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토 "울어라! 와이번!!"


엔토가 와이번을 울린다.


곡은 『NINTH FIRE』.


9번대 필두인 그를 상징하는, 가장 특기인 싸움의 넘버다.


불타는 음악가란 이명에 걸맞게 인트로의 열기와 함께 불꽃이 부풀어 오른다.


그리고 엔토가 드높게 노래하기 시작하자, 불꽃과 곡이 선명하게 싱크로, 무수한 검의 형태가 되어 카케토라에게 덤벼들었다.


카케토라 "시끄러워!"


음악 따위는 듣지 않는 카케토라는 한 마디로 단정짓고, 다가오는 불길의 칼날을 호완으로 튕겨내려 했다.


와이번의 음색이 순식간에 달라진다.


춤추듯 궤도를 바꾼 불꽃의 검이 카케토라에게 차례차례 꽂힌다.


엔토 "소리는 언제 변조될지 모른다고?"


엔토의 인법, 염창이 클린 히트, 카케토라의 몸이 붉게 타올랐지만,


카케토라 "조금은 단련한 것 같군, 엔토."


다음 순간, 카케토라를 감싸고 있던 불길이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그리고 삼킨 불꽃의 힘으로, 상처입은 육체를 순식간에 재생시킨다.


카케토라 "하지만 나에게는 효과 없다."


검이나 칼에 의한 상처, 혹은 화둔 이외의 인법에 의한 데미지로는 이렇게 되지 않는다.


엔토가 강력한 화둔중이기에, "화식의 술"의 술사인 카케토라에게는 소용없다.


그야말로 화둔중의 카운터다.


엔토 "내 노래는 이제 막 시작했거든!"


엔토는 조금도 겁먹지 않고, 더욱 격렬하고 강하게, 염곡炎曲을 연주한다.


염창은 더욱 기세를 높여, 이번에는 불꽃의 창이 되어 카케토라에게 덤벼들었다.


카케토라 "몇 번을 해도 똑같다고!"


카케토라는 팔의 근육을 부풀려, 아무렇게나 휘둘렀다.


폭풍에 성냥불이 꺼지듯 불꽃의 창은 간단히 사라졌다.


엔토 "역시로구나, 카케토라. 그런 네가 왜 우리를 배신한 거지!?"


싸움이 한창일 때, 엔토가 묻는다.


엔토 "왜 우리를 배신하고, 사령경의 수족 따위로 타락한 거냐!"


그 말은 분노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애드리브로 전개되는 기타 리프는, 과거 엔토가 카케토라에게 품고 있던 감정, 그저 강함을 추구하던 그에 대한 동경, 그것이 배신당한 슬픔으로 채색되어 있었다.


물론 소리에 담아낸 그런 마음이 카케토라에게 전해지는 일은 결코 없다.


카케토라는 거만하게 답했다.


카케토라 "인간의 몸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 나는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되어 지고의 강함을 손에 넣었다."

엔토 "사령경의 쇠사슬에 묶였으면서?"

카케토라 "알기 쉬운 도발이로군.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그것 뿐이야."

엔토 "그런가!!!"


예전의 마음을 떨쳐버리듯 와이번이 격렬하게 통곡했다.


엔토 또한 목이 터질 듯이, 최대 화력을 카케토라를 향해 노래해 간다.


카케토라 "누읏!!"


엔토의 감정을 모두 실은 염곡은 카케토라도 몇 걸음 물러나게 하고, 그 몸을 업화로 불태우지만, 역시 치명상에 이르지는 않는다.


사령경에게 주어진 불사의 육체는 다시 엔토의 화력을 삼켜, 그 데미지를 회복한다.


카케토라 "이 육체를 여기까지 불태운 건 칭찬해 주마."

카케토라 "하지만 네가 아무리 노래해도 이 꼴이야. 이 다음은 어쩔 거지?"


카케토라는 엔토의 다음 공격을 먹어치우려고, 허리를 숙이고 자세를 취했지만,


엔토 "어떻게 할 거냐고? 핫, 이렇게 할 거다!"


엔토는 갑자기 몸을 돌렸다.


카케토라 "믓!?"


무슨 짓을 하려는지 당황한 카케토라의 앞에서 엔토는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곡이 바뀌고 있다.


오펜바흐 『지옥의 오르페』 서곡. 『천국과 지옥』이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하다.


요컨대 운동회에서 달리기를 할 때 울리는 곡이다.


이쯤 되면 음악과 연이 없는 카케토라도 알 수 있었다.


