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어딘가, 미연 기지.


병사들

"오, 온다!"

"절대로 밖으로 내보내지 마!"


검문소에 병사들이 모여, 임전 태세로 출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마치 기지 안의 모든 병사들이 집결한 것 같은 삼엄함이다. 드론과 강화 외골격까지 섞여 있다.


병사들은 하나같이 기지 안쪽을 향해 무기를 겨누고 있지만 그 다리는 떨리고, 개중에는 몰래 도망치려는 사람도 있는 등 가벼운 패닉 상태에 빠진 듯했다.


병사 "왔다!! 오버도즈다!!!"


한 병사가 소리를 지르자, 기지 안쪽에서 검은 그림자가 고속으로 달려왔다.



오버도즈 "기기......"


기계와 벌레가 융합된 듯한 이형이다.

소형차만 한 크기의 그것을, 병사들은 공포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병사 "쏴, 쏴라!!! 단번에 제압해!!"

오버도즈 "──."


병사들은 일제히 발포했지만 총알은 우산 같은 실드에 모두 막힌다.


병사 "그럴수가......"

오버도즈 "──기기."


BARATATATATA!!!!


병사들

"우악!!"

"히잇!!!"


총탄의 비가 그치자, 이형은 머신건으로 차례차례 미연병을 사살.


강화 외골격들 "!!"


콰가가가각!!!


포위하듯 가로막던 강화 외골격도, 빔 소드로 산산조각 났다.


병사들

"위, 위험해......"

"이, 이쪽이 당한다...."

"이성이 없으면 이 정도인가......"


그 강력함에, 굴강한 병사들도 전의를 잃고 조금씩 뒷걸음질치고 있다.


그러던 중, 다시 기지 안쪽에서 무언가가 고속으로 달려왔다.



엘자 스완슨 "잠깐잠깐───!!"


메카닉한 아머를 사지에 두르고, 대담하게 피부를 드러낸 여자다.


여자는 라이플과 빔 사벨을 메면서, 가볍게 높이 점프해 날뛰는 이형의 앞을 가로막았다.


병사들 "엘자!"'

엘자 "밖에는 절대로 못 나가게 할 거야!"


이형은 들리지 않는듯, 그녀에게 사정없이 탄환을 퍼붓지만,


엘자 "맞을까 보냐! 초가속──'리플렉스 부스트'!!!"


엘자는 눈으로 쫓을 수 없는 속도로 그것을 회피.


엘자 "답례야!!"


DADADADADA!!!!


이형의 관절을 노리고, 라이플을 쏘지만, 이 또한 우산 같은 실드에 막힌다.


엘자 "히엑 강해! 부대에 있을 때도 그 정도로 강했다면 좋았을 텐데!!"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엘자는 겁먹지 않는다.


엘자 "탄이 안 통한다면 이거다!!"


엘자는 이번에는 빔 샤벨을 쥐고, 이형에게 돌진.


이성을 잃은 이형도, 그녀가 현격히 강하다는 것은 이해한 모양이다.


크게 점프해 엘자를 뛰어넘고, 게이트를 때려 부수며 밖으로 도망쳤다.


엘자 "놓칠까 보냐아아아!!!"

상관 "엘자, 기다려!"


뒤늦게 따라온 상관이 밖으로 뛰쳐 나가려는 여자를 말린다.


상관 "기지 밖은 일본이다! 나머지는 일본 부대에 맡겨라."

엘자 "하지만, 원래는 우리 부대의 일원이었잖아!"

상관 "그 녀석은 '오버도즈'화 했다. 이제 인격도 이성도 없다."

상관 "봤을 텐데, 그 엄청난 힘을. 아무리 너라도 혼자서는 멈출 수 없어."


엘자는 겉으로 보면 평범한 사이보그 같지만, 골격이나 근육의 일부를 기계로 치환해, 보다 육체가 강화된 특수개조 강화병.


그리고 이형의 정체 또한 그녀처럼 개조를 받은 병사였다.


병사는 엘자와 같은 부대에서 활동하고 있었지만, 강함을 쫓아 개조를 반복하는 중, 몸에 가해지는 부하가 한계를 넘어 폭주해 버렸다.


그렇게 되면, 인간성도 이성도 잃고, 그저 날뛰는 생명체가 된다.


