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그 무렵――.


도쿄 지하 300미터, 마계와 가장 가까운 마을 요미하라에 니샤 닌군의 주력 부대가 파견되어 있었다.


부대를 이끌고 있는 것은 야오비구니.


그리고 오니구모 사부로, 쿠로키 시즈쿠, 야구루마 야에몬.


그런 오차 반란 이래의 니샤 닌군의 간부가 포함되어 있다.


지금 이들이 있는 곳은 마을 중심부에서 떨어진 일각이다.


목적은 이 지역을 관리하던 니샤 간부 로로네를 대신하여, 현재 이곳을 지배하고 있는 휴르스트 잔당인 독발톱의 토루코 및 그녀의 부하인 독립세력 오닉스를 쓰러뜨리기 위해서다.


로로네는 원래 마계에서 도적 길드의 장을 맡고 있었지만, 인간계에서 휴르스트를 섬기고 우여곡절을 겪어, 그를 배신하고 니샤 닌군에 가담한 바 있다.


하지만, 그 후 곧 발생한 니샤 닌군과 휴르스트와의 싸움에서, 역시 신참인 럭키 바라키와 나란히 살해당했다.


그 휴르스트도 가이자에게 패배했기 때문에, 로로네로부터 물려받는 형태로 니샤 닌군이 지배하고 있던 이 지역을 휴르스트 잔당인 토루코에게 또 빼앗기고 말았다는 것이다.


물론 니샤 닌군은 이를 좋게 여기지 않고, 간부 가쿠 쇼노스케의 작전 입안 아래 이번 부대 파견이 결정된 것이었다.


그 쇼노스케는 모두 준비는 끝났다며 이 자리에 와 있지 않다.


비구니 "여러분, 준비되었나요?"

야에몬 "크후훗. 오랜만의 차례에 몸이 쑤시는군."

시즈쿠 "하아......"

비구니 "오야오야, 시즈쿠는 아직 불만인 것 같군요."

시즈쿠 "나는 이런 마을이 싫어. 가이자 님의 명령이라 와서 오긴 했지만."

사부로 "나도 요미하라는 싫어. 불편해. 다이고로도 그렇대."

야에몬 "둘 다 어린애로구만. 여기의 창녀들은 일품이잖아."

야에몬 "모두 노마드의 입김이 닿아 있는 것이 조금 불만이지만."

사부로 "야에몬은 변태."

야에몬 "크하핫! 그것이 남자의 본성이라고."


야에몬 "시즈쿠, 내가 괜찮은 여자를 찾아줄까?"

시즈쿠 "필요 없어. 나참 로로네가 죽는 바람에 이런 짓을 해야 하잖아."

시즈쿠 "그 녀석도 럭키 바라키도 니샤에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못해먹겠다니까."

비구니 "그것은 동의합니다만, 당주님을 위해서라도 이 구역이 필요해요. 이해하겠습니까."

시즈쿠 "알아. 독발톱의 토루코였나? 얼른 죽여버리자구."

야에몬 "동감동감."

사부로 "나도 다이고로도 귀찮은 일은 빨리 끝내고 싶어."

비구니 "그럼 그렇게 하죠. 때마침 사냥감이 나왔어요."


쇼노스케의 작전대로 매복하고 있던 간부들 앞에, 오닉스의 보스, 독발톱의 토루코가 부하들을 거느리고 나왔다.


그녀가 벌레 씹은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 자금을 지원받던 나가족의 타쿠샤카로부터 원조를 중단받아,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독발톱 토루코 "타쿠샤카 그 썩을 계집. 느닷없이 나와 인연을 끊어버린 건 대체 무슨 생각이람."

토루코 부하 "보스, 이제 이렇게 되면 블랙 님께 사죄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토루코 부하 "애당초, 우리는 휴르스트를 따랐을 뿐 노마드를 거스를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요."

독발톱 토루코 "꼴사납지만 등과 배를 바꿀 순 없지. 덜렁이 리나한테라도 말해 볼까."

독발톱 토루코 "젠장, 니샤의 가이자라는 녀석이 수상쩍은 짓을 한다고."


그렇게 투덜대는 토루코의 앞을 니샤 간부들이 가로막았다.


비구니 "오호호호호. 꽤나 곤란하신 것 같군요. 그 고민, 해결해드리죠."

독발톱 토루코 "네놈들은 니샤의!"

비구니 "독발톱의 토루코 공 및 오닉스 분들, 우리 주인의 명으로 그 목숨을 거두겠습니다."