단순히 도망치고 있는 것이다.


엔토의 성격을 알고 있는 카케토라에게는 전혀 예상 밖이다.


카케토라 "화둔중의 자랑을 잊었나!!!"

엔토 "네가 할 말이냐!!!"


도주라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엔토는 로켓처럼 가속했다.


눈이 피곤하게 어딘가 코믹한, 누구나 알고 있는 선율을 불꽃의 추진력으로 바꾸어 쏜살같이 도망간다.


카케토라 "네노오오옴!!"


카케토라는 다리의 근육을 한껏 부풀려, 그 초파워로 대지를 박차고, 엔토를 쫓았다.


그야말로 인간을 뛰어넘는 각력으로 맹추격.


불꽃의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달리기의 곡이 끝났을 때, 엔토는 공사장의 터에 도달해 있었다.


자재와 철골이 늘어선 그 장소를 마지막 스테이지로 정한 듯, 유유히 기타를 치고 있다.


카케토라 "그곳을 죽을 자리로 정했나!"


엔토를 쫓아 이리저리 뛰어다닌 카케토라가 겨우 따라잡아 소리쳤다.


그 형상은 노여움으로 가득차 있었다. 엔토의 대답은, 클라이맥스의 팡파르 같은 드높은 음색과 불꽃이었다.


그를 좇으면 머리에 피가 차오르던 카케토라도 비로소 알아차린다.


카케토라 "유인책인가?"


그 물음에 답하듯 두 명의 화둔중 필두가 모습을 드러냈다.


1번대 필두 카지 테츠시. 그리고 4번대 필두, 시시무라 덴지다.


테츠시의 매복에는 카케토라도 경계한 모양인데, 그 얼굴에 비웃음을 띠고 말했다.


카케토라 "카지, 언제부터 화둔중이 지혜를 쓰기 시작했나?"

테츠시 "네가 나간 뒤에도 화둔중은 성장하고 있단 거지."

카케토라 "말은 잘하는군. 매복 치고는 필두 전원이 아나라고? 나도 얕보였구만."


카케토라에게 무시당하던 덴지가 놀리듯 대답한다.


덴지 "그 말, 그대로 돌려줄게. 테츠시 씨도 나도 댁과 싸울 생각은 없거든."

카케토라 "뭐야?"

테츠시 "미안하지만 네 상대는 따로 있다. 우리는 입회인이야."

마이카 "네놈의 상대는 이 몸이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등장한 것은, 현 5번대 필두, 카미무라 마이카.


그리고 그 옆에는 후우마 코타로의 모습도 있었다.


그것을 보고, 카케토라의 얼굴에 떠오르는 조롱은 점점 커진다.


카케토라라 "이 계집애가 내 상대라고?"

테츠시 "지금 5번대의 필두는 마이카다."


카케토라는 마이카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테츠시와 이야기를 이어간다.


카케토라 "그렇군. 전임이 남기고 간 짐은 현재의 필두가 처리하겠다고."

카케토라 "계집애를 갈기갈기 찢기 전에 하나 물어보자. 이 내가 아미다하라에 나타나는 것을 어떻게 눈치챘지?"

테츠시 "어떻게 라니, 귀찮게시리.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은 부탁해."


테츠시는 성가신 듯 머리를 긁적이며, 후우마에게 이야기를 넘겼다.


이 자리에서 유일하게 화둔중과 상관없는 남자는 그것이 제 몫이라고 답한다.


후우마 "우연이 만나 벌어진 싸움이라고는 하지만, 화둔중과 당신이 싸운 이상."

후우마 "당신이 선수필승을 즐겨 필두에게 싸움을 걸어온다는 것은 화둔중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었습니다."

후우마 "그렇다면 이후는 간단, 각지에 흩어진 필두들에을 바탕으로 급행할 수 있도록 도우면 됐을 뿐입니다."


후우마는 그렇게 말하며 뒤를 가리켰다.


카케토라가 경계하며 눈길을 주자, 안쪽에서 따분한 얼굴의 마녀가 나왔다.


미리암 "흥. 사람을 택시 대신으로 삼고 말야."


요미하라의 클론 아사기 탐정 사무소의 마녀 미리암이다.


카케토라 "마녀를 이용한 전이마술인가."

후우마 "그 다음 급행할 수 있는 부대는, 가장 먼저 습격당할 가능성이 높은 부대입니다"

후우마 "가장 오차에서 떨어져 고립된 장소에서 활동하고 있는 엔토가 있는 이곳 아미다하라에 배치했죠."


