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돈다가 대량의 눈사람을 끌고 이쪽으로 들이닥친다.


마치 눈사태 같다.


헤비코 "엄청난 수"

유키카제 저것만이 아니야. 마을 곳곳에서 눈사람이 날뛰고 있는 것 같아. 조금 전에 연락이 왔어."

유키카제 "모처럼의 크리스마스인데, 대마인 총동원이야."

나 "맙소사. 그 모든 게 이 녀석 탓인가."

리림 "죄송해요죄송해요죄송해요. 악의는 없었어──."

미리암 "돈다는 크리스마스 이브 한정의 마수다. 1년 분의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지. 눈사람 대발생은 그것 때문이야."

나 "어떻게 쓰러뜨릴 수 있지? 소환한 녀석의 숨통을 끊는다던가? 그거라면 내가 단숨에 해치우겠어."

리림 "히익!! 두목 용서해줘──!"

미나사키 "괜찮아! 리림 대왕의 목숨은 기사 미나사키가 지키──는 건 좀 무리려나, 미안해."

리림 "미나사키! 그럴수가──!!"

미리암 "그걸로 해결된다면 이미 그랬겠지. 이 마도서로 돈다랑 접촉하는 거야. 그래야 내가 놈을 재봉인할 수 있어."

나 "마도서에 돈다가 닿기만 하면 된다는 거지."


돈다 주위는 겹겹이 쌓인 눈사람의 벽이 세워져 있다.


녀석은 건드릴 수 있다면 해보라는 듯이 뇌광을 뿜어댔다.


유키카제 "내 앞에서 잘도 파직파직 거리네. 어느 쪽의 뇌격이 위인지 시험해 보고 싶은데."

미리암 "소용없어. 돈다는 번개에 내성이 있으니까."

유키카제 "그럴 줄 알았지."

유키카제 "그럼 일단 잔챙이들을 줄여나가, 그 틈에 누군가 다가가서 마도서로 밀어붙이는 게 어때?"

유키카제 "그거 미리암이 할래?"

미리암 "나는 마녀다. 그런 접근전을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유키카제 "그럼 후우마가."

나 "뭐가 그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군."

미리암 "돈다는 산타를 싫어한다. 네가 적임이다."

나 "그렇군."


나는 미리암으로부터 마도서를 받아, 돈다와 눈사람 군단을 마주보았다.


다른 사람들이 눈사람들을 쓸어버리자, 돈다가 더욱 분노했다.


미리암 "산타가 많이 있어서 다행이네. 돈다는 너를 신경 쓰지 않고 있어. 나는 재봉인 준비를 하지. 부탁한다."

나 "알았어."

리림 "두, 두목, 힘내──."

미나사키 "힘내──. 나는 리림짱을 지키면서 여기서 응원하고 있을게~."


장본인과 그 파트너인 둘은 눈덩이 뒤에 숨어 있었다.


나 "열심히 하고 싶지 않아졌어"


나는 투덜거리며 눈사람을 쓰러뜨리면서 돈다에게 다가간다.


놈은 산더미처럼 불러낸 눈사람들이 차례차례 쓰러져 가서 분노가 치민 모양이지만, 미리암의 말대로 산타 복장을 하고 있지 않은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


이거라면 적당히 수가 줄어든 눈사람을 가림막 삼아 단번에 접근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유키카제 "광범위 뇌격이 올 거야! 모두 조심해!!"


유키카제의 경고가 날아왔다.


직후──뇌격의 비인가 싶을 정도의 무수한 뇌격이 전방위를 향해 돈다로부터 발사되었다.


유키카제 "노림수가 조잡해!!"


확실히 수는 많지만 정확도가 나빠서 피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나는 물론 아군 누구도 공격에 당하진 않았다.


라고 생각했는데,


리림&미나사키

"흐갸아아악!!"

"히기이이익!!"


둘이서 숨어 방관하던 리림과 미나사키의 바로 근처에 번개가 떨어졌다.


악운에 강해서인지 직격은 아니었지만 사이좋게 날아가 실신하고 있었다.


리림은 자업자득이고 미나사키는 휘말린 거지만 굳이 신경 쓸 필요 없나.


그보다 모처럼 쓰러뜨린 눈사람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


돈다에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루트도 이제 완전히 막혀버렸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 이대로라면 똑같은 짓만 반복할 뿐.


하지만 지금 돈다의 번개를 보고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나 "번개의 노림수가 저렇게 대충이라면 작전은 정해졌다."


***


헤비코 "잘 될까?"

나 "헤비코가 그 산타복을 벗으면 성공 확률이 올라갈지도 몰라."

헤비코 "후우마짱은 변태. 그런 건 됐어."

나 "그렇다면 초특대 문어 점프로 부탁한다."


작전 개시.


헤비코는 나를 안고 뒤로 물러나 문어발에 힘을 잔뜩 모은다.


다른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눈사람을 마구 쓰러뜨려 돈다의 관심을 끈다.


그 그림자에 숨듯 유키카제와 마리가 전투 구역을 누비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눈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유키카제는 허공에 미세한 뇌격을 차례차례 쏘아, 마리는 설면 곳곳에 마킹하고 있다.