독발톱 토루코 "할 수 있다면 해봐라!"



갑자기 나타난 니샤 닌군을 상대로, 토루코는 검은 가면을 쓰고 자세를 잡았다.


***


비구니 "우선 주변을 처리하죠. 사부로, 부탁합니다.

사부로 "응, 다이고로."


사부로의 명령으로 그녀가 타고 있던 큰 거미가 실을 뿜어 토루코의 부하들을 포박했다.


시즈쿠 "그대로 죽어버려."

야에몬 "잔챙이 상대는 재미없는데!"


움직일 수 없게 된 토루코의 부하들을 시즈쿠와 야에몬이 차례차례 쓰러뜨려 간다.


독발톱 토루코 "빌어먹을!


단 한 명, 거미줄을 피한 토루코지만 부하들을 돕지 못하고, 순식간에 혼자가 되고 만다.


비구니 "한탄할 것 없습니다. 곧 뒤를 쫓게 해드리죠."

야에몬 "자자. 울면서 목숨이라도 구걸해 보지 그러나."

시즈쿠 "해도 소용없지만."

사부로 "독술사는 싫어."

독발톱 토루코 "니샤의 찌질이들이!! 독발톱의 토루코 님을 얕보지 마라!"


토루코는 겁먹지 않고 간부들을 향해 덤벼들었다.


독발톱을 장기로 삼는 킬러로서 요미하라에서도 두려움을 산 여자였지만, 4 : 1은 어쩔 수 없었다.


독발톱 토루코 "크악!!"


토루코는 저항다운 저항도 못하고, 사지가 박살나 땅바닥을 구르게 되었다.


독발톱 토루코 "큿, 죽여라!!

시즈쿠 "난 귀찮으니까 안 할 거야"

사부로 "나도 됐어. 다이고로도 먹고 싶지 않다 하네."

비구니 "게으름뱅이들 같으니. 그럼 내가."

야에몬 "잠깐잠깐. 죽이는 건 언제든 할 수 있어."

야에몬 "모처럼 요미하라까지 온 거야. 나름의 즐거움이 있어야지."


야에몬은 호색한 미소를 지으며, 토루코의 가면을 벗겨냈다.


독발톱 토루코 "큭......"


그 증오에 가득 찬 얼굴을 보고 야에몬은 히죽 웃는다.


야에몬 "이 독녀의 처리는 나에게 맡겨달라구. 크흐흐흐흐흐."


야에몬은 움직일 수 없게 된 토루코의 몸을 붙잡고 요미하라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사부로 "아~아."

시즈쿠 "정말 취미가 나쁘네."

비구니 "그 정도의 부수입은 나중으로 미뤄도 좋을 텐데."

비구니 "그건 그렇고 쇼노스케의 조략이 훌륭하게 들어맞았군요."

비구니 "최근 쇼노스케는 검도 뽑지 않아 게을러진 줄 알았는데."

사부로 "쇼 오빠가 검을 뽑으면 보기 흉해지니까, 나는 찬성."

시즈쿠 "그렇다구. 나는 싸울 수 있으면 불만 없고."

비구니 "그러나 어떻게 그 타쿠샤카와 거래할 수 있었는지. 쇼노스케, 무리를 하고 있지 않으면 좋으련만."


독발톱 토루코를 이렇게 간단히 쓰러뜨릴 수 있었던 것은, 오닉스를 지원하던 나가족을 쇼노스케가 조략해, 끊어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나가족의 타쿠샤카는 그 강함 이상으로 교활하기로 유명하다.


오닉스에 대한 지원을 중단시키기 위해, 쇼노스케가 그녀와 어떤 거래를 했는지 비구니가 염려하는 것도 당연했다.


어쨌든 니샤 닌군은 토루코에게 빼앗긴 요미하라의 땅을 되찾은 것이었다.


한편, 도쿄 킹덤 니샤 닌군의 본거지에서는──.


당주, 니샤 가이자가 홀로, 목숨을 건 단련을 반복하고 있었다.

  

니차가이자 "크아아아아아악!!"


사안 야차촉루.


싸움에서 패한 망자들의 원한을 그 몸에 둘러, 스스로를 강화하는 인법.


사람을 죽이고 그 원한을 살수록 위력을 더해가는 마성의 칼이다.


그 칼끝이 노리는 것은 옛 친구, 그리고 본래는 그가 섬겼어야 할 후우마 일문의 당주 후우마 코타로다.