그 상태가 된 자를, 연구자들은 '오버도즈'라 부르고 있었다.


엘자 "그럼 더더욱 내버려 둘 수 없잖아! 하물며 이곳은 일본......내가 제일 좋아하는 MANGA의 성지야."

엘자 "그걸 짓밟는 건 결코 용서할 수 없어! 나 간다!!"

상관 "어이 엘자!!!"


상관의 제지도 무시하고, 엘자는 부서진 게이트를 빠져나갔다.




같은 시각──도쿄, 신미나토구.


온몸에 울리는 폭음, 플로어를 수놓는 라이트, 그 아래에서 춤추는 사람들.


여기는 번화가에 있는 대형 클럽. 나는 식객인 사쿠라의 권유로 여기에 놀러왔었다.



이가와 사쿠라 "휴우─! 즐거운걸!!」


DJ 부스 앞까지 가서 춤을 추던 사쿠라가 땀을 닦으며 돌아온다.


사쿠라 "후우마 군, 즐기고 있어? 뒤에서 주스만 마시는 것 같은데."

나 "충분히 즐기고 있어. 좀 전에 『아르카나・장엄』의 뒷 버전이 나왔었지."

사쿠라 "응응!! 엄청 좋아~~!! 저건 숨은 명곡이지."


오늘 여기서 개최되고 있는 것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테마로 한 대형 DJ 이벤트.


나와 사쿠라도 좋아하는 음악 게임의 작곡가가 게스트 DJ로 나온다길래, 일정을 맞춰 놀러 온 것이다.


클럽에 놀러오는 건 처음이지만, 아는 곡이 큰 음량으로 흐르는 공간이라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꽤 즐거운 것이다.


나 "시카노스케 녀석, 못 와서 아쉽겠네."


사쿠라는 같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시카노스케에게도 권유했지만, 거절당한 것 같다.


사쿠라 "뭔가 입고 갈 옷이 없다고 하더라. 그냥 평범한 옷이면 되는데."


라거 말하면서, 사쿠라는 이 날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새로 산 사복을 입고 있다.


배꼽을 드러낸 대담한 톱스에 헐렁한 오버 사이즈의 파카, 사쿠라다운 액티브한 스타일이지만, 본인이 말하기를 '미행 캐주얼'이라고 한다.


사쿠라 "아, DJ 교대하나 봐."


플로어에서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온다. 게스트 DJ의 차례가 끝난 것 같다.


사쿠라 "나 춤추고 와서 피곤하니까, 바깥 바람 좀 쐬고 올게."

나 "오우. 나는 여기서 기다린다."

사쿠라 "곧 돌아올게~!"


사쿠라는 플로어 밖으로 나가, 테라스에 나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사쿠라 "후~~~, 썰렁한 공기가 기분 좋은걸~!!"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땀에 젖은 피부를 식혀 준다.


사쿠라 "......그렇다고는 하지만, 역시 춥네. 다음 파트가 시작되기 전에, 빨리 플로어로 돌아가야겠는걸."


눈 깜짝할 사이에 몸이 차가워진 사쿠라가 플로어로 돌아가려고 하면.


"꺄악!!"

"도망가! 이쪽으로 온다!!!"


큰길 쪽에서 비명 소리가 들린다.


사쿠라 "뭐야!?"


다음 순간, 사쿠라는 망설임 없이 목소리가 난 쪽을 향해 뛰쳐나갔다.




나 "사쿠라, 늦네......"


나는 사쿠라가 놓고 간 유리잔을 보았다. 얼음도 다 녹아 버렸다.


나 "뭐, 저 녀석이 훌쩍 사라지는 건 늘상 있는 일이니까.


내가 잔을 치우려고 테이블에서 떨어질 때.


나 "응?"


근처에서, 캐스터네츠 같은, 뭔가를 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깨달았다.


나 (악기의 반입은 금지일 텐데.)


???「カチカチ......」


나 (이 애구나. 뭐야? 이빨 소리......?)


??? 「シャシャシャ!バリバリギャオーン!ドガガガガ! ギャギャーン!!」


소리의 출처는 이 여자애 같다. 이를 딱딱 거리더니, 큰 소리로 의성어를 울리며 웃고 있다.


나 (뭐야 이 애......)


