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천사는 기본적으로 천사(순결 7레벨로 30일 이상 유지)가 되었다가 순결을 잃을 경우 자동으로 변신하게 되며, 하루에 9포인트씩 순결도를 잃게 됨. 그러다가 순결도가 0이 되면 중간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완전체 악마로 변이함.



참고로 필자가 새로 키우기 시작한 타천사 PC는 동정을 베일리한테 줘 버렸다. 베일리 LI 추가 언제 됨?


이 정신나간 마을에서 작정하고 천사 컨셉을 잡지 않는 이상 순결도는 낮아질 일이 많고, 타천사의 패시브까지 합쳐지면 매우 빠르게 순결도가 바닥을 찍고 악마가 되어버림. 그래서 타천사를 일종의 거쳐가는 과정으로만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반 영구적으로 이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음.



저 '면죄' 포인트가 그것.


면죄 포인트는 타천사 상태에서 순결도 최대치인 6레벨(순결을 잃는 순간 7레벨은 다시는 될 수 없으므로)인 상태에서 자정을 넘기면 하루에 1포인트씩 쌓임. 그냥 수녀복이랑 펜던트 끼고 일요일마다 예배만 꾸준히 해도 순결도 6은 쉽게 유지됨.


...그런데 무슨 버그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PC는 타천사 상태인데도 악마 뿔이랑 꼬리가 자라버려서 매일 아침부터 주님의 버닝썬에 스트레스가 만땅을 찍어야 했다. 



뭐 덕분에 그래서 타천사인 상태로 저 업적도 땀.



어쨌든 그렇게 30일을 유지하면 저런 문구와 함께 맨 위 스샷처럼 어두운 푸른색의 날개 깃털이 다시 자라나고, 이후로는 순결도가 0이 되어도 악마가 되지 않음. 교회에서 조던에게 1만원 주고 지우지 않는 이상 영구적으로 타천사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됨.



다만 이때부터는 순결도가 0인 상태로 자정을 넘기면 내면의 흑염룡이 날뛰면서 순결도 올라간 악마마냥 스트레스 폭탄을 맞으니 주의가 필요함. 불운히도 이 PC는 고해신부가 되는 고행의 길을 선택했으므로 인간 정화조가 되어 매일매일 스트레스 만땅으로 지랄맞은 아침을 맞게 될 것임.



...이게 다임. 솔직히 브렐도 타천사는 천사>악마로 거쳐가는 과정 정도로만 생각했는지 타천사 전용 컨텐츠는 거의 없다시피 함. 같은 종교 계열 변신인 천사는 용서하기/대 촉수 결전병기가 있고, 악마는 강제잉태/박치기 데미지/촉수 스트레스 면역/다뉴브가 전용 이벤트 등등 많은 컨텐츠를 지닌 것과 대조적임. 하다못해 동물 변신들도 각종 기능과 능력치 버프가 있는데 타천사는 기본적인 활강과 순결도 디버프가 끝이야.


지금까지 타천사만 가지고 있는 요소는 매월 말일 블러드 문 새벽 3~4시 사이, 거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는 촉수 평원에서밖에 볼 수 없음. 천사는 '집중한다'(Focus), 악마는 '감탄한다'(Admire)가 생기듯이 타천사로 이 곳에 끌려갈 시 '절망한다'(Despair) 라는 선택지가 생김.


촉수 평원에서 탈출로를 찾아주는 천사/늑대, 맵핵을 쓰게 해 주는 하피, 강한 절정 내성을 부여하는 고양이/소, 스트레스 기절 면역 효과가 달린 악마와 달리 타천사의 '절망'은 실용적인 효과보다는 PC의 내면 묘사에 더 중점을 둠.



당신은 이 상황의 부당함에 절규한다. 지난 며칠의 기억이 머릿속에 재생되며 당신을 분노와 공포로 채운다. 내가 어째서 이런 꼴을 당해야 한단 말인가? 이 세상은 당신에게서 순결을 빼앗았고, 이제는 당신을 여기에 버려두었다. 당신은 증오에 휩싸여 발치의 촉수 하나를 걷어찬다. 나는 대체 어디까지 추락해버렸단 말인가. 분노가 당신을 몸 안의 음란한 열기로부터 흐뜨려 놓는다.



분노가 계속 치밀어 오른다. 당신에게 행해졌던 모든 부정들이 되살아난다. 당신이 겪었던 고통의 기억들이 모조리 되살아나 오래 전 아물었어야 했던 상처를 벌려놓는다. 마치 당시처럼 생생한 고통에 당신은 격통에 빠져 무릎을 꿇는다. 당신 주위의 촉수들이 움츠러든다.



당신을 부정했던 모든 이들의 얼굴을 기억한다. 그 하나하나가 주위를 떠돌며 당신의 고통을 비웃고 당신의 나약함을 조롱한다. 그들은 역겨울 만큼 달콤한 공기 속으로 일제히 야유를 퍼붓는다. 그 단어 하나하나가 당신의 너덜너덜해진 존재에 또다른 상처를 남긴다. 당신은 땅에 쓰러져 고통에 몸부림친다. 눈물이 당신의 얼굴을 쓰리게 한다.



이 세상은 당신을 부정했으며, 당신은 이계의 땅에 버려졌다. 고통이 당신을 집어삼키며 시야가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촉수들이 가까이 다가온다.


"아니."


당신은 스스로의 목소리에 놀라 제정신을 차린다. 당신은 다시 몸을 일으킨다. 거의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 거의 말이다. 당신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격통에 찬 비명을 지른다. 평생 당신을 괴롭힌 고통이 담긴 비명을 말이다.


촉수들이 물러난다. 세상은 날 그냥 여기에 버려두고서 잊혀지도록, 이계의 존재들의 노리개가 되도록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설사 내가 그래야 마땅하더라도,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이 세계가 진짜든 가짜든, 당신은 순수한 앙심을 품은 채 당신의 세계로 돌아갈 것을 다짐한다. 네놈들 모두에게 보여주마. 날 다시는 보지 못하기를 빌게 만들어 주겠어.



하나하나의 기억은 더 큰 고통이며, 당신에게는 기억이 끊이지 않는다. 이는 당신으로 하여금 계속 움직이게 하고, 따끔거리는 감각은 당신을 깨워 출구를 찾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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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효과 자체는 다른 변이들에 비해 별로지만 PC의 내면에 대한 텍스트가 압도적으로 많고, 고통을 늘리는 대신 흥분이 감소하는 효과와 연계해서 보면 거의 PTSD로 자해하면서 제정신을 유지하느라 촉수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겠음. 물론 텍스트로 그렇다는거고 촉수한테 잡히면 헤으응 당하는건 똑같지만.





본디 순수한 천사가 되었다가 순결을 잃고 타천당한 후 온갖 수난을 당했지만 계속 믿음을 지키자 하느님이 아직 PC를 버리지 않았다는 듯이 시들어버렸던 날개에서 새로운 깃털이 자라남.


하지만 여전히 천사로서의 권능을 박탈당한 죄인인 것은 변하지 않고, 오히려 속시원하게 다 포기하고 악마가 되는 것마저 금지당한데다 조금만 마음을 놓으면 다시 타락에 빠져들까봐 스트레스만 받으며 살게 된 PC를 과몰입해서 하는 재미가 있는듯. 







결론 : 타천사 컨텐츠 더 만들어 줘...