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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나타 ] 는 수면욕을 중시하는 청년 교사이며, 외부 세계에는 가족이 있습니다. 인내심은 강하며 적당한 외모입니다.

환상향에서 [ 아나타 ] 가 거주하게 된 곳은 요괴들이 모여사는 명련사이며, 소란스런 일은 좋아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 아나타 ] 스테이터스입니다. 체력 [ 2500 / 2500 ] 기력 [ 2500 / 2500 ] 정력 [ 1500 / 1500 ] TSP [ 800 / 800 ]

[ 습득빠름 ] 특전 스킬을 소지하고 시작합니다. 직업을 소지하고 있기에 소량의 소지금을 지닌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 아나타 ] 소질입니다. [ 남자 ] [ 다부짐 ] [ 솔직함 ] [ 얌전함 ] [ 보수적 ] [ 악취둔감 ] [ 정조관념 ] [ 자제심 ] [ 달변 ]

[ 아나타 ] 는 딱히 특별할 것이 없는 P 를 소지하고 있습니다. [ 아나타 ] 는 사복세트 [ 티셔츠, 청바지 ] 차림입니다.

환상향은 사람의 숫자만큼 있는만큼, 이번에 환상향을 살아갈 아나타는 조금 더 잘 해내주기를 기대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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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딜까. 분명 퇴근을 하고 전철로 집에 돌아가고 있었을텐데, 창문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은 퍽이나 이질감이 든다.

도심의 숲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우거진 풀숲...전철의 지상 운행 구간에 이렇게나 울창한 원시림이 원래 있었던가.

멈춘 열차의 첫 량부터 마지막 량까지 걸으며 생각을 거듭했지만, 사람과는 전혀 마주치지 못했다. 뭐, 다행이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살아있는 사람과 만나게 된다면, 생존이란 목표를 앞두고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결과가 될게 뻔하고.

웹소설에서나 통용될 상식을 이렇게 늘어놓는 것이 우습게 보일지도 몰라도, 이런 상황도 웹소설이 아니면 없을터다.

그러면 일단 열차에서 내려야겠지만, 열차에 무기가 될만한 것이 있을까? 소화기는 지나치게 부피가 커서 곤란한데.


사실 무기라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그것의 파괴력보다는, 그걸 사용자가 다룰 수 있는지의 여부니 말이다.

총 같은 무기야 기본적인 조작법만 암기한다면 방아쇠 한번으로 끝나지만, 냉병기. 그것도 둔기류의 것은 어려울테지.

10 년만 젊었더라도 지금의 상황에 두근거렸겠지만...지금은 그냥 빨리 몸을 뉘이고서 숙면을 취하고 싶은 기분인걸.


몇번의 조작 끝에 문은 어이없을만큼 쉽게 열렸다. 문이 열리자마자 불어온 특이한 냄새. 뭔가 썩는것만 같은 냄새들은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기에 충분했지만, 안에 있는다고 해서 크게 안전한 것도 아닐것이다. 다른 차량들을 확인했을때

깨진 창문들이 몇몇 보였고, 차량들을 잇는 통로는 잠그는게 가능한 종류가 아니니까 맹수가 들어온다면 끝장이겠지. 


코를 가리는 것에 쓸만한건 끽해야 가방 안에 들어있던 주유소 휴지 하나뿐인데, 이런 곳에 사용해봤자 아까울뿐이다.

후각은 생각보다 금방 피로해지는 감각이란 사실을 믿고서 계속 움직이는게 좋겠지. 구두가 아닌 운동화라 다행인걸.

만약 구두를 신고 있었다면 걷는 것만으로 피로가 배가될테니까...오염이 되면 변질이 생기는 속도도 훨씬 빠를테고.


악취가 코를 찌른다. 오징어 같은 해산물이 썩는것 같은 냄새는 이제 참기 힘들 수준으로 심해졌고, 발에 걸리는 것들을

실수로 밟을때마다 전해지는 물컹한 감각과 역한 냄새에 헛구역질을 하면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언제까지고 이어질것 같았던 울창한 수풀의 끝에, 조그만한 봉분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南無東方解脫呪世界..."


맑고 청아한 목탁 소리에 섞여 들려오는 소리로 미뤄보건데, 근처에는 종교 시설. 아마 절이 있을터다. 절 같은 곳에서

연고자가 없는 시신들을 거두어 매장해주는 경우도 있다고도 하고 분명 그런 것이겠지만...그럼 썩은내는 대체 뭐지?

후각이 피로해진 자신에게도 이정도로 심한 냄새라면, 근방이라고 해도 지독하다고 느낄텐데 청소는 하지 않는걸까.


무심결에 시야를 아래로 내린 순간 보고 말았다. 신발에 잔뜩 달라붙은, 질척이는 암적색 덩어리와 누군가의 손가락을.

너무 어이가 없으면 사람은 순간적으로 감정이 마비된다고 하던가. 절단면이 잔뜩 뭉개진 손가락. 노란색 지방질까지

선명하게 보이는걸 보면, 아마 이 손가락의 주인은 생전에 상당한 비만 체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잠깐, 선명해?


