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브 "아직도 안 왔어? 그 카카오 케토스라는 건."

라티쿨 "아직 5분도 안 됐다. 몇 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어."

알브 "그렇게나 기다려야 한다고?! 모처럼의 지상인데 말이야~."


오차에서 그리 멀지 않은 평원에서, 일행은 카카오 케토스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요미하라에서 엘시와 헤어지고 지상에 올라와, 라티쿨 홀로 오차에 돌아왔다.


미끼의 합성을 의뢰하고, 그 사이 알브나 엘시, 요미하라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한다.


알브의 배경에 대해서는 즉시 정보 수집이 지시되었다. 현재로서는 오차 밖에 두고, 일단 현재의 관계성을 유지하라는 것이었다.


마야 "기다리는 건 싫나요?"

알브 "응......그럴 것이, 기다리는 건 즐겁지 않은걸."

마야 "......저도 언니처럼 흠모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알브 "마야에게도? 어떤 사람인데?"

마야 "후후. 분명 알브의 오라버니와 언니와 같을 거에요. 강하고 자상한 사람이니까."

마야 "언제나 등 밖에 안 보이는 사람. 언제나 멈춰서 돌아봐 주기에......"

마야 "언젠가, 그 옆에 서고 싶다. 때로는 등을 보여주고 싶은, 그런 사람. 동생끼리, 똑같네요?"

알브 "응. 헤헤헤. 똑같아. 카카오 케토스? 를 쓰러뜨리면 칭찬 받을 수 있을까?"

마야 "그래요. 어쩌면 위험하다고 꾸중을 들을지도 모릅니다만."

마야 "하지만, 무언가를 이룬 알브가 가슴을 펴고 싶다면, 혼난 후에 분명히 잘했다고 칭찬받을 거에요."


가만히 있지 못하는 눈치였던 알브는 마야와의 자매 이야기로 기운이 난 걸까.


지상을 찾은 마음과 기다림에 대한 스트레스로 안절부절 못하던 모습에서 훈훈한 미소를 자아내고 있다.


두 사람을 보고 있던 라티쿨은 기운이 너무 들어갔다고 한숨을 쉬었다.


라티쿨 "여동생 취급인가?"

마야 "그, 그럴 생각은 아니었습니다만......아니, 전혀 없는 것도......"

라티쿨 "됐다. 그것이 인간의 마음과 일통한다는 것은 여러 번 목격했으니."

마야 "라티쿨은 칭찬해 줄 사람 있어?"

라티쿨 "나 말인가. 아아......그렇지. 그것을 위한 케토스 사냥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알브 "......좋~~아! 언제든지 와라, 카카오 케토스!!"

라티쿨 "기다리는 것이 지겨운 건 알겠지만 좀 더 얌전히 기다릴 수 없는 건가......?"

마야 "......언니도 저를 이렇게 보고 있었으려나요."

알브 "대음마음류·대검사 알브! 마야의 연애와 라티쿨의~......승인욕구? 를 위해 조력한다! 타앗! 세잇!"

라티쿨 "......그 말투는 조금 거북하군."

마야 "저도 그런 말을 들으면......뭐,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기운 넘치는 알브에게 어째선지, 두 사람은 미소를 흘렸다.


짧은 시간, 많은 것을 말하지 않은 사이지만 통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직후 라티쿨의 차원 레이더가 소리를 냈다.


라티쿨 "수다는 여기까지야, 놈이 온다!"

마야 "네!"

알브 "드디어 왔구나. 응, 굉장한 기색......상대로 부족함 없다!"


하늘이 일그러진다. 차원에 구멍이 나려 하고 있었다.


마야는 서둘러 젝스에 올라탔다. 알브는 하늘을 노려보며 칼자루에 손을 얹는다.


공간이 소용돌이치고, 삼켜지듯 구멍이 뚫리며, 질량감이 느껴질 만큼 농밀한 초콜릿 향이 초원에 드리워진다.


알브 "카카오 케토스......맛있겠다."

라티쿨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말고 방심하지 마라"

알브 "물론!"


거대한 차원의 구멍에서 천천히, 고래의 모습을 한 대형 마수가 나타났다.



카카오 케토스 「WOOOO......」


그 몸은 향기 그대로, 초콜릿색의 체색을 하고 있다.


머리에는 통상의 케토스에게는 없는 발광 기관이 달려 있어, 빛의 물결을 발했다.


카카오 케토스 「――――――――!!!」

마야 『갑니다!』


산이 흔들릴 정도의 포효를 하는 마수에게 마야는 선봉에 나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


카카오 케토스 「GWOOOOOOO――!!」


카카오 케토스가 으르렁거리자 발광 기관이 눈부시게 빛났다.


라티쿨 "또 그거냐. 하지만──."


라티쿨은 정수리에 작살을 쏘았던 라이플에 매달려, 몸을 비트는 카카오 케토스에게서 떨어져나가지 않으려 한다.