약이라도 한 건가. 내가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으면, 소녀가 나를 돌아보고는 히죽 웃는다.



여자애 "폭음 최고! 그렇지 형님."

나 "오, 오우......? (형님...?)"

여자애 "뭐야, 즐겁지 않아? シャッシャッシャッww"


여자애는 신기한 소리를 낸다. 아무래도 웃는 것 같다.


나 "별난 웃음이네"

여자애 "멋있잖아. 아, 목 마르다, 형님, 진저에일 사줘."

나 "초면에 남자를 꼬시는 거냐."


나는 쓴웃음을 지었지만, 사쿠라도 돌아오지 않아서 한가하고, 이 이상한 여자의 상대를 하는 것도 일흥일지 모른다.


나 "자, 이걸로 사와"

여자애 "와ㅡ이, 고마워 형님. シャシャシャ♪"


내가 남아 있던 음료 티켓을 건네자 여자애는 카운터로 가, 진저에일을 받아서 돌아왔다.


여자애 "꿀꺽꿀꺽......까득까득, 이 톡 쏘는 탄산은 참을 수 없단 말야......으득으득."

나 "그런가......그보다 어이, 잔을 갉아먹지 마."


불빛에 비춰진 그녀의 이빨은 상어처럼 날카롭고 까칠까칠 했으며, 물어뜯긴 잔은 송송 깨져 버렸다.


나 "마족인가?"

여자애 "응? 인간이야."


그녀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마족』이라는 말을 듣고 바로 이해하는 걸로 보아 평범한 인간은 아닐 것이다.


여자애 "아빠랑 엄마도 평범한 인간. 연구소 사람들은 나를 『상어의 성질을 타고난 돌연변이체』라고 하더라."

나 "연구소?"

여자애 "미연 쪽. 부모님한테 거기로 버려졌어! 너무하지, シャッシャッ"


즉, 평범한 집안에서 상어 체질의 그녀가 태어나, 꺼림칙하게 여긴 부모가 미연의 연구소에 보냈다, 라는 것일까.


나 "그래서......왜 여기에 있는거야?"

여자애 "연구소에서 아픈 꼴만 봐가지고 도망쳐, 그 다음은 밥 주는 아저씨한테 의지했는데, 일 하다가 실패해서 바다에 처박혀,"

여자애 "나는 수영을 잘하지만, 계속 수영하면 피곤하고."

여자애 "그러다가 지나가던 배에 올라탔더니 여기에 도착했어!"

나 "헤, 헤에......뭔가 꽤 가혹한 인생이네......?"

여자애 "그런가? シャッシャッシャッ"


이야기가 단편적이어서 잘 모르겠지만, 지독한 경험을 했다는 것은 전해진다.

본인은 별 생각 없는 것 같지만.


나 (그나저나 동물의 성질이라고 하니 생각나는 건 헤비코 같은 수화닌......이 애도 그런 쪽이려나?)


평범한 부모에게서 대마인의 능력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는 건 드물다.


그 가능성도 감안해, 돌아가면 오차의 본부에 보고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 "그러고 보니 이름을 못 들었네. 뭐라고 해?"

여자애 "투콰아아앙!!! ギャッギャギャ!! 엥, 뭐라고?"


내가 잠깐 생각하는 사이, 그녀는 음악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더 이상 이쪽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 같았다.


제멋대로 춤을 추는 그녀의 발 밑에는 갉아먹은 잔과 얼음 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여자애 "아, 형님. 진저에일 한 잔 더 줘."

나 "이런이런......글러먹은 상어(駄ザメ)로구만......"

여자애 "다자메(ダジャメ)! 뭐라고 할까, 다다다 라는 느낌으로 멋있네!"

나 "ダジャメ가 아니라 駄ザメ......아니, 뭐 어느 쪽이든 상관없나."

다자메 "다자메! シャッシャッ"


소녀는 그 호칭이 마음에 든 듯, シャッシャッ 웃으면서 다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시간을 조금만 돌려.


기지를 탈출한 오버도즈는 도시의 큰길을 따라 지나가는 행인들을 닥치는 대로 공격하고 있었다.


그것을 쫓는 엘자도 거리에 도착, 오버도즈의 모습을 포착했다.


엘자 "놓치지 않아!!"