위기감이 번개처럼 내리꽂힌다. 지금이 한창 날이 더워지기 시작한 초여름인걸 감안하면 지금까지 단면이 선명하다는

의미는, 이것이 절단된게 얼마 되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겠지. 만약 지금까지 발에 걸린 질척이는게 전부 시체였다면?

이곳이 정말로 살인귀나 괴물의 사냥 장소라면 지금 당장 도망쳐야 하는게 아닐까...하지만 어디로 도망쳐야 하지?


절. 절로 도망치자. 물론 절에 있는 이들이 살인귀일 가능성도 있지만, 무덤의 관리 상태를 보면, 자기들이 죽여놓고서

굳이 저렇게 무덤을 만들어줄 이유는 아마도 없을테고...당장 절을 찾아서 도망쳐야 살 수 있을 가능성이 생길것이다.

팔을 춤추듯 흐느적대며 우스꽝스럽게 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린다. 목탁 소리가 가까워지는 곳을 향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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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정리'를 해두는걸 잊고 있었네요. 이렇게나 일찍 깨어날줄 알았더라면 미리 다른 곳에 옮겨둘걸 그랬던가...

그래도 용케 잘도 도망치는걸 보면 환상향에서도 나름대로 적응할 수 있을것 같네요. 수행자로의 삶은 괴로울테지만.

당신이 불도에 몸을 담을지, 시해선들의 도장에 귀의할지..그도 아니면 사선과 얽히게 될지가 궁금하기는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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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향이 코끝을 맴돌고 있었다. 어딘가 몽롱한 기분으로 몸을 일으키려고 해봤지만 가위에 눌리기라도 한것일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부자유의 감각에 당황해서 손가락을 필사적으로 움직여 보았음에도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날카로운 무언가가 몸을 파고드는 것과 비슷한 통증이 더해졌을 뿐이지. 정말 이대로 죽어버리고 마는걸까?


"으음...곤란한 일이지 않은가! 계속해서 그렇게 몸을 뒤틀어대면 기껏 혈에 맞춰 꽂아둔 침들이 꺾여버리고 만다고?

그렇게 되면 아무리 이 토요사토미미노 미코라고 해도 도울 방법이 없으니 말이지. 얌전히 회복을 기다리지 않겠나?

물론 갑갑한 기분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차근히 기다려야만 하는 때도 인간의 생에는 있는 법이니 말이야."


토요...뭐시기. 왠지 사무라이 같은 느낌이 드는 이름이지만, 당연하게도 자신이 아는 지인 중에서 그런 이름은 없었다. 

애초에 일본인 지인은 없는거나 마찬가지..아, 그래. 그러니까 분명 절을 향해서 미친듯이 달려갔었던가. 아마 그랬지.

점차 의식이 또렷해지며 생각이 명료해진다. 문을 미친듯 두드리고 열린 문으로 몸을 밀어넣고서 경기를 일으켰던가.


"그렇지만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 아닐수가 없는걸. 설마 성덕도장을 새로이 열기로 결정한지 몇 시진도 지나지 않아서

수행자가 찾아들줄이야. 이러해서 세상의 인연이란 하늘의 눈을 가진 이라고 하더라도 감히 예단할 수 없는 것이겠지.  

듣고 있겠지?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서 지금의 상황을 확인하고 싶다는 네 욕망은 분명하게 들리고 있으니까 말이야."


저런 것과 비슷한 말을 어디서 들었더라...아, 그래. 라이트노벨인가 하는 작은 문고본을 들고 다니던 학생들이었던가?

갑자기 한쪽 눈을 가리고 '작렬하라, 사안이여' 같은 이상한 말을 했기에 상담을 할때 상당한 고생을 했었는데 말이다. 

다른 선생이 말하길 그런걸 중2병. 그러니까 자기가 정말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라고 여기는 망상이라고 했었지.


"으음! 아무래도 지금 상태 그대로는 제대로 이야기가 통하지 않을것 같지만...도장의 첫 수행자기도 하니 약간 정도는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더라도 눈감아주도록 할까. 다만, 일어나고 나서도 계속해서 무른 태도를 기대하면 곤란하다고?

우선은 쉬어두는 것을 허락하지...중간중간 후토가 와서 상태를 볼테니 일어날 수 있게 된다면 늦장은 피우지 말고?"


잘은 모르겠지만, 다시 의식이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잠에 들었다가 다시 일어난다면 집의 침대라면 좋을텐데.

그래도 일단 안전이 보장된 상황인것 같으니까, 일단 지금은 원없이 잠이라도 푹 자도록 하자. 잠이라도 푹 자고나면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를지도 모르지. 그럼, 오늘 못볼지도 모르니 미리 인사해둘까. 굿 나잇. 굿 모닝. 굿 에프터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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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작을 하는만큼 재밌게 써보겠습니다. 피드백, 감상은 길이에 상관없이 언제나 환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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