가이자 "이 짝눈이가!!"


가이자는 부르짖었다.


하지만 이미지 속에서 그 짝눈이는 오른쪽 눈을 뜨고 있다.


가이자가 끌어모은 모든 원한보다 더 불길하게 빛나고 있다.


가이자의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휴르스트와의 싸움에서, 그것을 처음 보았을 때의 일이다.


가이자 『우오오오오오오오!!』

마인 휴르스트 『머어어어엉처어어어엉한! 너 따위의 원망 같은 것이 이 하이퍼 휴르스트 님께 통할까 보냐!!』

코타로 『휴르스트!! 봐라!!』


휴르스트는 코타로를 보았다.


전력으로 원한의 칼날을 찌르고 있는 가이자를 완전히 무시하고.


코타로의 오른쪽 눈이 새빨갛게 빛나고, 거기서 터져나온 어둠의 칼날은, 가이자도 어떻게 하지 못했던 휴르스트의 방어를 시원스레 꿰뚫어 놈에게 큰 데미지를 줬다.


그 후 결정타를 가한 것은 가이자이나 혼자서는 휴르스트를 당해낼 수 없었다는 건 그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마인 휴르스트 『알겠나요, 니샤 가이자! 자기 힘으로 이겼다고는 꿈도 꾸지 못할 거에요!』

마인 휴르스트 『후우마 코타로가 있기에 승리, 아니 당신의 야망도, 머지않아 찾아올 파멸도 그의 운명을 채색할 뿐입니다.』

마인 휴르스트 『당신은 그 정도로 작은 존재에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가이자 "네놈에게만은! 네놈에게만은 지지 않는다! 코타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절대 질 수 없어.


그만큼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패도覇道를 걸어온 것이다.


발밑에 구르는 적과 아군의 시체, 이 몸에 두른 원한들에게 이제 와서 변명할 수 있겠는가.


어둠의 세계에서 정점까지 기어오르고 말겠다.


아니 반드시 정점을 찍는다.


가이자가 미혹을 끊어내듯 코타로에게 검을 내리치려 했을 때.


그 오른쪽 눈이 감기고 평소의 얼빠진 얼굴로 돌아왔다.


코타로 "이런이런. 뭐하는 거야, 가이자."


그런 목소리가 들린 것 같다.


가이자 "젠자아아아앙!!"


기분이 빠지는 것을 느끼면서, 가이자는 검을 내리쳤다.


코타로의 그림자는 사라졌다.


가이자 "하아하아, 하아하아......"


원한의 갑옷이 풀려 간다. 가이자은 그저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었다.


그때 곤자가 나타난다.


곤자 "당주님,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가이자 "뭐지?"


가이자는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곤자에게 묻는다.


곤자 "요미하라에 파견한 부대가 오닉스를 궤멸시켰습니다."

가이자 "그런가. 재탈취한 지배 지역이 안정될 때까지 녀석들은 그대로 주둔시켜라."

곤자 "괜찮습니까? 이쪽이 허술해지는데요."

가이자 "나와 네가 있으면 충분할 텐데. 안 그런가."

곤자 "알겠습니다."


곤자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아직 뭔가 말하고 싶은 듯한 얼굴이다.


가이자 "또 뭐가 있나?"


곤자는 드물게 조금 망설이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곤자 "하나 더 보고하겠습니다. 오차에서 보호받던 어머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곤자 "전달자에 의하면 편안한 최후였다고."

가이자 "......그런가."


가이자는 단지 그렇게 대답했을 뿐이다.


뒤를 돌아보는 미련을 끊기 위해, 한 번쯤은 제 손으로 죽이려 했던 마음이 흔들린 어머니.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는 이미 가이자를 알아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가이자를 단조라 부르며, 그 단조는 살해당했다고 전하자, 지금의 코타로를 죽이고, 가이자가 후우마 코타로를 잇는 거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그 어머니가 편안한 최후를 맞앚았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또한 아무래도 좋았다.


가이자는 여러 가지 생각을 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곤자에게 표정을 보이지 않도록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있었다.


곤자 "그리고 당주님......이건 별로 전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 걸 가르쳐주려 온 사람은......"


아직도 계속되는 것 같다.


곤자가 말하기 거북한 듯 입을 열었을 때, 안색을 바꾼 노룡이 뛰어들어왔다.


노룡 "당주님! 타카게다의 칸쿠로의 부하에게 가쿠 쇼노스케가 습격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