처음에는 무엇을 하기 위한 기관과 빛인가 하고 경계했지만, 공격적인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유인인가 소환인가, 공간을 뚫고 무수한 우주 생물이 튀어나온다.


정수리에 달라붙는 라티쿨에게 쇄도하려는 우주 생물들. 직접적인 공격력은 없어도 성가시다.


만약 라티쿨 혼자였다면 감당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마야 『그렇게 놔두지 않아요!』


함께 케토스를 사냥한 친구가 있다.


다리 부분에서 발사된 미사일과, 총구에서 뿌려진 총탄이 무리를 이루려는 우주 생물을 잘게 찢어 놓는다.


알브 "마야와 내가, 있으니까!"


탄막을 빠져나가도 알브의 검이 남김없이 모두 베어버렸다.


불러들인 우주 생물로 마야와 알브의 주의를 돌리고, 공간의 틈새로 도망치려 허공을 헤엄치는 카카오 케토스.


알브 "그것도 예상했어! 불발의 형, 비밀 천장 찢기!"

카카오 케토스 「RUAAAAA!!」


그것도 알브가 허락하지 않는다.


도망치기 위한 거대한 구멍도, 일시적인 대피나 기습을 위한 틈새도 알브가 베어, 그곳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을 방해했다.


카카오 케토스가 허공에서 무언가에 부딪혀 튕겨져 나간다.


라티쿨 "이렇게까지 제멋대로인 힘이라니. 지금은 고맙지만서도!"

마야 『라티쿨, 지금입니다!!』


소리를 지르며 마야가 페이더포를 쏜다. 알브의 일격에 벌어진 카카오 케토스의 입에 파괴의 빛이 날아들었다.


카카오 케토스 「GUGYAAAAAA!!」

라티쿨 "오오오오오오오오!!"


라티쿨이 라이플의 트리거를 당긴다. 뼈까지 울리는 충격에 시야가 흔들렸다.


충격으로 주위의 살이 파도치며 날아가, 크레이터가 생긴다.


살을 도려내면서 작살은 카카오 케토스 두개골에까지 도달하고, 트리거가 끌릴 때마다 뼈도 파고든다.


입 안의 데미지로 방어력이 깎인 두개골을 깨부수는 확신이, 라티쿨의 손에 작살 끝에서 돌아온다.


라티쿨 "이걸로──끝이다!!!"

카카오 케토스 「――――――――」


마침내 두개골을 뚫고, 작살이 뇌수에 도달한다.


중간까지 꿰뚫은 작살은 다음 트리거로 작렬해, 카카오 케토스의 머릿 속을 마구 날려버렸다.


생명이 파괴된 충격이, 정적으로 나타난다.


카카오 케토스의 거구가 천천히 낙하해, 땅울림을 일으키며 평원에 누웠다.


알브 "흐흥! 또 하찮은 것을 베어버렸구나."

알브 "마야──! 라티쿨──! 해냈어──!"

마야 "네, 해냈네요!"


알브는 폴짝폴짝 뛰며 마야와 라티쿨에게 손을 흔든다.


칼을 휘두르며 승리의 여운을 즐기는 알브를 보며 두 사람은 전율했다.


라티쿨 "그때보다 더 성장했다는 자신은 있지만......생각했던 것보다 더 터무니없는 녀석이군."

마야 "그러게요. 동료로서 젝스를 타고 있어도 신변의 위험을 느낄 정도였어요."


평원에는 여러 개의 크레이터가 생겨났다.

젝스의 병장에 의한 것도 있지만, 몇 가지, 열을 동반하지 않는 파괴의 흔적도 있었다.


알브 "이걸로 마야가 말하는 발렌타인 초콜릿? 을 만들 수 있는거지. 마야의 사랑도 성취구나!"

마야 "하아......그러면 좋겠는데요. 하지만, 한 걸음 나아가는 건 틀림없어요."

마야 "......아니, 일보라든가 전진이라든가, 그런 나약함 탓에 안 될지도 모릅니다만."

마야 "파렴치하다고 말할 게 아니라, 자빠뜨린다든지 밤에 기어들어간다든지, 그 정도는 해야......"

라티쿨 "마야, 왜 그러지?"

마야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후우, 저는 갑자기 무슨......더위 탓일까요."


사고의 깊이에 빠져 있던 마야는 라티쿨의 부름에, 자신의 말의 과격함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


몸이 달아오르는 열기에 휙휙 얼굴을 손부채질한다.


마야 "그건 그렇고......카카오 케토스는 정말 초콜릿과 비슷한 향이 나는군요."

마야 "후......왠지 전보다 더 더워진 것 같은데."

라티쿨 "아, 아아, 그렇군. 카카오 케토스를 상대하는 것은 나도 처음이다."