엘자가 공격하려던 그때, 기지에서 강제 통신이 들어왔다.


상관 『엘자, 돌아와라!』

엘자 "싫어! 내가 멈추지 않으면, 누가 저 녀석을 막을 수 있단 거야?!"

상관 『녀석은 이제 에릭슨이 아니야. 인격도 이성도 잃었다.』


에릭슨, 오버도즈의 원래 이름으로 부대에는 엘자와 같은 시기에 입대했다.


원래 신체일 때부터 신체능력이 높은 엘자는 기계화에도 높은 적성이 있어, 개조를 반복해 점점 강해져 갔다.


그런 그녀를 보고 에릭슨은 초조해졌는지, 질세라 무리한 개조를 반복해, 끝내 견디지 못하고 폭주했던 것이다.


엘자 (그러니까 에릭슨이 저렇게 된 것에는, 내게도 조금 책임이 있달까......)


엘자는 에릭슨의 무리한 개조를 멈추지 않고, 멋있잖아! 라는 등 말하며 부추기고 있던 것이었다.


물론 이렇게 될 줄은 모르고, 진심으로 칭찬한 것이기는 했지만.


상관 『확실히 에릭슨보다 네가 더 강하다. 하지만 그것은 이성이 있을 때의 이야기. 지금의 녀석은......』

엘자 "걱정하지 마. 제대로 생각한 게 있으니까!"

엘자 "저 녀석, 저렇게 에너지를 펑펑 쓰다간 조만간 가스가 빠져 멈출 테니까! 그때 사로잡을 거야."

상관 『아쉽지만 그것도 무리다.』

엘자 "엣, 무슨......"


그러자 엘자는 오버도즈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눈치챘다.


오버도즈는 행인들이 많은 곳에 뛰어들더니, 인간들을 머리부터 통째로 삼키고 있는 것이다.


엘자 "우왓......저 녀석, 인간을 먹었다고......?"

상관 『그래, 녀석은 인간을 에너지원으로 삼고 있어. 기지에서도 몇 명 잡아먹혔다.』

상관 『기밀사항이지만, 그 녀석과 네 개조에는 작지만 마계에서 유래한 유기 물질이 사용되고 있다.』

상관 『세포와 인공물을 친숙하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야.』

상관 『비활성화되어 있을 텐데, 어떤 영향으로 그 물질이 활성화되고 증식.』

상관 『인간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활동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

상관 『아마도 에릭슨은, 그 첫번째 희생자로......』

엘자 "뭐, 유기 물질? 인공물?"

상관 『......요점은 인간만 있으면, 가스 결핍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다!』

엘자 "겍, 진짜냐......"

상관 『알겠나. 그러니 기지로 돌아와라.』

엘자 "그렇다면 더더욱 잡아야지!!"

상관 『앗, 야! 기다......』


뚝.


엘자는 통신을 끊고, 오버도즈의 추적을 재개했다.


오버도즈가 다음으로 뛰어든 것은, 밤에도 붐비는 신미나토구의 번화가였다.


멋스러운 음식점과 라이브 하우스가 들어서 있어, 젊은이들의 거리로 불리는 지역이다.


오버도즈는 크게 뛰어서 그 혼잡 속에 내려앉더니, 즉시 사람들을 우적우적 먹기 시작한다.


화려한 주말의 번화가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도가니가 되었다.


DADADADADADADA!!!!


뿔뿔이 흩어져 도망치려는 사람들의 등을, 오버도즈의 머신건이 꿰뚫는다.


엘자 "그만둬!!!"


엘자는 전신의 근육과 신경을 강화, 초가속해 오버도즈를 따라잡고, 크게 뛰어올라 빔 샤벨을 그 등에 꽂았다.


오버도즈 "기기기?!!!!"


갑작스러운 고통에 오버도즈는 상체를 젖히고 날뛴다.


엘자는 기세대로 그 등에서 뛰어내려 착지.


오버도즈는 몸부림치며 땅바닥에 털썩 엎드렸다.


엘자 "좋아, 꽤 효과가 있어!"

엘자 "......잠깐, 엣!?"


오버도즈는 그대로 질질, 우르르 쓰러져 있는 군중에게 기어가 인간을 탐하기 시작했다.


엘자 "이 녀석......아직도!!"


