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층


【마이카】 "이야아아아앗! 죽어라!"

【나】 "칫!"


──피유우우웅......쾅!!


불덩어리가 발사되는 소리가 허공을 가르며, 잠시 후 땅에 떨어진다.

그때, 폭발하는 화염의 굉음이 밤에 메아리친다.


직접 맞지는 않더라도 폭발로 인한 열기는 그의 피부를 태우기에 충분했다.

그래도 그는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호흡이 흐트러져도 열심히 뛴다.


그는 고립된 섬의 어둠을 뚫고 골목길을 달려간다.

맹목적으로 달리고 있는지,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있는지 모른 채 뛰고 또 뛴다.


【마이카】 "젠장, 멈추라고──."


마이카의 독기 어린 목소리가 들리지만, 그녀의 말을 들을 겨를이 없다.

땀과 피로 물든 얼굴을 팔로 닦으면서, 그는 자기 시야에 비추어지는 것에만 집중하며 계속해서 달린다.


그리고 나서, 전장은 도시에서 버려진 무역지구로 가는 길로 무대를 바꾸었다.


이 고립된 섬에서도 특히 폐건물이 많은 곳으로, 탈출할 곳이 있다.

그가 빌딩 안에 뛰어든다.


【마이카】 "하, 거기 있는 거 다 안다고!"


......쾅!


【나】 "끄으윽...?! 가흐으으으윽..."


여기까지 도망쳐 올 대와 마찬가지로 그는 마이카의 불덩어리 궤도를 읽고 피하려 했다.

건물들로 가득 찬 이 거리에는 그를 보호해 줄 것들이 많지만, 그것들은 아무런 벽도 못 되는 것처럼 날아가 버렸다.


...불덩어가 되어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파편들.

그의 온몸에 새로운 열상이 몇 군데 생기며 그는 옆으로 미끄러진다.


【마이카】 "하하하! 왜 그러냐, 후마? 도망치는 건 끝이냐?"


파편들을 밟고, 소리가 메아리치며, 마이카가 불꽃을 두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그녀 뒤에는 수많은 그림자가 있다──.


그녀와 함께 있던 화둔중도 가까이 다가오며 실날 같은 그의 목숨을 빼앗으려 하고 있었다.


【나】 "크으...아직이다..."


피가 섞인 토사물을 토해내며, 떨리는 다리를 억지로 다잡아 몸을 일으켜 세운다.


【마이카】 "호오, 근성 있는데? 그래서? 그런 꼴로 뭘 어떻게 할 생각이지?"


그녀의 말마따나 그의 몸은 상처투성이고 너덜너덜하다.

설상가상으로 체력도 거의 바닥을 쳤다


반면에 마이카는 체력을 어느 정도 소모했지만 계속해서 폭격을 가하고 사냥꾼처럼 몰아붙여 왔다.


그녀의 건장한 몸은 아직도 싸울 만한 체력이 충분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나】 "...쯧, 어쩔 수 없군..."


어쩔 수 없지!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최대한 크게 웃었다.

그는 건물을 떠나, 공사 도중에 버려진 어두운 지하철 쪽으로 도망친다.


【마이카】 "지하철인가...뭐, 좋아. 유인하는 거더라도, 따라가주지!"


기세를 타 적을 쫓는다 해도, 힘을 다 쓰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는 입구와 출구를 막고, 주변 경로도 감시하라고 명령한다.


지하에서 외부로 통하는 탈출로를 간과했을 때, 탈출할 가능성이 전혀 없도록 예방 차단막으로 이곳 전체를 에워쌌다.


【마이카】 "이제──사냥을 시작해 볼까!"


마치 궁쥐에 몰린 쥐를 몰아붙이는 고양이처럼, 마이카는 잔인한 미소를 보이며 그가 달려간 지하철 방향으로 천천히 전진했다.


100층


【나】 "허억...허억...허억"


폐건물에서 지하철로 도망쳐, 카미무라 마이카의 공격 범위를 벗어났는데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마이카】 "하하하! 후마아! 앞쪽은 직선 터널 뿐...탈출구는 없다. 넌 내 명도바주카에게서 도망칠 수 없어!"