라티쿨 "이렇게까지 농밀한......초콜릿 냄새가 날 줄은 몰랐는데......"

라티쿨 "뭐지? 나도 묘하게 덥위를 느껴. 마야를 보고 있으면 쓸데없이......"


묘하게도 요염한 마야의 몸짓에 라티쿨도 몸의 심지에 묘한 열기를 느끼고 있었다.


진정되던 심장이, 전투의 흥분과는 다른 음색音色의 흥분으로 높아지려 한다.


알브 "둘 다 왜 그래? 얼굴이 새빨개져선 힐끗힐끗 훔쳐보고."

마야&라티쿨 ""엣!?""

라티쿨 "서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마야 "그, 그래요, 힐끗힐끗 훔쳐보던 것도......라티쿨은 맨몸으로 싸웠기에, 조금......그......걱정했을, 뿐......"

마야&라티쿨 "......"


알브의 지적에 두 사람의 심장이 뛰었다.


무심코 상대를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알브의 지적에 그런 자신의 시선의 움직임, 욕구를 자각하면, 눈을 뗄 수 없게 되어 간다.


마야 "라티쿨......?"

라티쿨 "마야......?"


서로의 입술이 유난히 요염하게 비쳤다. 눈동자는 촉촉하고 정감이 넘쳐 보인다.


알브 "좋네~ 두 사람. 연애! 사랑! 육욕! 이란 느낌. 나도 할래──!"

마야 "연애!? 사랑!? 육욕!?"

라티쿨 "나, 나와 마야가!? 넌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알브 "아니야?"

마야 아니에요! 애초에 저희는 동성이고 종족도 다른걸요!"

라티쿨 "그렇다! 나도, 인간에게......싸움의 흥분인가......아니, 전처럼 고전하지는 않았을 텐데."


이대로 서로를 보고 있을 수 없어, 두 사람은 황급히 돌아서며 부인했다.


그러나 연애니 사랑이니, 육욕이니 하는 단어로 표현한다면, 가슴의 두근거림은 그렇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게 된다.


알브 "그래? 마야가 남자 얘기할 때랑 닮았는데."

마야 "넷!!?"


한층 크게 뛴 고동이, 달콤한 욱씬거림을 수반해 끝없이 높아져 간다.


알브 "사랑이란 그런 느낌이구나......오라버니와 언니의 아름다움은 역시 사랑에도 있었구나."

알브 "아──나도 훌륭한 음마로서 사랑하고 싶어! 발정하고 싶어!"

마야 "알브!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라티쿨 "큭! 마야, 미안하지만 큰 소리 내지 말아다오, 뭐랄까, 울린다."

마야 "죄, 죄송해요......"


마야의 목소리에 흔들린 고막이 진저리를 쳐, 라티쿨은 참지 못하고 호소했다.


마야 또한 라티쿨의 신음 같은 호소가 감미롭고 애절한 선율로 들려, 가슴을 떨며 화끈거림이 더해진다.


알브 "부럽다......그 애는 같은 음마로서 앞서 가길래 부러워했는데......"

알브 "눈 앞에서 그러고 있는 둘도 부러워! 치사해!"

라티쿨 "음마......아니, 다른가. 이때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았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무엇이 요인인가.

사냥꾼의 사고로 자신의 의지를 더듬던 라티쿨에게 음마라는 단어가 걸린다.


그러나 만나고 나서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라티쿨의 말에 마야도 상황의 위화감을 더듬어 가능성을 꼽았다.


마야 "설마 카카오 케토스가? 확실히 이 달콤한 향기......두근두근하게 됩니다."


초콜릿 향으로 밖에 느끼지 못했던 냄새가, 새삼 의식하자 가슴의 두근거림을 흡입하는 느낌이 들었다.


코에서 폐에 걸쳐 쾌감이 어루만지고, 몸도 마음도 녹아내릴 것처럼 기분이 좋다.


어쩌면 우주 생물을 유인해 자신들에게 떠넘기고 있던 것은, 이 힘이었는지도 모른다.


라티쿨 "그럴 가능성이 높구나. 빨리 이곳을 떠나자, 좋지 않아."

마야 "네, 그러죠. 카카오 케토스를 초코에 사용하는 것은 그만두는 게 좋겠어요."

라티쿨 "그래, 터무니 없는 일이 일어날 것 같다. 미안해......"

마야 "라티쿨 때문이 아니에요일 단 이 일을 보고하고 봉쇄, 처리해 달라고 하죠."

알브 "마야? 라티쿨?"


서둘러 평원을 벗어나려고 두 사람이 움직이기 시작해, 알브가 그것을 쫓으려 할 때 쾌활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림 "두목 좀 더 빨리! 빨리──!"

코타로 "에잇, 당기지 마! 밀지 마! 갑자기 들이닥쳐서 뭐야, 정말......"

마야 "후우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