엘자는 라이플을 꺼내들지만, 이대로 쏘아서는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을 말려들게 하고 만다.


엘자 "......큭."


그러는 동안에도 오버도즈는 인간들을 보란듯이 소화해 나간다.


오버도즈가 씹을 때마다 앞쪽 포트의 액체로 회복되어 간다.


엘자 "저 녀석, 잡아먹은 인간을 액체 연료로......?"


과연 엘자도 몸서리를 친다.


오버도즈 "기기......!!!"


힘이 넘치는 오버도즈는, 기분 나쁜 포효를 지르며 다시 날뛰기 시작했다.


방금 전 엘자가 입힌 상처도 없었던 것처럼 복구되어 있다.


엘자 "어, 어떻게 하지 이거."

엘자 "일격에 처리하지 않으면 회복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진심으로 싸울 수도 없고......"


공격한 엘자가 고민하고 있을 때,


??? "저기, 도와줄까?"


갑자기 발밑에서 소리가 났다.


엘자 "엣!?"


갑자기 발밑에서 불려, 엘자는 두리번거리며 아래를 찾았다.


그러나 발밑에 사람은 없다. 있는 것은 자신의 그림자뿐이다.


엘자 "누구야!? 어디 있어!?"

??? "여기, 여기. 너의 그림자 속이야!"

엘자 "그림자 속!"


엘자는 한껏 몸을 굽혀 땅바닥에 귀를 기울였다. 목소리는 확실히 그림자 속에서 들린다.


??? "응, 뭐 그림자 속으로 숨어드는 초인류......그림자 히어로라고 생각해 줘."

엘자 "진짜!? 굉장해!"


사물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 그녀는, 그림자 속에 숨어 있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이야기도 순순히 믿었다.


게다가 그녀가 만화광인 것도, 그것에 박차를 가한다.


엘자 "위기의 순간 그림자 히어로 등장......일본에서는 정말로 MANGA 같은 일이 일어나는구나!!"


엘자는 전투도 잊고 기쁨을 폭발시킨다.


그림자 히어로 "잠깐, 앞에!!"


아래를 향한 엘자의 머리에, 오버도즈가 부순 콘크리트 조각이 날아온다.


그림자 히어로 "에잇!!"


그러자 그림자가 무엇인가 구호를 외치고, 잔해는 아슬아슬하게 각도를 바꾸어 엘자의 어깨를 스쳐갔다.


엘자 "호에! 잔해가 꺾였어......"

그림자 히어로 "간신히 맞췄네. 정말, 제대로 적을 주의해."

엘자 "이것이 히어로의 파워!? 굉장해굉장해!!"


위기를 모면한 엘자는 신이 났다.


실제로, 그림자 히어로......사쿠라의 인술로 잔해의 그림자를 조작, 그 궤도를 바꾸었지만, 매번 이런 짓을 하면 몸이 못 버틴다.


엘자는 사쿠라에게 사정을 간략히 설명했다.


그림자 히어로 "흠흠. 그럼 부활과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사람이 적은 곳으로 유도해야겠네."

그림자 히어로 "내가 도와줄 테니 엘자찡도 유도하는 것 좀 도와줘."

엘자 "오케이! 하지만 MANGA 히어로, 왜 나를 도와주는 거야?"

그림자 히어로 "히어로가 사람을 돕는데 이유가 필요한가?"

그림자 히어로 "──라고 하지만. 실은 이 앞에서,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의 음악 이벤트를 하고 있어."

그림자 히어로 "그걸 즐기는 사람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거든. 내 친구도 거기 있고."

엘자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음악 이벤트! 재밌을 것 같아! 그건 방해하게 두지 않아!"

그림자 히어로 "그런 이유로 사람이 없는 곳......저 고가高架가 좋으려나, 저기로 적을 유인하자!"

엘자 "오케이, MANGA 히어로!!"


엘자가 오버도즈의 주의를 끌고, 사쿠라가 영둔으로 진로를 막아──두 사람은 오버도즈를 유도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하는 데 성공했다.


고가 위는 고속도로. 여기라면 행인은 없다.


몇 대의 차량이 경적을 울리며 통과했지만, 이후에는 이변을 느꼈는지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림자 히어로 "이걸로 진심을 낼 수 있겠구나, 엘자찡."