모두 나와 헤비코가 단숨에 돈다의 품 안으로 뛰어들기 위한 준비다.


유키카제 "나 이런 세세한 건 서툴러."

마리 "사실 나도 그래."

유키카제 "하지만 우리라면 할 수 있을 거라고 후우마는 생각한 거겠지."

마리 "응, 열심히 하자."

미리암 "아마 기회는 한 번 뿐이다. 부탁해."


돈다가 자세를 낮추며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온몸에 번개가 파직거린다.


특대의 뇌격을 쏘려 하고 있다.


나 "둘 다 아직이야?"

헤비코 "유키카제짱, 마리짱......부탁해."


나와 헤비코가 기도하던 그때.


마리 "준비 OK!!"

유키카제 "언제라도 좋아!"


두 사람에게서 신호가 왔다.


견제 공격을 하던 다섯 명이 휙 물러섰다.


눈사람의 수가 확 줄어 돈다가 나와 헤비코를 포착한다.


돈다 "가아아아아아악!!"


놈이 뇌격을 날리는 순간──.


나 "지금이야!!"

헤비코 "수둔의 술 크리스마스 스페셜!! 초특대 문어──점프!!"


헤비코가 돈다를 향해 날았다.


특대의 뇌격


이대로라면 공중에서 우리에게 직격하겠지만,


그 전에 마리가 설면을 때렸다.


마킹한 장소에서 무수한 흙기둥, 즉 지면에 전류를 흘려보낼 접지가 돌출되었다.


원래 정확도가 낮은 돈다의 번개는 유키카제가 미리 전기를 뿌려둔 허중을 타고 전부 땅으로 빨려 들어간다.


돈다에게 접근하는 우리를 향해 날아드는 번개는 하나도 없다.


돈다 "구아아아아아악!?"


놀란 돈다의 눈이 산타클로스 헤비코가 아닌 놈을 봉인하는 마도서를 든 나를 처음으로 봤다.


나 "느려!!"


그 얼굴을 힘껏 후려갈긴다.


초특대 문어 점프의 기세도 더해져 돈다의 거구가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나 "미리암!"

미리암 "책 속으로 돌아가라, 돈다!"


지체 없이 미리암이 봉인 주문을 외웠다.


돈다 "도......온......다......"


마도서가 활짝 펴지고 돈다가 빨려들어간다.


산타를 싫어하는 마계 순록은, 싱겁게 삽화로 돌아갔다.


그러자 남아있던 눈사람들도 평범한 눈으로 돌아갔다.




나 "......그럼 자세한 보고는 내일해도 될까요."

아사기 『그래. 나도 여러가지로 피곤하니. 그쪽 사람들한테도 수고했다고 전해주렴. 메리 크리스마스.』

나 "메리 크리스마스."


그 후, 유키카제네 집에서 우선 아사기 선생님께 연락을 했더니, 온 마을에서 대량발생했던 눈사람도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이걸로 한시름 놓았다.


헤비코 "드디어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길 수 있겠네."

나 "그러게나 말야."

미리암 "그럼 나는 돌아간다."

유키카제 "좀 쉬다 가지. 요리도 케이크도 잔뜩 있는데."

미리암 "마음만 받겠다. 요미하라에서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미리암은 그렇게 말하고 전이의 마법으로 요미하라로 돌아갔다.


유키카제 "그럼, 다시 한번. 메리 크리스마스!!"

일동 "메리 크리스머스!!"

클리어 "유키카제, 케이크 자르자."

까마귀 "......♪ ......♪"

유키카제 "그러게, 다 모였으니까 잘라볼까."

클리어 "촛불 불어보고 싶어."

유키카제 "알고 있다구."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촛불을 꽂기 시작했다.


생일 케이크라면 몰라도 본고장에서는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지만 세세한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미나사키 "저기, 두목.

나 "뭐야?"

미나사키 "리림짱이 두목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대."

나 "감사? 네가?"

리림 "에헤헤......"


돈다가 봉인된 후, "너희도 올래?"라고 권유했더니, 얌전히 따라온 리림은 드물게 기특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리림 "두목, 저런 짓을 한 나를 다시 파티에 초대하다니, 오늘의 두목은 정말 상냥하구나."

나 "크리스마스에 벌을 주는 것도 불쌍하고."

리림 "그렇지. 그래. 두목, 고마워. 메리 크리스마스."

나 "잔뜩 먹어둬. 벌 주는 건 크리스마스 이후니까."

리림 "에엣!?"




크리스마스가 끝나고 오차에는 아직 눈이 쌓여 있었다.


여느 벚꽃길에는 다시 리림이 매달려 있었다.


리림 "두목 너무해──! 또 나무 위에 매달아 놓다니──!!"

리림 "리림짱 이제 반성 했으니까 그만 용서해 줘 두모──옥!"

리림 "두목이 아니어도 좋으니까──! 누군가──! 헬프 미──!"


이브의 소동이 리림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오차 안에 알려졌다.


리림 안에 있는 또 다른 리림도 이럴 때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


이쪽 리림이 반성을 인정받으려면 좀 더 걸릴 것 같다.


클리어 "몇 밤 더 자면─♪"


그리고 클리어는 크리스마스 이후의 설날과 다음 즐거움에 가슴이 뛰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