후우마가 거기까지 말하니 카케토라도 납득한 모양이었다.


카케토라 "즉 다른 필두를 노리면 거기 마녀의 전이마술로 달려온다는 건가."

카케토라 "필두 전원이 이 자리에 모이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로군."


후우마는 예스라고도 노라고도 하지 않는다.


사실 그 말대로였지만, 이 이상은 속내를 밝힐 필요는 없다.


지금도 다른 필두, 하마마키 리프, 무츠 논카, 후우마 호엔사이, 엔류지 미코치는 각지에서 대기하고 있고, 만에 하나, 카케토라가 전이마술의 아이템 등으로 여기서 도주한다 해도, 추적할 수 있는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


그것을 짐작했는지 카케토라는 초조하게 내뱉었다.


카케토라 "애송이. 너는 잘 알고 있다. 독립 유격대를 이끄는 후우마 종가의 애송이."

카케토라 "하지만 용명(勇名)에는 과장이 붙는 법. 주둥아리만큼의 실력은 없다지."

카케토라 "필두를 모아놓고 틀어박혀 있으면 될 것을 전력을 분산시킨 채."

카케토라 "더군다나 계집애가 이 이와오 카케토라를 쓰러뜨린다고 망상하다니."

카케토라 "뭐 됐어. 사령경에게 좋은 선물이 생기겠군."


카케토라는 큰소리 친다.


아무래도 마이카를 넘어, 다른 필두를 모두 죽여, 후우마를 붙잡을 자신이 있는 것 같다.


마이카 "우리를 죽이고 후우마를 잡아 가겠다고?"

마이카 "그렇게 놔둘까 보냐! 네놈은 여기서 끝장낼 거다!"

카케토라 "불장난을 조금 할 수 있게 된 정도로 화둔중 필두라니 가소롭군!"


그제서야 비로소 카케토라가 마이카를 제대로 보았다.


선대와 당대, 5번대 필두 간의 싸움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카케토라 "우선 계집애부터 정리해주마!"


카케토라는 가슴의 불꽃을 파랗게 태우며 마이카에게 단숨에 다가갔다.


다른 세 명의 화둔중을 견제해서다. 접근하면 손을 댈 수 없게 된다.


한편 마이카는 1 : 1을 벌일 생각이다. 테츠시, 엔토, 덴지 세 사람도 움직이지 않고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


마이카 "누가 할 소리를!"


마이카는 비트를 전개했다.


거칠게 돌진해 오는 카케토라와 거리를 두고, 히트 앤 어웨이로 공격을 가한다.


카케토라 "누읏!!"


카케토라는 그 공격을 호완으로 모두 날려버리지만, 예상 이상의 격렬함에 저도 모르게 신음했다.


마이카 "뭐하는 거야! 전 5번대 필두의 이름이 울겠다!"

카케토라 "건방진 계집애가!!"


멈칫하던 카케토라는 무리하게 공세에 나섰다.


카케토라 "후으으읍!!"


초파워 주먹으로 땅을 내려친다.


대지가 크게 갈라지고, 터져 나오는 무수한 돌멩이가 유탄처럼 마이카를 덮쳤다.


마이카 "치잇."


마이카는 비트로 그것을 방어.


유탄은 모두 막아내지만, 비트 4개로는 견제 할 여유가 없다.


카케토라 "누오오오오오오오오!!"


포탄처럼 돌진해 온 카케토라가 주먹을 내지른다.


과거 5번대 필두였을 당시, 전차를 일격에 부순다고 알려졌던 불꽃의 주먹이다.


마이카 "크윽!"


비트의 방어로는 시간에 맞출 수 없다.


마이카는 몸을 돌려 불주먹을 피하지만,  풍압만으로 날아가 버린다.


카케토라 "지금의 필두는 그 정도인가! 죽어라!"


카케토라가 추격하여 끝장을 내려 할 때, 그 등 뒤에 두 개의 불덩어리가 떠올랐다.


카케토라 "크하아아앗!"


무방비한 등에 불덩어리가 차례차례 명중. 카케토라의 몸은 엄청난 화염에 휩싸인다.


마이카 "선대의 필두는 그 정도냐! 등이 비어 있었는걸!"


아까 들은 말에 답례 하면서, 마이카는 가볍게 머리를 흔들고 자세를 잡는다.


공격의 여파를 받은 것만으로, 의식이 날아갈 것 같았다.