엘자 "땡큐! 역시 대단해, MANGA 히어로!!"


주위에 인간이 사라지면서 오버도즈의 표적은 엘자 한 사람에게 향한다.


DADDDDDDDDA!!!


엘자에게 오버도즈의 총탄이 거세게 퍼부어진다.


엘자 "흥!"


하지만 이제 엘자도 사양하지 않는다.


BARATATATATA!!!!


머신건의 총알을 하이 점프로 회피, 답례라는 듯이 머리 위에서 라이플을 발사, 오버도즈에게 총알의 비를 내린다.


그림자 히어로 "아까도 그렇지만, 굉장한 점프력이네!"

엘자 "헤헹, 근육도 골격도 개조하고 있으니까! 키의 5배까지는 점프할 수 있어."

엘자 "그리고──이런 것도!!"


엘자는 착지와 동시에 땅을 박차고, 초고속으로 오버도즈의 얼굴에 접근,


엘자 "하앗!"


빔 샤벨로 머신건을 파괴, 다시 초고속으로 거리를 벌렸다.


그림자 히어로 "휘이. 엄청난 속도. 아가씨......빛의 히어로 같아."

엘자 "빛의 히어로도 있어!?"

그림자 히어로 "응, 빛의 속도로 기술을 사용하는 최강의 히어로가 있어! 지금은 부를 수 없지만!"

엘자 "헤에, 텐션 오르는 걸!! 좋아, 나도 해볼까!"


엘자는 다시 라이플을 발사. 이번에는 낮은 위치에서의 날카로운 사격이다.


오버도즈는 실드로 막아보려 했지만, 아래 쪽에서의 총알을 막지 못해 피탄, 괴로운 듯 발을 동동 굴렀다.


엘자 "어때! 꽤 효과 있나!"


오버도즈는 잠시 지면에 드러눕다가 꿀꺽 뭔가를 삼키는 듯한 동작을 하고선, 다시 힘차게 일어섰다.


오버도즈 "기기!!"


그 앞부분에 달린 포트에는 초록색 액체가 가득 차 있다.


엘자 "켁, 비축해둔 인간을 소화해 연료를 보충하고 있어......?"


그리고 이번에는 발에서 빔 소드를 뽑아내며, 마구 휘둘러 왔다.


그림자 히어로 "어이쿠야, 끈질기네."

엘자 "아까 사람을 잔뜩 먹었으니까......음, 그래도 이러면 끝이 없네."

그림자 히어로 "한 방에 다운시키고 싶은데. 무슨 스위치 같은 거 없어? 엘자찡과 똑같은 개조인간이라며."

엘자 "긴급용 정지 버튼은 있어."

그림자 히어로 "있어!? 그럼 그걸 누르자!"

엘자 "안 돼. 쉽게 누를 수 없는 곳에 있어."

그림자 히어로 "어디야?"

엘자 "변형해 버려서 알기 어렵지만......아마 저, 꼬리같은 곳 아래, 뒷다리와의 사이 정도」

그림자 히어로 "엉덩이라는 거야?"

엘자 "뭐, 뭐어 그렇게 되려나?"

엘자 "어쨌든 눈치채지 못하게 접근하는 것은 무리이고, 만일 잘 달라붙어도, 떨어뜨리면 거기까지고."

그림자 히어로 "흐음, 그런 거라면 내가 할 수 있을지도......"

엘자 "어, 할 수 있어 히어로?'

그림자 히어로 "좀 난이도는 있지만! 그림자를 이용하면......"

그림자 히어로 "엘자찡, 저 녀석의 그림자와, 네 그림자를 겹치듯 움직일 수 있겠어?"

엘자 "그림자를?"

그림자 히어로 "한순간이어도 돼. 무리야?"

엘자 "아니 해볼게!"


도시의 고속도로라고는 하지만 지금은 밤. 여기저기서 나오는 불빛에 비춰서 그림자의 윤곽이 희미하다.


엘자는 먼저 밝은 곳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오버도즈에게 말했다.


엘자 "좋아......와라!"


이성을 잃은 오버도즈는 빔 소드를 휘두르며 엘자에게 덤벼들려 한다.


엘자 "리플렉스 부스트!"


엘자는 그것을 크게 점프해서 피하고, 안내판 위로 뛰어오른다.