마이카는 자신이 애용하는 바주카를 짊어지고, 폭염을 터뜨리려 한다.


【나】 (바보 같은 이름이지만──녀석의 말대로라면 피하려고 하는 건 어렵겠지.)


일컫기를, 명도바주카. 불덩어리는 그녀가 지나가는 곳마다 대파괴를 일으킨다.

그러나 불덩이 자체가 그렇게 크지도 않고, 그 움직임도 직선형이다.


그건 피하는 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충돌 후 터져나오는 폭발과 동행하는 고온이다.


즉시 피하지 않으면 피부가 타들어갈 것이다.

더구나 이 불덩어리가 폭발하는 순간은 마이카가 언제든 조작할 수 있어, 착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그것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나】 (나를 죽이려 할때 반드시 사용하겠지...)


아니, 그녀가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걱정해야 한다.

그 폭발에 대처하기 위해, 그는 이 지하철 선로를 전장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승산이 있다면 여기 뿐이라고 믿었다.


【마이카】 "더 이상의 꾀는 부릴 수 없게 되셨나, 후마 당주님?"

【나】 "흥, 어떨까나......"


상대를 함정에 빠뜨릴 여지는 있었다.

그는 차갑게 웃었고, 마이카는 의심스러워 하고──.


【마이카】 "하! 얕은 밑천이구만, 얼간이!"

【나】 "뭐라고?"


마이카가 위협적인 고함을 내질러 그를 놀라게 했다.

안색이 변한다.


【나】 (눈치챈 건가...?)


여기 있으면 마이카의 술법을 상대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를 유인하려고 했지만 건방진 대마인은 그 작전을 얕은 밑천이라 칭했다.


만약 그녀가 이미 그것을 꿰뚫어 보고 있다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식은땀이 이마를 적시고 초조함을 느꼈다.


【마이카】 "──이렇게 좁은 곳에 나를 끌어들이면, 내가 명도바주카를 쓸 수 없을 거라고......그렇게 생각했냐?"

【나】 "에...?!"

【마이카】 "이렇게 좁은 곳에서 폭염을 터뜨리면, 나 역시 불길에 휩싸일 거라고?"


그의 생각을 눈치챘다고 생각한 마이카는 웃음을 억누른다.


【마이카】 "그리고 이 냄새──가솔린인가? 아까 그 여자에게 속삭이던 게 고작 이런 거라면 가엾기 짝이 없구만 그래."


마이카는 그 정도 작전이라면 아무 문제 없다는 듯이 바주카를 치켜들었다.


【마이카】 "명도 바주카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야. 내 폭염을 제어하는 역할도 하지. 그 말인즉슨──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거야!"


──퍼어어엉!


【나】 "......칫!"


사출된 불덩어리에 직격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는 최대한 빨리 도망치려 애쓰면서 땅을 박찬다.

하지만 그 불덩어리는 이전의 약 절반 크기였다.


그는 서로 간의 거리를 열심히 벌렸겠지만, 불덩어리가 약 1미터 정도 떨어져 있을 때, 마이카는 그것을 폭발시킬 생각이었다. 


──폭염이 터져나왔다.


【나】 "으으으...가아아아?!"


폭발과 충격이 온몸을 뒤흔들었고, 갈비뼈가 끔찍한 소리를 내며 삐걱거렸다.

고통으로 신음할 시간이 없다.


땅을 뒹굴며 전신에 열상이 따라온다.


【나】 (......의도적으로 약하게 쏜 건가......크으윽......)


그는 작은 폭발에 휘말렸지만, 기름은 점화되지 않았고 폭발은 마이카에게 도달하지 않았다.


【마이카】 "봤냐? 실망스럽구만, 후마. 아사기에게 후마의 애새끼는 상당히 강하고 골치 아프다는 말을 들었는데 말이야."

【나】 "가...아악...젠장..."