제대로 먹으면 끝이다.


카케토라 "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업화에 휩싸인 카케토라는 웃으며, 그 불길을 다시 흡수해 나갔다.


마이카의 화력을 스스로의 힘으로 바꾸어, 지금의 데미지를 순식간에 회복시킨다.


그리고 웃음을 그친 카케토라는 비로소 마이카를 인정하는 얼굴이 되었다.


카케토라 "훌륭한 화력이다. 5번대 필두를 이을 만한 힘이라고 인정해 주마."

카케토라 "다만 내게는 안 통해! 너 뿐만이 아니다. 나는 화둔중의 힘 따위, 진작 초월했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카케토라는 사령경으로부터 얻은 힘을 해방시켰다.


그 육체가 파랗게 타올랐다.


카케토라 "봐라!!! 나의 불사의 힘을! 너의 화력을 삼켜 얻은 힘을!!!"

마이카 "그게 네놈의 동생을 해치웠단 그거냐!"

카케토라 "그렇다, 이것이 진정한 힘!! 진정한 불꽃이다!! 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화둔중에 있을 때는 도달할 수 없었던 힘.


그 불길한 청염青炎을 보인다.


덴지 "바보 같이 웃고 자빠졌어."

엔토 "이건 위험한데. 테츠시 나으리. 마이카 한 사람에게 맡겨도 돼?"


마이카의 싸움을 지켜보는 두 사람의 얼굴이 굳어진다.


같은 화둔술사이기에, 카케토라의 무서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건 가세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니, 가세해도 카케토라를 이길 수 있을 것인가.


테츠시 "......"

후우마 "......"


하지만 테츠시, 그리고 후우마는 마이카를 믿고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그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그리고 한층 더 힘을 내기 위해, 마이카가 포효했다.


마이카 "사령경에게 받은 힘으로 잘난 척하긴!"

마이카 "진정한 힘은 자기 안에서 만들어내는 거야!"


화둔중 역대 최강이라 불리던 폭염의 힘을, 계속 제어할 수 없었던 불꽃을 극한까지 높여간다.


일격에 살해당할 적의 힘을 느끼면서도 겁먹지 않고, 자신의 최대 화력을 부딪치기 위해서.


카케토라 "더 지껄여 봐라! 그런 틀에 박힌 말로 한계를 넘을 수 있는지!"


카케토라도 자신의 긍지를 걸고, 그 육체를 어디까지나 강화해 간다.


틀림없이 다음 일격으로 승부가 결정된다.


후우마 (그래. 그걸로 좋은 거야 마이카. 카케토라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어.)

후우마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유인책'이다. 너의 굉장함을 보여줘.)


마이카 "하아아아아아아아!!"


마이카 (두려워 하지 않고 대응한다.)

마이카 (분노에 사로잡히지 말되, 분노를 잊지 마라)

마이카 (불꽃을, 폭염을, 갈고 닦아서.)

마이카 (가는 한 자루의 검. 조용히 갈고 닦는 나의 불꽃.)

마이카 (검처럼 수렴시켜 한점을 찔러라.)


마이카 "우오오오오오오오오!"


마이카의 오른팔도 마그마처럼 적열화하고 있다. 폭염의 최대 해방.


그것이 한 점에 집중되어 간다.


어디까지나 가늘고, 날카롭게, 그리고 뜨겁게.


마이카는 팔을 들어올렸다.



마이카 "화신(火神), 쿠나토(久那土)!"


그것은 불의 신의 이름.


악령의 침입을 막는 수호신.


동시에 "오지 말아야 할 곳"을 뜻한다.


인간으로서 와서는 안 되는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마이카가 폭염을 집중시킨 결과,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화신의 검이 그곳에 태어났다.


카케토라 "오오......!"


카케토라는 탄성을 질렀다.


그 불꽃은 카케토라가 화둔중이었을 때 바랬으나 얻지 못한, 그리고 사령경의 군문에 들어서도 여전히 도달하지 못한 불길이었기 때문이다.


강함만을 계속 추구한 남자다. 무심코 넋을 잃고 들이받으러 간다.


마이카 "으라아아아아아아아앗!!"

카케토라 "누오오오오!? 이 무슨 화력!!! 그야말로 화신!!!"


마이카가 내리치는 화신의 검을 카케토라는 호완으로 간신히 받아내고 있었다.


카케토라 "하지만 불사가 된 이 나의 화식의 술 앞에서는 소용없어!!! 화신의 화력도 내 양분으로 삼아주마!!!"