그러자 순간 도로 위 오버도즈와 엘자의 그림자가 겹쳤다.


엘자 "좋아, 겹쳤어!!"

그림자 히어로 "나이스!"


사쿠라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오버도의 그림자로 이동했다.다.


그림자 속에서는 오버도즈의 아랫면이 잘 보인다.


그림자 히어로 "이거구나, 스위치!"


사쿠라는 그림자 속에서 스위치 같은 것을 확인, 그림자로부터 튀어 나와 빨판상처럼 달라붙는다.


오버도즈 "기잇"


갑자기 엉덩이에 잡힌 오버도즈는 놀라, 뿌리치려고 몸을 흔들었다.


사쿠라 "와아앗, 어이쿠야."


사쿠라는 간단히 뿌리쳐져 그림자 속으로 돌아왔지만, 곧 재차 뛰쳐나와 오버도즈에게 달라붙었다.


사쿠라 "헤헤, 그림자가 있는 한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 멈춰라!"

사쿠라 "......어라!?"

엘자 "왜 그래!?"


사쿠라는 비상정지 버튼을 눌렀지만, 오버도즈는 멈추지 않는다.


대신 사쿠라 눈 앞에 입체 창이 떴다.


사쿠라 "『패스워드를 입력해주세요』......라는데 엘자찡~~~!!?"

엘자 "아 맞다! 정지에 패스워드가 필요한 것을 잊고 있었어!!!"

사쿠라 "잠깐, 그런 중요한 걸 잊지 말아줘~!"


사쿠라는 그림자에서 들락날락 하며 항의한다.


사쿠라 "일단 눌러볼 테니까 비밀번호 알려줘! 생일이라던가!"

엘자 "어, 음......생일은 8월 8일!"

사쿠라 "『0,8,0,8』......아닌 것 같아!"

엘자 "으음, 분명 연인의 이름이 자넷! J, A, N, E, T!!"

사쿠라 "JANET......이것도 아니야!"


이대로 한 번 더 하면 패스워드 창이 아예 잠겨버린다.


사쿠라 "진지하게 생각해! 엘자찡이라면 어떤 패스워드로 할 것 같아!?"

엘자 "나!? 나라면......당연히 좋아하는 MANGA의......앗!"

사쿠라 "뭔가 생각났어!?"

엘자 "분명 에릭슨도 좋아하는 MANGA가 있었어! 임무 대기 시간에 MANGA 히어로 얘기로 흥을 돋운 적 있었으니까."

사쿠라 "오오! 제목이 뭐야?"

엘자 "그게......뭐였더라~~!"

사쿠라 "잠깐, 그거 중요한 부분이라고!!"


사쿠라 "제대로 기억해 봐!! 무슨 힌트 같은 거 없어!?"

엘자 "음, 우선 애니화 되었고...."

사쿠라 "음, 많이 있지."

엘자 "장난감으로도 나오고......게임도 되고!"

사쿠라 "그것도 많이 있지."

엘자 "응?"


그때, 문득 엘자의 움직임이 멈췄다.


사쿠라 "왜 그래"?

엘자 "잠깐만......'히어링 부스트'."


엘자는 청각을 강화하고 귀에 손을 얹어, 가만히 무언가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엘자 "이 곡......"

엘자 "이 곡이다! 에릭슨이 좋아했던 MANGA의 오프닝 테마!"


이 곡이라고 해도 사쿠라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사쿠라 "이쪽은 안 들리는데!"

엘자 "기다려, 노래 부를게! 천국인가 지옥인가~~♪ 이 시대~~정의의 아군이 되살아난다~~."

사쿠라 "GAGA 하고~♪ 등장~♪......『GAGA와 히어로』구나!"

엘자 "그거야!!!"

사쿠라 "그럼 비밀번호는!?"

엘자&사쿠라 「“5,5,1,0”!!」


사쿠라가 숫자를 입력하자, 오버도즈는 조용히 정지했다.


그것은 에릭슨이 좋아했던 만화 「GAGA와 히어로」, 주인공이 고대의 거대 로봇을 되살리기 위해서 입력한 패스워드였다.


사쿠라 "됐다!! 정답이야 엘자찡! 이걸로 이제 괜찮겠네."