온몸을 갉아먹는 듯한 고통에 몸이 떨린다.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고통에 비명 지르는 것이었다.


마이카는 망설임 없이 바주카를 겨눈다.


【마이카】 "그럼──끝이다, 후마!"

【나】 "잠깐만! 항복할게! 기다려줘!"

【마이카】 "──하아?"


그런 상황에서 그는 재빨리 행동했다.


【나】 "너희가 이겼어! 항복할게...죽이지는 말아줘!"

【마이카】 "하, 약해빠진 자식...자존심도 없냐?!"

【나】 "목숨이 더 중요해! 그러니까, 부탁할게! 뭐든 할 테니까, 죽이지 말아줘..."


마이카의 분노에 두려워 하면서도 땅 위를 기어가며 팔을 뻗는다.

그는 계속 울면서 고개를 숙인다.


【나】 "진심이야......제발, 용서해 주세요!"

【마이카】 "...바보같아...아사기는 왜 너 같은 패배자에게...젠장!"


짜증스러운 통곡에 대한 대답으로, 마이카는 다시 바주카를 겨눈다.


【마이카】 "너도 닌자잖아, 이 개자식아. 죽어! 그것만이 네 조상 이름에 먹칠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나】 "기다려! 제발, 내 말 좀 들어봐!"

【마이카】 "알고 있거든...그런 건 지옥에 있는 악마들에게도 해라!"


그런 말을 뱉으며 마이카가 바주카의 방아쇠를 당겨, 모든 것을 끝내려한 그 순간──.


【마이카】 "──아아악!!!"


퍼엉!!!


【마이카】 "!!!"


그녀는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그녀가 방아쇠를 당기는 동시에 엄청난 굉음이 허공을 가르며 바주카가 잘못 발사되었다.


마이카는 고온이나 화염에 상처입지 않지만, 폭발은 얘기가 다르다.


그가 경험한 것보다 몇 배는 더 강한 폭발음과 함께 마이카의 몸은 뒤로 날아가 콘크리트 벽에 부딪혔다.


【나】 "...내 말을 들었더라면, 경고했을 텐데."


그녀는 장난감처럼 날아가 벽에 세게 부딪쳤다.

땅바닥에 쓰러진 마이카의 모습을 확인하며 그는 비웃었다.


혼슈에서 킹덤까지, 물과 전기와 같은 모든 생명선이 지하철 터널을 따라 보내진다.

개중에는 도시가스도 포함되는데, 그것이 토키코가 설치한 진짜 함정이었다.


토키코는 가스관이 일정한 지점에서 가스가 흐르고 집중되도록 그것을 조작했다.

목적은 기름을 점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마이카가 모르게 강렬한 냄새로 가스를 감추는 것이었다.


내가 토키코의 귀에 대고 속삭인 전략은 마이카를 일정한 장소로 이끌고 화둔을 사용케 하는 것이었다.

허세와 함정은 모두 연막.


【나】 "......오, 터프한데."


온몸에 타박상을, 수없이 많은 골절상을 입으며 기절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죽지 않았다.

그것을 확인하고 나는 빙그레 웃었다.


【나】 "물론──죽는 게 더 다행이었겠지만. 이제부터 그걸 깨닫게 해주마."


나는 중얼거리며 마이카 옆에 눕는다.


【나】 (......죽는 게 나을까──.)


계속 살아가기 위해, 나는 또 많은 부하들을 희생했다.

그것은 그들이 원했던 것이라 해도, 내가 무엇을 했어야 했는지 대답할 수 없다.


【나】 "...뭐, 생각해 봐야 소용없겠지. 어느 쪽이든 살아남은 이상 이긴 거니까."

【나】 "하...내 연기력은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은데."


마이카가 없으면 내가 탈출시킨 부하와 토키코가 만나 화둔중을 정리할 것이다.

그들이 찾으러 올 때까지 쉬기로 하고 눈을 감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남은 건 에필로그 뿐.

번역추 한 번씩 누르고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