카케토라는 환희했다.


이 화신의 불꽃을 흡수하면, 자신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카케토라의 가슴의 푸른 불꽃이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마이카 "먹을 수 있다면 먹어봐라!!"


마이카는 화검에 힘을 더욱 준다.


카케토라가 불길을 잡아먹기 시작해도 풀지 않는다.


정면승부다.


먹느냐 먹히느냐의 대결을, 테츠시는 기묘하게도 평온한 마음으로 보고 있었다.


테츠시 (불사 따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테츠시 (저 야츠 무라사키조차 완전한 불사는 아니야. 카케토라가 말하는 불사의 힘에는 한계가 있을 테지.)

테츠시 (그리고 그 한계를 넘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마이카, 너 밖에 없어.)

테츠시 (너의 화력이 패배하면 그것은 곧 화둔중의 패배. 그러므로 후회는 없다.)

테츠시 (그러니 가라 마이카!!! 너의 한계를 놈에게 부딪쳐라!!!)


마이카 "우오오오오오오!!"

카케토라 "서, 설마......!?"


흡수해도 흡수해도 불꽃은 끝이 없다.


오히려 마이카의 힘은 더욱 커져, 그것을 막는 카케토라의 강완을 압도해 간다.


온몸의 근육이 끝없이 팽창해, 카케토라의 코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불사의 심장이 한계를 넘어 뛰고 있다.


이치가 아니라 감각으로 알았다. 자신의 육체가 깨지려 한다고.


카케토라 "이, 이건 말도 안 돼! 인간을 초월한 이 내가!! 불사가 된 내가!!"


가슴에서 터져 나오는 푸른 불꽃이 불안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마이카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이 마이카보다 약하다는 사실이 가슴에 새겨져 간다.


카케토라 "나, 나는──나는 인간을 뛰어넘었단 말이다!!"


카케토라가 절규한 다음 순간,


불사를 외치던 육체는 한계를 넘어 폭발사산했다.


──처럼 보였지만, 날아간 것은 팔 뿐이었다.


스스로의 육체가 붕괴하기 직전, 공포에 사로잡힌 카케토라는 자신의 팔을 베고 꼴사납게 도망친 것이다.


아까 자기가 입에 담았던 것처럼, 전 화둔중으로서의 긍지를 다 내던지고.


후우마 "도망쳤나...."

마이카 "기, 기다려......이, 이......새끼가......"


마이카는 도망친 카케토라를 쫓으려 했지만, 이미 한계였다.


화신의 검이 휙 사라지고, 힘이 다한 것처럼 쓰러진다.


후우마가 곧장 달려와 그런 마이카를 안아 일으킨다.


후우마 "수고했어, 마이카. 그 녀석은 이미 마음 속에서부터 지고 있었다. 다음에는 간단히 쓰러뜨릴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생각했다.


후우마 (사령경이 자신 이외의 누군가에게 불사를 줄 리 없어.)

후우마 (서령경을 의지한 시점에서, 저 녀석의 운명은 정해져 있어.)




카케토라 "이럴수가......설마......이런 일이......"


간신히 아지트로 돌아온 카케토라지만, 한쪽 팔을 잃고 온몸이 너덜너덜했다.


무엇보다 이미 마음이 꺾여 있었다.


카케토라라 "나, 나는......인간을 초월한 것이 아니었는가? 이 몸은 불사가 아니었던가......?"


여기까지 도망쳐 왔건만, 재생 능력은 작용하지 않는다.


아레스 "꼴사납네."


여느 때와 같이 고약한 냄새의 사이보그.


카케토라 "네, 네놈......!"


살기를 느껴 카케토라는 응전하려 했으나, 불이 치솟지 않는다.


아레스 "너의 불꽃은 봉인했다. 이젠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지만."


아레스는 검을 뽑으며, 일섬.


카케토라는 동맥이 끊어지고 비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급속히 희미해져가는 눈으로 아레스를 올려다보고,


카케토라 "그......그런가......생각났다!? 너는 그 코우카와의......!!!?"


촤악!!


카케토라가 전부 말하기도 전에 그 목이 떨어졌다.


시체에서 겨우 불길이 치솟아, 불사를 자랑하던 육체를 타닥타닥 불태우기 시작했다.


아레스 "입은 재앙의 근원이지."


자신의 정체에 접근하는 자는 용서하지 않는다.


아레스는 방해자를 처치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