엘자 "응! 고마워 히어로!"


두 사람은 하이파이브를 했다.


엘자 "에릭슨, 임무 전 이동 중에 꼭 이 노래를 듣고 있었어."

엘자 "그 녀석이 엄청 추천해서, 대원들이 다 같이 보게 되고...... 뜨겁게 이야기하곤 했지."

엘자 "에릭슨, MANGA의 노래를 듣고 싶어서 여기에 왔나......"

엘자 "아니, 그럴 리 없지. 아무튼 고마워 히어로."

엘자 "덕분에 에릭슨을 막을 수 있었어!"

엘자 "하지만 히어로가 또래 여자애, 게다가 「GAGA와 히어로」를 좋아했다니!"

엘자 "괜찮다면, 이 후에 식사라도 하면서 MANGA의 이야기라도......어?"


엘자가 돌아보니 어느새 사쿠라의 모습은 사라져 있었다.




미연 기지.


엘자 "대장, 잡아왔어!!"


자동차만 한 오버도즈를 끌고 엘자가 기지로 돌아왔다.


병사들

"오, 오버도즈!!"

"괜찮냐!?"


병사들은 아직 조금 겁에 질려 총을 겨누며 맞이한다.


엘자 "괜찮아 괜찮아! 비상 정지 스위치를 눌렀으니 이제 움직이지 않을 거야!"


그러자 소란을 눈치챈 상관이 달려왔다.

   

상관 "저, 정말 혼자 잡았다고!?"

엘자 "아니, MANGA 히어로가 도와줬어!"

상관 "MANGA 히어로......?"

엘자 "일본에는 정말 MANGA 히어로가 있었어 대장!"

상관 "......? 뭐 됐어, 잘했다. 오버도즈는 이쪽에서 처분하지. 너는 쉬어."

엘자 "네~. 본래 임무도 있고. 쉬러 돌아가겠습니다!"


엘자의 부대는 원래, 어떤 임무를 위해 미연 본국에서 이곳으로 파견됐던 것이다.


상관 "아아, 그 임무를 하지 못하게 됐다. 다시 다른 부대에 의뢰한다고 해."

엘자 "어? 왜?"

상관 "그야 폭주자가 나온 부대야. 그대로 임무를 맡기겠냐."

엘자 "에~."

상관 "너도 당분간 감시 대상이다. 얌전히 있어."

엘자 "쳇. 타겟인, 상어 인간 여자애였던가. 만나보고 싶었는데."

상관 "이번에는 포기해라."

엘자 "네네. 이런이런, 오랜만에 숙소에서 『GAGA와 히어로』라도 볼까나."




한편.


사쿠라 "후─, 다녀왔어."


이벤트가 끝나고 플로어의 손님들이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사쿠라가 돌아왔다.


나 "늦었네. 이벤트 끝났어......너 어디서 뒹굴다 왔냐?"


반짝반짝 했던 사쿠라의 옷은 군데군데 진흙이나 기름 같은 것으로 거무스름했다.


사쿠라 "헤헤, 좀 넘어져서. 취했나 봐."

나 "술은 안 마셨을 텐데......"


척 봐도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지만, 사쿠라는 웃으며 넘길 뿐이다.


나 "맞다, 마지막 파트에서 「GAGA와 히어로」나왔더라. 놓쳐서 아쉬웠겠어."

사쿠라 "헤헤, 그건 들었어."

나 "? 그러냐?"


잘 모르겠지만. 뭐 깊이 추궁하지 않기로 한다.


사쿠라 "아ㅡ아, 배고프네! 후우마 군, 뭐 좀 먹고 가자."

나 "좋아. 치즈규동 사줄게."

사쿠라 "에엑!?"후우마 군이 한 턱 내겠다니, 무슨 바람이 불었어!?"

나 "뭐야. 싫으면 안 쏜다."

사쿠라 싫지 않아 싫지 않아!! 감사함다 후우마 님~!"

나 "이런이런, 기세도 좋구만."


우리는 맡겨둔 짐을 가지러 로커로 향한다.


나 (그러고 보니......)


문득 플로어를 돌아보았지만, 더 이상 다자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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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에서 살인 로봇이 날뛰었는데 그 뒷수습 얘기는?


후속 스토리를 암시했다지만 마무리가 너무 날림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