령들의 표적이 나라는 건 무슨 뜻일까?"

나 "음, 저도 잘 모르겠는데......아, 그보다."

키라라 "응?"

나 "잠은 어떻게 잘까요."


나는 방 한가운데 놓인, 크다고 할 수 없는 침대를 가리켰다.


떨어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해, 같은 방으로 잡았는데, 안내된 곳은 침대가 하나 뿐인 방. 아무래도 커플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나 "아, 역시 이건 좀 그렇죠! 저는 바닥에서 잘 테니, 선배는 침대 쓰세요."

키라라 "그, 그건 좀 미안한데! 나, 추운 건 아무렇지도 않아!"

나 "그렇다고 선배를 바닥에 눕힐 수도......"

나&키라라 "......"


어색한 침묵이 방에 내려앉는다.

틈새로 불어오는 바람이 촛불을 흔들었다.


나 "음......그럼 반씩 자는 게 어떨까요?

키라라 "엣!? 바, 반이라니......"


키라라 선배가 어두운 방이라도 알 수 있을 만큼 빨개져. 나는 말이 엇갈렸다는 걸 깨달았다.


나 "아, 그런 게 아니에요! 한 침대에 같이 눕자는 게 아니라!"

나 "교대로 자자는 거에요. 전반은 키라라 선배, 후반은 저라는 식으로."

키라라 "아, 아─! 그렇군요, 그렇네! 역시 후우마야!!!"


착각을 눈치챈 선배는 더욱 빨개졌다.


나 "그럼 그런 이유로, 선배, 먼저 주무세요."


물론 나는 키라라 선배가 그냥 아침까지 침대를 쓰도록 할 것이다. 『바닥에서 잠들어버렸다』 고 말하면 되겠지.


신사의 배려......도 있지만, 무엇보다 키라라 선배는 의지할 수 있는 전력이다.

푹 쉬어뒀으면 좋겠다.


키라라 "고, 고마워. 그럼 새벽에 깨워줘, 교대할게."


그렇게 말하고 키라라 선배는, 내게서 등을 돌리고 침대에 눕는다.


피곤했을 테지, 곧 새근새근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을 들으면서 앉아있던 나도, 가라앉듯 잠에 빠져들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지도 이미지는 다른 사람이 번역한 걸로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